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3. 9. 13. 선고 2012나70595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의 피고 패소부분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을 초과하는 피고 패 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3,601,625원 및 그 중 36,915,378원에 대하여는 2009. 6. 30.부터, 나머지 6,686,247원에 대하여는 2009. 8. 2.부터 각 2012. 8. 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산하의 아래 표 기재 각 도로관리사업소는 각 소장 명의로 2004. 3. 1.부터 2009. 2. 28.까지 아래 표의 '파견사업주'란 기재 각 회사와 사이에, 각 파견사업주가'계약기간'란 기재 각 기간 동안 '파견사업장'란 기재 각 도로관리사업소에 B업무를 위하여 근로자를 파견하는 내용의 근로자파견계약을 각각 체결하였다.

나.

원고는 2004. 8. 5. 주식회사 에이스엔터프라이즈에 입사한 이후 2009. 2. 28.까지 위 표 순번 2 내지 5번의 '계약기간'란 기재 각 기간의 첫날에 '파견사업주'란 기재 각 회사에 입사하여 '파견사업장'란 기재 각 도로관리사업소에서 B업무에 종사하였다.

다.

피고는 2009. 3. 1. 서울 남부도로관리사업소에 근로자를 파견하는 파견사업주를 주식회사 다우리잡으로 변경하였고, 주식회사 다우리잡은 그 무렵 원고에게 더 이상 원고를 채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의 1 내지 3, 갑 제3 내지 8호증, 갑 제14호증의 1, 2, 갑 제15호증, 갑 제16호증의 1, 2, 갑 제26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파견법'이라 한다) 제6조 제3항에 따라 사용사업주인 피고는 2년을 초과하여 원고를 사용한 시점인 2006. 8. 6.부터 원고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되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2006. 8. 6. 이후로서 임금채권의 소멸시효가 도과하지 않은 2007. 12. 6.부터 원고가 피고 상근인력 관리 규정상 정년인 만 58세에 도달한 2009. 7. 18.까지 원고에게 피고와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임금협약에 따라 지급하여야 할 임금 및 퇴직금과 원고가 각 파견사업주로부터 실제 받은 임금 및 퇴직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에 의하여 직접고용이 간주되기 위해서는 원고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동일한 사용사업주를 위하여 근로에 종사하여야 하는바, 이 사건에서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한 사용사업주는 3개의 도로관리사업소인데, 그 중 어떤 사용사업주도 2년을 초과하여 원고와 고용관계를 유지하지 못하였다. 한편 구 파견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파견'이라 함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 · 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구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동안 특정한 파견사업주와 고용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동안 5차례에 걸쳐 파견사업주가 변경되면서 어떤 특정 파견사업주와도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고용관계가 유지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3차례에 걸쳐 파견사업장도 달라졌는바, 이러한 경우에는 구 파견법상의 '근로자파견'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사용사업주가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에서 원고에게는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3.

판단

가.

구 파견법상 파견근로관계의 존부 및 직접고용간주 규정의 적용

1)

관련 법리

구 파견법의 입법 경위와 그 목적 및 근로자파견사업의 적정운영에 관한 위 법 규정들의 내용 등에 비추어보면,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 본문의 이른바 '직접고용간주규정'은 사용사업주가 파견기간에 관한 제한 규정을 위반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하여, 행정적 감독이나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사법관계에서도 직접고용관계 성립을 의제함으로써 근로자파견의 상용화·장기화를 방지하고 그에 따른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데에 그 규정 취지가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은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근로자파견이 구 파견법 제5조에 정한 파견의 사유가 있는 경우라거나 또는 구 파견법 제7조에 정한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은 파견사업주가 행하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할 것을 그 고용간주의 요건으로 들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구 파견법은 제6조 제1항, 제2항에 파견업무에 따라 그 기간을 달리 정하여 근로자파견기간의 제한에 관한 규정을 두고, 제3항에 직접고용간주 규정을 둠으로써 위 직접고용간주 규정에 의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간의 고용성립의제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기간의 제한을 위반한 데 따른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러한 직접고용간주 규정의 문언과 체계 및 그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규정은 구 파견법 제2조 제1호에서 정의하고 있는 '근로자파견'이 있고 그 근로자파견이 2년을 초과하여 계속되는 사실로부터 곧바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근로관계가 성립한다는 의미이고, 이 경우 그 근로관계의 기간은 기한의 정함이 있는 것으로 볼 만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기한의 정함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8. 9. 18. 선고 2007두2232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파견근로관계의 존부

