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08. 10. 31. 선고 2007나70324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회사에는 1968. 2. 14. 제정되어 피고회사의 전체 직원에 대하여 적용되던 취업규칙이 있었는데, 피고는 2004. 7. 1. 일반직 과장 이상, 연구직 선임 연구원 이상, 생산직 기장 이상의 직위자(이하 '간부사원'이라고 한다)에게 적용되는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별도로 제정·시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고 한다).

나.

원고들은 피고회사의 차장, 부장 등의 직위에 있는 간부사원들로서 이 사건 취업규칙의 적용대상이 되는 사람들이다.

2.

원고들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청구의 요지

(1)

이 사건 취업규칙은 종전 취업규칙에 비하여 근무시간을 지정하지 않고 있고(제9조), 휴일규정을 축소하였으며(제10조), 휴일 근무시 사전 합의조항을 삭제하였고(제11조), 연월차 휴가를 최대 25일 축소하고 생리휴가를 무급화하였으며(제12조 및 제13조), 특별휴가와 포상휴가를 폐지하고, 하기휴가를 임의규정화하였고(제15조 및 제17조), 연봉제의 도입으로 임금이 낮아졌으며(제19조), 정리해고시 해고예고 및 해고수당 지급조항을 삭제하였고(제32조), 회사의 정책방향에 역행하는 경우 징계해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제41조) 등 원고들을 포함한 간부사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다(이상의 제 규정을 '이 사건 불이익변경규정'이라고 한다).

(2)

위와 같이 이 사건 취업규칙은 원고들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피고로서는 근로기준법 제97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간부사원들만의 동의를 받았고, 간부사원들에 대해서도 의견교환이 전혀 없이 사용자인 피고의 강압적인 개입에 의하여 사후에 개별적인 동의를 받았을 뿐이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은 동의권자의 동의가 없으므로 무효이다.

(3)

또한, 피고 회사가 E노동조합(이하 'E노조'라고 한다)과 체결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고 한다)에 의하면 조합원 외에 원고들과 같은 종업원에게도 위 단체협약이 적용되는데, 이 사건 취업규칙은 위 단체협약에 비해 불리하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에 의하여 무효일 뿐만 아니라, 위 단체협약에 의하여도 무효이다.

(4)

불이익하게 변경된 이 사건 취업규칙에 의하여 원고 A은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고, 원고 B, C는 연봉제의 시행으로 생긴 등급제에 따라 낮은 등급을 받아 임금이 연봉제 시행 이전보다 현저히 감소하였는바, 위와 같이 이 사건 취업규칙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권리와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 발생하였으므로, 원고들은, 주위적으로, 이 사건 취업규칙의 무효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예비적으로, 이 사건 취업규칙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위 취업규칙 제정 이전에 입사한 원고들에 대하여는 위 취업규칙 중 이 사건 불이익변경조항의 적용이 배제된다는 확인을 구한다.

나.

판단

(1)

이 사건 각 청구의 적법성 여부

먼저, 이 사건 각 청구의 적법성 여부에 관하여 본다.

확인의 소의 대상은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에 대한 것이어야 하므로 확인의 소로써 일반적, 추상적인 법령 또는 법규 자체나 단체 내부 규정의 효력을 다툴 수 없다(대법원 1992. 8. 18. 선고 92다13875, 91다13882, 92다13899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 취업규칙은 작성권자인 피고에 의하여 작성되어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이 그 작성을 강제하고 이에 법규범성을 부여한 일반·추상적인 단체 내부규정으로서 그 작성·시행으로 당연히 효력이 발생하고, 다만 취업규칙상 종전의 근로조건에 비하여 불이익하게 변경되었으나 근로기준법 제97조 제1항 단서의 동의를 얻지 못하였을 때에는 개정 전 규정의 적용을 받던 종전 근로자에게만 그 효력이 없을 뿐이므로(따라서 개정 후에 피고와 새로이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는 당연히 개정된 규정이 적용된다), 이 사건 취업규칙 전체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어서 확인대상의 적격이 없다.

