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12. 31. 선고 2014나2045346 판결

주문

1.

당심에서 추가된 주위적 청구 및 변경된 예비적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86,4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4. 17.부터 2015. 12. 3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1980년경부터 가내 수공업 형태로 악세사리 수공업을 시작하였는데, 1987. 9.경 원고의 모친 D의 동의를 받아 지적장애인인 원고를 서울 성동구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후, 그 무렵부터 원고에게 납땜 기술을 가르쳐 납땜 작업을 시켰다.

나.

원고는 1987. 9.경부터 2013. 4. 17.경 누나인 B의 집으로 갈 때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악세사리 수공업 작업장에게 피고의 지시에 따라 납땜 등 작업을 하였는데, 그 기간 동안 담뱃값 등 용돈 조로 돈을 일부 받았으나, 급여나 보수 명목으로 돈을 전혀 받지 못하였다.

다.

피고는 위와 같이 원고에게 일을 시킨 것과 관련하여 2015. 4. 15. 장애인복지법위반죄로 징역 6월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단7730), 2015. 12. 3. 항소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는데(서울중앙지방법원 2015노1631), 그 범죄사실은 "피고인(피고)은 2007. 10. 12.부터 2013. 4.경까지 경기 하남시 H에 있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액세서리 수공업 공장에서 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한 채 지능 61, 사회적응기능 53으로 지적장애 3급에 해당하는 피해자 A(원고)에게 액세서리 납땜 일을 시켜 액수 불상의 수익을 취득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장애인을 이용하여 부당하게 영리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15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제1심증인 F의 증언, 제1심법원의 원고 한정후견인 신문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가 지적장애가 있음을 이용하여 원고에게 급여나 보수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지 아니한 채, 원고로 하여금 피고의 지시에 따라 납땜 작업 등 노무제공행위를 하게 하였는바, 이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살피건대,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 불이익, 즉 그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그 위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한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1828 판결 등 참조),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는 원고가 피고에게 노무를 제공하였음에도 취득하지 못한 급여 또는 보수 상당액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원고가 제공한 노무에 대하여 매월 110만 원의 급여 또는 보수를 지급하여야 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제공한 숙식 등 매월 경비 등 명목으로 공제하여야 할 금액이 30만 원이라는 것에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매월 80만 원(= 110만 원 - 30만 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한다.

먼저 단기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에서 정한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하고, 피해자 등이 언제 그와 같은 인식을 하였다고 볼 것인지는 개별사건에서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다30440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지능 61, 사회적응기능 53으로 지적장애 3급의 지적장애인이라고 할 것인바, 이와 같은 원고의 지적능력에 비추어 보면, 피고로부터 숙식을 제공받으면서 용돈 등 명목으로 일부 돈을 지급받으면서 노무를 제공하였던 원고가, 원고의 지적장애를 이용하여 급여 또는 보수를 지급하지 않고 원고로부터 근로를 제공받은 피고의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되었다는 것을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10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채권자로서는 그 선택에 따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되, 그 중 어느 하나의 청구를 한 것만으로는 다른 채권 그 자체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다른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은 없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다81285 판결, 대법원 1993. 3. 23. 선고 92다50942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제1심에서 부당이득반환 또는 약정금 등의 지급을 구하다가, 당심에 이르러 2014. 12. 26.자 준비서면을 제출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주위적 청구로 추가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2014. 12. 26.에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할 것이고, 위 중단일로부터 역산하여 10년이 경과한 원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 중 2004. 3.경부터 2004. 12. 25.까지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04. 12. 26.부터 2013. 4. 17.까지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는, 피고는 원고의 어머니인 D와 사이에 피고가 원고에게 공장일을 시킨 대가로 원고 명의의 통장을 만들어 매달 일정한 돈을 입금하였다가, 원고가 스스로 일을 할 정도가 되면 그 돈을 주기로 약정하였음을 전제로, ① 위와 같은 약정은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거나, 친권자인 D가 미성년자였던 원고의 근로계약을 대리하여 체결한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67조 제1항에 따라 무권대리행위로서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로부터 제공받은 노무에 관한 임금 상당의 부당이득으로 2004. 3.부터 원고가 피고의 공장을 나온 2013. 4. 17.까지 108개월간 일용인부의 노임으로 계산한 임금 상당액 중 숙식비 상당을 공제한 161,108,568원을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하고, ② 위와 같은 약정이 유효하다면, 피고는 위 약정에 따라 피고가 원고의 임금으로 보관하고 있는 위 금액 상당의 금원을 지급하거나, 또는 위 약정의 실질은 근로계약이므로 그에 따른 임금 및 퇴직금으로 위 금원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5, 6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원고 한정후견인 신문결과만으로는 원고의 친권자인 D와 피고 사이에 피고가 원고를 데려가면서 원고가 일을 한 대가를 지급 또는 보관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와 같은 약정이 있었음을 전제로 그 약정의 무효로 인한 부당이득의 반환 또는 그 약정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다만 위 D와 피고 사이의 약정이 무효이므로 법률상 원인 없이 피고가 부당이득을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는 원고가 노무를 제공하여야 할 아무런 법률상 원인이 없음에도 피고가 원고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아 부당이득을 하였다는 주장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이므로 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기로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는 원고로부터 법률상 원인 없이 노무를 제공받고, 이로 인하여 그에 상응하는 급여 또는 보수 상당액의 이득을 취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음으로써 취득한 이득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가 반환하여야 할 부당이득의 범위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제공한 노무에 대하여 매월 110만 원의 급여 또는 보수를 지급하여야 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제공한 숙식 등 매월 경비 등 명목으로 공제하여야 할 금액이 30만 원이라는 것에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매월 80만 원(= 110만 원 - 30만 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구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실질적으로 임금채권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므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원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노무를 제공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고가 급여 또는 보수 상당의 이득을 취하였다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채권을 같은 것으로 보아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를 적용할 수는 없고,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은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데,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소가 2014. 3. 31.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2004. 3. 31.부터의 부당이득반환청구구권은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04. 3. 31.부터 2013. 4. 17.까지 중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인 2004. 3. 31.부터 2004. 12. 25.까지의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다.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과 부당이득반환으로 2004. 3. 31.부터 원고가 피고의 공장을 나온 2013. 4. 17.까지의 기간 중 원고가 구하는 108개월간의 합계액 8,640만 원(= 80만 원 × 108개월)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2013. 4. 17.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5. 12. 31.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고, 나머지 주위적 청구와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할 것인바, 당심에서 추가된 주위적 청구와 변경된 예비적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배광국(재판장) 임영우 최한순

각주1) 근로기준법 제67조(근로계약)¶

①

친권자나 후견인은 미성년자의 근로계약을 대리할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