주문
[피고인 B, C, D, E]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B, C, D를 각 징역 8개월에, 피고인 E을 징역 6개월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각 2년간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
피고인과 검사의 피고인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들이 공사현장 출입구를 막아 공사 차량을 출입하지 못하게 한 사실이 없다(공소사실 제1항).
피고인들은 단순히 F단체 조합원 장비 채용만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건설기계 장비 채용과정에서의 부조리와 F단체과의 낙성계약 위반 등에 대하여 항의한 것이다. 설령 이처럼 고용요구를 하였더라도, 이는 정당한 단체교섭의제 대상에 포함된다. 피고인들이 조합원고용을 요구하면서 집회 및 작업중단 행위를 한 것은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노동3권에 해당하므로 보호받아야 한다. 특히 이 사건 집회는 노동조합법 제4조에서 정한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위법한 연장근무를 거부한 것은 적법행위이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사건 집회 등 단체행동에 대한 특수공갈죄, 특수강요죄, 업무방해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피해자들은 F단체 조합원들이 제공한 노무의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한 것이므로 이러한 임금을 재산상 이익으로 평가할 수 없고, 피해자들도 재산상 손해를 입은 사실이 없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각 형(피고인 A: 징역 1년 2개월, 집행유예 2년, 피고인 B, C, D: 각각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피고인 E: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직권 판단(피고인 B, C, D, E)
직권으로 본다.
원심 판시 범죄사실 중 특수공갈죄는 형법 제350조의2에 따라 법정형이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이다. 징역형의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특수강요죄(형법 제324조 제2항), 5년 이하인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 제1항)와 경합범 가중을 한 다음 징역 1년 미만의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정상참작감경을 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심은 피고인 B, C, D에 대하여 각 징역 8개월을, 피고인 E에 대하여 징역 6개월을 선고하면서 법령의 적용에서 정상참작감경 규정을 누락하여 법정형의 하한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 위와 같이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의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공사현장 출입 방해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건설현장에서 피고인들이 집회를 하면서 공사 차량의 출입을 막고 공사 진행을 방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할 수 있다.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❶ M 아파트 공사현장(이하 ‘M 아파트 현장’이라 한다)에서 공사를 하였던 O, BG(N 주식회사의 공무차장), R은 모두 건설현장에서 F단체 조합원들이 공사현장 입구를 막아 공사 차량이 진입할 수 없어 공사를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그 내용이 모두 일치한다.
❷ BG가 집회를 촬영한 사진의 영상에 의하면 F단체 조합원 약 50여 명이 M 아파트 현장 3번 출입구 정면에 열을 지어 앉아있어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였다.
❸ 집회에 출동하였던 원심 증인 BD(경찰공무원)는 피고인들이 ‘집회를 위하여 대열이 형성되어 출입문이 닫혀 있으니 집회가 끝날 때까지 살수차 진입을 30분 정도 기다려 달라’는 취지로 살수차 기사에게 말했다고 진술하였다. 이처럼 집회를 하는 동안에는 피고인들을 포함한 F단체 조합원들이 공사현장 출입을 막아 공사 차량이 진입할 수 없어 대기하여야 했다.
❹ 피고인들은 집회 당시 살수차가 출입했다는 사실은 곧 건설현장에서 공사를 하고 있다는 의미이므로, 이와 상반되는 진술을 한 BD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BD의 진술의 전체적인 취지는 집회로 인하여 공사가 전면적으로 중단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집회로 인하여 차량 출입이 어려워져 공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집회 당시 M 아파트 현장에 차량 출입이 불가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BD의 증언은 충분히 믿을 수 있다.
❺ 설령 피고인들 주장과 같이 집회 당시 건설현장에서 공사가 일부 진행되었다고 하더라도, 차량 출입 방해 및 굴삭기 작업중단으로 인하여 공사일정(공정)에 영향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고, 적어도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들의 집회 및 작업거부행위 등이 정당한 노조 활동에 해당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0도15499 판결 등 참조).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친숙의 정도 및 지위 등의 상호관계, 제3자에 의한 해악을 고지한 경우에는 그에 포함되거나 암시된 제3자와 행위자 사이의 관계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에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어야 하지만, 상대방이 그에 의하여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그와 같은 정도의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로써 구성요건은 충족된다(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7도60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강요죄나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는데,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적인 방법이 아니더라도 말이나 행동을 통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면 족하고, 피공갈자 이외의 제3자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할 수도 있으며, 행위자가 그의 직업, 지위 등에 기하여 불법한 위세를 이용하여 재물의 교부나 재산상 이익을 요구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에는 부당한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일으키게 하는 경우에도 해악의 고지가 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 등 참조).
