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 업무를 위탁받은 법인이고, B(이하 '피해자'라 한다)는 주식회사 C 소속 근로자이다.
D(이하 '가해자'라 한다)은 (차량번호 1 생략) 차량(이하 '피고차량'이라 한다)의 운전자이고, 피고는 피고차량에 관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이다.
사고의 발생
가해자는 2016. 12. 16.경 부산 사상구 E에 있는 F주유소 앞 '정수장 수계별 비상연결관로 부설 공사현장'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23%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피고 차량을 운전하여 위 공사작업장 경계표시인 안전시설물을 충격한 후 작업차량(포터)을 충돌하였고, 그 충격으로 인하여 작업차량이 앞으로 튕겨나가면서 그 앞에서 신호수로 작업중이던 피해자를 충격하여 피해자가 그 작업차량과 흙무더기 사이에 끼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는 '척수손상, 흉추 제12번 압박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으며, 장해심사결과 '장해등급 1급 8호'의 중증장해로 '수시 간병급여' 대상자로 결정되었다.
보험급여의 지급 및 변제
원고는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피해자에게 휴업급여74,479,050원, 요양급여 96,807,750원, 장해연금 423,286,520원, 간병급여 73,787,850원의 합계 668,361,170원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원고와 피해자의 간병급여를 제외한 손해항목에 관하여 합의하고, 원고에게 2019. 4. 19. 30,000,000원, 2022. 9. 27. 239,942,650원을 각 지급하여 합계269,942,650원을 변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8,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 및 구상권의 발생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및 열거한 증거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차량과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인 피고는 피고차량 운전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원고가 피해자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하였으므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1>에 따라 그 급여액의 한도 내에서 보험급여를 받은 피해자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급여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멸시효 완성 여부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항변의 요지
피해자는 ①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6. 12. 16.에 여명기간 동안 간병 내지개호를 요하는 몸이 되었음을 인식하였을 것이고, ②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치료가 종결된 2018. 12. 1. 무렵에는 위와 같은 사실을 인식하였을 것이므로,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때에 피해자의 피고에 대한 간병급여 관련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은 '근로복지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금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은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있음을 전제로 하여 지급한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그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한다는 취지에 불과한 것이므로 노동부장관이 법규정에 따라 보험급여를 함으로써 취득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은 동일성이 그대로 유지되고, 따라서 소멸시효의 기산점과 기간도 손해배상청구권 자체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1997. 12. 16. 선고 95다3742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는 것인데, 여기에서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다는 것은 손해의 발생사실과 그 손해가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 되는 것이고 그 손해의 정도나 액수를 구체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통상의 경우 상해의 피해자는 상해를 입었을 때 그 손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다만 그 후 후유증으로 인하여 불법행위 당시에는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예상외로 손해가 확대된 경우에 있어서는 그러한 사유가 판명된 때에 새로이 발생 또는 확대된 손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910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및 열거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이 사건 사고는 차 대 차 사고가 아니라, 피고차량이 공사작업장의 작업차량을 충돌하였고, 그 작업차량이 앞으로 튕겨나가면서 맨몸으로 신호수로 근무중이던 피해자를 충격한 것이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는 '척추 손상, 등뼈의 골절, 요추의 횡돌기 골절, 엉치뼈의 골절, 치골의 상 · 하부 골절, 장골 골절(양측), 음낭 및 고환의 열린상처, 얼굴의 열상(눈썹 및 이마부위), 우측 내측 복사뼈 골절'의 상해를 입었다.
피해자는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6. 12. 16.부터 2018. 2. 28.까지 약 440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이후 2018. 3. 1.부터 2018. 12. 1.까지 약 275일 동안 통원치료를 받았다.
피해자는 2019. 1. 7.경 "양측 하지의 완전마비로 두 다리를 전부 못 쓰게 된 사람으로 1급 8호로 인정되는 상태임"이라고 기재된 장해진단서를 첨부하여 원고에게 장해급여를 신청하였다.
갑 제2호증의1, 제3호증의2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는 '외상성 척수 손상으로 양하지 이완성 완전마비로 독립보행이 불가능한 상태'이고, "요추 자기공명 영상, 근전도 검사, 이학적 검사 및 임상증상을 고려할 때 척수 손상 소견 보이며, 하지의 3대 관절(엉덩관절, 무릎관절, 발목관절) 전부와 발가락 전부의 운동 가능 영역이 4분의 3 이상 제한되어 장해등급 기준상 제1급 제8호 '두다리를 완전히 사용하지 못하게 된 사람'에 해당"한다.
