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5. 1. 9. 선고 2024가단318928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7,740,382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9. 14.부터 2025. 1. 9.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설립되어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산재보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특수법인으로, 주식회사 B 소속 근로자인 망 C(이하 ‘피재자’라 한다)의 업무상 재해에 대해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를 지급한 자이고, 피고는 (차량번호 1 생략) 11.5톤 화물트럭(이하 ‘피고 차량’이라 한다)의 운행과 관련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기로 하는 공제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며, D는 피고 차량의 운전자이다.

나.

피고 차량은 2021. 5. 25. 02:20경 충청북도 옥천군 군북면 증약리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263km 지점 증약터널 입구 부근에서 앞서 가던 8.5톤 트럭의 후미를 충격하였고(이하 ‘선행 사고’라 한다), 그로 인하여 피고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였다.

다.

위 화재의 연기로 인하여 위 터널 내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같은 방향 후방에서 진행하던 E 운전의 (차량번호 2 생략) 차량(이하 ‘제1차량’이라 한다)이 피고 차량의 후미를 충격하였고(이하 ‘1차 사고’라 한다), 피재자 운전의 (차량번호 3 생략) 차량(이하 ‘원고 차량’이라 한다)이 제1차량의 후미를 충격하였으며(이하 ‘2차 사고’라 한다), F 운전의 (차량번호 4 생략) 차량(이하 ‘제2차량’이라 한다)이 피재자 차량의 후미를 차례로 충격하는(이하 ‘3차 사고’라 하고, 1·2·3차 사고를 통칭하여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등 8대의 차량이 연쇄적으로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다.

피재자는 이 사건 사고로 2021. 5. 25. 04:00경 ‘다발성 늑골골절로 인한 혈흉 및 뇌손상’을 원인으로 사망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재자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피재자의 유족에게 유족일시금 186,767,100원, 장례비 16,334,840원 합계 203,101,940원을 지급하였다.

마.

피재자의 사망으로 배우자 G이 3/5 지분, 자녀 H이 2/5 지분 비율로 피재자를 공동상속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6,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범위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관련 법리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에는 공동불법행위자 상호간에 의사의 공통이나 공동의 인식이 필요하지 아니하고 객관적으로 각 그 행위에 관련공동성이 있으면 되며, 그 관련공동성 있는 행위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그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1988. 4. 12. 선고 87다카2951 판결,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다22481 판결 등 참조). 한편, 선행차량이 사고 등의 사유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주행차로에 정지해 있는 사이에 뒤따라온 자동차에 의하여 추돌사고가 발생한 경우,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정차로 인하여 후행차량이 선행차량을 충돌하고 나아가 그 주변의 다른 차량이나 사람들을 충돌할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므로, 선행차량 운전자가 정지 후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었음에도 과실로 이를 게을리 하였거나, 또는 정지 후 시간적 여유 부족이나 부상 등의 사유로 안전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 정지가 선행차량 운전자의 과실로 발생된 선행사고로 인한 경우 등과 같이 그의 과실에 의하여 비롯된 것이라면, 안전조치 미이행 또는 선행사고의 발생 등으로 인한 정지와 후행 추돌사고 및 그로 인하여 연쇄적으로 발생된 사고들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과관계가 있고,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 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볼 때에 선행차량 운전자의 과실은 후행사고들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분담범위를 정할 때에 참작되어야 한다(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8다226015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차량이 선행 사고 후 주행차로에 정지해 있는 사이 원고 차량 및 제1, 2차량을 포함한 후행 차량들 사이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이 사건 사고는 전방주시 및 안전거리 확보를 소홀히 한 원·피고 차량 및 다른 사고차량 운전자들의 각 과실로 발생하였는바, 이는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매우 근접하여 발생한 하나의 연쇄추돌 사고인 점, 이와 같이 피해 차량에 연속된 충격이 발생함으로써 개별 충격으로 인한 손해의 액수를 구분하는 것이 어렵게 된 점 등 이 사건 사고의 간격, 형태 및 결과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는 원·피고 차량 및 다른 사고차량의 모든 운전자들의 과실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위 운전자들 사이에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한다.

