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8. 22. 선고 2023노4642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2년 10월에 처한다.

피고인 B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피고인 A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22고단517 사건의 별지1 범죄일람표 순번 2번, 2022고단593 사건의 원심 판시 별지2 범죄일람표 순번 1번(D), 2번(E), 4번(F), 5번(G), 9번(H), 11번(I), 12번(J) 기재 각 근로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하였고, 나머지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여 피고인 A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였다. 그런데 피고인 A만이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위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피고인 A)

1)

21고단2187 사건에 대하여

피고인은 계약금 몰취 규정을 삭제해줄 이유가 없음에도 피해자 K의 요구에 따라 해당 규정을 삭제해 주기도 하였는바 피고인에게는 피해자의 계약금을 편취할 의사가 없었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 K에게 일정 금원의 수익을 보장한 사실이 없고, 설령 일정 금원의 수익을 보장하였다고 하더라도 2020년 당시 해당 병원의 진료비 총액이 50억에 달하는 반면, 필요 경비는 20억에 불과하므로, 피해자 K은 장차 월 1억 원 이상의 수익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구조였다. 피고인이 피해자 K을 기망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은 미래 수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고율의 이자를 지급하고 단기차 입금을 빌리게 되는 과정에서 압류를 당하게 되어 유동성의 위기를 겪게 된 것일 뿐이다. 피고인의 부채가 재산보다 많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를 인정하는 것은 부당하다.

2)

22고단1440 사건 중 피해자 Y에 대한 부분

피고인은 피해자 Y로부터 금원을 차용하거나 의약품을 공급받을 당시 이를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충분하였다. 한 달 수억 원의 매출이 발생하였지만, 다만 임대인의 과도한 월세 요구와 채권자들의 압류 등으로 인해 채무 증가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일 뿐, 피고인에게는 변제의 의사와 능력이 충분하였고,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를 인정하는 것도 부당하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각 형(피고인 A: 징역 3년, 피고인 B: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4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피고인 A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 A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A이 오래전부터 극심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 왔고, 병원 운영을 둘러싸고 여러 상황이 좋지 아니함에도 피해자 K, Y을 각 기망하여 금원 등을 편취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 역시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1)

피고인은 요양병원을 운영하던 중 거액의 임금을 미지급하였다는 이유로 처벌받고, 2016. 11. 30. 가석방으로 출소하였는데, 위 출소 당시에도 위 미지급 임금의 대부분을 갚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외에도 금융기관 연체 채무 등을 다수 부담하고 있었다.

2)

피고인이 2022. 11. 개인회생을 신청하면서 제출한 신청서에 의하면, 채권자 수가 52명에 이르고, 채무액 합계는 무려 약 55억 8,500만 원(조세 등 채무만 약 5억 1,2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위 신청서 첨부자료를 살펴보면 의약품 공급업체들을 비롯하여 개인 채권자들, 조세채권, 금융기관 대출금 채권 등 종류도 다양하고 단기간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누적된 채무이다.

3)

피해자들이 이와 같은 피고인의 재정 상태를 알았더라면 피고인과의 거래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피해자 Y(차용금, 의약품 외상 공급)의 경우는 너무나 당연하고, 피해자 K의 경우도 사회통념상 마찬가지로 볼 것이다. 병원 운영의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양도인의 재정 상태가 M병원의 양도 이후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거나 복잡하고 예상하기 어려운 법률분쟁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피고인은 2020. 8. 28.경 피해 K과 그의 대리인 AD에게 M병원의 수지자료를 교부하였는데, 여기에는 ‘M병원은 암병원으로 입원환자가 약 45~50명, 외래환자가 월 25~30명 정도 있고, 매월 수입이 약 4억 5,000만원, 매월 지출이 약 3억 2,900만원, 매월 순수익이 약 1억 2,000만 원 정도’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었고, 불과 삼일 가량 후인 2020. 8. 31. 실제로 양도양수계약서를 작성할 당시에도 유사한 내용이 기재된 수지자료를 다시 교부하였는바, 피해자 K 및 AD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일관된 진술처럼 ‘매월 순수익이 1억 2,000만 원 정도 된다’는 취지로 설명한 사실이 인정된다.

5)

그러나 M병원의 표준손익계산서에 기재된 5개월간 영업이익이 112,502,410원에 불과하고, 피고인의 2020년 귀속 종합소득세 과세표준확정신고 및 납부계산서에 의하면 2020년 1년간 M병원 운영으로 인한 피고인의 사업소득액이 337,523,707원에 불과한데, 피고인과 아내 B은 피해자 C, D에 대한 사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M병원의 1년 운영으로 인한 순수입은 약 3억 원이라고 답변하기도 하였으며, 피고인은 M병원 근로자들 여럿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본 건으로 공소제기되기도 하였다.

