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04. 8. 13. 선고 2003나70197 판결

판결요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4조제1항에 의한 구상권행사의 상대방인 제3자는 ‘피해 근로자와 사이에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없는 자’, 즉 피해 근로자가 소속한 사업의 사업주 및 당해 사업주 소속의 근로자 이외의 자로서 피해 근로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를 말한다고 할 것이고, 이때 당해 사업주 소속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의한 근로자를 의미한다 할 것인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피고 2가 이 사건 굴삭기를 임대하는 한편 그 운전자로서 ○○건설의 공사과장 소외 3으로부터 작업지시를 받고 자재 운반작업을 한 사실만으로는 피고 2가 ○○건설로부터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라고 할 수 없다.

* 원고, 피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 피고, 항소인 : 피고 2외 1

* 제1심판결 : 서울남부지방법원 2003.9.2. 선고 2001가단64176 판결

주문

1.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7호증, 갑 제8호증의 1 내지 5, 갑 제9호증, 갑 제10호증의 1, 2, 을 제1, 2호증, 을 제6호증의 1 내지 4,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보상하는 등의 사업을 위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설립된 특수법인이고, 피고 2는 (등록번호 생략) 굴삭기(이하 ‘이 사건 굴삭기’라 한다)의 소유자 겸 운전자이며, 피고 제일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제일화재’라 한다)는 1998.10.8. 피고 2와 사이에, 기명피보험자를 피고 2로, 보험기간을 1998.10.8.까지로 하여 피보험자가 이 사건 굴삭기의 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로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를 약관에 따라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영업용자동차 종합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나.

피고 2는 유한회사 ○○건설(이하 ‘○○건설’이라 한다)과 사이에, 1998.11.1.부터 1998.12.31.까지 매월 550만원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건설에게 이 사건 굴삭기를 임대하는 동시에 피고 2가 직접 ○○건설이 시공 중인 동해항 석회석 하역설비공사 현장에서 이 사건 굴삭기를 운전하여 모래 및 철재 운반작업을 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그 무렵 강남지질개발을 운영하는 소외 2는 ○○건설로부터 위 하역설비공사의 호퍼동 흙막이공사 중 지반보강공사를 하도급 받았으며, 소외 1은 소외 2로부터 1998.11.20.부터 위 지반보강공사를 완료할 때까지 매일 10만원을 지급 받기로 하고 시추공으로 고용되어 위 하역설비공사 현장에서 근무하였다.

다.

소외 1은 1998.11.21. 17:30경 위 공사현장 시추작업대 위에서 천공작업을 하고 있었고, 피고 2는 그 근처에서 ○○건설의 공사과장 소외 3으로부터 작업지시를 받고 이 사건 굴삭기를 이용하여 자재를 운반하고 있었던 바, 피고 2가 이 사건 굴삭기로 자재를 옮기다가 운전부주의로 시추작업대에 연결된 철재빔을 이 사건 굴삭기 오른쪽 바퀴로 건드렸고 그 충격으로 위 작업대 위에 있던 소외 1이 작업대 패널과 함께 약 2.5m 아래 수면으로 추락하면서 철재빔에 부딪히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라.

소외 1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약 112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제12흉추압박골절등의 상해를 입었고, 사고일로부터 1999.5.21.까지 입원치료를, 그 후 2000.5.19.까지 통원치료를 받았다.

마.

원고는 ○○건설이 가입한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자로서 소외 1이 일급 10만원으로 약정하고 근로를 하였으나 임금을 지급받은 적이 없었던 점등을 참작하여 일일 통상임금 72,727원 27전(= 10만원 × 8/11)을 최초 평균임금으로 산정한 다음 소외 1에게 11,730,770원 상당의 요양급여를 제공하는 한편, 휴업급여 27,694,500원, 장해급여 21,599,990원을 지급하였다(최종지급일은 2000.7.21.이다)

2.

