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결정을 아래와 같이 변경한다.
채무자는 별지 금지행위 목록 가항 및 나항 기재의 각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되고, 제3자로 하여금 이를 하게 하여서도 아니 된다.
채무자가 작성한 2010. 1. 1.자 평가제도 개정안의 효력을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 정지한다.
집행관은 위 명령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채권자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신청취지및항고취지
신청취지
채무자는 별지 금지행위 목록 기재 각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고, 제3자로 하여금 이를 하게 하여서도 아니 된다. ② 채무자는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별지 이행행위 목록 기재 각 의무를 임시로 이행하라. ③ 채무자가 작성한 2010. 1. 1.자 평가제도 개정안의 효력을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정지한다. ④ 채무자 소속 신청외 A가 2011. 1. 5.까지 채무자의 B에 근무할 근로계약상의 의무가 없음을 임시로 정한다. ⑤ 집행관은 위 명령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⑥ 피신청인이 위 ①항과 ②항의 명령을 위반하는 경우, 위반행위 1회당 100만 원씩을 채권자에게 지급하라.
항고취지
신청취지 중 ④항을 제외하는 이외에는 신청취지와 같다.
이유
당사자의 지위 등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소명된다.
채무자는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설립된 법인으로서 지식경제부 산하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건설기술분야 전문연구기관이다. 채권자는 정부출연 연구기관 및 공공기관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으로서 채권자 산하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지부(이하 "채권자 지부"라고 한다)를 두고 있다.
채권자는 2009. 1. 6. 채무자와 2009년도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 단체협약 부칙 제2조는 협약의 유효기간을 조인한 날부터 2년으로 하되, 협약의 유효기간 만료 후에도 새로운 협약이 체결되지 않았을 때에는 종전 협약의 효력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채권자 지부의 조합원 수는 2009년 중순경 약 400명 수준이었으나, 2010. 4. 5.을 기준으로 305명으로 감소하였고, 2010. 6. 22.을 기준으로는 86명으로 감소하였다.
행위금지 신청 부분의 주장 및 판단
별지 금지행위 목록 가항 및 나항에 관하여
채권자와 채무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채권자는, 채무자가 채권자 지부 소속 조합원들의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거나, 근무시간 중 노동조합 총회에 참석하지 말도록 권유하고 불참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무급처리 등의 불이익을 가할 것을 고지하였는바, 이는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단결권을 침해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이므로, 탈퇴 간여행위 등의 금지를 구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채무자는, 채권자가 이 사건 가처분 신청과는 별도로 채무자를 상대로 하여 조합원들에 대한 노동조합 탈퇴 유도를 이유로 한 부당노동행위구체신청을 하였다. 그에 따라 노동위원회에서 분쟁해결을 위한 심리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
우선, 권리보호의 이익에 관하여 본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4조에서 규정한 노동위원회의 사용자에 대한 구제명령은 사용자에게 이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의 의무를 부담시킬 뿐, 직접 노사간의 사법상의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53102 판결 참조).
따라서 근로자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하여 사법상의 지위를 확보하고 권리의 구제를 받기 위하여는 사용자를 상대로 민사소송 등을 별도로 법원에 청구할 수밖에 없으므로, 채무자의 노동조합 탈퇴 유도 여부에 관하여 별도로 부당노동행위구제 신청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가처분 신청에 대하여 권리보호의 이익이 부정된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소명된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14조 제1항은 "조합원의 조합 활동은 조합간부를 제외하고는 근무시간 외에 행함을 원칙으로 하되, 조합규약에 의거한 정기·임시대의원대회 및 총회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근무시간 중이라도 조합 활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채무자는 2009. 11. 10. 채권자 지부에 "조합원의 노동조합 활동은 근무시간 외에 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조합원 총회 등을 근무시간 이외에 개최하기 바라며, 근무시간 중에 활동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사전에 충분한 협의 절차를 거치기 바란다."는 취지의 문서를 보냈다. 그리고 채무자의 C은 2009. 11. 11. 부하 직원에게 조합원 총회 참석자를 파악하도록 지시하였다.
