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 A은 1974. 12. 7. 시멘트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피고회사(원래 상호가 '아세아시멘트공업주식회사' 이었다가 2002. 3. 15. 현재와 같이 변경됨)에 입사하여 제천공장 제품파트에서 C(5급)으로, 원고 B는 1976. 9. 10. 피고회사에 입사하여 제천공장 생산파트에서 D(6급)으로 각 근무하다가 1999. 3. 29. 피고회사에서 실시한 희망퇴직제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여 의원면직의 형식으로 퇴직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원고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것은 원고들을 퇴직대상자로 미리 선정하여 놓고 원고들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조만간 다른 부서로 전보시킨 뒤 주간근무만 하게 하여 근로시간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시급제인 원고들의 평균임금을 낮추어 결과적으로 퇴직금을 현저히 줄인 다음 해고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으로 피고회사 측에서 강요하는 데다가, 1년 전인 1998년에도 피고회사에서 100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희망퇴직이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해고되는 것을 지켜 본 바 있으므로 퇴직금의 현저한 감소와 해고에 대한 공포로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것인데, 이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이므로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써 이를 취소하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1999. 3. 29.자 면직처분은 실질적으로는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정한 정리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정리해고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한다.
판단
인정사실
갑제1 내지 3호증의 각 1, 2, 을제1 내지 12호증, 을제13호증의 1 내지 4, 을제14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증인 E, F, G의 각 증언(단, 증인 E, F의 각 증언 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은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증인 E, F의 증언부분은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1998년도 희망퇴직제 시행
1997년 말 이른바 아이엠에프(IMF) 외환위기사태가 초래되자 피고회사는 다른 시멘트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원가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전반적인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업체와 레미콘회사의 부도 등으로 인한 급격한 수요감소로 막대한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였고, 또한 그와 같은 추세가 향후 2 내지 3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회사는 위와 같은 경영상의 위기를 타개하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하여 1998. 3. 2.부터 인력구조조정팀을 구성하여 업무 간소화, 기구 통폐합, 4조3교대로의 근무형태 변경 등 다각도의 구조조정방안을 검토한 결과 최소한 80명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피고회사 노동조합과의 사전협의를 거쳐 희망퇴직자에게 퇴직위로금으로 상여금 지급기준 3개월 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로 지급하는 내용의 희망퇴직제도를 실시하게 되었는데, 1998. 4. 10.부터 같은 해 4. 20.까지의 기간 동안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자 모집공고를 한 결과 당초 예상한 인원을 초과한 109명의 직원이 희망퇴직하기에 이르렀다.
1999년도 희망퇴직제 시행과 원고들의 사직서 제출
피고회사는 1999. 3. 12. 각종 경제연구소의 경제지표에 대한 예상수치와 피고 회사의 경영지원본부에서 작성된 자료 등을 토대로 1999년도 사업전망을 분석한 결과, 건설경기의 6개월 선행지수인 건축허가면적이 1998년에 전년도 대비 45%로 감소한데 이어 1999년 1월에도 전년도 대비 43.6%로 감소하여 시멘트업계 전체의 1999년 1, 2월 출하량이 1998년도 같은 시기(이하 같다) 대비 76.5%, 1997년도 대비 58.5%에 그쳤고, 피고회사의 경우에도 1999년 1, 2월 출하량이 1998년도 대비 81.8%, 1997년도 대비 58.5%에 그치는 등 수요감소 및 공급과잉으로 시멘트 출하량 및 매출액이 전년도와 대비하여 약 2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시멘트업계 내부의 출혈경쟁으로 말미암아 운반비 인하, 무담보 판매, 어음지급기일 장기화 등의 조치로 인하여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어 경영상황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었다.
게다가 피고회사의 주력사업 중의 하나인 벌크 운반 수입 역시 1998년에 1997년의 49%에 그쳤고, 1999년에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레미콘의 경우 1998년 매출실적이 1997년의 74% 수준으로 감소하였고, 레미콘 업체의 난립으로 시멘트 가격은 인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레미콘 단가는 오히려 낮아지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었다. 뿐만 아니라 피고회사의 제천공장에는 4기의 소성로(킬른)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1998년도 이후 수요가 감소하고 재고가 증가하는 바람에 그 중 2기만 정상적으로 가동하였고,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유휴인력이 생기는 한편, 개별 근로자들의 근로시간 감소로 말미암아 시급제인 직원들의 실질임금 또한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었다.