피고들의 본안전항변

원고가 소외 1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함으로써 소외 1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취득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원고가 지급한 보험급여액의 한도에서 구상하여 줄 의무가 있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들은, 피고 2와 소외 1 사이에 부제소 합의가 있었고, 위 부제소 합의의 효력은 소외 1의 권리를 대위 행사하는 원고에게도 미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소외 1이 2001.11.경 피고 2와 사이에, 치료에 대하여 산재처리하고 피고 2로부터 요양비 및 보상금 명목으로 400만원을 지급받으며 추후 민ㆍ형사 관련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보험자가 피재근로자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를 하면 피재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취득하게 되고, 그 한도내에서 피재근로자의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감축되는 것이며 피재근로자가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일부나 전부를 포기한다 하더라도 그 보험급여 한도내에서는 보험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인바(대법원 1990.2.23. 선고 89다카22487 판결), 아래 본안에 관한 판단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소외 1에게 보험급여를 함으로써 그 보험급여액의 한도 내에서 소외 1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취득하였으며, 소외 1은 원고로부터 최종적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2000.7.21. 이후인 2001.11.경 위 합의를 하였던 것이므로, 피고들은 위 합의로 이미 소외 1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취득한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들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

가.

구상권의 발생

(1)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2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로서, 피고 제일화재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자로서, 각자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인 소외 1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소외 1에게 보험급여를 한 원고는 같은 법 제54조에 의하여 지급한 보험급여액의 한도 내에서 소외 1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취득하여 피고들에게 구상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2)

피고 제일화재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보험약관 제11조제2항제5호에 의한 면책

피고 제일화재는, ○○건설은 피고 2의 사용자인데,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인 소외 1이 ○○건설의 피용자로서 원고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금을 지급 받았으므로, 피고 제일화재는 이 사건 보험계약 상 영업용자동차보험 보통 약관 제11조제2항제5호에 따라 면책되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피고들이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계약의 내용으로 한 영업용자동차보험 보통약관(을 제1호증)은 제11조제2항제5호 본문에서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사용자의 업무에 사용하는 경우 피해자가 그 사용자의 업무에 종사중인 다른 피용자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인 경우에는 보상을 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우선, ○○건설이 피보험자인 피고 2의 사용자인지에 관하여 보면, 위 약관이 제12조제4항에서 피보험자에 포함되는 기명피보험자의 사용자의 범위에 관하여 “도급계약, 위임계약 또는 이들과 유사한 계약에 기하여 기명피보험자의 사용자에 준하는 지위에 있는 자를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약관에서 정의하고 있는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 또는 고용계약상 고용인 뿐 아니라 피보험자와 사실상 지휘ㆍ감독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한다고 할 것인바, 피고 2가 매월 550만원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건설에게 이 사건 굴삭기를 임대하는 동시에 직접 ○○건설이 시공 중인 석회석 하역설비공사 현장에서 이 사건 굴삭기를 운전하여 모래 및 철재 운반작업을 하기로 계약하고 이후 ○○건설의 공사과장 소외 3으로부터 작업지시를 받고 자재 운반작업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건설은 위 약관상 피고 2의 사용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나 한편, 위 약관 제11조제2항제5호 단서에서 “다만, 피용자인 기명피보험자가 개인으로서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에는 그 손해를 보상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보험계약의 기명피보험자인 피고 2가 피해자인 소외 1을 대위하여 구상을 하는 원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결국, 피고 2는 위 약관 제11조제2항제5호 단서의 ‘개인으로서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기명피보험자’에 해당되어 피고 제일화재는 위 약관 제11조제2항제5호 본문에 따라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 제일화재는, 위 약관 제11조제2항제5호 단서는 기명피보험자인 피고 2가 개인적으로 피해자 소외 1에게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의 보상책임에 관한 규정이므로 원고와의 관계에서는 위 단서조항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나, 위 단서조항의 적용범위를 위와 같이 한정하여 해석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결국 피고 제일화재의 위 면책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보험약관 제11조제2항제4호에 의한 면책

