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6. 1. 14. 선고 2024구단2102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 내지 4호증, 을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된다.

○

망 B(1965년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84. 1.경 C은행에 입사하여 2019. 1.28.부터 C은행 기장지점에서 부지점장으로 근무하다가 2023. 1. 18.경부터 임금피크제 신규적용 직원으로서 망인의 선택에 따라 위 은행에서 퇴직 전 복지로 제공하는 6개월간의 유급휴가인 인생설계연수를 하게 되었다.

○

망인은 위와 같이 유급휴가 중이던 2023. 4. 24. 22:30경 망인의 집 화장실에서 쓰러져 가족들에 의하여 119구급차로 D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다가 2023. 4. 29.17:00경 위 병원에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망'이라 한다).

○

망인의 이 사건 사망 원인은 '전교통동맥 파열에 의한 거미막하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로 진단되었다.

○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2023. 12. 27. 피고에게 이 사건 사망 및 그 사망원인인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청구를 하였다.

○

피고는 2024. 5. 7. 원고에 대하여, 피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2024. 4. 24.자 판정결과에 기하여, 이 사건 사망의 경우 직업적 요인보다는 망인의 기저질환 및 개인의 내재적 요인에 의하여 자연 경과적으로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여 사망에 이른 것으로 망인의 사망원인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업무상 질병에 의한 사망, 즉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망인의 경우 C은행 기장지점에 부지점장으로 근무하던 중에 부하직원의 2차례에 걸친 횡령사건 및 망인의 임금피크제 관련 소송 제기 등으로 말미암아 업무와 관련하여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유발되거나 자연 경과 이상으로 악화됨으로써 이 사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이 사건 사망은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와 달리 보아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또한 인과관계의 증명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두11424 판결, 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6두4912 판결 등 참조). 다만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 · 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대법원 2009. 7.23. 선고 2009두5695 판결 등 참조).

○

앞서 든 각 증거와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등 이 사건 변론에서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사망이나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하여 유발되거나 망인의 기저질환이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됨으로써 발생한 것, 즉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하거나 추단할 만한 증거가 없다.① 우선,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사망 원인인 이 사건 상병이 망인의 업무상 과로나 과중한 업무 수행으로 인하여 발병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 실제로도 이 사건 상병은 망인의 6개월 유급휴가 시작일로부터 3개월 남짓의 기간이 지난 시점에 그동안 망인이 근무나 업무 수행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사망은 망인의 업무수행과는 관련성이 없다.

②

2021년 부하직원의 횡령사건과 관련해서는 2021. 10.경 망인이 관리감독 소홀의 이유로 이미 1개월 감봉처분을 받아 마무리되었던 점, 또 다른 부하직원의 2022.6.경 1차 금융사고는 지점장, 망인 등 직원들의 노력으로 수습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같은 직원의 2022. 12.경 2차 금융사고는 그동안 감사 등의 절차가 진행되었을 뿐 이와 관련하여 망인이 어떤 불이익을 당한 바가 없을 뿐 아니라 망인의 인생설계연수도 이와는 관계가 없는 점, 직원들의 은행에 대한 임금피크제 급여삭감 반대관련 단체소송의 경우는 2022. 11. 말경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직원 480여 명이 제기하고 있는 대규모 소송으로서 망인 스스로 참여한 것일 뿐 망인의 업무와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지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와 같이 망인의 인생설계연수 이전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이나 상황들은 인생설계연수 중인 망인에게 이 때문에 장차 있을지도 모를 어떤 책임추궁, 불이익이나 불명예와 관련하여 흔히들 갖게 될 수 있는 여러 걱정·근심, 불안감등을 넘어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할 수 있을 정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준 것으로 보기 어렵고, 이는 망인의 인생설계연수 시점과 이 사건 상병 발병 시점의 시간적 간극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③

일반적으로 이 사건 상병과 같은 뇌출혈은 그 발병원인으로 뇌동맥류파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이 알려져 있는데, 이 법원의 F내과의원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따르면, 망인은 2014. 1.경부터 2023. 4.경까지 위 병원에서 매월 1회 주기적으로 '당뇨병성신장병을 동반한 2형당뇨병'으로 진료를 받는 등 기저질환으로 뇌동맥류 외에도 당뇨병을 갖고 있었다.

④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따르면, 감정의사(직업환경의학과)는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관련성에 관하여, 이 상병의 경우 뇌동맥류가 전교통동맥에서 파열된 것으로서, 망인은 당뇨병, 뇌동맥류 등 뇌출혈의 개인적 위험요인을 갖고 있었고, 출혈성 뇌졸중보다는 허혈성 뇌졸중이 스트레스와 더 관계가 많으며, 망인이 유급휴직 중으로 업무가 없으며, 부하직원의 금융사고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이지만 그 스트레스가 상병 발생시점 때까지 약 3개월간 지속되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요지로 업무나 업무상 스트레스와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히고 있다.

○

따라서 망인의 이 사건 사망은 업무상 사유로 사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민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