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채용의 근거가 된 법령 등의 규정이나 계약 등에서 사용자에게 사용기간이 만료된 근로자와 재계약을 할 의무를 지우거나 재계약 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근거 규정을 두고 있어 근로자에게 ‘소정의 절차에 따라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그 절차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
참가인들은 자신들에 대한 근무실적평가 결과가 일정 이상의 점수이면 원고와의 근로계약이 다시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한 근무실적평가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채 참가인들과의 근로계약 재체결을 거부한 것은 참가인들에 대한 사실상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할 수 있다.
기간제법의 입법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 지위의 안정화라는 목표와 사용자가 경기 변동에 따라 고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라는 목표를 조화롭게 추구하는 것이고, 이러한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법 제4조제2항은 강행규정으로 봄이 타당하다.
기간제법이 기간제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을 원칙적으로 2년으로 제한할 뿐 다른 나라의 입법례처럼 기간제 근로계약의 재체결에 정당한 객관적 사유의 존재를 요구하거나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적 체결이 가능한 횟수를 제한하고 있지 않는 입법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법 시행 이후에는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2년의 기간 내에서 계약기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음은 물론 동일한 내용으로 반복하여 체결할 수도 있지만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때에는 해당 기간제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서의 지위가 인정되므로, 법 시행 이후에 신규로 체결되는 기간제 근로계약은 근로관계가 2년의 기간 내에 종료될 것이 예정되어 있는 반면 근로자에게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법 시행 이전에 근로자에게 이미 인정된 재계약 체결 기대권이 법 시행 후에 배제 내지 제한되지 않는다면, 기간제 근로계약이 반복 체결되어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게 되어 기간제근로자가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법 시행이 기간제근로자의 위 재계약 체결 기대권을 배제 또는 제한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법은 이러한 경우의 재계약 체결 기대권을 배제 또는 제한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법의 입법취지가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뿐만 아니라 기간제근로자 지위의 안정화라는 두 가지 목표의 조화로운 추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이와 같은 결과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법 시행 후에 갱신되는 근로계약 등에서 재계약 체결 기대권을 배제 내지 제한하기로 합의하거나 재계약 체결 기대권에 관한 관계 규정 등을 개정하는 등 재계약 체결 기대권을 배제 또는 제한하는 조치를 별도로 취하여야 하고, 그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위와 같은 경우에 기간제근로자가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는 결과는 법 제4조제2항의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재계약 체결 기대권이 인정되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용자에게는 통상 계약 체결 당시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계속하여 반복 체결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사용자의 의사에 크게 반하지도 않는다고 보인다.
참가인들에게는 법 시행 이전에 원고와 참가인들의 근로계약 등에 의해 재계약 체결 기대권이 인정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도 원고는 법 시행 후에 계약기간만 바꿀 뿐 참가인들의 위 기대권을 배제 내지 제한하는 조치를 별도로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원고는 법이 2007.7.1.부터 시행되도록 공포된 상황에서 참가인들과 같은 전문직 직원의 신분조장을 위해 전문직직원운영세칙을 개정하면서까지 기간제 근로계약을 종전과 동일하게 체결하였다. 그러므로 참가인들의 재계약 체결 기대권은 법 시행 후에 배제 또는 제한되지 않았다.
* 서울고등법원 제6행정부 판결
* 사 건 : 2010누36659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항소인 : 한국철도공사
* 피고, 피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10.10.8. 선고 2010구합870 판결
* 변론종결 : 2011.05.18.
* 판결선고 : 2011.06.22.
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08.6.20.경 참가인들을 각 2008.6.25.부터 2009.6.24.까지 채용하는 전문직직원채용계약을 체결하였다가(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2009.5.22.경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09.6.24. 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된다는 통지를 하고 참가인들과의 재계약 체결을 거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계약거부’라 한다).