원고가 소속되어 있던 파견사업주들과 피고 산하의 도로관리사업소들이 각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고, 원고가 각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서울 강서, 동부, 남부의 각 도로관리사업소에서 계속적으로 근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비록 근로자파견계약의 명의는 피고 산하의 도로관리사업소장으로 되어 있더라도 도로관리사업소장은 피고의 행정조직으로 피고를 위하여 근로자파견계약체결 업무를 처리한 것에 불과하고 그에 따른 권리의무의 귀속주체는 법인격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인 피고라고 볼 것이므로, 피고를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에서 말하는 사용사업주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위 법리에서 보듯이 구 파견법상의 직접고용간주 규정은 사용사업주가 파견기간에 관한 제한 규정을 위반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규정으로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관계가 그 규제의 초점인 점,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의 문언상으로도 '사용사업주가 특정한 파견근로자를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사용'할 것을 요건으로 삼고 있을 뿐 '파견근로자와 특정 파견사업주 간의 고용관계 유지'를 그 요건으로 삼고 있지는 않은 점, 구 파견법 제2조 제1호의 문언상으로도 파견사업주가 변동되지 않고 고정되어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을뿐더러, 구 파견법의 전체적인 체계와 그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구 파견법 제2조 제1호에서 '근로자파견'을 정의하면서 '파견사업주가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 취지는 '사용자-근로자' 2자 간의 직접고용이라는 근로관계의 원칙적 모습과 구별하여 근로자파견은 '파견사업주-근로자-사용사업주' 3자 간에 이루어지는 간접고용관계 중 한 형태임을 분명히 한 것일 뿐이므로, 파견근로기간 동안 파견사업주가 변동되지 않고 고정되어 있을 것을 그 개념적 징표로 삼을 이유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위 규정상의 근로자파견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파견근로자가 어느 파견사업주이든 사용사업주와 동일시할 수 없는 독립적 사업체에 고용되어 있으면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관계에도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직접고용간주 규정의 적용

피고가 2004. 8. 5.부터 2009. 2. 28.까지 원고를 2년을 초과하여 파견근로자로 사용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인 2006. 8. 5.부터 원고와 피고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하며, 이 경우 근로관계의 기간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으므로 기한의 정함이 없게 되어, 원고는 2006. 8. 5.부터 피고에 직접 고용된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지위를 갖게 된다.

다만 갑 제12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피고의 상근인력 관리규정 제12조가 상근인력의 근무상한 연령을 58세 이내로 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는 C.생으로 피고에게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도 2009. 7. 18.에 58세에 달하여 퇴직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상근인력 관리규정은 계속 고용을 전제로 한 상근인력의 근무 연령 상한을 규정한 것일 뿐이고, 원고와 같은 파견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퇴직 관련조항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상근인력 관리규정 제2조 제3호에 의하면, '상근인력'이란 연간 250일 이상 근무하는 근로자로서 공무원이 아닌 자 및 청원경찰법에 따라 고용되는 청원경찰을 말하고, 다만 '서울특별시 기간제근로자 관리규정'에 따른 기간제근로자를 제외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기한의 정함이 없이 직접 고용된 공무원 아닌 근로자는 위 규정상 피고의 상근인력(상용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피고에 대한 직접고용이 간주됨으로써 개념상 위와 같은 '상근인력'에 해당함은 명백하고, 위 규정이 반드시 계속 고용을 전제로 한 상근인력의 근무 연령 상한만을 정한 것으로 직접고용이 간주된 파견근로자에게는 그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임금 차액 등 지급의무

1)

적용될 근로조건

가)

