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6. 1. 14. 선고 2024구단2100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호증, 을1,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

원고(1975년생)는 2022. 5. 1.경 부산 남구 B 소재 C주차장(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의 주차관리원으로 채용되어 주차요금 수납, 입출차량 이동 관리 및 주차장관리 등의 업무 수행오던 중 2022. 11. 21. 아침에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였다가 09:50경 갑자기 심각한 두통을 호소하면서 쓰러져 D병원으로 후송되어 진료 받은 결과 '거미막하출혈, 뇌실 내 뇌내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았다.

○

이후 원고는 이 사건 상병으로 D병원, E병원 등에서 현재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데, 2023. 3. 6.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업무상 질병임을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신청을 하였다.

○

피고는 2023. 7. 21. 원고에 대하여, 피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2023. 7. 19.자 판정결과에 기하여, 이 사건 상병의 경우 그동안 원고가 수행한 업무 내용이 위 상병을 유발할 정도의 육체적, 정신적 업무 과로로 볼 수 없어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그동안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6시간, 1주당 휴일1일 정도로 과중한 업무를 수행해 왔을 뿐 아니라, 더욱이 이 사건 사업장을 둘러싸고 불법점유자들과 사이에 생긴 법적 분쟁과 관련하여 불법점유자들의 점거 등 업무방해행위에 대처하고 이에 관한 증거 수집을 하는 등의 가중 업무를 수행하였고, 이 사건 상병은 이로 인한 과로나 스트레스 때문에 발병한 것으로 원고의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그럼에도 이와 달리 보아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또한 인과관계의 증명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두11424 판결, 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6두4912 판결 등 참조). 다만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 · 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두5695 판결 등 참조).

○

앞서 든 각 증거와 을3, 5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등 이 사건 변론에서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병하거나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되는 등으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하거나 추단할 만한 증거나 사정이 없다.

①

이 사건 사업장은 화물 차량 등 대형 차량이 월 주차를 위주로 하는 대형주차장(면적 1만 8천여 평)으로 주차장 관리원 1명(원고), 경리 1명이 근무하는데, 평소경리 업무 담당자는 재택 근무를 하는 관계로 원고 혼자서 주차장 내 컨테이너 박스 사무실에 출근하여 주차요금 수납, 입출 차량 이동 관리 및 주차장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여 왔고, 그밖에 이 사건 사업장의 주차장 영업과 관련하여 그 부지 사용권을 둘러싸고 이해관계인들과 법적 분쟁이 있는 관계로 이해관계인들의 영업방해 행위가 있을 경우 경찰에 신고하여 이에 대처하거나 사진 촬영 등의 증거 수집을 하는 등으로 부가적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②

이 사건 사업장에는 차단기 및 요금 자동정산기는 설치되어 있지 않고, 주차 정기등록 차량은 화물차 위주의 60여 대 수준이며, 원고의 주차 요금 수납업무와 관련하여 그동안의 요금정산 내역을 보면 5월에 5건, 6월에 4건, 7월에 5건, 8월에 11건, 9월에 12건, 10월에 11건, 11월에 21건 정도로 확인되고, 원고의 주차장 바닥 보수 업무에 관하여는 이를 수행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으며, 원고의 위 부가 적 업무와 관련해서는 원고가 불법점유자들의 영업방해 행위에 대하여 사진 촬영을 하거나 2022. 5.경과 8.경 경찰에 2차례 신고하는 등의 활동을 한 것 외에 그 업무 수행으로 원고에게 어떤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주었는지 가늠할 만한 충분한 자료가 없으므로, 원고의 그동안 업무가 그 내용에 비추어 그리 강도 높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원고가 이 사건 상병으로 위 주차장 관리 업무를 그만두게 된 이후, 사업주는 원고를 대신할 주차장 관리원을 고용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재택 근무 경리의 도움을 받아 주차장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의 이 사건 사업장 근무시간에 관하여 보면,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관계로 사업주의 확인서에 따라 원고의 평소 출근시간은 08:00, 퇴근시간은 19:00, 주 6일 근무(휴일 1일)로 주 60시간의 업무시간으로 산정되지만, 월 주차관리업무의 내용및 그 특성상 업무시간 내 주차변동이 크게 없어 상시수행하는 업무가 아닌 것인 점 등에 비추어 그 업무시간 상당부분은 대기시간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이 산정된 업무시간이나 주 1일의 휴일만을 가지고 원고가 업무상 과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④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단기간 내에 근무시간이나 업무량이 급격히 증가하였다거나 어떤 돌발 상황이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있음이 확인되지 않으며, 원고가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통상적인 감내 수준을 넘어 심한 스트레스나 신체적 부담을 받았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사정이 나타나지 않는다.

⑤

원고의 경우 1일 15개비의 흡연력과 주 2회, 1회당 7잔의 음주력이 있고, 특히 기저질환으로 뇌동맥류가 있었으며, 그 밖에 고혈압 등의 기초질환은 없다.

⑥

이 법원의 위 진료기록감정에 따르면, 감정의사(신경외과)는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요지의 의학적 소견을 밝히고 있다.

* 이 사건 상병은 후하소뇌동맥류(PICA)를 포함한 추골동맥(VA), 박리성 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지주막하 출혈이다.

* VA-PICA 접합부위 박리성 동맥류 파열은 주로 유전적 혈관벽 구조이상, 동맥 박리, 고혈압, 흡연, 해부학적 변이 등 명확한 기질적 위험요인에 의해 발생하며, 원인 불명인 경우도 많다.

* 과로와 연관된 것은 일반적으로 '고혈압성 뇌내출혈'에 한정되며 박리성 동맥류의 직접적 발생 원인으로 과로가 입증된 바는 없다.

* 기존 임상 가이드라인과 신경외과적 교과서에 '과로' 자체가 박리성 뇌동맥류 파열의 단독 또는 주된 원인으로 인정받고 있지는 않고, 다만 신체·정신적 스트레스와 같은 만성적 스트레스와 과로가 뇌동맥류 파열 지주막하출혈의 위험을 일정 부분높일 수 있다는 연구 및 임상 관찰이 존재한다.

*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과로와 뇌지주막하 출혈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는 연관성 정도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을 추천하고, G의 관여도 기준, 제2단계(촉진)에 해당하며 관여도 기준 20% 정도로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 원고의 경우 이 사건 상병과 관련하여 위험인자로 지적되는 고혈압, 당뇨등 기저질환이 존재하지 않는다.

* 고강도 근무와 극심한 분쟁대처, 상시적 긴장은 교감신경 자극, 혈압변동의 주요원인이며, 뇌동맥류 파열 등 급성 뇌혈관 사고의 촉발 요인이 될 수 있다.

⑦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경우 기저질환으로 뇌동맥류가 있었는데, 원고의 주장과 같이 그동안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위 기저질환을 발병시켰다거나 이를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시켜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지주막하 출혈을 유발하였는지에 관하여 이를 인정하거나 추단할 만한 충분한 자료가 없다(감정의사의 위와같은 의학적 소견 중에서 원고의 이 사건 업무수행이 뇌동맥류 파열 등 급성 뇌혈관 사고의 촉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부분은 원고의 과중한 업무 수행이나 스트레스가 있음을 전제로 이 사건 상병의 일반적인 발병 가능성에 대하여 의학적 소견을 피력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

따라서 이에 대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민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