피고 제일화재는, ○○건설이 이 사건 굴삭기에 관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 상 승낙피보험자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 소외 1이 승낙피보험자인 ○○건설의 피용자로서 원고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금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 제일화재는 위 약관 제11조제2항제4호에 따라 면책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건설이 피고 2로부터 이 사건 굴삭기를 임차함과 동시에 피고 2로 하여금 ○○건설의 지시, 감독하에 작업을 하게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약관 제12조제3항에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중인 자도 피보험자에 해당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건설은 위 약관상 승낙피보험자에 해당된다고 할 것인데, 위 약관 제11조제2항제4호는 “배상책임의무가 있는 피보험자의 피용자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다친 경우에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 위 약관 제11조제2항제6호에 의하면, “제4호 및 제5호의 규정은 각각의 피보험자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적용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피해자 소외 1은 승낙피보험자인 ○○건설과의 사이에는 위 약관 제11조제2항제4호의 사용관계가 있으나, 기명피보험자인 피고 2와의 사이에는 그와 같은 관계가 없으므로, 피고 제일화재가 피보험자인 피고 2에 대하여 위 약관 상 면책조항을 원용하여 보험금의 지급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고, 따라서 원고가 피고 2의 배상책임에 의한 구상금의 지급을 피고 제일화재에게 직접 구하는 경우에도 피고 제일화재는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피고 제일화재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피고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 2가 구상권 행사의 상대방인 제3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주장

피고들은, 피고 2가 이 사건 사고 당시 ○○건설의 피용자의 지위에서 작업중이었으므로 피고 2를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에 있어서 제3자라고 할 수 없어 원고는 피고 2 및 그 보험자인 피고 제일화재에 대해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4조제1항에 의한 구상권행사의 상대방인 제3자는 ‘피해 근로자와 사이에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없는 자’(대법원 1998.5.8. 선고 98다6084 판결 참조), 즉 피해 근로자가 소속한 사업의 사업주 및 당해 사업주 소속의 근로자 이외의 자로서 피해 근로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를 말한다고 할 것이고, 이때 당해 사업주 소속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의한 근로자를 의미한다 할 것인바(같은법 제4조제2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피고 2가 이 사건 굴삭기를 임대하는 한편 그 운전자로서 ○○건설의 공사과장 소외 3으로부터 작업지시를 받고 자재 운반작업을 한 사실만으로는 피고 2가 ○○건설로부터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라고 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책임제한 주장

피고들은, 가사 원고에게 구상금 청구원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사고에 기여한 피해자 소외 1의 과실이 40%정도 된다고 다투나,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소외 1이 작업하던 공사현장은 길이 50m, 폭 20m 정도의 터파기 현장으로 밑에는 물이 차 있는 상태였으며, 작업하던 패널과 수면 사이의 간격은 2.5m 정도밖에 되지 아니하여 안전벨트를 하는 등 추락을 방지하기 위하여 특별한 장치를 할 정도로 위험한 장소는 아니었던 점, 피고 2가 이 사건 굴삭기로 작업을 하고 있던 장소는 소외 1의 작업현장과 4m 정도 떨어져 있었으며 굴삭기가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비교적 넓어 소외 1이 자신의 작업을 하는 외에 피고 2의 작업을 주시하면서 굴삭기의 운전과 관련하여 피고 2에게 사전에 고지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소외 1이 안전모와 안전화를 착용하고 있었던 점등 사고 당시의 상황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사고 발생에 기여한 소외 1의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나.

구상권의 범위

(1)

소외 1의 손해의 범위

원고가 구상할 수 있는 범위는, 소외 1이 입은 손해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지급한 보험급여액을 한도로 하는 것이므로 먼저 소외 1이 입은 손해의 범위를 살펴본다.

(가)

치료비

원고가 1998.11.21.부터 2000.5.19.까지 소외 1을 위하여 소외 영동병원 등에 지급한 치료비등은 합계 11,730,770원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