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원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의 단체교섭 상대방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21호증(가지번호 각 포함, 이하 같음), 을 제1 내지 5호증, 을 제9호증, 을 제1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전국 155개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에서 취업알선, 실업급여 지급, 직업훈련, 청소년 직장체험, 자활사업 등 고용정책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1,800여명의 직업상담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으로서 2002. 7. 15. 설립되었다.
피고 산하 노동부는 1996년부터 고용보험업무를 확대하면서 민간인 신분의 직업상담원들을 채용하기로 하고, 노동부장관 명의로 '노동부 직업직업상담원 선발계획 공고'라는 제하의 광고를 내면서 "노동부는 전국 지방노동관서에서 일할 유능한 민간직업상담원을 채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공개모집합니다"라는 내용을 게재하고, 선발예정인원 및 근무지명은 각 지방노동관서별로 특정하였다. 이후 위 계획에 따라 각 지방노동청장이 그 지방노동관서에서 근무할 직업상담원들을 각 채용하고, 직업상담원들과 근로계약을 각 체결하였다. 당시에는 그에 대한 구체적 법적 규정이 없이(2001.9. 28.「직업안정법 시행규칙」제1조의2 제2항에 규정되었다) 각 지방노동청장이 전적으로 직업상담원에 대한 채용 및 근로조건을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노동부는 행정의 내부적 통일성을 기하기 위하여 1998. 6. 19. 직업상담원들의 채용 및 근무조건과 관련하여 노동부훈령으로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직업상담원규정을 제정하였다.
직업상담원의 지방노동청별(지방노동관서 포함), 직급별 정원은 예산의 범위 안에서 노동부장관이 정하되, 서류전형은 지방노동관서장이, 전산능력시험 및 면접시험은 지방노동청장이 각 실시하고, 직업상담원과의 근로계약은 지방노동청장이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체결한다.
직업상담원에 대하여 예산의 범위 안에서 봉급보전수당, 성과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고, 노동부장관은 직업상담원이 정규근무시간 외에 초과근무를 하는 경우 식사제공을 위한 특근매식비를 지방노동관서에 배정할 수 있다.
그밖에 직업상담원의 근무자세, 근무시간, 근태관리, 휴일 및 휴가, 병가, 공가, 출장여비, 경력평정, 인사기록 작성 등에 관한 시행기준 및 방법을 명시하고 있고, 승진, 근로계약의 해지, 재계약, 전보, 근무성적평정, 징계절차, 휴직, 복직 등 인사에 관한 제반 사항들에 관한 규정도 있으며, 각 지방노동관청간 전보에 관하여도 규정하고 있다.
직업상담원규정이 제정된 후, 지방노동청장들과 직업상담원들 사이에 체결되는 근로계약서는 위 규정 별표에서 예시된 계약서를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노동부장관은 위 규정의 개정이나 구체적 시행과 관련하여 필요한 지침을 지방노동청장들에게 수시로 보내고 있고, 직업상담원들에 대한 다른 지방노동청으로의 전보인사는 같은 일시에 6개 청장이 동시에 발령하고 있다.
직업상담원들의 고용보험에 있어서 그 사업주는 노동부장관으로 되어 있으나, 단위사업장은 소속 지방노동관서장이 가입자로 되어 있고, 산업재해보상보험, 건강보험 및 국민연금에 있어서도 가입 해당 사업장은 소속 지방노동관서장으로 되어 있다.
원고의 2002년도 및 2003년도 단체교섭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졌다.
원고는 위 설립 이래 2002년과 2003년 6개 지방노동청장(서울, 경인, 부산, 대구, 광주, 대전)과 2차례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2003. 8.부터 시작된 2003년도 단체협약 과정에서 2003. 10. 7. 2차 단체교섭 당시 노동부차관이 직접 출석하여 모두발언을 하면서 예산문제로 인하여 발생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관하여 이야기하였고, 실제 교섭과정에서는 서울지방노동청장과 6개청의 관리과장 이외에 노동부 본부의 B과 C이 출석하여 임금인상률, 직업상담원들의 정규직화, 전임자의 처우 등에 대한 노동부의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2003. 10. 10. 3차 단체교섭에서는 서울지방노동청장과 관리과장 외에 다른 지방노동청의 장이나 실무자는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C, B, 본부의 고용관리과장, 노사정책과장이 참석하여 단체협약의 구체적 내용을 논의하였다.
원고의 2004년도 임금교섭 등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졌다.