따라서, 설사 이 사건 취업규칙이 원고들에게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적법한 동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취업규칙 전체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주위적 청구는 부적법하고, 다만 이 사건 취업규칙이 종전의 취업규칙에 비해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 해당 근로자는 이 사건 취업규칙이 자신에 대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종전 규정의 적용을 받을 지위에 있다는 확인, 즉 이 사건 취업규칙의 적용배제의 확인을 구할 수는 있으므로 이 사건 예비적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

(2)

적법한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

갑 제7호증, 을 제1, 3호증, 을 제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E노조의 조합원 가입자격은 피고 회사의 종업원 중 과장급 미만의 사원으로 제한하고 있어 직책이 차장과 부장인 원고들은 E노조의 조합원 가입자격이 없는 사실, 피고 회사는 2004. 7. 1. 이 사건 취업규칙을 제정·시행하면서 그 적용대상자인 간부사원들에게 이 사건 취업규칙을 제정하게 된 경위와 내용 등을 설명하였고, 이에 간부사원들은 2004. 8. 16. 피고의 강압적인 개입 없이 지역본부별 또는 팀별로 모여 상호 의견을 교환한 뒤 피고에게 이 사건 취업규칙의 제정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한 사실, 피고는 2004. 8. 18. 서울강남지방노동사무소장에게 이 사건 취업규칙의 적용대상 인원 6,683명 중 89%에 해당하는 5,958명의 동의를 받아 이 사건 취업규칙을 신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갑 제5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는 믿지 아니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과 같은 간부사원들은 E노조에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없어 E노조가 원고들을 대표하여 이 사건 취업규칙의 제정에 동의할 권한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취업규칙의 적용대상자로서 위 취업규칙의 제정·시행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게 되는 간부사원들만이 동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취업규칙은 그 적용대상 인원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었으므로 원고들을 포함한 간부사원들에게 적용된다.

그리고 비록 이 사건 취업규칙의 제정·시행 후 간부사원들 과반수의 동의를 받았지만, 위와 같은 동의를 받기 전의 이 사건 취업규칙의 효력발생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사후에 동의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취업규칙이 무효라고 할 수 없다.

(3)

단체협약에 위반되는지 여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규정하는바, 이에 따라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되는 동종의 근로자라 함은 당해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그 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 자를 가리키며, 한편 단체협약 등의 규정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자는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된다고 할 수 없어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참조).

갑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와 E노조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단체협약 제2조 제1항은 '본 협약은 회사와 조합, 조합원 및 종업원에게 적용하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종업원이라 함은 회사의 취업규칙 또는 개별 노동계약에 따라 채용된 일반직, 연구직, 생산직, 단순직, 별정직, 영업직, 정비직, 촉탁원 등을 통칭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간부사원인 원고들은 E노조의 조합원 가입자격이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단체협약 중 적용범위 및 조합원의 자격과 가입에 관한 각 규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원고들은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된다고 할 수 없어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고, 위 단체협약이 적용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종업원은 E노조의 가입자격은 있으나 가입하지 않고 있는 사원만을 말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은 위 단체협약에 비해 불리하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에 의하여 무효일 뿐만 아니라, 위 단체협약에 의하여도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도 이유 없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취업규칙 전체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주위적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고(달리 본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취업규칙은 소정의 적법한 동의절차를 거쳐 제정되었음은 위에서 본 바이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은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 점에서도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이 사건 취업규칙이 적법한 동의절차 없이 제정되었다거나 단체협약에 위배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이 사건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 사건 예비적 청구가 이 사건 주위적 청구에 흡수된다고 보아 위 청구 모두를 각하한 제1심 판결은 이 사건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는 정당하고 이 사건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는 부당하지만 제1심에서 본안판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심리가 되었다고 인정되므로, 제1심 법원으로 환송하지 아니하고 본안판결을 하기로 한다. 다만, 원고들만이 항소한 이 사건에 있어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상 항소인인 원고들에게 불이익하게 제1심 판결을 취소하여 원고들의 이 사건 예비적 청구에 대한 기각판결을 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항소만을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철(재판장) 진철 김도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