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위법한 처분에 의하여 발생한 위법상태를 배제하여 원상으로 회복시키고 그 처분으로 인하여 침해된 권리나 이익을 보호 구제하고자 하는 소송이므로 그 처분을 취소하더라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처분이 외형상 잔존함으로 인하여 어떠한 법률상 이익이 침해되고 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없는바, 근로자인 원고에 의한 부당 정직처분 및 대기발령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재심판정에 대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사실심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이미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상의 기간이 만료된 경우에는 설령 재심판정이 취소되더라도 근로자의 지위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원상회복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다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참가인은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3개월간으로 하고, 원고는 입사 후 최초 3개월간 수습을 거치며, 이와 관련된 사항은 취업규칙에 따른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당시 참가인은 원고에게 입사일로부터 3개월간의 수습기간 이후 근무평가하여 정식직원으로의 채용여부가 결정된다는 내용을 설명한 점, 참가인은 위 계약기간 만료 후 원고와 사이에 정규직원으로 채용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근로계약의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별도의 조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계약 당사자인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당연히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 판결
* 사 건 : 2013누17444 부당정직등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항소인 : A
* 피고, 피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B 주식회사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13.5.30. 선고 2012구합37692 판결
* 변론종결 : 2013.09.05.
* 판결선고 : 2013.10.10.
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총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상시근로자 약 500여 명을 고용하여 건물종합관리 및 경비용역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2.1.7. 참가인에 입사하여 서울 금천구 C 소재 D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자이다.
참가인은 2012.4.4. 원고에 대하여 별지 <이 사건 정직처분 사유 및 원고의 주장> 표(이하 ‘별지 표’라 한다) 기재 각 ‘징계사유’란 기재 사유로 각 ‘근거규정’란 기재 각 취업규칙의 근거조항에 기하여 정직 1개월(2012.4.9.부터 2012.5.8.까지)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 정직처분 기간이 만료된 이후인 2012.5.9. 참가인은 원고에게 근무하는 동안 근신하고 업무에 충실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각서 작성을 거부하면서 이 사건 아파트로의 복귀를 고집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로 복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판단되어 다른 근무처에 배치하기로 하였고, 다만 현재 공석인 근무처가 없어 일단 원고에게 참가인 본사로 출근하여 대기할 것을 명하는 대기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
원고는 2012.4.9. 이 사건 정직처분에 대하여, 2012.5.9. 이 사건 대기발령에 대하여 각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2.6.4.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불복하여 원고는 2012.6.14.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앙2012부해636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2.10.17. ‘이 사건 정직처분은 그 사유가 충분히 인정되고 참가인이 징계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이 사건 대기발령은 참가인의 정당한 인사 재량권의 범위 내에 속한다’라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9, 34, 35, 39, 52, 55호증, 을 25호증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소의 이익
원고는 이 사건 소로써, 이 사건 정직처분은 별지 표 ‘원고의 주장’란 기재와 같이 정직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대기발령은 근거규정이 없거나 정직 처분과 그 사유가 동일하여 이중징계에 해당하며, 또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각서 작성의 요구에 불응한 것을 이유로 행하여져 각 위법함에도, 이에 대한 원고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한다.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위법한 처분에 의하여 발생한 위법상태를 배제하여 원상으로 회복시키고 그 처분으로 인하여 침해된 권리나 이익을 보호 구제하고자 하는 소송이므로 그 처분을 취소하더라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처분이 외형상 잔존함으로 인하여 어떠한 법률상 이익이 침해되고 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없는바, 근로자인 원고에 의한 부당 정직처분 및 대기발령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재심판정에 대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사실심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이미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상의 기간이 만료된 경우에는 설령 재심판정이 취소되더라도 근로자의 지위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원상회복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다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직권판단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를 직권으로 살펴본다.
(1)을 1내지 6, 10, 12 내지 15, 1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적어도 2012.7.7.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9조는 “신규로 채용된 직원은 채용한 날로부터 최초 3개월간의 수습기간을 거쳐 정규직원으로 임용하되, 수습기간 중의 근무태도, 자질, 대인관계 등으로 보아 계속 근로가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는 본 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제10조는 “직원으로 채용된 자는 근로계약서에 서명날인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는 바, 참가인은 2012.1.7.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2012.1.7.부터 같은 해 4.6.까지 3개월간으로 하고, 원고는 입사 후 최초 3개월간 수습을 거치며, 이와 관련된 사항은 취업규칙에 따른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정, 당시 참가인은 원고에게 입사일로부터 3개월간의 수습기간 이후 근무평가하여 정식직원으로의 채용여부가 결정된다는 내용을 설명한 사정, 참가인은 위 계약기간 만료 후 원고와 사이에 정규직원으로 채용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2012.4.6. 위 근로계약의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별도의 조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계약 당사자인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당연히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참가인이 2012.4.4. 원고에 대하여 계약기간 이후인 같은 해 4.9.부터 같은 해 5.8.까지를 기간으로 하는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행하였으나, 별도의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아니한 이 사건에 있어서, 그것만으로 참가인이 원고를 정규직원으로 채용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설령 원고가 고용기간이 만료된 후 계속하여 그 노무를 제공하였고, 이에 대하여 참가인이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함으로써 민법 제662조 제1항에 의하여 위 근로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것으로 본다 하더라도, 묵시적으로 갱신된 근로계약의 기간은 원래 근로계약기간인 3개월이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기간은 적어도 2012.7.6. 재차 만료되었다[참가인은 2012.7.2. 원고에게 2012.7.7.(6.의 오기로 보인다)자로 근로계약이 만료됨을 통보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참가인이 원고에게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점을 미리 알려준 것으로 보인다].
비록 중앙노동위원회가 2012.10.17. 재심판정을 할 당시 이미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어 원고의 구제신청은 구제이익이 없으므로, 본안판단에 앞서 구제이익의 부존재를 이유로 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결정을 취소하고 노동위원회 규칙 제60조 제1항 제3호, 제6호에 의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간과한 채 본안으로 나아간 잘못이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실심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이미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상의 기간이 만료되었으므로, 근로자인 원고가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의 이익도 없다.
따라서 재심판정의 당부를 판단할 필요 없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나아가 본안에 관하여 본다 하더라도, 제1심에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정직처분에 대하여는 별지 표 순번 4, 6, 8, 9, 10의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그 징계양정 또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또한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19조 제1항은 ‘기타 회사 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된 자’에 대하여 보직을 해제하고 대기발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는 참가인이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근무처의 민원대상이 되었을 때는 재보직을 받는 데 동의하였으며(을 14호증), 이 사건 아파트에서의 근무기간 동안 보인 근무행태 등에 비추어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에 복귀하게 되는 경우 다시 입주민들과 사이에 다툼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이는 점(참가인이 규정에도 없는 각서 작성을 요구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원고가 향후 이 사건 아파트에 복귀하는 경우 입주민들과 다툼없이 원만하게 근무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일환이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단순히 원고의 각서 작성 거부만을 이유로 대기발령 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대기발령은 징벌적 제재인 징계와는 성질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참가인이 정직처분에 연이어 원고를 대기발령 하였다고 하여 이를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단한다.
재판장 판사 민중기
판사 임민성
판사 안종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