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2007. 7. 10.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 2항과 같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관계
피고는 서울 강서구 B 소재 본사와 함께 인천 남동구에 남동지점, 서울 종로구에 낙원지점, 계룡시에 대전공장(이하 피고의 대전공장을 '대전공장'이라고만 한다)을 두고 악기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피고의 본사에서는 주로 일반 사무업무를, 남동지점에서는 원자재 공급업무를, 낙원지점에서는 영업 및 물류창고업무를, 대전공장에서는 제품의 생산업무를 각 담당하여 왔다. 한편, 피고는 자회사로 중국 대련에서 중국공장을 운영하는 C유한공사를 두고 있다.
원고들은 피고에 입사하여 대전공장에서 근무하다가 2007. 7. 10. 피고의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정리해고된 근로자들로서 D노동조합 대전충북지부 E지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원들이다.
이 사건 정리해고의 경위
피고는 2007. 4. 9.경 '노사갈등과 생산량 저하에 따라 대전공장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2007. 4. 9.부터 같은 해 7. 9.까지 휴업을 한 후 2007. 7. 10.자로 폐업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하였다.
피고는 2007. 5.말경 대전공장의 폐업에 따라 원고들을 포함한 대전 공장의 근로자 83명 전원에 대하여 정리해고예고를 통지하고 퇴직위로금의 지급을 전제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결과, 83명 중 43명이 이를 수용하여 퇴사하였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피고에게 단체협약 제67조에 기하여 공장폐업이 단체교섭 대상임을 들어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및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07. 4. 29.부터 같은 해 7. 9.까지 11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피고는 2007. 7. 10.경 대전공장 소속 근로자들에게 '대전공장이 2007. 7. 10.자로 폐쇄되고 모든 근로자는 해고되었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보냈고(이하 '이 사건 정리해고'라 한다), 그 후로는 이미 정리해고가 완료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정리해고 관련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 등
대전공장에는 피고와는 별도로 대전공장 소속 근로자에게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 있었고, D노동조합은 대전공장과 사이에 별도의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있었다.
위 단체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27조(정리해고)
회사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조합원을 해고할 경우 90일 이전에 조합에 통보하고 월 2회 이상 교섭을 실시하며, 해고대상자의 선정, 범위, 절차에 대해서는 사전에 조합과 성실히 협의한다.
제67조(교섭대상)
단체교섭의 대상은 다음과 같다.
공장의 휴업, 폐업, 합병, 분할에 관한 사항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호증, 갑 제10호증의 1, 2, 갑 제12호증의 1 내지 10, 갑 제13, 14, 16호증, 을 제15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정리해고는 아래와 같이 근로기준법상의 정리해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무효이다.
피고는 매년 66억 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유지하여 왔고 동종 업체에 비하여 신용 상태 및 부채비율이 양호하므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는 피고 회사 전체적으로 사무실 축소, 임원 임금 동결, 조업시간을 단축하는 등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전혀 마련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들만 선별적으로 해고하였다.
피고는 '폐업으로 인하여 노사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입장을 되풀이 하였을 뿐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노동조합에 통보하거나 이와 관련하여 성실한 협의를 한 사실이 없다.
피고의 주장
대전공장은 피고의 다른 사업부문과 인적·물적·장소적으로 분리·독립되어 있고 재무 및 회계도 분리되어 있으며, 노동조합도 별도로 조직되어 있고 경영여건도 서로 다른바,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지속적인 적자상태, 주문의 급격한 감소 등으로 대전공장에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존재하여 대전공장을 폐업하면서 원고들을 정리해고한 것이므로, 이 사건 정리해고는 그 요건을 모두 갖춘 정당한 해고에 해당한다.
판단
정리해고의 요건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실시일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 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 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당해 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참조).
이 사건 정리해고가 근로기준법에 정해진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여부에 관한 판단 기준
기업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른바 정리해고의 정당성의 요건으로 요구되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란 기업의 일부 영업부문 내지 영업소의 수지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기업 전체의 경영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되어야 하고(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두202 판결 참조), 다만 한 법인의 사업부문이 다른 사업부문과 인적·물적·장소적으로 분리·독립되어 있고 재무 및 회계도 분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도 각 사업부문별로 조직되어 있고, 경영여건도 서로 달리하고 있다면 그 사업부문만을 따로 떼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5다30580 판결 참조).