구 파견법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직접고용간주 규정만 있을 뿐 위 규정에 따라 고용이 간주될 경우 그 근로조건에 관한 규정은 없다. 그러나 ① 위와 같이 고용이 간주되는 경우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으나 구체적인 근로조건에 관한 정함이 없는 경우와 유사한데 이러한 경우 사용자의 취업규칙 및 사용자와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대표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의 보충적 효력에 따라 근로조건이 결정된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② 2006. 12. 21. 신설된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의2 제3항에 의하면,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함으로써 당해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하는 경우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당해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③ 구 파견법 제21조는 파견근로자임을 이유로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는 사용사업주의 사업 내의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동종근로자와 비교하여 부당하게 차별적 처우를 받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④ 만약 직접고용이 간주된 파견근로자에게 기존 파견근로계약의 근로조건이 그대로 승계된다고 한다면 근로자파견의 상용화·장기화를 방지하고자 하는 직접고용간주 조항의 입법취지에 반하게 되는 결과가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구 파견법상의 직접고용간주 규정에 따라 고용이 간주될 경우에도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당해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고(따라서 파견근로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수당 등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더 이상 원고에게 지급할 금원이 없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만 근로계약기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기한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에 대하여는 ① 원고와 같거나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② 근로기간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을 적용하되, 다만 ③ 원고는 2006. 8. 5. 신규로 채용되었음을 전제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가 상용직(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과 체결한 임금협약(이하 '임금협약'이라 한다)을 전체 상용직 근로자들에게 일괄적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고, 위 임금협약 외에 별도로 상용직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임금지급규정을 두지 않고 있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한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07. 12. 6.부터 2009. 2. 28.까지는 위 임금협약에 따라 계산한 임금과 원고가 각 파견사업주로부터 이미 수령한 임금의 차액을, 피고가 원고의 노무제공을 수령거절하기 시작하였다고 봄이 상당한 2009. 3. 1.부터 원고가 정년에 도달한 2009. 7. 18.까지는 위 임금협약에 따라 계산한 임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의 조합원인 상용직 근로자들을 원고의 비교대상 근로자로 선정하거나 피고가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과 체결한 임금협약 등이 일반적으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고, 상근인력 관리규정 제11조는 '급여는 예산의 범위 안에서 지급규정에 따라 결의된 금액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와 서울지역상용직노동조합 사이의 단체협약 제34조에는 가족수당과 위험수당 외의 기타 수당은 별도의 임금협약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원고와 같은 동종 유사 업무를 수행한 상용인력에 관하여 피고와 사이에 별도의 협약이 체결되지 않았으므로, 원고에 대하여 기본급 이외의 수당에 관한 지급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는 제1심에서 2012. 3. 26.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이미 피고에게 직접 고용된 상용직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의 명칭은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이고, 피고에게 직접 고용된 상용직 근로자들 중 비노조원에게 적용되는 임금규정은 위 노동조합과 체결한 임금협약이며, 그 임금협약 이외에 별도의 임금규정은 없다고 진술한 바 있는데, 이러한 진술이 진실에 반하고 착오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볼 자료가 없을 뿐 아니라, 앞의 법리에서 보듯이 직접고용이 간주되는 경우 사용사업주의 취업규칙 등에 따라 근로조건을 정해야 하는데 위 임금협약 이외에 달리 원고에게 적용할 유사한 임금규정을 찾을 수도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구체적인 액수의 산정

원고가 2006. 8. 5. 피고에 신규입사하였음을 전제로 원고에게 적용될 2007년 ~2009년 각 임금협약에 따라 원고가 구하는 2007. 12. 6. 이후부터 2009. 6. 30.까지 원고의 임금을 산정하는 기준은 제1심 판결 이유 제9면 밑에서 5행부터 제12면 밑에서 3행까지의 기재와 같고, 구체적인 계산내역은 제1심 판결 별지 표의 각 해당금액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라.

소결

원고는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한 다음날부터 당연히 피고가 이행지체에 빠짐을 전제로 퇴직일 다음날부터 그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으므로, 퇴직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범위에 관하여 살펴본다.

근로기준법 제36조(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도 동일)에서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근로기준법 제36조 소정의 금품 청산제도는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 사용자로 하여금 14일 내에 근로자에게 임금이나 퇴직금 등의 금품을 청산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이를 불이행하는 경우 형사상의 제재를 가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지 사용자에게 위 기간 동안 임금이나 퇴직금 지급의무의 이행을 유예하여 준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를 가리켜 퇴직금 청구권의 행사에 대한 법률상의 장애라고 할 수는 없고, 따라서 퇴직금청구권은 퇴직한 다음날부터 이를 행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1. 10. 30. 선고 2001다24051 판결 참조).