이와 같이 건설경기의 침체에 따른 급격한 수요감소, 재고누적, 부실채권의 증가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및 장기적인 가동률 저하가 지속되는 등 경영여건이 개선되지 아니하자 피고회사는 공정개선과 기구·조직개편을 통한 조직 및 인력구조의 간소화로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다시 피고회사 노동조합과의 사전협의를 거쳐 1999. 3. 24.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제를 시행하게 되었는데, 모집기간은 1999. 3. 24.부터 3. 29.까지로 하여, 희망퇴직자에게는 우대사항으로 상여금 지급기준 500%에 해당하는 금액을 희망퇴직위로금으로 퇴직금에 가산 지급하고,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을 계산함에 있어 월 평균근로시간을 실제 근로시간보다 더 많게 조정하며 연월차수당의 가산연차 부분을 평균임금에 산입하여 주는 등으로 퇴직금을 더 많이 수령할 수 있도록 하되, 다만 희망퇴직 신청인원이 예상 조정인원에 미달하여 연령, 근속연수, 상벌, 업무수행능력, 건강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추가적인 구조조정(정리해고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을 하거나 분사(分社)를 시행할 경우에는 위 희망퇴직 우대사항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희망퇴직자모집공고문을 게시하였다. 그 결과 원고들을 포함한 총 81명의 직원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희망퇴직 하였다.
원고 A은 1999. 3. 27. 소속 반장인 소외 H과 차장인 소외 G로부터 희망퇴직 대상자이니 사직서를 제출할 것을 권유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아 나중에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자기를 원망하지 말라고 하는 등으로 희망퇴직을 권고 받고 고민하다가 같은 달 29.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원고 B는 같은 달 27. 휴가 중 소속 부서장의 연락을 받고 같은 달 28. 출근하여 부서장으로부터 원고 A과 비슷한 내용으로 희망퇴직을 권고 받고 고민하다가 같은 달 29.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한편 피고회사는 1997년도 이후 1999년도까지 연속하여 흑자를 달성하였다.
판단
피고회사가 1997년도 이후 계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1998년도에 희망퇴직제의 시행을 통하여 당초의 예정인원을 초과하는 인력을 감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1999년도에 들어와 원고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미리 마련한 기준에 따라 원고들을 비롯한 특정의 근로자를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하고 부서장들을 통하여 희망퇴직을 권고하는 과정에서 원고들에게 희망퇴직하지 않을 경우 정리해고를 통하여 강제로 퇴직 당하는 등의 불이익을 입을 수도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사실만으로는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점 즉, 피고회사에서는 1999. 3. 24.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경영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노동조합과 사전협의를 거쳐 희망퇴직자들에게 퇴직금 등의 지급조건을 우대하여 주는 내용으로 희망퇴직제를 실시하기로 한 뒤 원고들에게 희망퇴직의사를 물어 원고들의 명시적인 퇴직의사에 기하여 면직처분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연령이나 근속기간 등 희망퇴직제의 실패로 정리해고를 시행할 경우 적용될 정리기준 등을 고려할 때에 정리해고 대상자에 포함될 가능성이 상당한 원고들을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하여 원고들에게 희망퇴직을 적극적으로 권유한 것에 지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에, 원고들이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회사 측의 강요에 의하여 공포심을 느낀 결과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 원고들은 당시 희망퇴직의 권고를 선뜻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고 할지라도 그 당시의 경제상황, 피고회사의 구조조정계획, 피고회사가 제시하는 희망퇴직의 조건, 정리해고를 시행할 경우 정리기준에 따라 정리해고 대상자에 포함될 가능성, 퇴직할 경우와 계속 근무할 경우의 이해득실 등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심사숙고한 결과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외에 앞서 믿지 아니한 중인 E, F의 각 증언 외에 피고회사가 원고들에게 그 주장과 같은 말을 하는 등으로써 원고들로 하여금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강요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은 원고들이 피고회사에 대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고 피고회사가 이를 수리하여 원고들을 면직함으로써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고, 원고들의 이 사건 퇴직을 실질적으로 정리해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리해고의 실질적 요건이 구비되었는지 여부는 원고들과 피고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의 효력을 좌우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원고들의 퇴직이 실질적으로 정리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진권(재판장) 문종식 하종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