참가인들은 2009.7.10.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참가인들에게 재계약 체결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원고가 이 사건 재계약거부를 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참가인들의 원직복직과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 지급을 명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2009부해896)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9.12.10.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음,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을 제37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재계약 체결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의 성립
원고의 주장
원고가 철도청에서 공사로 전환되는 초기에 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이하 ‘4대 보험’이라 약칭한다) 업무를 처리할 역량이 부족하여 그 업무 처리 능력을 배양하고자 그에 관한 전문가인 참가인들을 2년 동안만 직접 채용하여 업무 역량을 축적한 점, 참가인들에 대한 근무성적평가 등의 사항은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한 인사관리를 하는 데 필요한 것일뿐 근로계약 재체결과 무관한 점, 원고에게 재계약 체결 의무를 지우는 규정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들에게 원고와의 근로계약이 다시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 사실
직업상담원의 공무원으로 신분 전환
참가인들은 1997년경부터 노동부(현재의 ‘고용노동부’) 산하 대전지방노동청의 직업 상담원으로 근무하면서 고용보험·취업지원 등 업무를 담당하였다. 참가인들과 같은 직업상담원은 고용보험 등 업무 처리를 위해 지방노동청에 채용된 계약직 근로자로서 2003년경에는 정년이 만 57세로 보장되고 2007년경에는 신분이 공무원 전직시험을 거쳐 공무원으로 전환되었다.
원고의 4대 보험 업무
원고는 2005.1.1. 철도청에서 공사로 전환됨에 따라 4대 보험을 적용받게 되자 사회보험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전문 인력을 특채하기로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가 전문 인력을 직접 고용할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자회사에서 고용하도록 할 것인지가 논의되고 자회사에서 채용할 경우 향후 원고의 직원으로 특채하겠다는 고용 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참가인들과 원고 자회사의 근로계약 체결
참가인들은 원고의 특채 대상으로서 2005.2.4. 원고의 지시에 따라 2005.2.10.부터 설 연휴까지 원고가 제공하는 사무실에서 4대 보험 업무를 처리하였다. 그 후 원고가 4대 보험 업무를 자회사에 위탁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참가인들은 2005.3. 3. 원고의 복지후생처 노사협력단 소속 박00 차장이 입회한 가운데 원고의 자회사인 0000통합지원센터 주식회사(이하 ‘0000지원센터’라 한다)와 근로계약을 아래<생략> 내용 등으로 체결한 다음 4대 보험 업무를 처리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06.8.21. 4대 보험 업무를 다른 자회사인 주식회사 000000000000(이하 ‘0000000’라 한다)에 2006.8.17.부터 2007.12.31.까지 위탁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2일 후인 2006.8.23. 참가인들은 0000000와 계약기간을 2006.8.17.부터 2007.3.31.까지로 정하되 근무내용, 근무장소 등을 이전과 동일한 내용으로 하는 연봉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원고와 참고인들 사이의 근로계약
0000000는 2006.10.16. 원고의 또 다른 자회사인 주식회사 0000000(이하 ‘0000000’이라 한다. 0000000은 2007.2.1. 0000000 주식회사로 명칭이 변경되었다)으로 흡수 합병되었고, 참가인들과의 근로관계도 0000000에 포괄 승계되었다.
그런데 0000000이 철도 승차권 위탁발매 등 업무의 수익적 성격상 원고의 4대 보험업무를 처리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히자 참가인들은 고용불안 문제를 제기하였고, 이에 원고는 2007년 4월경 4대 보험 업무를 직접 관장하기로 결정하고 참가인들을 특별 채용 형식으로 채용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07.4.18. “인사노무실 복지후생팀 소속 직업(고용)안정 업무담당 4급 직원을 3명 모집한다.”고 공고하였는데, 위 모집공고에서 채용기간을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되, 최초계약 이후 재계약 시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에는 계약기간이 1년 연장된 것으로 간주함(단, 재계약 여부는 정기평가와 수시평가 결과에 의하여 결정됨)”으로, 응시자격요건을 “직업상담사 자격취득 후 담당업무분야 근무경력 5년 이상인 자 또는 노동부 직업상담원 근무경력 5년 이상인 자”로 명시하였다.
원고는 2007.6.25. 최종합격자들인 참가인들과 아래 내용을 포함한 전문직직원채용계약(이하 ‘2007.6.25.자 채용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제3조(계약기간) 계약기간은 2007년 6월 25일부터 2008년 6월 24일까지로 한다.
제5조(채용구분) 전문직 (4급 8호봉)
제7조(근무실적평가) ‘갑’은 제2조에 규정된 담당업무 및 성과목표를 기준으로 하여 ‘을’의 근무실적을 매년 정기평가하고, 계약 만료 시에는 최종평가를 실시한다. 다만, 계약 후 6월 경과 시 중간평가를 할 수 있다.
제8조(계약해지) ‘갑’은 ‘을’이 규정 제14조의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을 때에는 채용계약을 해지한다.
