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3. 10. 25.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급여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87. 8. 6.부터 ○○○○○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그때부터 이 사건 회사 ○○○○에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3. 6. 4. 21:20경 작업장 내 철선외장기에서 작업을 수행하던 중 송출기 근처에서 쓰러져 바로 ○○○대학교 부속 ○○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어 '뇌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로 진단받았다.
원고는 2013. 8. 7. 피고에게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다며 요양급여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2013. 10. 25. 원고에게 "원고는 고혈압 및 고지혈증 등의 병력이 있고 발병 이전 24시간 이내에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의 발생과 급격한 업무 환경의 변화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으며, 발병 1주일 이내에 업무량, 업무 강도, 책임 및 업무 환경 등의 변화, 3개월 이상 과중한 육체적, 정신적 부담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업무적 요인 등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업무와 신청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불승인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전심절차 없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의 1, 3, 4, 갑 제5, 6호증, 갑 제7호증의 1 내지 10, 갑 제9호증, 을 제1, 4, 5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소외1의 증언, 제1심 법원의 ○○○○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제1심 법원의 이 사건 회사 ○○○○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당심의 이 사건 회사 부속의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고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하며,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입증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며, 업무와 질병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9. 3. 선고 2003두12912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갑작스럽게 변화한 작업환경에서 과중한 업무를 한 데 따르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이미 원고가 보유하고 있던 고혈압 등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어 이 사건 상병에 이르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결국 이와 달리 본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원고는 약 25년간 3교대 업무를 해온 숙련공으로서 원고의 근무형태가 3교대에서 2교대로 변경된 기간이 비록 1개월 정도로서 장기간은 아니지만, ㉮ 2교대 근무가 3교대 근무에 비하여 과로와 스트레스를 조장할 개연성이 높은 점, ㉯ 원고가 장기간의 3교대 업무를 해왔다고 하더라도 업무 그 자체 외에 근로시간의 변동이나 휴무일의 변동까지 익숙해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 오히려 동일한 형태의 장기 근무로 인해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왔거나 업무 환경의 변화에 더욱 민감할 수가 있는 점, ㉱ 원고가 속해있던 생산팀 작업반장 소외1 역시 당심에서, 3교대 근무를 오래 했다고 하여 2교대로 인한 수면부족과 늘어난 근로시간에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갑작스런 근무형태 및 생활주기의 변경은 원고의 생체리듬에 교란을 가져와 원고에게 상당한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주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원고는 ○○○○공사에 대한 납품기일을 맞추기 위해 2교대 업무를 하는 동안 5월에는 휴무를 2일밖에 못 갖는 등 위 2교대 기간 동안 업무량의 상대적인 증가 폭이 매우 컸던 것으로 보인다. 즉 ㉮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4주간 총 248.5시간(야간 90시간)의 근로를 하였는데 반하여, 그 전 4주간 근로시간은 총 163시간(야간 52.5)으로서 발병 전 4주간 업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급격히 늘었음을 확인할 수 있고, 이러한 152%{= (248.5시간 ÷ 163시간) × 100}에 이르는 증가 폭(야간근로 증가 폭은 171%)은 원고로서는 견디기 힘들 정도라고 보기에 충분한 점, ㉯ 원고의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4주 동안의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62.1시간으로 비록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1. 다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 (고용노동부고시 제2013-32호, 2013. 7. 1. 시행)에 규정된 '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 초과' 기준을 충족하지는 못하지만, 원고의 업무시간 중 야간근로시간의 비중이 매우 크고 2교대 기간 동안 야간근로의 증가 폭도 매우 큰 점, ㉰ 위 고시에서도 야간근무의 경우 더 많은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규정한 점, ㉱ 위 규정은 예시 규정에 불과하여 위 기준 외의 업무상 재해의 인정을 배제하는 취지로 볼 것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주장과 같이 위 고시의 미달을 이유로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단기간(4주간) 동안의 급격한 업무상 부담의 상대적 증가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원고의 작업 형태와 작업의 난이도 및 그 작업환경 등과 같은 업무의 질적 측면도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에 해당하는 유해요인으로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인데, 원고의 업무는 그 자체로 육체적으로 큰 힘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긴 어려우나, ㉮ 공정 감시 확인 업무에 더하여 기계 사이를 오가며 각종 수작업을 해야 하는 등 그 업무 범위가 방대한 점, ㉯ 불량품 방지를 위해서는 작업 중 항상 긴장해야 하는 점, ㉰ 작업의 특성상 공정이 시작된 후에는 근무시간 중 휴식시간을 갖기 어려워 보이는 점, ㉱ 원고는 숙련된 기능공으로서 2가지 공정을 동시에 진행하고 감독하여야 했던 점, ㉲ 당시 원고는 ○○○○공사의 납품기일을 맞춰야 하는 등 정신적·심리적 부담도 가중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더하여 원고는 2004년경부터 고혈압 증상을 보여 과로를 해서는 아니 되는 신체적 조건이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원고의 업무는 원고의 나이 및 건강상태 등에 비추어 육체적·정신적으로 과도한 업무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 원고는 기왕력이 있다고 하나 정상적으로 25년간 3교대 근무를 하여 왔던 점, ㉯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근무형태의 갑작스러운 변경으로 업무량과 야간근로 등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4주간의 과로 상태가 끝난 직후 며칠 안 되어 발생한 점, ㉰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생 당일에도 출근한 뒤 약 7시간가량 근무를 하고 있었던 점, ㉱ 원고는 2010년 이후 해마다 고혈압 수치가 감소하는 등 특별한 이상 없이 비교적 혈압이 잘 조절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특히 2013. 