대전공장만을 분리하여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지
위 인정사실 및 을 제11호증, 갑 제16, 17, 22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의 본사, 남동지점, 대전공장, 낙원지점이 물적·장소적으로 분리되어 있었던 사실, 부가가치세 신고를 별도로 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을 제14호증의 1 내지 3, 을 제17호증의 1 내지 7, 을 제18 내지 20호증의 각 1, 2, 을 제21, 22호증의 각 1 내지 7, 을 제23호증, 을 제24호증의 1 내지 4, 을 제2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사실 및 갑 제16, 17, 22, 24호증, 을 제20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바와 같이, 피고의 본사에서는 주로 일반 사무업무를, 남동지점에서는 원자재 공급업무를, 낙원지점에서는 영업 및 물류창고업무를, 대전공장에서는 제품의 생산업무를 각 담당하여 온 점, 대전공장은 대부분의 자재를 본점 또는 남동지점을 통하여 공급받았으며, 대전공장에서 생산한 제품 또는 상품은 모두 피고 본사를 통하여 수출 또는 내수용으로 판매된 점, 피고는 1999. 중국 대련에 C유한공사를 설립하고 위 회사에서 공급받은 반제품을 대전공장에서 가공하기도 한 점, 피고가 2006. 12.경 C유한공사를 확장·이전한 후 대전공장에 대한 반제품 입고량이 감소된 점, 반제품 입고량, 자재의 구매단가, 제품 또는 상품의 판매단가는 모두 피고 본사에서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대전공장이 피고의 다른 사업부문과 재무 및 회계가 분리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대전공장의 경영사정만을 기준으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 회사 전체의 경영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에 관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피고 회사 전체의 경영사정을 토대로 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여부
인정사실
피고 회사의 2000년 7월 이후 2007년 6월까지 사이의 매출 및 손익 현황은 아래 표 기재와 같고(피고 회사는 6월 30일 결산 법인으로서 이하 연도 표시는 해당 연도 7월 1일부터 다음 해 6월 30일까지를 가리킨다), 피고 회사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000년 약 86억 원, 2001년 약 98억 원, 2002년 약 102억 원, 2003년 약 117억 원, 2004년 약 90억 원, 2005년 약 66억 원, 2006년 약 7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피고 회사의 2001. 6. 30.부터 2007. 6. 30.까지의 자산 및 부채 현황은 아래 표 기재와 같고, 동종 업종의 평균 부채비율은 2004년 110.49%, 2005년 125.13%, 2006년 168.35%이며, 2007년 산업 평균 부채비율은 109.4%이다.
피고 회사는 2006. 5. 4.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대전공장에 관한 임금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2006년도 환율인하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더량은 조금씩이나마 회복되기 시작하여 2006년도 4월 현재 임금의 8% 인상안을 제시합니다'고 제안하였고, 2006. 5. 26.에는 임금총액 기준 9.1% 인상안을 제시하였으며, 2006. 5. 27.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9.1% 임금 인상안에 합의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4호증의 1 내지 4, 갑 제16, 32, 36호증, 갑 제37호증의 1 내지 4, 갑 제38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피고 회사는 2000년 약 86억 원, 2001년 약 98억 원, 2002년 약 102억 원, 2003년 약 117억 원, 2004년 약 90억 원, 2005년 약 66억 원, 2006년 약 7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등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까지 계속 상당한 액수의 당기순이익을 낸 점, 피고 회사의 부채비율은 2004년 31.5%, 2005년 35.4%, 2006년 30.48%, 2007년 22.38% 등으로 동종 업종의 평균 부채비율(2004년 110.49%, 2005년 125.13%, 2006년 168.35%) 또는 2007년 산업 평균 부채비율은 109.4%보다 훨씬 낮아서 재무구조 또한 상당히 안정적이었던 점, 피고 회사는 2006년에 이 사건 대전공장 근로자들에 관하여 9.1%의 임금인상안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오더량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경영상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회사는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인원의 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할 것이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정리해고에 관하여는 긴급한 경영상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정리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의 나머지 다른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정당한 이유가 없는 무효의 해고라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용선(재판장) 김진석 김지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