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근로자에 대한 인사발령이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면, 이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인사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는 당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과 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속한 노동조합과의 협의 등 그 인사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예비기사로의 인사발령 시 단체협약 및 승무직사원 징계처분 규정에 따른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 사건 인사발령은 단체협약에 위배되어 무효이며, 설령 위의 절차를 전부 거칠 필요까지는 없더라도, 이 사건 인사발령은 징계로서의 성격이 있거나 불이익처분에 해당하므로 신의칙상 징계절차에 준하여 인사발령사유에 대한 근로자의 의견을 묻는 절차는 거쳐야 할 것인데,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 사건 인사발령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 판결
* 사 건 : 2011누38744 부당인사명령 및 부당노동행위재심판정취소
* 원고, 항소인 : 주식회사 ○○고속
* 피고, 피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11.10.6. 선고 2011구합15404 판결
* 변론종결 : 2012.04.05.
* 판결선고 : 2012.04.26.
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제1심판결 이유 중 ‘1. 재심판정의 경위’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인용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가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마련한 ‘승무직사원 차량지정과 전배 및 하차 인사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 제5조에 따른 하차사유(참가인 정○○의 경우는 제14, 15항, 참가인 조○○의 경우는 제3, 4, 14항, 참가인 김○○의 경우는 제3항)가 참가인들에게 있어 원고는 참가인들을 지정기사에서 예비기사로 발령하였고, 이 사건 인사발령 당시 참가인들에게 인사발령사유를 설명하여 절차상 하자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징계가 아닌 경영상의 지도.주의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인사권 행사 범위 내에서 정당하게 이루어졌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계 규정
별지 ‘관계 규정’과 같다.<생략>
인정 사실
지정기사와 예비기사
원고의 운전기사는 지정기사와 예비기사로 구분되는데, 원고는 240여 명의 지정기사와 120여 명의 예비기사를 고용하고 있다.
원고의 지정기사와 예비기사는 모두 정규직 사원으로서 단체협약 등 원고의 제 규정의 적용에는 차이가 없으나, 운행할 차량이 고정되어 있는지에 차이가 있다. 예비기사는 운행할 차량이 고정되어 있지 않아 지정기사와 달리 근무일과 운행노선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고, 휴무일을 근로자 본인이 원하는 날로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복장 관련 지시
원고는 2010.7.14. 및 23. 소속 근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복장 관련 지시를 하였다.
2010.7.14.자 지시
친절과 서비스향상을 위하여 하절기 복장상태를 단정히 하고 상의 단추를 풀어놓거나 소매를 걷는 행위, 특히 조끼를 착용하는 행위가 없도록 유의하시기 바라며, 적발 시 사규에 의거 엄중 문책할 방침입니다.
2010.7.23.자 지시
친절과 서비스향상을 위하고 평화로운 직장 분위기 조성을 위하여 복장위반 및 투쟁조끼를 착용(운전 중 및 휴식 중)하여 불쾌감을 조성하는 일이 없도록 지시하니 이행하여 주시기 바라며, 적발 시 사규에 의거 엄중처리할 방침이니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참가인들의 위반행위 등
참가인 정○○
참가인 정○○은 2010.5.7. 지정차량을 운행하던 중, 안전거리 미확보로 교통사고를 냈고, 6.19. 원고에게 ‘잘못을 크게 뉘우치고 있고, 앞으로는 이번과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서(갑 6호증의 7)를 제출하였다.
참가인 정○○은 2010.7.13. 지정차량을 운행하였는데, 위 차량의 승객이 원고에게 참가인 정인철의 승객에 대한 자세 및 운전태도와 관련한 민원을 제기하였고, 이에 참가인 정○○은 2010.7.29. 원고에게 ‘운행 중 승객과 마찰이 발생하여 민원이 제기된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다음부터는 민원이 제기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는 취지의 전말서(갑 6호증의 5)를 제출하였다.