3. 16. 당시 원고의 고혈압 수치는 고혈압 전 단계 내지 정상에 해당하는 수치인 135/77㎜Hg이었는데 반하여, 불과 2개월여가 지난 이 사건 상병 발병 당시에는 혈압 수치가 187/116㎜Hg(그 직후에도 200/118㎜Hg, 204/112㎜Hg 등을 나타내었다)로서 고위험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근무형태의 변경으로 인한 과로 및 스트레스가 이 사건 상병과 시기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상병 발생 3일 전부터 휴무를 한 상태라서 어느 정도 체력이 회복된 상태로 업무를 수행하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상병 발생 3일 전인 2013. 6. 1.은 비록 휴무일이나 원고는 당일 오전 06:00에서야 퇴근하였던 점, 이 사건 상병 발병 전일은 이 사건 회사 차원의 야유회가 있던 날인 점 등에 미루어 이들을 온전한 휴일로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의 나이(사고 당시 만 53세)를 고려할 때 원고의 회복력이 높다고도 볼 수 없다. 따라서 2교대 직후 위와 같은 휴무일을 가졌다는 이유로 원고의 2교대로 인해 축적된 과로와 스트레스가 위 휴무로 인해 충분히 회복되거나 희석되어 휴무 다음 날 발생한 이 사건 상병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 원고에게 2004년부터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 등과 같은 병력이 있기는 하나, 원고는 2004년 이래 전체적인 건강상태가 정상 B(경계)를 벗어난 적이 없었고, 꾸준히 건강검진도 받아온 점, ㉯ 피고는 원고의 건강검진 결과 정상B(경계)로 측정되었다는 점을 들어 원고에게 뇌출혈의 직접적인 위험인자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건강검진결과는 원고의 혈압 및 혈액검사 수치가 어디까지나 정상범위 내에 있다는 것으로서 이를 두고 원고에게 위험인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건강검진 결과 '일반질환 의심' 등의 내용은 병원진료 및 치료의 필요성을 암시하기는 하지만 이를 명시적이고 구체적인 요양지시로 볼 수도 없는 점, ㉰ 원고는 적어도 2010년 이후 해마다 고혈압 수치가 감소하여 이 사건 상병 발병일보다 2개월가량 전인 2013. 3. 16. 당시에는 고혈압 수치가 고혈압 전 단계 내지 정상에 해당하는 수치를 나타내는 등 비교적 혈압이 잘 조절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 원고의 고혈압에 대한 관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 당심 증인 소외1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휴일에는 등산을 하면서 나름대로 건강관리를 해왔고, 이 사건 상병 발병 전에도 특별히 원고가 건강 문제로 인하여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 적이 없었던 점, ㉲ 당심의 이 사건 회사 부속의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더라도 위 2013. 4. 19. 당시 원고는 혈압 수치가 고혈압약을 복용할 만큼 높지 않았고, 당시 원고의 혈압이 뇌출혈로 발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는 것인 점, ㉳ 이상지질혈증 또한 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로 관련성이 있다는 제1심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이 제시된 바 있으나, 원고는 2013. 4. 19. 및 2013. 5. 24. 위 이 사건 회사 부속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고지혈증에 대하여 치료약을 복용하는 등 관리를 계속한 것으로 보이는 점, ㉴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가능성 외에 원고의 고지혈증이 이 사건 상병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용하였는지에 관한 의학적 소견은 제시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만한 건강상의 문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상병의 발생이 원고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 등과 무관하게 오로지 원고의 기저질환에 기인한 것으로 추론할 수는 없다.
또한, 아무리 원고의 흡연 및 음주 습관을 감안하더라도, 원고는 등산을 자주 하면서 나름대로 건강관리를 해왔고, 건강 문제로 인하여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 적이 전혀 없었으며, 이 사건 재해 발생 당시까지 25년에 걸쳐 정상적인 근무를 해온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흡연과 음주력 등 업무와는 무관한 개인적인 원인이 이 사건 상병 발생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
제1심의 진료기록 감정의는 원고는 고혈압, 고지혈증, 담배, 술 등 위험인자를 보유하고 있어 자연 경과에 의한 출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나, 위 진료기록 감정은 제1심의 이 사건 회사 ○○○○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나, 이 사건 회사 ○○○○의 업무시간 확인원 등 원고의 구체적인 업무의 내용이나 2교대 당시 원고의 상태 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위 감정결과에 따른 의학적 소견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반면, 위 감정의는 스트레스나 과로가 기존 질환의 악화를 trigger 한다거나, 3교대 업무가 원고에게 부담이 되었다면 스트레스가 증가했을 것이라는 의학적 소견도 동시에 제시하고 있으므로, 위 감정결과는 전체적으로 볼 때 원고의 내재적 위험인자가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의 일반적인 의학적 소견을 밝한 것으로 이해될 뿐, 의학적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할 만한 개인적 소인이 내재되어 있음으로써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발병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였음을 단정 지을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재판장 판사1 판사 판사1 판사 판사2
연관판결
서울행정법원,2013구단24801,1심-대법원,2015두49269,3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