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가 제기되면 원칙적으로 제1심판결의 심판대상이었던 청구 전부가 불가분적으로 항소심에 이심되나, 항소심의 심판범위는 항소심에 이심된 부분 가운데 항소인이 불복하는 범위로 한정된다. 원고는 제1심법원에서 피고를 상대로 ①단체협약 제34조 제1항 및 직원복무규정 제23조 제4항에 따라 부여받은 유급휴가의미사용에 대한 임금 또는 손해배상금 30,255,768원, ② 2022년도 연차휴가근로수당 등 2,864,960원, ③ 주위적으로 2023년도 연차휴가수당 7,162,400원(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 제4항), 예비적으로 3,151,456원(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구하였으나, 제1심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제1심판결 중 위 ①, ③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에 대
해서만 항소하였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고가 항소한 부분에 한정된다.
기초사실
원고는 1997. 11. 1. 피고 산하 C대학교에 전기안전관리자로 입사하여 D팀에서 근무하다가 2023. 2. 28. 정년퇴직하였다.
피고는 2021. 6. 30. 원고가 소속된 노동조합과 2021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단체협약 제34조 제1항은 '대학은 정년퇴직을 앞둔 조합원에게 퇴직 전 5개월의 유급휴가를 준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피고의 직원복무규정 제23조 제4항은 '10년 이상 근무를 하고 정년퇴직을 앞둔 직원에게 퇴직 전 5개월의 유급휴가를 부여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위 규정에 따라 2022. 9. 16. 5개월의 유급휴가(이하 '이 사건 유급휴가'라 한다)를 부여받았다. 그러나 2022. 9. 26. 피고에게 '위 본인은 2023년 2월 28일자 정년퇴직 예정자로 대학으로부터 퇴직 후 생활설계준비를 위한 특별휴가 5개월(2022. 10. 1.부터 2023. 2. 28.까지)을 부여받았으나,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부여받은 특별휴가를 반납하고 2022. 10. 1.부터 2023. 2. 28.까지의 기간 동안 30일의 휴가를 부여받아 사용하는 것에 동의합니다'라는 내용의 특별휴가 반납 및 변경사용 동의서(이하 '이 사건 동의서'라 한다)를 제출하여 다음 날 이를 승인받았다.
원고는 2022. 10. 20.부터 2023. 2. 28.까지 총 24.75일의 휴가를 사용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5, 7, 11호증, 을 제9호증의 9, 10, 1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유급휴가 미사용에 대한 임금 또는 손해배상 청구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22. 8.경부터 원고의 상사인 D팀장 E이 원고에게 정년퇴직 후에도 계약직으로 채용하여 계속 근무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하여 이를 믿고 이 사건 유급휴가를 반납하는 내용의 이 사건 동의서를 제출하였으나 계약직으로 채용되지 아니하였는바, 이 사건 동의서는 피고 직원인 E의 기망에 의해 제출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 또는 E의 사용자로서 E의 기망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유급휴가 5개월 중 실제 사용한 24.75일을 공제한 기간에 대한 임금 상당액 30,255,77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원고가 단체협약 제34조 제1항 등의 규정에 따라 이 사건 유급휴가를 부여받은 사실,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동의서를 제출함으로써 이 사건 유급휴가를 반납한 사실, 원고가 2022. 10. 20.부터 2023. 2. 28.까지 총 24.75일의 휴가를 사용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7호증의 기재 및 당심 증인 H의 증언에 의하면, C대학교 총무팀장 H이 2023. 2. 28.자 정년퇴직 예정자 4명 중 원고, I, J에게만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이 사건 유급휴가를 반납하고 위 기간 동안 30일의 휴가를 부여받아 사용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작성하여 2022. 9. 26.까지 제출해 달라'는 취지의 이메일(이하 '이 사건 이메일'이라 한다)을 보내면서 '특별휴가 반납 및 변경 사용 동의서' 양식을 첨부한 사실, 이에 원고, I, J은 각 위 동의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그 중 I, J은 정년퇴직 후 다시 피고의 직원으로 채용되었으나, 원고는 채용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2, 3호증, 을 제9호증의 17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의 계약직원의 임용과 복무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한 계약직 규정(을 제2호증)에서 '정년 이후 재고용된 자를 촉탁계약직원이라 하고(제2조 제4호), 촉탁계약직원은 총장이 임용한다(제4조 제2항)'고정하고 있는바, C대학교 D팀장인 E은 원고의 정년퇴직 후 피고의 계약직원으로 재고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자가 아닌 점, ② 피고의 총무팀장 H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의 행정처장의 지시에 따라 원고 등 정년퇴직 예정자에게 이 사건 이메일을 보내게 되었지만, 위 정년퇴직 예정자들의 재고용 여부는 퇴직이 임박하였을 때 결정된 사항으로서 위 이메일을 보낼 당시에는 퇴직 후 재고용 여부가 결정되지 아니하였었다고 증언한 점, ③ 원고처럼 이 사건 유급휴가를 반납한다는 취지의 동의서를 피고에게 제출한 J도 2022. 12. 말경에나 피고로부터 계약직 채용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뿐 위 동의서 작성 당시에는 위와 같은 논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또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에 대한 기망행위가 있었다거나 원고에 대한 기망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동의서를 제출하게 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기망행위가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023년도 연차휴가수당 청구
원고의 주장 요지
주위적으로, 원고는 정년퇴직 전 마지막 해에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 제4항에 따라 25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하였으나 정년퇴직으로 인하여 사용할 수 없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25일분의 연차휴가수당 7,162,4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연차휴가권 발생의 기준일은 원고가 근로를 개시한 날인바, 원고는 1997. 11. 1. 피고에 입사하였으므로 그 기준일은 매해 11. 1.이어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연차휴가는 2022. 11. 1. 이미 발생하였다.