(나)

한편, 피고는 원고 차량의 손해에 대하여 과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차량은 선행하던 8.5톤 트럭과의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전방을 주시할 의무를 위반한 채 진행하다 위 8.5톤 트럭을 충격하여 선행 사고를 발생시켰다. 피고 차량이 선행 사고 후 안전조치를 이행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더라도, 피고 차량의 과실로 발생한 선행 사고로 인하여 증약터널 내 화재가 발생하는 등 교통장애 상태가 유발되었고, 그 연기로 인하여 후행하던 운전자들의 시야가 확보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사고와 같은 연쇄추돌 사고가 발생한 이상, 피고 차량의 가해행위에 관련공동성이 인정되므로 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 차량의 보험자인 피고는 원고 차량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

다만, 앞서 든 증거, 갑 제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 차량 역시 선행하는 제1차량과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방주시의무를 소홀히 하여 선행 사고 및 1차 사고를 미리 확인하지 못한 과실이 있는 점, ② 이러한 원고 차량의 과실이 2, 3차 사고의 원인이 되었던 점, ③ 피재자는 2, 3차 사고 당시 안전벨트를 미착용하고 있었던 점 등의 제반사정을 고려하면 원고 차량의 손해에 대한 피고의 책임비율을 2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경험칙,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고, 계산의 편의를 위하여 원 미만은 절사한다.

(1)

소극적 손해(일실수입)

(가)

인적사항

(나)

노동능력상실률 : 100%

(다)

피재자의 소득액 :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1일 평균임금인 143,667원을 기준으로 한 일실수입 산정을 구한다. 그와 같은 방식의 계산이 사고발생 시부터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변동, 공표된 위 각 노임단가를 일일이 적용하여 계산하는 것보다 원고에게 불리하므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다.

(라)

생계비 공제 : 1/3

(마)

계산 :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라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환산한 피재자의 일실수입 상당의 소극적 손해액은 아래 표와 같이 222,836,520원이고, 그 중 유족급여 수급권자인 피재자의 배우자 G의 상속분은 133,701,912원(= 222,836,520원 × 3/5)<1>이다.

(2)

적극적 손해(장례비) : 5,000,000원(배우자 G이 전액 지출한 것으로 본다)

(3)

책임의 제한

(가)

피고 책임비율 : 20%

(나)

계산

-

일실수입 : 26,740,382원(= 133,701,912원 × 0.2)

-

장례비 : 1,000,000원(= 5,000,000원 × 0.2)

3.

손해배상채권 대위권의 발생

가.

구상권의 발생 및 제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은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재보험법 제87조의 문언과 입법 취지, 산재보험제도의 목적과 사회보장적 성격, 재해근로자(유족 등 보험급여 수급자를 포함한다)와 공단 및 불법행위자 사이의 이익형량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공단이 제3자의 불법행위로 재해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다음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재해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범위는 제3자의 손해배상액을 한도로 하여 보험급여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공단이 재해근로자를 대위할 수 없으며 이는 보험급여 후에도 여전히 손해를 전보받지 못한 재해근로자를 위해 공단이 종국적으로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

구상권의 구체적 범위

원고는 피재자의 과실비율을 공제한 유족급여와 책임제한 후의 소극적 손해액을, 피재자의 과실비율을 공제한 장의비와 책임제한 후의 장례비를 각 비교하여 그 중 각 적은 금액만을 구상할 수 있는바, 그 금액을 계산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으로 27,740,382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위 보험급여 최종지급일 다음날인 2021. 9. 1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 9.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현철

각주1) 유족급여의 경우 피재자의 상속인 중 실제로 유족급여를 받은 자의 상속분에 한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다45419 판결 참조), 이 사건 피재자의 소극적 손해액도 피재자의 배우자인 G의 일실수입 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한하여 산정한다.

각주2) 원고는 월 가동일수로 22일을 주장하나, 근래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에 따른 월 가동일수의 감소적 변화 현상에 비추어 20일을 초과하여 인정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0다271650 판결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