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E, F의 경우 토지 판매팀원, 토지 판매팀장으로 일하면서 토지 판매에 성공하는 경우 피고인으로부터 판매가격의 10% 및 2%를 추가 수당으로 받았고, 토지 판매 실패로 인한 손해를 직접 부담한 적이 없으며, 토지 판매실적이 없는 달에도 E는 매월 130만 원을, F는 매월 200만 원을 받은 사실, 토지 판매영업직은 출퇴근 시 출퇴근카드를 찍었고, 출장 시 보고서를 피고인에게 제출하였으며, 피고인은 매일 10시에 조회를 열어 토지 판매 업무와 관련하여 영업대상 고객, 업무 세부내용 등을 지정해주었던 사실, 판매활동지원비는 영업일수에 따른 월 정기급여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실, 위탁판매계약서의 일부 조항 내용에 비추어 보면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감독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E, F를 근로자로 고용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주식회사 D부동산(이하 'D부동산'이라고만 한다)이 영업자들에게 각자의 판매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였고, 판매활동지원비 역시 판매실적에 따라 가변적이었으며, 실적이 없는 영업자에 대하여는 임원회의를 거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 점, ② 영업자들에 대하여 별도의 복무규정이나 인사규정 등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던 점, ③ 실적이 없는 영업자의 경우 퇴사 조치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인이 영업자들의 출퇴근이나 출장 등을 관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1개월의 30일 또는 31일 중 실제 영업에 종사한 일수에 따라 판매활동지원비 지급여부와 지급 범위를 달리하도록 정한 계약 조항에 따른 것일 뿐 피고인이 영업자들의 업무수행을 지휘·감독하거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여 영업자들이 이에 구속받도록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이 영업자들과 회의를 하거나 영업자들로부터 보고를 받는 것 역시 토지 판매를 통한 이익창출이라는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D부동산과 영업자들 사이에 토지나 판매정책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필요성이 컸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⑥ F나 E가 실적이 없음에도 피고인이 영업활동지원비를 지급한 것은 이와 같은 인력확보에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E, F는 D부동산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봄이 타당하다.
D부동산에는 대표자인 피고인, 전무, 상무 이하에 각 실장을 책임자로 한 팀원2~4명으로 구성된 여러 팀을 두고 있었고, 피고인은 아래와 같은 팀별 조직, 보고 체계, 판매활동지원비 지급 방식 등을 통하여 E, F 등 토지 판매영업직원들의 업무 수행 과정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인다.
F(실장), E(팀원<1>)은 2021년 12월경부터 D부동산에서 기장군 X 소재 토지를 판매하는 영업업무를 하였다. F 등 실장 직급에 있는 사람들은 오전 8시에서 8시 30분 사이에<2>, E 등 팀장 이하 직급에 있는 사람들은 오전 9시 50분까지 출근하였다. 실장은 매일 팀원들의 근무 내용, 계약진행 상황, 출근 여부, 출장 내용, 매수예정자와의 상담일정 등을 기재한 일일업무일지를 작성하여 피고인 또는 상급자(상무, 전무)에게 보고하였다. 실장들, 상무, 전무, 피고인은 매일 아침 '판매대상 토지의 현황이나 특징, 부동산 경기 동향이나 이슈 등'에 관한 회의를 하였다. 팀원이 토지 판매의 실적을 내면, 해당 팀의 실장 등도 토지 판매대금의 2%에 해당하는 수당을 받는다. 토지 판매계약서
작성 등 계약체결은 피고인 또는 상무, 전무가 담당한다.
실장급 직원은 판매활동지원비 명목으로 매월 250만 원을 받지만, 실적이 없을 때에는 200만 원으로 삭감된다. 팀원들은 직급(과장, 차장, 팀장 순)별로 13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의 판매활동지원비 금액이 책정되어 있지만, 실적이 없을 때에는 직급강등과 함께 금액이 삭감된다.
토지 판매영업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복무규정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았으나, 토지 판매영업직원들과 D부동산 사이에 작성된 위탁판매계약서에는 아래와 같이 복무규율 성격의 조항이 포함되어 있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해촉)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징계해고와 같은 조항도 두고 있다.
피고인은 E, F 등 토지 판매영업직원들에게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를 정하고 이를 준수하도록 관리·감독하였다. 토지 판매영업직원들은 매일 정해진 시각에 D부동산 사무실에 출·퇴근하였고, 출퇴근 시 출퇴근카드에 그 시각을 입력하였다<3>. 또한 출장
을 나갈 때는 사무실 밖에서 근무하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피고인이 마련한 사무실 내에서 근무하였다. 토지 판매영업직원들이 출장을 갈 때는 서류상 보고를 하였다<4>.
토지 판매영업직원들이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판매수수료 및 판매활동지원비 등 보수는 근로 자체의 대가로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은 토지 판매영업직원들에게 토지 판매 시 토지 판매대금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매월 직급 및 판매실적에 따라 차등 책정된 판매활동지원비를 지급하였다. 고정급 없이 성과급의 형태로만 보수가 지급되었다고 하여 임금의 성격을 지니지 아니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대법원 2016.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토지 판매영업직원들이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따라 차등 책정된 보수가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토지 판매실적이 없더라도 매월 일정한 일수를 출근한다면, E와 같은 팀원들은 최소 130만 원, F와 같은 실장급은 최소 200만 원의 판매활동지원비를 지급받음으로써 일정한 기본급이 정해져 있었다고 보이므로, 이는 근로자성을 강화하는 요소에 해당한다.
한편 E, F 등 토지 판매영업직원들에게서 사업자적 징표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토지 판매영업직원들이 독자적인 장비나 물적 설비를 갖추었다고 볼 만한 것이 없고[실장급 직원들이 월 3만 원 상당의 컬러프린터 렌탈비용을 분담하였다고 하는데, 전체 사무실 공간, 가구 등 피고인이 부담한 것과 비교하면 위 비용은 미미하다고 보일 뿐이다(증거기록 120면)]. 또한 토지 판매영업직원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수행하게 한다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고, 손실을 초래할 위험을 부담하지도 않았다.
토지 판매영업직원들은 실적 부족으로 위탁판매계약이 해지 또는 해촉되지 않는 이상, D부동산에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고, 평일 10:00부터 16:00까지 의 정해진 근무시간에는 D부동산에 전속되어 있었다고 보인다.
E, F와 D부동산 사이에 '위탁판매계약서'라는 이름의 계약서가 작성된 사실, 토지 판매영업직원들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된 사실은 실질적인 노무 제공 실태와 부합하지 않는 계약서 문언에 불과하거나 사용자인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정에 불과하여 근로자성을 뒤집는 사정이라고 보기에 부족하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