한편, 채권자 지부의 운영규정은 제6조에서 "채권자 지부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근무하는 노동자로서 위원급 이상, 특별히 사용자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부서장, 기획팀장, 총무팀장, 예산팀장, 회계팀장)를 제외하고는 조합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9조에서 "조합원이 선임연구부장, 부서장, 노무담당팀장, 경영·기획 담당팀장의직책에 임명된 경우, 해당 직책 재임 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자격을 정지시킨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5조에서 "사용자는 해당 기관의 모든 종사자들이 조합에 신규 가입하거나 탈퇴하는 데 간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채무자는 2009. 12. 2. 채무자의 지원부서(기획조정처, 경영지원처, 대외협력홍보처)에 근무하는 각 팀장뿐만 아니라 선임급 이상 직원들도 참석하는 간담회를 개최하였는바, 그 간담회에서 D은 "사용자를 위해서 일하는 자는 노동조합 가입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였고, 이어서 E은 "여기에 계신 분들은 다 사용자를 위하여 일하는 자에 포함된다. 자신은 사용자를 위하여 일하는 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 자리, 그 직을 떠나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였다.
2009. 12. 한 달 동안 채권자 지부의 조합원 중 48명이 조합에서 탈퇴하였다. 2010. 1. 28.경에는 '건설기술연구원 노동조합 제자리 찾기 추진위원회' 명의로 채권자 지부의 조합원들에게 노동조합 탈퇴원서가 동봉된 우편물이 송부되기도 하였다.
위 소명사실에 의하여 살핀다.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근무시간 중이라도 조합원 총회를 개최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음에도, 채무자가 채권자 지부에 조합원 총회는 근무시간 외에 개최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근무시간 중에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려면 사전 협의를 하도록 요구한 것은 근무시간 중에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른 조합 활동을 보장할 의사가 없음을 표명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채무자가 조합원 총회의 참석자를 파악하도록 한 것은 조합원 총회의 정상적인 진행을 저해하고 직원들로 하여금 조합원 총회에 참석할 경우 신분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또한, 채무자의 E이 채권자 지부의 운영규정에 따라 조합원의 자격을 갖추고 조합원으로 가입한 선임급 이상 직원을 감담회에 참석하도록 한 다음, 조합에서 탈퇴하지 않을 경우 직원의 신분이 박탈될 수도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여 신분상의 불안감을 느끼게 한 것은 조합의 조직과 활동에 영향을 미쳐 조합의 단결권을 침해하려는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채무자는 채권자의 자주적인 단결권을 침해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한 행위를 하였으므로, 채권자에게는 별지 금지행위 목록 가항 및 나항의 행위에 대한 금지를 구할 피보전권리가 인정된다. 또한, 채무자가 이를 다투고 있고, 위와 같은 행위 이후 채권자의 조합원이 급감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
별지 금지행위 목록 다항에 관하여
채권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채무자가 채권자 지부에 대한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임의로 채권자 지부 소속 조합원 42명을 탈퇴 조합원으로 처리하여 이들에 대한 조합비 일괄공제를 일방적으로 중단하였다. 이는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단결권을 침해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이므로, 채권자 지부의 통보 없이 조합비 일괄공제를 중지하는 행위의 금지를 구한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소명된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11조는 사용자는 매월 급여일에 조합원의 급여에서 조합비를 일괄 공제하여 조합에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채무자는 위 규정에 따라 조합원의 급여에서 조합비를 일괄 공제하여 채권자 지부에 지급하여 왔다.
그런데 채권자 지부에 소속되어 있던 조합원 중 42명은 채무자에게 노동조합 탈퇴사실을 명시하여 조합비 공제를 중지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 그에 따라 채무자는 2009. 12.부터 조합원 42명의 급여에서 조합비를 공제하지 아니하였다.
