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에서 ‘제14조의2에 따라 교섭 요구를 받은 때’란 복수노조를 전제로 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제1항뿐 아니라 단수노조인 경우도 포함하는 노동조합법 제29조제1항에 따라 교섭요구가 있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봄이 옳다. 또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제8항에서는 단순히 ‘노동조합의 교섭요구·참여 방법’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복수노조일 때의 교섭요구에 한정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만일 그와 같이 본다면 단수노조일 때의 교섭요구에 관하여는 결국 아무런 규정도 없게 되는 셈이어서 입법자의 의사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교섭요구 사실 공고제도가 복수노조가 있을 때만 적용된다고 한다면, 복수노조의 존재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에 관한 사용자의 주관적인 인식에 따라 교섭요구 사실 공고 여부가 좌우될 수 있게 되어 집단적 노동관계의 법적 안정성이 현저히 침해될 우려가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용자가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할 여지도 있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복수노조가 존재할 때만 사용자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있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에서 정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절차는 하나의 사업장에 하나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라도 적용된다고 봄이 옳다.
* 서울고등법원 제6행정부 판결
* 사건 : 2013누16175 교섭요구사실의공고에대한재심결정취소
* 원고, 피항소인 : ○○손해보험 주식회사
* 피고, 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13.5.2. 선고 2012구합30424 판결
* 변론종결 : 2014.03.05.
* 판결선고 : 2014.03.19.
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결정의 경위
초심결정
원고 회사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A노동조합 ○○손해보험지부는 2012.6.18. 원고에게 교섭요구를 하였는데, 원고는 이 사실을 공고하지 않았다. A노동조합은 2012.7.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와 같은 원고의 행위에 대해 시정을 구하는 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원고에게 교섭요구 사실을 전체 사업장에 공고할 것을 명하는 결정을 하였다.
재심결정
원고는 2012.8.2. 중앙노동위원회에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2.8.13.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결정은 적법하다고 보아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고만 한다) 제14조의3에서 정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절차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하 ‘사업장’이라고만 한다)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할 때에만 적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장 내에 하나의 노동조합만 존재한 것이 명백한 원고 회사의 경우에는 그러한 공고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별지 생략>
판단
관련 규정의 문언 등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시행령 제14조의3에서 정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절차는 하나의 사업장에 하나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라도 적용된다고 봄이 옳다.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 결정은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시행령 제14조의3 문언 및 제14조의2와의 체계적 해석
시행령 제14조의3은, 사용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제14조의2에 따라 교섭요구를 받은 때에는 그 요구를 받은 날부터 7일간 그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등을 공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이러한 공고제도가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또한, 시행령 제14조의2제1항은, 노동조합은 사업장에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 노동조합법 제29조제1항 또는 제29조의2제1항에 따라 그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해당 사업장에 하나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를 포함하는 제29조제1항의 상황에서도 같은 절차가 적용됨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시행령 제14조의3에서 ‘제14조의2에 따라 교섭 요구를 받은 때’란 복수노조를 전제로 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제1항뿐 아니라 단수노조인 경우도 포함하는 노동조합법 제29조제1항에 따라 교섭요구가 있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봄이 옳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시행령 제14조의3은 노동조합법 제29조의2제8항의 위임규정에 근거한 것인데, 노동조합법 제29조의2는 복수노조를 전제로 그 단일화 절차를 규정한 것이므로 시행령 제14조의3도 복수노조를 전제로 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이와 달리 단수노조인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노동조합법 제29조의2제8항에서는 단순히 ‘노동조합의 교섭요구·참여 방법’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복수노조일 때의 교섭요구에 한정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만일 그와 같이 본다면 단수노조일 때의 교섭요구에 관하여는 결국 아무런 규정도 없게 되는 셈이어서 입법자의 의사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교섭요구 사실 공고 제도의 악용 가능성
노동조합법 제29조의2에서는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할 경우, 자율 결정기간 내에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 등 노동조합법에서 정하는 예외사유가 있지 않은 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정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업장에 복수노조가 존재하는데도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단체교섭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법령에 위반된 것이고, 그에 근거한 단체협약이나 노동쟁의 역시 위법하게 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현행 법령에 따르면, 근로자는 언제든지 사업장 내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도 있고 또 산업별 노동조합 등 상급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도 있어서, 사용자가 노동조합으로부터 단체교섭을 요구받았을 당시 사용자나 근로자가 해당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지를 알기란 쉽지 않다(원고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결성할 경우 통상 사용자 측에 이를 통보하기 때문에 사용자 측이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나, 법령상 반드시 그러한 통보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그 통보만으로 다른 근로자들이 새로운 노동조합 결성 혹은 어떤 근로자가 상급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만일 교섭요구 사실 공고제도가 복수노조가 있을 때만 적용된다고 한다면, 복수노조의 존재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에 관한 사용자의 주관적인 인식에 따라 교섭요구 사실 공고 여부가 좌우될 수 있게 되어 집단적 노동관계의 법적 안정성이 현저히 침해될 우려가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용자가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할 여지도 있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도 복수노조가 존재할 때만 사용자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있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기타
원고는, 노동조합법 및 시행령에서 노동조합이 1개일 경우에는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절차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도 그 주장의 근거로 삼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사업장 내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라도 어느 노동조합이 교섭요구를 하여 그 사실이 공고된 기간 내에 나머지 다른 노동조합들이 교섭요구를 하지 않으면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은 결국 1개인 것으로 확정되는데, 이 경우에도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절차규정이 없다는 점에서 원래 노동조합이 1개인 경우와 다를 것이 없다.
또한 원고는, 노동조합이 1개일 경우에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이후의 절차가 진행되어 그 노동조합이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결정되면 단체협약 유효기간 만료일까지 교섭대표 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하게 되므로 다른 노동조합이 신설되더라도 교섭요구를 할 수 없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고 그들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어느 노동조합이 교섭대표 노동조합으로 결정된 때에도 마찬가지로 이후 새로운 노동조합은 신설될 수 있는 것이며, 이 경우 그 신설된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원고 주장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들은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사용자가 교섭요구 사실 공고의무를 부담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교섭요구 사실 공고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교섭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7일간 그 노동조합의 명칭 등을 사업장 게시판 등에 공고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바, 이러한 공고의 방법과 내용, 기간 등에 비추어 볼 때 사업장에 하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사용자가 공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하여 그로 인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제도적 목적에 비해 사용자가 입는 불이익이 과도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이 사건 재심결정은 적법하므로, 그것이 위법함을 전제로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윤성근
판사 노경필
판사 손철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