따라서 퇴직한 다음날부터 근로자는 퇴직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사용자는 퇴직금지급채무를 이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어 퇴직금지급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하나, 그로 인하여 곧바로 퇴직한 다음날부터 사용자가 지체책임을 지게 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민법상 고용계약과 관련하여 민법 제656조 제2항에서는 보수는 약정한 시기에 지급하여야 하며 시기의 약정이 없으면 관습에 의하고 관습이 없으면 약정한 노무를 종료한 후 지체 없이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조항은 당사자 사이의 약정이나 관습이 없는 경우, 보수의 후급 원칙을 규정하는 한편, 노무가 종료하면 사용자는 즉시 보수지급채무를 이행하여야 하고 근로자는 보수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시기, 즉 보수지급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함을 일반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즉 이행기의 도래는 이행지체가 성립하기 위한 필요조건이기는 하나 충분조건은 아니므로, 단순히 이행기가 도래하였다는 것만으로 바로 이행지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발생하는 채무는 특별규정이 없는 한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무로 성립하는 것으로 이해되는바, 퇴직금지급채무는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그 지급이 강제되어 퇴직시 발생하는 채무로서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발생하는 채무의 일종이고, 그 지급시기에 관하여 당사자의 특별한 약정이나 노동관행이 없는 이상,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무로 이해함이 타당하다(퇴직금이 일종의 후불적 임금의 성격을 갖는다고 하여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민법 제387조 제2항에서는 채무이행의 기한이 없는 경우에는 채무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무인 퇴직금지급채무의 지체책임 역시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정확하게는 근로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다음날부터 사용자는 지체책임을 지게 된다. 따라서 근로자가 퇴직하여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한 경우, 비록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지 않았더라도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았다면 그 다음날부터 사용자는 지체책임을 지게 된다고 할 것이나, 근로자의 이행청구가 없다면 사용자의 지체책임은 발생하지 아니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36조에서 사용자로 하여금 14일 내에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청산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이를 불이행하는 경우 형사상의 제재를 가하여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점, 근로기준법 제36조의2 제1항에서 사용자는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 연 100분의 40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율(근로기준법 시행령에 따라 현재 연 20%이고,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 적용하지 아니하도록 하고 있다)에 의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이 경과하면 그 다음날부터 근로자의 청구 여부에 관계없이 위 법률규정들에 의하여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국 근로기준법 제36조는 퇴직 후 14일 내에 퇴직금지급채무를 청산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불이행할 경우 형사상의 제재를 가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지 사용자에게 위 기간 동안 임금이나 퇴직금 지급의무의 이행을 유예하여 준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퇴직금지급채무의 이행기는 퇴직한 다음날 도래하고, 다만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하여 발생하는 퇴직금지급채무는 당사자 사이의 특별한 약정이나 노동관행이 없는 한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무로서 민법 제387조 제2항에 의하여 근로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다음날부터 사용자는 지체책임을 지게 되며, 사용자가 퇴직 후 14일 이내에 퇴직금지급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36조, 제36조의2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근로자의 이행청구 여부에 관계없이 사용자는 지체책임을 지게 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퇴직금의 지급시기에 관하여 근로계약 또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함이 없고, 노동관행도 없는 이상, 원고가 퇴직한 후부터 14일까지의 기간 동안에 대하여 피고의 퇴직금지급채무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43,601,625원(= 2009. 6.까지의 임금 차액분 36,915,378원 + 퇴직금 6,686,247원) 및 그 중 임금 차액분 36,915,378원에 대하여는 그 지급기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09. 6. 30.부터(임금의 경우에는 매월 그 지급기일이 정해져 있고, 2009. 6. 30.이 지급기일 이후라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퇴직금 6,686,247원에 대하여는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09. 8. 2.부터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제1심 판결선고일인 2012. 8.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제1심 판결의 피고 패소부분 중 위 인정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빈(재판장) 이수영 유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