6)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 K 측이 계약서 체결 후 ‘병원현황’ 자료(매출, 비용, 직원 현황, 설비 현황 등)를 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음에도 결국 이를 제공하지 않았고, 뜬금없이 피해자 K에게 동업을 하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기도 하였으며(피해자가 거절), 피해자 K 측이 세무서 자료 등을 확인해 본 결과 피고인으로부터 제공받은 위 수지자료와 달라 피고인을 신뢰할 수 없다고 보아 계약금의 반환을 요구하자 이의제기하지 않고 반환을 약속하기도 하되 비정상적인 반환 방식을 제안하는 등(피고인과 피해자간 녹취서 참조), 여러모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였다.

7)

피고인이 피해자 Y로부터 5,000만 원을 빌린 데에는 ‘의약품 공급권’을 주는 것이 중요한 조건이었는데, 의원 개업이 임대인과의 분쟁으로 성사되지 못하자 AJ으로 옮겨 R의원을 운영하게 되었음에도 피해자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려 의약품을 공급하도록 하거나 돈을 갚을 생각을 하지 않았고, 이는 규모가 더 큰 M병원을 운영하게 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 등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다(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도2609 판결, 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4도6775 판결 등 참조).

한편,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도2473 판결 등 참조).

2)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을 기록과 대조해 보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덧붙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 A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피고인은 2020년에 5,079,012,350원 상당의 진료비 수입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원심법원에 제출한 증 제1, 2호증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한데, 피고인은 당심에서도 위와 같은 수입을 인정할 만한 어떠한 객관적 자료도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나)

피고인은 피해자 K의 일관된 주장과 달리 월 1억 원 이상의 수익을 언급한 바 없다고 하나, 피고인이 피해자 K에게 교부하였던 각 자료와 피고인의 “의료비 총액이 약 50억 이상으로서 상당한 수준에 해당하고, 필요경비는 약 20억 원 상당으로서 연 30억 상당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라는 취지의 이 법원에서의 주장을 더하여 살펴보면, 위 피해자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위 피해자를 기망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

피고인은 이 사건 수사기관 조사시 “약품권을 빌미로 돈을 빌린 것은 맞습니다”라고 진술(2022고단1440 증거기록 2책 중 2권 378면)한 바 있는데, 피고인이 2017. 8. 9. 피해자 Y로부터 이 부분 5,000만 원을 차용한 후, 피고인은 2019. 3. 1. 부산 부산진구 AJ에 R의원을 개원하고도 위 피해자에게 전속 납품권을 주지 아니하였고, 2019. 9. 1. 부산 북구 AS에 M병원을 개원한 이후에도 전속 납품권을 주지 않았다(피해자 Y로부터 독촉을 받자 일부 의약품에 대한 납품권만 주었을 뿐이다).

라)

피고인은 피해자 Y로부터 두 차례 금원을 차용하고 약품을 공급받을 당시 이미 상당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어 병원을 운영하여 얻은 수익만으로는 피해자 Y로부터 차용한 금원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 역시 이 사건 수사기관 조사시 각 금원의 차용시 많은 부채를 부담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수사관의 질문에 “네. 모두 인정합니다”라고 답변하면서, 장차 회생절차를 통해 판사의 결정에 따라 변제하겠다는 취지로 답하였다(위 증거기록 381면).

4.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A

피고인은 과거 의사로서 병원을 운영하다가 다수의 병원근로자들에게 임금과 퇴직금 등을 미지급하였다는 이유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고도 다시 누범 기간 중에 이 사건 일부 사기 범행에 이른 점, 피고인은 막대한 채무를 부담하고도 만연히 자신이 의사라는 이유만으로 월 수억 원의 매출을 자신하며 피해자들을 각 기망하여 약 6억 8,792만 원 이상 피해를 입히고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임대인들이 과도한 차임을 요구하였다거나 채권자들이 재산을 압류하여 위와 같이 피해가 발생한 것이라며 오히려 다른 사람을 탓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원심 계속 중 피해자 C, D에 대해서는 5,000만 원, 피해자 AA에 대해서는 1,500만 원을 각 지급하고 위 피해자들의 합의서가 제출되기는 하였으나, 아래 근로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기 범행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달리 피해가 회복되거나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당심에 이르러 근로자 U, V, AF, AT, AU, AV과 각 원만히 합의하여 위 근로자들이 피고인 A의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제출한 점에 비추어 보면, 그 밖에 피고인과 피해자와의 관계, 피고인의 나이, 성행 및 환경,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두루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나.

피고인 B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의 양형심리 과정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 법정형과 처단형의 범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지 않는다.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유는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면서 이미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할 새로운 정상이나 사정변경도 없다(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번의하여 자백하였으나, 이는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라고 볼 수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건강상태,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가.

피고인 B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나.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공소기각 부분을 제외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