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조합원에 대하여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그것이 사외조합활동 과정에서 저질러진 행위에 대한 판결인 경우에는 그 행위의 반사회성의 정도에 불구하고 징계절차에 따라 징계를 할 수 있을 뿐 당연해고 사유에서는 제외하는 것이 이 사건 단체협약의 취지라면, 원고가 상급단체의 지시에 따라 상급단체가 주최하는 집회에 참가한 행위는 비록 그 집회에서 나타난 구호 등이 정당한 조합활동의 범주에 드는 것이 아니었고 또 집회가 나중에 폭력시위로 비화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정당성 여부를 떠나 위 단체협약에서 정한 사외조합활동에는 해당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외조합활동 과정에서 저질러진 원고의 행위에 대하여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에 대하여 당연해고를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집행유예판결을 받았음을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단체협약에 규정된 징계절차에 의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
* 서울고법 2006.02.07 2005누6029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03. 7. 25. 선고 2003구합1158 판결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장석대
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 회사는 인천 ○○구 ○○동 ○○에서 상시근로자 150여명을 고용하여 가정용 가스보일러 등을 제조하는 회사인데, 원고는 1995. 4. 6. 참가인 회사에 생산직 사원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02. 3. 1.자로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되었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02. 5. 13.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도 2002. 12. 9.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갑 1의 1, 2, 을 2, ]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원고는 2000. 2. 1.부터 2002. 2. 25.까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약칭ꡐ민주노총ꡑ)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약칭ꡐ금속산업연맹ꡑ) 소속 전국금속노동조합 ○○기공지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여 오던 중 금속산업연맹의 지침에 따라 2001. 3. 24. 토요일 근무시간 후 금속산업연맹 주관으로 ○○대학교에서 개최된 ○○자동차 정리해고 반대와 관련한 집회에 근로자ㆍ학생 등 350여 명과 함께 참가하였다.
원고는 위 집회현장에서 집회참가자들과 함께 위 학교 앞 왕복 8차선 도로를 점거하고 시내 진출을 기도하다가 경찰관들로부터 저지를 당하자 위 학교 안으로 일시 들어갔다가, 다시 선봉대 약 50여 명과 함께 쇠파이프 등으로 무장하고 위 학교 밖으로 진출하여 시위대를 해산시키려는 진압경찰관들에 대항하여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의 위력을 가하여 왕복 8차선 도로를 재점거한 후 시위진압 중인 경찰관들에게 화염병을 투척하여 경찰관들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고, 그로 인하여 경찰관들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다.
이로 인하여 원고는 2001. 5. 24.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화염병사용등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일반교통방해죄로 구속기소되어 2001. 8. 31. 인천지방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항소하였으나 2001. 12. 7. 서울고등법원에서 원고의 항소가 기각되었고, 그 후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 제31조(당연해고)는 참가인 회사는 조합원이 그 각 호에 해당될 경우 단체협약 제29조(징계위원회) 및 제30조(징계절차)를 적용하지 않고 당연해고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를“형사사건으로 기소되어 체형이 확정되었을 때(체형이라 함은 집행유예 이상을 의미한다. 단, 사외조합활동과 임금교섭, 단체협약 갱신으로 인한 기간 동안은 일반 징계 규정에 따른다.)”로, 제2호를“휴직자가 기간 만료 후 10일이 경과하여도 복직원을 제출하지 않을 때”로, 제3호를“정당한 이유 없이 연속 5일 이상 결근하거나 연중 통산 10일 이상 결근할 때”로, 제4호를“출근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은 자가 감봉 이상의 징계를 받았을 때”로 각 규정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위와 같은 유죄판결의 확정이 단체협약 제31조 제1호의 당연해고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02. 1. 2., 2002. 1. 5., 2002. 1. 15. 3회에 걸쳐 사측 관리직 사원들로 구성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원고에게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할 것을 통보하였고, 원고가 단체협약상의 일반징계조항에 따라 징계위원회를 노사동수로 구성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참석하지 아니하자, 2002. 2. 6. 다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단체협약 제31조 및 같은 취지의 취업규칙 제18조, 인사규정 제31조 제4호의 규정에 따라 원고를 해고하기로 의결한 후 2002. 2. 28. 원고에게 2002. 3. 1.자로 해고되었음을 통보하였다.