예비적으로,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 따른 연차휴가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에 따라 2022. 3.부터 2023. 2.까지의 계속근로로 인하여 총 11일의 연차휴가권이 발생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11일분의 연차휴가수당 3,151,45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연차휴가를 주어야 하고(제60조 제1항),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도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제60조 제2항).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 또는 연차휴가수당 청구권은 근로자가 전년도에 출근율을 충족하면서 근로를 제공하면 당연히 발생하는 것으로서, 연차휴가를 사용할 해당 연도가 아니라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에 해당한다. 따라서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는 다른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전에 퇴직 등으로 근로관계가 종료한 경우에는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연차휴가수당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6다48297 판결 참조). 그러므로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은 최초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가 그다음 해에도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2년차에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타당하고, 1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1년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됨과 동시에 근로계약관계가 더 이상 유지되지 아니하는 근로자에게는 위 조항이 적용되지 않고, 이러한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에 의하여 최대 11일의 연차휴가가 부여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27100 판결 참조).
연차휴가에 관한 권리는 근로자가 1년간 계속근로한 경우 개근 또는 9할 이상을 근무함으로써 당연히 발생하는 것으로서, 다른 특별한 정함이 없는 이상, 연차휴가는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이고, 그 연차휴가수당도 개근 또는 9할 이상을 출근한 1년간의 근로를 마침으로써 확정되는 것이다(대법원 1991. 12. 24. 선고 91다20494 판결, 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다4649 판결 등 참조). 여기서 1년간의 계속근로는 원칙적으로 그 근로자가 근로를 개시한 날로부터 기산하여야 할 것이나, 사용자가 사업장 내의 모든 근로자에 대한 연차휴가를 일률적으로 시행하기 위하여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으로 연차휴가권 발생의 기준이 되는 시점을 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계속근로기간과 출근일수를 산정하더라도, 그 기준일 이전의 1년 이내에 채용된 근로자에 대하여 잔여기간을 출근한 것으로 보고 1년간 계속근로한 것으로 취급하여 연차휴가를 실시한다면 근로자에 대하여 불리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12. 22. 선고 99다10806 판결 참조).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을 제3, 6, 7호증, 을 제9호증의 6, 18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 산하 C대학교의 학칙 제6조와 재무회계규정 제3조는 학년도와 회계연도를 3. 1.부터 다음 연도 2. 말일까지로 정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의 직원복무규정 제23조에서도 특별휴가에 대해 규정하면서 '제4항 및 제5항에 따른 유급휴가는 퇴직학년도 개인 연차를 모두 소진한 경우에만 부여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연차휴가는 학년도를 기준으로 발생함을 전제로 하고 있는 점, ③ 원고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이 사건과 동일한 이유로 피고 대표자를 임금 체불 등으로 진정한 사건에서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진정인 조사를 받을 당시 "학교의 연차산정기간은 3월 1일부터 다음 해 2월 말까지<2>"라고 진술하였던바(을 제9호증의6), 원고 스스로도 3. 1.을 기준으로 연차휴가가 발생함을 인식하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피고의 근로자에 대한 연차휴가를 일률적으로 시행하기 위하여 매학년도 시작일인 3. 1.을 연차휴가권 발생의 기준이 되는 시점으로 정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이를 기준으로 계속근로기간과 출근일수를 산정하더라도 근로자에 대하여 특별히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2022. 3. 1.부터 2023. 2. 28.까지 1년간의 계속근로로 인하여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 따라 그 다음날인 2023. 3. 1.에 연차휴가권이 발생한다 할 것이나, 원고가 2023. 2. 28. 퇴직하여 연차휴가권 발생일 이전에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음은 앞서 살펴보았는바, 원고는 피고에게 연차휴가권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연차휴가수당도 청구할 수가 없다.
결국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고는 근로기간이 1년을 초과하는 근로자이므로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 따른 연차휴가권이 발생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다만 위 연차휴가권 발생일 전에 원고의 정년퇴직으로 근로관계가 종료하여 피고에게 연차휴가수당을 청구할 수 없음은
앞서 살펴보았는바, 위와 같은 경우 원고의 주장과 같이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에 따른 연차휴가권이 원고에게 보충적으로 발생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의 문언과 규정 체계, 연차휴가의 본질과 제도의 목적 등을 고려할 때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 역시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이미경(재판장) 이효신 김윤희
각주1) 제1심판결의 청구취지에서 "연 12%"라고 기재하였으나, 이는 오기이다.
각주2) 근로감독관이 작성한 원고 진술조서에는 "3월 1일부터 다음 달 2월 말까지"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3월 1일부터 다음 해 2월 말까지"의 오기임이 명백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