공갈죄의 수단으로서의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고 여기에서 고지된 해악의 실현은 반드시 그 자체가 위법한 것임을 요하지 아니하며 해악의 고지가 권리실현의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고 하여도 그것이 권리행사를 빙자하여 협박을 수단으로 상대방을 겁을 먹게 하였고 권리실행의 수단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면 공갈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3. 9. 14. 선고 93도915 판결,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도6406 판결 등 참조).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유사한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의 판단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❶ 피고인들과 같은 건설기계근로자들의 특수한 업무형태 및 지위를 고려하면, 건설기계근로자들이 사용자 측을 상대로 불공정한 채용과정에 대하여 항의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채용을 요구할 수 있고 이에 관하여 협의할 수 있다. 그러나 건설현장에서 건설기계 채용(사용) 권한은 이를 사용하는 공사업체에 있다. 피고인들이 속한 노조의 조합원 장비나 건설기계근로자만을 채용(사용)하라는 요구는 이러한 공사업체가 갖는 계약체결 상대방의 결정에 관한 자유(경영권)를 침해하는 행위이다.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❷ 피고인들은 건설현장에서 불법적으로 이루어지는 건설기계 장비 채용과정에 항의함과 동시에 F단체 조합원에 대한 채용기회를 보장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고 주장한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불공정한 채용절차에 대해 항의<1>한 사실을 일부 확인할 수 있으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건설현장에서 가급적 F단체 조합원 장비를 사용하여 투명한 채용절차를 보장하여 달라는 요청을 넘어서, 비F단체 소속 장비를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항의하여 건설현장에서 오로지 F단체 조합원 장비만이 투입될 수 있도록 협약서를 작성하였다. 협약서가 작성되어 건설업체에서 F단체 조합원 장비가 투입된 이후에는 집회 등의 단체행동을 중단하였다. 피고인들의 이러한 행동으로 인하여 이미 공사업체와 계약을 체결하여 현장에서 공사를 하던 기존 건설기계 장비들은 현장에서 배제되었다. 설령 피고인들이 전격적으로 집회를 개시하였거나, 집회 과정에서 물리적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부당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집회 및 작업거부행위를 한 것은 공사업체의 계약체결 상대방의 결정에 관한 자유(경영권)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다른 건설기계근로자의 경제활동의 자유와 채용의 기회를 박탈하는바 조합원의 권익을 위한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으로 보기 어렵다.<2>
❸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요구를 관철하기 위하여, 이 사건 건설현장에서뿐만 아니라 건설업체의 본사 및 그 업체가 건설 중인 다른 공사현장에서도 집회를 개최하거나 건설기계 장비의 작업 및 F단체 소속 레미콘 차량의 운행을 중단하는 그 범위를 확장하며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도록 하였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서 공통적으로 피고인들이 현장사무실 및 건설현장을 찾아와 배차권을 전부 F단체에 달라고 요구하였고,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공사가 중단되고 그 피해가 상당할 것이란 두려움과 압박감을 받고 협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처럼 피고인들의 요구 내용 및 형태, 그 이후의 정황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집회 및 작업거부행위 등의 단체 활동은 F단체 조합원만의 장비 채용이라는 요구사항을 관철할 의도로 피해자들을 협박하거나 피해자들에게 위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그 수단과 방법이 상당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
공갈죄의 재산상 이익 해당 여부
관련 법리
공갈죄는 다른 사람을 공갈하여 그로 인한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하여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재물을 교부하게 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로서, 공갈의 상대방이 재산상의 피해자와 같아야 할 필요는 없고, 피공갈자의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지는 재물의 교부 자체가 공갈죄에서의 재산상 손해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피해자의 전체 재산의 감소가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판결).
판단
F단체 소속 조합원들이 장비 사용료 명목으로 얻은 이익은 건설기계근로자들이 노무를 제공하고 받은 정당한 대가라고도 할 수 있으나, 피고인들의 공갈 행위로 F단체 조합원들이 얻은 취업의 기회는 이를 바탕으로 현실적으로 노무를 제공한 후 그 대가로 금원을 교부받을 수 있는 법적 지위를 의미하므로 공갈죄의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이러한 취업의 기회 제공은 피고인들의 공갈행위가 없었다면 피해자들이 처분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이는 피해자들의 재산상 손해에 해당하고, 설령 피해자들이 원래 지급하였을 임금을 지급하여 전체 재산의 감소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공갈죄의 성립에는 문제가 없다.
피고인 A과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건설노조원인 피고인 A이 공사 업무를 방해하고, 그로 인해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원 채용을 압박함으로써 채용시장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을 불리한 양형 요소로, 피고인이 대체로 반성하고 있는 점, 건설현장에서의 교섭 과정의 특성, 폭력행위 등 직접적인 유형력의 행사는 없던 점, 피고인은 초범이고, 피해자 O, AS, BC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 V, S을 위하여 각각 200만 원을 공탁한 점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참작하여 형을 정하였다.
원심판결 선고 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할 수 없다.
결론
❶ 피고인 A과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한다. ❷ 위와 같이 원심판결 중 피고인 B, C, D, E에 대한 부분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들과 검사의 양형부당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B, C, D, E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