원고의 전문직직원운영세칙 제정·개정
한편 원고는 2005.1.26. 인사규정 제4조제2항에 따른 계약직 직원의 채용, 복무 및 인사관리 등에 관하여 ‘계약직직원운영세칙’을 별지 기재 내용 등으로 제정하였다
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이 2006.12.21. 시행일을 2007.7.1.로 하여 공포된 직후인 2006.12.29. ‘계약직직원운영세칙’의 명칭을 ‘전문직직원운영세칙’으로 바꾸면서 전문직 직원의 신분 안정을 위해 계약기간 제한 및 채용계약 자동 해지에 관한 규정 등을 별지 기재와 같이 개정하였다(이하 ‘2006.12.29.자 운영세칙’이라 한다).
원고와 참가인들의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원고는 2007.6.25.자 채용계약의 계약기간이 끝나갈 무렵 참가인들에 대한 근무실 적평가를 실시한 결과 참가인들 모두가 재계약 체결이 가능한 점수를 얻은 것으로 나타나자 위 점수에 따라 연봉을 조정하여 2008.6.20.경 계약기간을 2008.6.25.부터 2009.6.24.까지, 채용구분을 ‘채용직급: 전문직 4급, 기본연봉: 26,494,440원’으로 정하는 외에는 2007.6.25.자 채용계약 내용과 동일하게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 발표
정부는 2008.12.22. 원고를 포함한 공공기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경영효율화 방안을 마련하여 ‘제4차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을 발표하였는데, 그 추진계획에는 원고의 소규모 역사관리 무인화, 매표 자동화 등에 따른 인력 절감으로 정원 32,092명 대비 5,115명(감축률 15.9%)을 감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는 2009.4.23. 이사회를 개최하여 위 제4차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에 따른 인력효율화 인원(2008년부터 2012년까지 5,115명) 중 이미 감축한 인원 610명을 제외한 4,505명을 일반직 3 내지 6급 정원에서 감축하여 조정하기로 의결하고, 2009.5.1. 본사 팀장 전체회의에서 전문직 3급 이하 29명에 대하여 계약기간 만료 시 계약을 종료하는 내용의 전문직 직원 운영 방안을 마련하였다.
이 사건 재계약거부 및 전문직직원운영세칙 재개정
원고는 2009.5.22.경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09.6.24. 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된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에 대한 근무실적평가를 전혀 실시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재계약거부를 함과 아울러 사내전산망을 통하여 참가인들을 대신하여 4대 보험 업무를 처리할 직원을 공모하였다.
원고는 2009.5.29. 기간제근로자들의 총 사용기간이 조만간 2년을 초과하여 법 제4조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될 상황에 직면하여 ‘2006.12.29.자 운영세칙’ 중 채용기간, 채용계약 해지 등에 관한 규정을 별지 기재와 같이 개정하였다(이하 ‘2009.5.29.자 운영세칙’이라 한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갑 제3호증, 을 제1, 2, 6 내지 23, 29 내지 33, 36 내지 39, 44, 4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채용의 근거가 된 법령 등의 규정이나 계약 등에서 사용자에게 사용기간이 만료된 근로자와 재계약을 할 의무를 지우거나 재계약 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근거 규정을 두고 있어 근로자에게 ‘소정의 절차에 따라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편의상 이하 ‘재계약 체결 기대권’으로 약칭한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그 절차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대법원 2007.10.11. 선고 2007두11566 판결 등 참조).