한편 참가인 회사는 1997년 단체교섭에서 단체협약 제29조(징계위원회는 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되 해고, 권고사직은 출석위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가 신설된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위 조항의 개정을 노조측에 요구하여 왔는데, 그러던 중 당시 노조 조직국장이던 국○○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주최로 1998. 5. 1. 서울 종묘공원에서 개최된“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 도입반대를 위한 5ㆍ1 근로자의 날 집회”에 참석하여 경찰관에게 보도블럭을 깨어 던지고 도로를 점거하는 등의 불법시위를 한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1998. 9. 18.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형을 선고받은 일이 발생하였고, 이에 참가인 회사는 국○○을 징계해고하려고 하였으나 노조측에서는 이를 저지하려고 하여 이 문제로 노사가 여러 차례에 걸쳐 협의하던 중, 1998. 12. 18. 국○○을 경징계하는 대신 단체협약 제29조, 제30조의 적용을 받지 않고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는 단체협약 제31조의 당연해고규정을 신설하되, 위 조항의 신설로 사내외 조합활동의 위축을 우려한 노조측의 요구에 따라 사외조합활동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및 임금교섭, 단체협약 갱신으로 인한 기간 동안의 행위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에는 단체협약 제29조, 제30조의 일반징계절차에 따른다는 단서조항을 삽입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단체협약 제31조가 추가되었고, 같은 날 국○○은 출근정지 7일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인정근거: 갑 2, 갑 4의 1~5, 을 5, 을 6의 1~6, 을 7의 1, 2, 변론의 전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상급단체의 지시에 따라 상급단체가 개최하는 대우자동차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석한 것은 사외조합활동에 해당하므로 단체협약 제31조 단서에 따라 노사동수로 구성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여 징계결정을 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해고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징계절차에 중대한 흠결이 있어 무효라고 주장한다.
피고의 주장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에 대한 집행유예의 형사처벌이 확정됨으로써 단체협약상의 당연해고 사유가 발생하였고, 원고가 ○○자동차 정리해고 반대를 위한 불법시위에 참석한 행위는 사외조합활동의 범주에 속하지 않고, 사외조합활동의 범주에 든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 제31조 제1호 단서의 해석상“사외조합활동”이라는 문구는 단순한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사외조합활동으로 인한 기간”을 의미하는 것인데, 참가인 회사는 단체협약 제31조 제1호 단서에 따라 원고가 사외조합활동을 하는 기간 및 임금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활동을 하는 기간을 피하여 당연해고를 함으로써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절차 및 사유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참가인 회사의 징계관련 규정 <생 략>
판 단
노동조합 활동이라 함은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또는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라고 할 것이고, 사외조합활동은 노동조합의 활동 중 사업장 밖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를 말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근로자인 노동조합 조합원의 활동이 사외조합활동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그것이 조합원의 사외조합활동을 정당행위로 평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어 원칙상 당연해고 사유에 해당되는 행위이더라도 그 행위가 조합원의 사외조합활동 과정에서 저질러진 행위인 경우, 징계규정에 따라 징계할 수 있을 뿐 당연해고를 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31조 제1호 단서의 적용에 관한 것이므로, 위 단서조항의 문언에 중점을 두어 그 해당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살피건대, 이 사건 단체협약 제31조 제1호 단서에서 말하는 사외조합활동은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선고될 정도로 위법의 정도가 중한 행위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점, 당연해고 사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단체협약 