위 소명사실에 의하여 살핀다.
채무자가 직원의 급여에서 조합비를 공제할 수 있는지 여부는 해당 직원의 의사와 처분에 따라 결정될 문제이고, 이 사건 단체협약 제11조는 해당 직원의 조합비 공제에 대한 동의가 있는 것을 전제로 하여 그 공제 등의 절차에 관하여 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채무자의 직원이 명시적으로 조합비 공제의 중지를 요청한 경우에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11조에도 불구하고, 채무자로서는 더 이상 급여에서 조합비를 공제할 수 있는 권한을 상실하게 된다.
한편, 이 사건 단체협약 제15조는 "조합에 가입·탈퇴하는 것에 대한 확인은 조합 또는 조합 소속 지부의 통보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조합의 가입·탈퇴에 따른 업무처리가 체계적으로 정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절차적 규정에 불과하여, 위 규정에 따른 조합의 통보가 없다고 하여 조합 가입·탈퇴에 따른 법적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채권자 지부에 소속되어 있던 조합원 42명으로부터 명시적으로 조합 탈퇴를 이유로 한 조합비 공제 중지를 요청받은 채무자가 조합비의 공제를 중지한 것은 정당하고, 채권자 지부의 통보 없이 조합비 공제를 중지하였다고 하여 채권자 지부의 단결권이나 조합 활동을 방해하였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채권자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별지 금지행위 목록 라항에 관하여
채권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채무자는 채무자 구내의 3개 장소에 노동조합 게시판을 설치한 후, 그 이외의 장소에 부착되어 있는 노동조합 홍보게시물을 임의로 제거하였다. 이는 채권자 지부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이므로 금지되어야 한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소명된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18조는 "사용자는 조합의 자유로운 홍보활동을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채권자 지부는 조합 활동이나 정책, 견해를 홍보하는 벽보와 현수막 등을 채무자 구내의 건물 출입문, 복도, 정원 등에 게시하여 왔다.
그런데 채무자는 2009. 11.경 채무자 구내의 3개 장소(본관동 현관, 본관2동 현관, 수 자원환경연구동 현관)에 노동조합 전용게시판을 설치하고, 그 달 13. 채무자에게 노동조합의 홍보는 전용게시판을 활용하여 줄 것을 요청하면서, 그 이외의 장소에 부착된 게시물은 임의로 철거할 예정임을 통보하였다. 채무자는 2009. 12.경 노동조합 전용게시판 이외의 장소에 부착된 노동조합의 게시물을 철거하였다.
위 소명사실에 의하여 살핀다.
사업장 내의 조합활동은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하는바(대법원 1990. 5. 15. 선고 90도357 판결 참조), 노동조합이 사업장 내에서 무질서하게 벽보나 현수막 등을 게시하게 되면, 사업장의 미관과 쾌적한 업무환경을 해칠 수 있고, 대외적인 이미지가 훼손될 수도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용자는 노동조합의 홍보활동에 대하여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을 정할 수 있다.
채무자는 채권자 지부가 채무자 구내에서 무분별하게 벽보나 현수막 등을 게시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채무자 구내의 3개 장소에 노동조합을 위한 전용게시판을 설치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 지부의 홍보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이는 채무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 또는 제약으로 평가함이 옳다.
따라서 채권자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의무이행 신청 부분의 주장 및 판단
별지 이행행위 목록 가항에 관하여
채권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채무자는 일방적으로 통합업무포탈사이트에서 노동조합 익명게시판을 폐쇄하였다. 이는 채권자 지부에 소속된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표명을 억제하여 조합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이므로 그 원상회복을 구한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소명된다.