참가인 정○○은 2010.7.21.부터 8.3.까지 사이에 4회에 걸쳐 민주노총 검은색 투쟁조끼를 입고 운행하여 위 복장 관련 지시를 위반하였다.
참가인 조○○
참가인 조○○은 2010.1.부터 2010.7.까지 고속 1코스 노선을 운행하였는데, 위 노선을 운행하던 25대의 차량 중 가장 많은 연료를 사용하였고, 원고는 참가인 조○○ 등 소속 운전기사들의 연료사용내용을 공고하였다.
참가인 조○○은 2010.7.14.부터 8.7.까지 사이에 20여 회 이상 민주노총 검은색 투쟁조끼를 입고 운행하여 위 복장 관련 지시를 위반하였다.
참가인 김○○
참가인 김○○는 2010.1.6.부터 2010.7.3.까지 6회에 걸쳐 운송수입금 합계 33,600원을 원고에 입금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변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음, 갑 2, 3, 4호증, 갑 6호증의 2~5, 7, 갑 7호증의 2~4, 갑 8호증의 2~8, 갑 10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오○○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인사발령이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면, 이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인사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는 당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과 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속한 노동조합과의 협의 등 그 인사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4.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인사발령의 성격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11호증의 3의 기재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의 단체협약 제41조의2(징계의 종류) 5호는 ‘사고자에 대한 차량인사는 단위사업장 노사합의로 한다’고 규정하여 ‘사고자에 대한 차량인사’도 징계의 하나임을 명시하고 있고(여기서 사고자는 교통사고를 낸 사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정기사에서 예비기사로 발령될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람도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위 규정에 따라 원고와 노동조합의 합의로 마련된 ‘이 사건 지침’ 제5조는 지정기사를 예비기사로 발령할 수 있는 사유를 정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지침에서 정한 예비기사로의 발령사유가 ‘단체협약’ 및 ‘승무직사원 징계처분 규정’에서 정한 징계사유와 같은 점, ③ 원고는 운전기사를 채용함에 있어 우선 예비기사로 근무하게 하다가 경력이 쌓이면 지정기사로 근무하게 하는 점, ④ 예비기사도 정규직 사원으로서 지정기사와 같이 단체협약 등 원고의 제 규정의 적용대상이지만, 예비기사는 지정기사와 달리 근무일과 운행노선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고, 휴무일을 근로자 본인이 원하는 날로 선택하기 곤란하며, 최장 12개월 동안 예비기사로 지정될 수 있는 등 징계의 종류 중 ‘경고’나 ‘견책’보다 불이익이 크다고 볼 수 있는 점을 종합하며 보면, 이 사건 지침에 따른 예비기사로의 인사발령은 단체협약에서 정한 징계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거나 또는 불이익처분에 해당한다(따라서 이 사건 인사발령이 경영상의 지도.주의에 불과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인사발령의 무효 여부
그렇다면,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 시 단체협약 제41조 및 승무직사원 징계처분 규정 제6조에 따른 절차, 즉 참가인들에 대한 사전 통지, 소명기회 부여 등의 절차를 거쳐 징계위원회에서 징계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 사건 인사발령은 단체협약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설령 위와 같은 절차를 전부 거칠 필요까지는 없더라도, 이 사건 인사발령은 징계로서의 성격이 있거나 불이익처분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신의칙상 징계절차에 준하여 인사발령사유에 대한 근로자의 의견을 묻는 절차는 거쳐야 할 것인데,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 사건 인사발령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한편, 갑 9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회사는 이 사건 인사발령 당일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인사발령사유를 설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는 참가인들에 대한 인사발령 통보에 불과하고, 참가인들이 이 사건 인사발령사유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로 실제로 예비기사로 발령될 것이라는 점은 알지 못하였던 이상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소결
그러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 전에 그 사유에 대한 사실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인사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그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고, 이와 다른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조용호
판사 이원신
판사 신동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