제31조 각호에 열거되어 있는 사유들은 객관적으로 그 해당여부에 관하여 다툼이 없을 정도로 명확한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그 제1호의 단서인 사외조합활동에 관한 규정의 적용에 있어서 문언상 그 적용의 기준을 달리 정하고 있지 아니함에도 위법성의 정도를 기준으로 그 적용여부를 달리하게 되면 그 문언에 반하는 결과가 될 뿐 아니라 당연해고 사유에 해당되는지 여부의 판단이 불명확하게 될 우려가 있는 점, 비위행위가 가지는 위법의 정도는 징계절차에서 징계양정을 함에 있어 고려되는 것이므로 위법의 정도가 중한 사외조합활동을 당연해고 사유로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는 점 및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 단체협약 제31조 단서에 사외조합활동이 삽입된 경위가 국○○이 민주노총 주최의“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 도입반대를 위한 5ㆍ1 근로자의 날 집회”에 참석하여 경찰관에게 보도블럭을 깨어 던지고 도로를 점거하는 등의 불법시위를 한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형을 선고받은 일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가 국○○을 징계해고하려고 하던 와중에 노사간의 협상과정에서 사내외 조합활동의 위축을 우려한 노조측의 요구에 따라 사외조합활동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를 당연해고의 예외로 두고자 하는 노사간 합의의 결과이므로 위 합의 당시 참가인 회사와 노조는 모두 이 사건 원고의 위법한 행위와 흡사한 행위인 국○○이 처벌받은 행위를 사외조합활동이라고 알고 합의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조합원에 대하여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그것이 사외조합활동 과정에서 저질러진 행위에 대한 판결인 경우에는 그 행위의 반사회성의 정도에 불구하고 징계절차에 따라 징계를 할 수 있을 뿐 당연해고 사유에서는 제외하는 것이 이 사건 단체협약 제31조 제1호 단서의 취지라고 할 것이다.
위 단체협약 제31조 제1호 단서의 취지를 이와 같이 본다면 원고가 상급단체의 지시에 따라 상급단체가 주최하는 집회에 참가한 행위는 비록 그 집회에서 나타난 구호 등이 정당한 조합활동의 범주에 드는 것이 아니었고 또 집회가 나중에 폭력시위로 비화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정당성 여부를 떠나 위 단체협약 제31조 제1호 단서에서 정한 사외조합활동에는 해당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외조합활동 과정에서 저질러진 원고의 행위에 대하여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 제31조 제1호에 의한 당연해고를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집행유예판결을 받았음을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단체협약 제29조에 규정된 징계절차에 의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므로 단체협약상 규정된 징계절차에 위반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절차상 하자로 인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어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는 이에 대하여, 단체협약 제31조 제1호 단서의 해석상“형사사건으로 기소되어 체형이 확정되었을 때(체형이라 함은 집행유예 이상을 의미한다. 단, 사외조합활동과 임금교섭, 단체협약 갱신으로 인한 기간 동안은 일반 징계 규정에 따른다.)”라는 문구 가운데ꡐ사외조합활동ꡑ은 단순한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사외조합활동으로 인한 기간”을 의미하는 것이고 참가인 회사는 단체협약 제31조 제1호 단서에 따라 원고가 사외조합활동을 하는 기간 및 임금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활동을 하는 기간을 피하여 원고를 당연해고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한 절차 및 사유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하나,ꡐ사외조합활동ꡑ이라는 문구가 위 단체협약 단서에 삽입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앞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사외조합활동으로 인하여 집행유예 이상의 신체형이 확정된 근로자에 대하여는 일반징계규정에 따를 것이지 당연해고에 관한 위 단체협약 제31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위 문구를 근로자가 사외조합활동으로 인하여 집행유예 이상의 신체형을 받아 그 형사처벌이 확정된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당연해고를 할 수 있되 다만 사외조합활동을 하는 기간만큼은 당연해고 조항이 아닌 일반 징계규정에 따라야 한다는 취지 즉, 사외조합활동으로 형사처벌받은 근로자를 당연해고할 수 있는 기간을 일정 기간 동안은 배제하는 취지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진권(재판장), 김명한, 윤종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