원고는 2004년도 임금교섭을 하기 위하여 2004. 2. 11.부터 2004. 6. 18.까지 8차례에 걸쳐 노동부장관과 각 지방노동청장에게 임금교섭을 요구하였으나, 각 지방노동청장은 "정부예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사용자가 임금을 결정하기 어려워 부처별 예산이 확정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임금교섭을 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임금교섭에 불응하였고, 노동부장관은 위 교섭요구에 관하여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에 원고는 각 지방노동청장을 사용자측 당사자로 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하였는데, 이후 원고는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2004. 7. 23. 취하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아직 교섭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원고의 노동쟁의조정신청에 대하여 행정지도 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2005. 2. 1. 6개 지방노동청장과 2004년도 임금협약(내용은 2005년도 임금에 관한 것이다)을 체결하였다.
한편, 원고는 2002. 9. 2. 노동부장관에게 2002년도 단체협약 교섭요청을 하였는데, 2002. 9. 7. 노동부장관은 직업상담원들을 직접 채용하고 업무상 지휘·명령권을 가지고 있는 각 지방노동청장이 단체교섭을 처리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회신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2. 9. 13. 노동부장관에 대하여 노동부장관이 직업상담원에 관련된 제반 권한을 행사하고 업무 지시를 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들 들어 사용자인지 여부에 관하여 질의응답을 다시 요청하였는데, 노동부장관은 2002, 9. 24. 지방노동청장이 사용자라는 같은 내용의 회신을 하였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피고가 원고의 단체교섭 상대방의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단체교섭권에 관하여는「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노법'이라 한다)에 다른 신속하고 효율적인 구제방안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원고가 성실한 단체교섭 요구를 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승소하더라도 원고의 목적하는 것처럼 노동부장관이 원고와의 단체교섭석상에 상대로 나서야한다는 점까지 확인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고, 설령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어떠한 불안·위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피고가 원고의 단체교섭 상대방의 지위에 있다는 확인만을 받아서는 분쟁해결의 실효성이 없어서 위 소는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 대한 단체교섭 상대방의 지위에 있음을 부인하고,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2004년도 임금교섭을 요구하였음에도 피고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아니하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소로써 피고에 대하여 그 확인을 구하고 그 결과에 따라 피고와 실제로 단체교섭에 나아갈 수 있어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직업상담원들의 채용 및 보수의 결정 등은 피고의 직업상담원규정에 정한 바에 따라 이루어지면서 위 규정의 변경과 이에 따른 구체적인 지침은 피고 산하 노동부의 예산과 정책방침에 맞추어 지시·시달되고 있으므로 피고는 직업상담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 그런데 노노법에서 정하는 단체교섭의 당사자로서의 사용자는 근로계약관계의 당사자로서의 사용자에 한정되지 않고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의 전부 또는 일부의 결정에 대하여 구체적·실질적 영향력 내지 지배력을 미치는 자는 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설령 피고가 직업상담원들과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지는 아니하였더라도 직업상담원들의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의 전부 또는 일부의 결정에 대하여 구체적·실질적 영향력 내지 지배력을 미치고 있고, 그에 비하여 지방노동청장은 직업상담원들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실질적 결정권한이 없어 독립성이 없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단체 교섭을 위하여도 노노법상 원고의 단체교섭 상대방은 피고가 된다고 보아야 한다.
판단
노노법 제2조 제2호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노노법 제29조 제1항에서는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81조 제3호에서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의 하나로 규정함으로써 사용자를 노동조합에 대응하는 단체교섭의 당사자로 규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법조항에 규정한 "사용자"라 함은 근로자와의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자, 즉 근로자와의 사이에 그를 지휘·감독하면서 그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를 말하는데(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누3565 판결, 1997. 9. 5. 선고 97누3644 판결 등 참조), 국가의 행정관청이 사법상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근로계약관계의 권리·의무는 행정주체인 국가에 귀속되므로, 국가는 그러한 근로계약관계에 있어서 노노법 제2조 제2호에 정한 사업주로서 단체교섭의 당사자의 지위에 있는 사용자에 해당한다.
그런데 원고는 전국 155개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에서 취업알선, 실업급여 지급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아닌 직업상담원을 조합원으로 한 노동조합인 사실, 노동부장관의 하위 행정관청인 각 지방노동청장이 위 각 직업상담원들과 사법상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그들을 지휘·감독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이를 위 법리에 비추어보면, 각 지방노동청장이 그 이름으로 직업상담원들과 사법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더라도, 이는 각 지방노동청장이 행정주체인 국가 산하의 행정관청으로서 근로계약체결사무를 처리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사법상 근로계약관계의 권리·의무는 행정주체인 국가에 귀속되고, 이에 따라 피고가 노노법 제2조 제2호 소정의 사업주인 사용자로서 원고에 대응하는 단체교섭의 상대방 당사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단체교섭 상대방의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여야 하는데, 제1심 판결 중 원고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이 다르므로 부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가 있다. 따라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철(재판장) 김성욱 진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