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개월에 처한다.
당심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원심 판시 범죄사실 중 2022고단2473 사기 부분)
피고인은 피해자와 거래관계상 정산해야 할 부분이 있어 그 부분에 대한 정산이 완료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혹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정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 피해자의 물품을 납품받아 편취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2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다. 특히, 물품거래관계에 있어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등 참조).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물품을 납품받더라도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편취의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합계 134,188,780원 상당의 물품을 납품받아 이를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2019. 12.경까지는 피해자로부터 공급받은 물품에 대하여 일부라도그 대금을 지급하였으나 2020. 1.경부터는 피해자로부터 공급받은 물품에 대하여 그 대금을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물품 납품을 요청하면서 거래처로부터 수금이 되면 물품대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하였는데, 피고인은 거래처로부터 공사대금 대부분을 실제 수금하였음에도 피해자에게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증거기록 1057쪽), 오히려 거래처로부터 수금을 받지 못하였다고 피해자에게 거짓말을 하기도하였다(증거기록 1060쪽).
피해자는 'D'의 사업자등록증상 대표자인 피고인의 아들 W을 상대로 피해자가 'D'에 이 사건 물품대금을 포함하여 2018. 1. 9.부터 2020. 8. 18.까지 합계546,049,329원 상당의 파렛트랙 등을 납품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8. 2. 5.부터 2019.12. 13.까지 일부 변제받은 돈 합계 133,245,100원을 제외한 나머지 412,804,22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위 소송에서 W은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여 진행하였는데, 피해자에 대한 물품대금 지급의무에 관하여 세금계산서 중 일부가 가공거래에 관한 것이고, 실제 납품받은 물품대금은 이미 변제하였다고 주장하였을 뿐 피고인의 수사기관 및 당심에서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와 'D' 사이 거래관계상 정산 혹은 상계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주장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위 법원은 2022. 2. 9. 피해자의 위 물품대금 청구에 대하여는 전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피해자는 위 물품대금 청구 이외에 1억 3,350만 원의 대여금 청구 도 하였으나 이 부분은 기각되었다), 위 판결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검찰조사에서 2018년경 L 공사 건 관련 설치비(인건비 포함) 8,000만 원 및 이익 5,000만 원, 군부대 공사 3건 관련 설치비(인건비 포함) 9,000만 원, 2020. 3.경 내지 2020. 5.경 사이 이루어진 공사 2건 관련 인건비 1,600만 원 등의 채권과 피해자가 납품한 제품의 불량으로 인한 손해, 서산 군부대 공사 건 관련 물품 구입대금 2,200만 원 등을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증거기록946쪽 내지 951쪽). 그러나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 채권의 존재나 구체적인 채권액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피고인이 2022. 10. 27., 2022. 10. 28., 2022. 11. 4. 검찰에 각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 각 공사 관련하여 피고인이 지출한 인건비등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피해자가 납품한 제품의 불량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은 손해도 특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검찰조사에서 L 공사 및 군부대 공사 이후 피해자에게 설치비 지급을 요청하였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을 뿐만 아니라(증거기록 1072쪽) L 공사 건 관련하여 피해자에게 남는 게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기도 한 점(증거기록 1074쪽), ㈜X와의 L 공사 건 관련 견적서에 기재된 설치비는 23,502,000원(부가세 제외)에 불과하고,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위 공사 관련 인건비 명목으로 2,500만 원을 지급한 점, 피고인은 견적서에 기재된 설치비는 인건비만을 의미하고 견적서에 물품대금을 부풀려 기재한 다음 차액(물품대금의 40%)을 피고인의 이익으로 지급받는다고 주장하나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위와 같은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정산해야 할 채무가 있다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신용불량자로서 본인 명의 재산이 없었고, 피해자가 이 사건 이전인 2018. 1.경부터 2019. 12.경까지 'D'에 공급한 물품에 대한 채무도 이미 상당하였던 점[피해자와 'D'의 명의상 대표자인 W 사이 위 나)항 기재 민사소송 판결에 의하면 이 사건 물품대금을 제외하더라도 미지급 물품대금은 약 2억 7,800여만 원에 달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에서 주장하는 피해자의 정산 채무액을 초과한다], 이 사건 당시 'D'은 그 전부터 쌓여 온 손해금, 사업 확장 등으로 경영이 어려웠고(증거기록1083쪽), 피고인은 막연하게 대출을 받아 피해자에게 물품 대금을 지급하면 된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1082쪽, 1083쪽),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거래처로부터수금이 되면 물품대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하였음에도 거래처로부터 지급받은 공사대금을 회사 운영비와 개인적인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물품을 납품받을 당시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 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자와 사이에 이 사건 물품 대금과 피고인이 주장하는 설치비(인건비) 등을 상계 혹은 정산하기로 합의하거나 협의한 사실이 없고(증거기록 945쪽, 1081쪽), 피고인이 L 공사 및 군부대 공사건과 관련하여 피해자에게 별도로 정산을 요청한 사실도 없다(증거기록 1084쪽, 피고인은 피해자의 물품 납품이 종료된 이후인 2020. 8. 31.에야 위 공사에 대해서 정리를 하자고 피해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을 뿐이다). 오히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2020년경 거래처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았음에도 피해자에게 물품대금을 전혀 지급하지 못한 이유에 관하여 대출을 받아서 피해자에게 물품대금을 주려고 하였으나 대출이 안되어 피해자에게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1060쪽, 1081쪽, 1082쪽).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범행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사기의 점에 대하여 다시 범행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점, 편취 피해액과 체불임금의 액수가 다액이고, 각 범행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였음에도 현재까지 피해 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한 점(원심에서 피해 근로자들 명의의 합의서가 제출되었으나 피해 근로자들은 피고인이 체불임금을 전액 지불할 경우 선처를 바란다는 의사이고, 피고인은 당심법정에서 피해 근로자들에게 체불임금 일부를 지급하였다고 진술하면서도 이에 대한 소명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바, 피고인이 피해근로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피고인이 당심 선고기일에 여러 차례 불출석하면서 도주한 점 등의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고,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당심 배상신청에 대한 판단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 제1항에 따라 피해자는 제1심 또는 제2심 공판의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기록에 의하면, 당심 배상신청인은 당심 공판의 변론이 종결된 2024. 8. 26. 이후인 2024. 9. 20. 배상신청을 하였으므로 당심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은 부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지 않는다). 당심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은 부적법하므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