채무자는 2009. 11. 10. 채권자 지부에 직원의 분열 등 폐해를 방지하고 바람직한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통합업무포탈사이트 내에서 운영되던 노동조합 익명게시판을 실명으로 전환할 계획임을 알리는 내용의 업무협조요청을 하였다. 그러나 채권자 지부는 노동조합 익명게시판의 실명 전환에 반대하면서 별도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노동조합 게시판을 익명으로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채무자는 채권자 지부가 별도의 홈페이지를 구축한 이상 통합업무포탈사이트 내에 중복하여 노동조합 게시판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노동조합 익명게시판을 폐쇄하였다. 그 이후 채권자 지부의 조합원들은 채권자 지부의 홈페이지 또는 통합업무포탈사이트 내의 '열린 광장' 게시판을 이용하여 조합 활동에 관한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위 소명사실에 의하여 살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업장 내의 조합 활동은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한다. 사업장 내의 업무포탈사이트는 본질적으로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하여 마련된 공간이므로 그 이용자에게 당연히 익명에 의한 접근권한이 부여되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고, 익명게시판의 운영은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존재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업무포탈사이트 내의 게시판을 실명으로 운영할 것인지, 아니면 익명으로 운영할 것인지는 그 운영자인 사용자의 합리적인 정책 판단에 따라 규율할 사항으로 보아야 한다.
채무자가 익명게시판의 운영에 따른 직원의 분열 등의 폐해를 방지하고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라 통합업무포탈사이트 내의 노동조합 게시판을 익명에서 실명으로 전환하려고 한 것은 위와 같은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 또는 제약으로 볼 수 있고, 그로 인하여 채권자 지부의 정당한 조합활동이 침해되거나 조합원이 기존에 확보한 권리가 저하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채무자에게 노동조합 익명게시판을 원상으로 회복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채권자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별지 이행행위 목록 나항에 관하여
채권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채무자는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라 채권자 지부에 조합원 1인당 월 15,000원의 복리후생비를 지급하여 오다가 이를 중단하였다. 채무자는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라 채권자 지부에 대하여 복리후생비 지급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소명된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60조는 "사용자는 조합원의 복리증진 및 향상을 위하여 복리후생비를 지급하며 세부사항은 지부별 합의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고, 채권자 지부와 채무자 사이의 임금협약은 임금인상률, 능률성과급, 가족수당 등에 관한 규정과 함께 사용자가 조합원 1인당 월 15,000원을 복리후생비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채무자는 채권자 지부에 조합원 1인당 월 15,000원의 복리후생비를 지급하여 오다가, 2009. 10.부터 이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채무자는 채권자 지부의 조합원들 각자에게 월 15,000원을 복지포인트 형식으로 지급하고 있다.
위 소명사실에 의하여 살핀다.
이 사건 단체협약이 복리후생비의 수령권자를 채권자 지부로 명시하지 않고 있고, 복리후생비의 지급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채권자 지부와 채무자 사이의 임금협약은 기본적으로 조합원의 임금을 항목별로 정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과거에 채무자가 채권자 지부에 복리후생비를 지급하여 왔다는 사정만으로 채권자 지부에 복리후생비의 수령권한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없다.
또한, 채무자는 채권자 지부의 조합원에게 직접 복리후생비를 지급하고 있으므로, 본안판결의 확정 이전에 채권자 지부에 직접 복리후생비를 지급하도록 할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채권자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별지 이행행위 목록 다항에 관하여
채권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채무자는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라 매월 1회 하루 중 오후를 체육의 날을 지정하여 시행하여야 하는데, 체육의 날 제도를 임의로 폐지하였다. 채무자는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라 체육의 날을 시행하여야 한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소명된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58조 제4항은 "사용자는 매월 1회 하루 중 오후를 월중 체육의 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채무자는 채권자와 아무런 합의도 없이 2009. 12.경부터 체육의 날 제도를 일방적으로 폐지하였다.