위 인정 사실 등에 의해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참가인들은 자신들에 대한 근무실적평가 결과가 일정 이상의 점수이면 원고와의 근로계약이 다시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한 근무실적평가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채 참가인들과의 근로계약 재체결을 거부한 것은 참가인들에 대한 사실상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할 수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부분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제7조에 원고가 담당업무 및 성과목표를 기준으로 참가인들의 근무실적을 매년 정기평가하고 계약 만료 시에는 최종평가를 실시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위 ‘계약 만료 시의 최종평가’는 사회통념상 원고가 참가인들과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고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원고는 참가인들에 대한 근무실적평가를 실시하여 참가인들이 재계약 가능 점수를 얻자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점수를 연봉액 결정에 반영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의 위 평가규정은 재계약을 위한 절차 등에 관한 규정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시행중이던 2006.12.29.자 운영세칙 제17조는 “채용된 전문직 직원의 근무상황과 업무수행 실적은 계약 후 매 1년마다 정기 평가하되, 계약의 연장 및 해지, 연봉액의 조정, 기타 계약내용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수시 평가하여 이를 반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운영세칙 제18조, 제19조는 그 평가방법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며, 위 운영세칙 제20조에 근거한 [별표 2]는 근무실적 평정 결과 최종평점이 75점 이상일 경우 계약이 연장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은 재계약 절차 및 요건에 관한 규정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2009.5.29.자 운영세칙 개정 시 2006.12.29.자 운영세칙 제7조제1항 단서의 채용기간 연장 간주에 관한 규정을 삭제하면서, 제8조제2항에서 “전문직 직원이 법 제4조제1항의 규정에 따라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기간에 제한이 있는 경우에는 그 기간 범위 내에서 채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10조제1항에서 “전문직 직원의 채용계약은 계약기간 만료 30일 전까지 계약 연장 등 별도의 통보가 없으면 당연 종료된다.”고 규정하며, 제14조제1항 단서에서 “계약종료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평가를 실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된다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하지만, 2009.5.29.자 운영세칙의 부칙 제2항은 “당해 세칙은 2009.5.1. 이후 채용계약(신규 또는 계약의 갱신)을 하는 전문직 직원에 대하여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2009.5.29.자 운영세칙이 아닌 2006.12.29.자 운영세칙이 적용될 뿐이므로, 2009.5.29.자 운영세칙은 참가인들의 재계약체결 기대권 성립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2006.12.29.자 운영세칙 제7조제1항 단서 소정의 계약기간 연장 간주 규정이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원고가 2007.4.18.자 모집공고에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되, 최초 계약 이후 재계약 시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에는 계약기간이 1년 단위로 연장된 것으로 간주함(단, 재계약 여부는 정기평가와 수시평가 결과에 의하여 결정됨)”이라고 명시한 점,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시행되던 2006.12.29.자 운영세칙의 개정취지가 전문직 직원의 신분 안정이었던 점 및 아래 ⑤항의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미기재 사정이 재계약 체결의 기대권 인정에 방해가 되지 못한다.
원고와 참가인들이 근로계약을 2회 체결하였지만, 참가인들이 원고의 자회사인 0000지원센터와 최초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래 다른 자회사인 000000와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어 또 다른 자회사인 0000000에 근로관계가 승계된 경위, 원고가 참가인들을 공개 채용한 경위와 참가인들이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수차례에 소속이 변경되었지만 참가인들에 대한 지휘관계 및 업무 내용에 큰 변화가 없었다.
법 시행 후 재계약 체결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의 존속
원고의 주장
대법원 판례에 의해 성립한 재계약 체결 기대권 법리는 법 시행 후에는 더 이상 적용될 수 없다. 위 법리가 법 시행 후에도 계속 적용될 때에는 재계약 체결 기대권으로 인해 기간제근로자와의 재계약이 계속 반복하여 체결되어 기간제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게 되어 법 제4조제2항에 따라 기간제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될 수 있다. 이는 재계약 체결 기대권 법리의 본래 목적인 기간제근로자에게 단지 재계약 체결을 보장하는 차원을 넘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의 체결까지 보장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
판단
법 제4조는 제1항에서 “사용자는 근로자를 사용함에 있어서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1항 단서에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예외를 규정하고 있고, 제2항에서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법의 입법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 지위의 안정화라는 목표와 사용자가 경기 변동에 따라 고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라는 목표를 조화롭게 추구하는 것이고, 이러한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법 제4조제2항은 강행규정으로 봄이 타당하다.
위 규정들의 내용과 체계 및 입법취지, 법이 기간제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을 원칙적으로 2년으로 제한할 뿐 다른 나라의 입법례처럼 기간제 근로계약의 재체결에 정당한 객관적 사유의 존재를 요구하거나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적 체결이 가능한 횟수를 제한하고 있지 않는 입법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법 시행 이후에는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2년의 기간 내에서 계약기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음은 물론 동일한 내용으로 반복하여 체결할 수도 있지만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때에는 해당 기간제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하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약칭한다)로서의 지위가 인정되므로, 법 시행 이후에 신규로 체결되는 기간제 근로계약은 근로관계가 2년의 기간 내에 종료될 것이 예정되어 있는 반면 근로자에게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법 시행 이전에 근로자에게 이미 인정된 재계약 체결 기대권이 법 시행 후에 배제 내지 제한되지 않는다면, 기간제 근로계약이 반복 체결되어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게 되어 기간제근로자가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법 시행이 기간제근로자의 위 재계약 체결 기대권을 배제 또는 제한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법은 이러한 경우의 재계약 체결 기대권을 배제 또는 제한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법의 입법취지가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뿐만 아니라 기간제근로자 지위의 안정화라는 두 가지 목표의 조화로운 추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이와 같은 결과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법 시행 후에 갱신되는 근로계약 등에서 재계약 체결 기대권을 배제 내지 제한하기로 합의하거나 재계약 체결 기대권에 관한 관계 규정 등을 개정하는 등 재계약 체결 기대권을 배제 또는 제한하는 조치를 별도로 취하여야 하고, 그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위와 같은 경우에 기간제근로자가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는 결과는 법 제4조제2항의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재계약 체결 기대권이 인정되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용자에게는 통상 계약 체결 당시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계속하여 반복 체결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사용자의 의사에 크게 반하지도 않는다고 보인다.