위와 같은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피해자의 간병급여의 손해는 위 사고 당시에는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에 해당한다거나, 예상외로 손해가 확대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부위와 정도, 치료 경과 등에 비추어 피해자는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6. 12. 16.에 간병급여 등의 손해를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며, 설령 그렇지 아니하더라도 피해자가 통원치료까지 모두 마친 2018. 12. 1. 무렵에는 위와 같은 손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늦어도 피해자가 치료를 마친 2018. 12. 1.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21. 12. 1. 무렵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피해자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함에 따라 대위 취득하게 되는 손해배상청구권은 위 피해자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과 동일성이 유지되는 것이므로, 마찬가지로 그 무렵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소멸시효 중단의 재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 재항변의 요지
피고가 원고에게 ① 2019. 4. 19.에 30,000,000원을 변제하였고, ② 2022. 1.14. '피해자가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관련 민사소송의 경과가 종결되면 변제하겠다'고하였으며, ③ 2022. 9. 27.에는 239,942,650원을 변제함으로써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금 채무 전부를 각 승인하였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위 각 사유에 의하여 중단되었다.
관련 법리
시효완성 전에 채무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는 그 수액에 관하여 다툼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채무승인으로서의 효력이 있어 시효중단의 효과가 발생한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두20109 판결 등 참조). 이때,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채무의 승인은 시효이익을 받을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권리를 상실하게 될 자에 대하여 그 권리가 존재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한다고 할 것이며, 그 표시의 방법은 아무런 형식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또 그 표시가 반드시 명시적일 것을 요하지 않고 묵시적인 방법으로도 가능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묵시적인 승인의 표시는 적어도 채무자가 그 채무의 존재 및 액수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표시를 대하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채무자가 그 채무를 인식하고 있음을 그 표시를 통해 추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행해져야 할 것이고, 소멸시효의 중단 사유로서 채무자에 의한 채무승인이 있었다는 사실은 이를 주장하는 채권자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4. 9. 선고 2014다8521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위와 같은 채무승인의 의사표시가 존재하는지 여부의 해석은 그 표시된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내용과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의사표시 등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다2529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 및 열거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2019. 4. 9.에 30,000,000원을 변제한 사실, 피고측이 2022. 1. 14. 원고측의 구상금 청구에 대하여 '피고는 현재 피해자 B측과 손해배상청구 소송 중에 있으며, 상기 소송 결과에 따라 피고가 부담해야 할 구상금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상기 소송 종결 후 원고와 협의 후 지급할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라고 회신한 사실, 그 후 2022. 9. 27.에 239,942,650원을 변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먼저 2019. 4. 9. 자 변제로 인한 소멸시효 중단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①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 중 간병급여를 제외한 일실수입 및 치료비 등에 대하여 합의하였고, 그 결과 피고가 원고에게 2019. 4. 9. 위 금원을 변제한 것이라는 점, ② 피고는 그 이후에도 계속하여 간병급여에 관한 손해배상채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투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는 그 간병급여를 제외한 나머지 손해배상채무만을 변제한다는 의사로 위 금원을 지급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그 변제가 간병급여에 관한 손해배상채무의 존재 및 액수에 대하여 인식하면서 이를 승인할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와 같은 변제로 인하여 위 제외된 간병급여에 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된다고 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 피고가 기왕치료비 등 적극적 손해에 관한 채무를 변제한 이상 적극적 손해에 포함되는 간병급여의 지급을 거절한 것은 손해배상채무의 존부가 아닌 범위를 다툰 것에 불과하여 그 적극적 손해 전부에 관하여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이 발생하고, ㉡ 피고가 합의를 시도한 것만으로도 그 손해배상채무를 승인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피고가 채무의 범위를 다투면서 일부변제한 것이라면 그 채무 전부에 관하여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고,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채무 중 간병급여 부분을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그 나머지만을 합의한 이상 피고가 그 간병급여에 관한 채무의 존부 및 액수에 대하여 인식하고 이를 승인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다음으로 피고의 2022. 1. 14. 자 회신과 2022. 9. 27. 자 변제로 인한 소멸시효 중단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각 회신과 변제는 위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된 이후의 것으로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채무의 승인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항변은 모두 이유 없다(설령 앞선 2019. 4. 19. 자 변제 및 2022.1. 14. 자 회신으로 간병급여에 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간병급여에 관한 손해배상채무의 존부에 관하여 명백히 다투면서 그 채무를 승인하지 아니한다는 뜻을 표시한 2022. 9. 27.자 변제에 의하여는 위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될 여지가 없으므로, 위 회신일인 2022. 1. 14.로부터 3년이 경과한 무렵에는 위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소제기일임이 기록상 명백한 2025. 7. 30.에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피해자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또는 원고가 피해자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함으로써 대위 취득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현철
각주1) 제87조(제3자에 대한 구상권) ①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