한편, 2009. 10.경 열린 제284회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 5일 근무제도 시행 이후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체육의 날 행사를 폐지하였으므로, 지식경제부 산하 연구기관에 대하여도 체육의 날 행사를 폐지하라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국정감사의 지적 이후 2010. 3.경까지 지식경제부 산한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11개 연구기관 중 7개 연구기관이 체육의 날 행사 제도를 폐지하거나 그 시행을 사실상 중단하였다.
위 소명사실에 의하여 살핀다.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르면 채무자는 매월 체육의 날 행사를 실시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 부분 신청은 일응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이 있다.
그러나 주 5일제 시행 이후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체육의 날 행사를 폐지하였고, 국정감사의 지적에 따라 지식경제부 산하의 연구기관이 대부분 체육의 날 행사를 폐지하거나 중단하였음에 비추어 볼 때, 채권자와 채무자가 조만간 새로운 단체협약을 통하여 체육의 날 행사를 폐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본안판결의 확정 전에 체육의 날 행사가 시행되지 않는다고 하여 채권자 지부에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채권자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별지 이행행위 목록 라항에 관하여
채권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채무자는 감시장비를 설치하려면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라 채권자와 사전에 합의하고, 감시장비의 사용 중에는 조합원들이 인지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그런데 채무자는 채권자와 아무런 합의 없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채무자는 이 사건 단체협약을 위반하여 설치한 CCTV를 즉시 철거하여야 한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소명된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71조 제1항은 "사용자는 조합 또는 조합원을 감시할 목적으로 컴퓨터, 전화, 비디오카메라, 지문, 홍채, 정맥 등 생체인식기기 및 기타 정보통신·음향·영상기술을 이용하여 조합원의 이동, 작업과정을 기록·저장할 설비 및 소프트웨어(이하 감시장비)를 설치하여서는 아니 된다. 단, 노동안전, 도난 등 위험·사고방지를 위해 장비를 설치할 경우에는 설치방법, 설치장소와 기록 내용 등에 관하여 조합과 사전합의하여야 하며 사용 중에는 조합원에게 인지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채무자는 2009. 10. 본관 2동을 증축함에 따라 경비인력의 부족이 발생하자, 2009. 12.경 채권자 지부와 아무런 사전 합의 없이 본관 1동, 본관 2동 및 수자원환경 연구동 출입구에 CCTV 11대를 설치하였다.
한편, 채무자는 정부의 2007년 하반기 보안감사에서 과학화 장비(CCTV)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라는 지적을 받고, 장기적으로 예산을 확보하여 CCTV를 설치하는 계획을 수립한 바가 있다.
위 소명사실에 의하여 실핀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71조 제1항은 조합 또는 조합원을 감시할 목적으로 감시장비를 설치하는 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면서, 그 단서에서 노동안전, 도난 등 위험·사고방지를 위해 감시장비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사전합의를 거친 경우에 한하여 감시장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감시장비의 설치가 조합원들을 감시할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하여도, 채무자는 감시장비를 설치하기 전에 채권자 지부와 사전합의를 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런데 채무자는 방범 및 보안을 목적으로 CCTV를 설치하면서 채권자 지부와 아무런 합의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부분 신청은 일응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이 있다.
그러나 채무자가 CCTV를 설치한 것은 경비인력의 부족과 보안감사의 지적 사항을 반영한 것이고, 그 설치 장소는 건물 출입구로서 채권자 지부나 조합원의 감시 등을 목적으로 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CCTV가 즉시 철거되지 않는다고 하여 채권자 지부나 조합원에게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반면, CCTV가 철거될 경우 채무자의 보안에는 심각한 공백 상태가 초래될 우려가 있으므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채권자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부분의 주장 및 판단
채권자의 주장 요지
채무자는 인사고과를 위한 평가제도를 변경하려면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라 채권자와 합의하여야 한다. 그런데 채무자는 채권자와 아무런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평가제도 개선안을 마련하여 2010. 1. 1.부터 시행하였다. 채권자의 합의가 없는 평가제도 개선안은 아무런 효력이 없으므로, 그 효력의 정지를 구한다.