앞서 본 인정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참가인들에게는 법 시행 이전에 원고와 참가인들의 근로계약 등에 의해 재계약 체결 기대권이 인정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도 원고는 법 시행 후에 계약기간만 바꿀 뿐 참가인들의 위 기대권을 배제 내지 제한하는 조치를 별도로 취하지 않았다(원고는 법 제4조제2항에 따라 기간제근로자들이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상황을 직면하여 비로소 재계약 체결 기대권의 배제 내지 제한을 위해 2009.5.29.자 운영세칙 개정 등의 조치를 취하였을 뿐이다). 오히려 원고는 법이 2007.7.1.부터 시행되도록 공포된 상황에서 참가인들과 같은 전문직 직원의 신분조장을 위해 전문직직원운영세칙을 개정하면서까지 기간제 근로계약을 종전과 동일하게 체결하였다. 그러므로 참가인들의 재계약 체결 기대권은 법 시행 후에 배제 또는 제한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재계약거부의 합리적 이유
참가인들 채용의 필요성 소멸
원고는, 원고가 철도청에서 공사로 전환되는 초기 단계에서 새로운 업무인 4대 보험업무의 처리를 위해 전문가인 참가인들을 일시 채용하여 참가인들로부터 전문교육을 받음으로써 원고의 일반직 인력만으로 4대 보험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되어 참가인들을 계속하여 고용할 필요성이 사라졌으므로, 원고가 재계약을 위한 소정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재계약거부를 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인정 사실 등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참가인들을 계속 고용할 필요성이 소멸하였다거나 2006.12.29.자 운영세칙 소정의 근로계약 해지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원고 주장도 이유 없다.
참가인들이 원고 자회사 및 원고에 소속되어 원고의 4대 보험 업무를 직접 처리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철도청이 원고 공사로 전환되는 초기 단계에서 4대 보험업무 처리방법에 관하여 원고의 정규직 직원들을 교육시켜 원고에게 업무 처리방법을 전수시키기 위해 일시 채용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
참가인들이 처리한 4대 보험 업무는 성질상 전문 지식이 있는 누군가가 계속 수행하여야 하는 업무인 점을 비롯하여 4대 보험 업무의 전문성, 이 사건 재계약거부 시점과 사내공모시점 사이의 짧은 시간적 간격, 참가인들과 새로운 업무담당자 사이에 업무인계인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졌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이 사건 재계약거부 즈음에 4대 보험 업무를 처리할 직원을 사내전산망에서 공모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재계약거부 무렵 전문직 직원인 참가인들의 관여 없이 정규직 직원만을 통해 4대 보험 업무를 처리할 능력을 구비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기간제근로자들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여 법 제4조제2항에 따라 기간제근로자들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할 상황에 직면하게 되자, 참가인들을 포함한 전문직 직원들 업무의 존속 필요성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실질 심사를 하지 아니한 채 법 제4조제1항 단서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기간제근로자들과의 재계약을 일률적으로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위 ① 내지 ③항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4대 보험 업무는 계속 수행할 필요성이 있는 업무로서 2006.12.29.자 운영세칙 제10조제2항제3호에서 규정하는 계약해지사유인 ‘계약업무가 종료되거나 계속할 필요성이 소멸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위 운영세칙 제10조제2항 각 호에서 정하는 계약해지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에 따른 인력 감축
원고는 또한, 원고의 경영상 어려움 때문에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에 따라 인력 감축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대상에 외주화가 가능하거나 임시 목적으로 채용한 전문직 직원이 포함될 수밖에 없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재계약거부를 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규정하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법리에 따른 각 요건 중 해고회피의 노력, 해고대상자 선별의 합리성·공정성 및 사전협의 절차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그러므로 이 부분 피고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임종헌
판사 노경필
판사 정재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