평가제도의 개정 경과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소명된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33조 제3항은 "사용자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고과를 위해 정기인사 고과 시 상향평가제도를 포함한 다면평가제도를 시행하고, 그 반영비율 및 세부시행사항은 조합과 합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채무자는 평가제도 개선안 마련을 위한 프로젝트팀을 구성하여 평가제도 개선을 추진하였다. 채권자 지부가 2009. 10. 12. 채무자에게 평가제도 개선 관련 자료를 요청하자, 채무자는 개선안이 마련되면 해당 자료를 송부하겠다고 회신하였다. 채무자는 평가제도 개선안을 마련하여 2009. 11. 4.까지 각 부서에 대한 의견조회를 마친 후, 2009. 11. 10.과 그 달 19. 채권자 지부에 대한 의견조회를 실시하였다. 이에 채권자 지부가 평가제도 개선안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자, 채무자는 2009. 11, 26. 채권자 지부 사무실을 방문하여 개선안에 대하여 설명을 하기도 하였다.
그 후 채권자 지부와 채무자는 2009. 12. 14. 각자 대표자를 선정하여 평가제도 개선안을 협의하기 위한 회의를 1차례 개최하였고, 채권자 지부는 검토의견을 제시하기로 하였다. 채권자 지부가 2009. 12. 21. 채무자에게 검토의견을 회신하자, 채무자는 그 날 평가제도 개선위원회를 개최하여 개선안을 심의 의결하였다.
채권자 지부는 2009. 12. 30. 평가제도의 개정을 중단하고 합의 절차를 진행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채무자는 2009. 12. 31. 직원들에게 평가제도의 개정을 안내한 후, 2010. 1. 1.자로 개정된 평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평가제도 개정의 효력에 대한 판단
인사권이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는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그 권한에 제약을 가할 수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과 사이에 체결한 단체협약에 의하여 조합원의 인사에 대한 조합의 관여를 인정하였다면 그 효력은 협약 규정의 취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2. 9. 25. 선고 92다18542 판결 참조).
위 소명사실에 의하면, 채무자는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라 평가항목의 반영비율 및 세부시행사항을 정할 때에 채권자 지부와 합의하여야 한다. 채무자가 단순히 의견수렴절차를 거친다는 의미에서 채권자 지부와 협의를 한 것만으로는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채무자는 채권자 지부에 평가제도 개선안에 대한 의견조회를 하고, 1차례의 회의를 개최하여 협의를 진행하였을 뿐이고, 이러한 협의를 토대로 하여 채권자 지부와 평가제도 개선안에 대하여 합의를 하였다거나, 그러한 합의를 시도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채무자가 2010. 1. 1.자로 시행하고 있는 평가제도 개선안은 이 사건 단체협약을 위반하여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에 대하여 채무자는, 사용자의 인사권은 경영권의 본질적 사항으로써 사용자의 고유 권한에 해당하므로, 인사권과 관련된 사항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어 단체협약의 내용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해석은 사용자의 인사권한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한정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용자는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단체협약에 의하여 인사권에 제약을 가할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또한, 이 사건 단체협약이 평가항목의 반영비율 및 세부시행 사항을 조합과 합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여, 사용자의 인사권한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채무자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채무자는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른 채권자 지부의 합의권을 부정하면서 아무런 효력이 없는 평가제도 개선안을 시행하고 있고, 평가제도의 개정 여부는 통상 채권자 지부의 조합원에 대한 인사고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이므로, 그 효력의 정지를 구할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 중 별지 금지행위 목록 가항 및 나항 기재의 행위 금지를 구하는 부분과 평가제도 개선안의 효력정지를 구하는 부분은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다만, 채무자가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점에 비추어 이 사건 가처분과 동시에 간접강제를 명하여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제1심 결정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제1심 결정을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1. 1. 18.
판사 구욱서(재판장) 오민석 하태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