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와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 사실
당사자의 관계
피고는 지방공기업법 및 서울메트로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설립되어 서울특별시 지하철 1 내지 4호선의 건설·운영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공법인이고, 소외 서울지하철공사노동조합은 피고의 노동조합이다(이하 '소외 조합'이라 한다). 원고들은 피고의 1955년생 직원들로서,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이 정년이 59세임을 전제로 2014. 12. 31.자로 정년퇴직 처리되었다.
2012년도 정년연장 합의에 이르게 된 경위
피고 소속 직원들의 정년은 원래 60세였으나, 2000. 12.경 피고와 소외 조합 사이의 단체협약 체결 및 인사규정(제32조) 개정을 통해 정년이 58세로 감축되었다.
피고와 소외 조합은 2003. 12. 31. 2003년도 단체협약, 2007. 1. 30. 2007년도 단체협약, 2008. 11. 20. 2008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정년연장은 향후 공무원의 정년연장과 연동하여 추진한다.'라는 원칙에 합의하였는데, 2008. 6. 13.과 2008. 12. 31.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이 차례로 개정되면서 공무원들의 정년이 60세로 변경되었다. 그러나 피고와 소외 조합이 2010. 12. 22. 체결한 단체협약상의 정년연장 관련 규정 역시 '정년 연장을 향후 공무원의 정년연장과 연동하여 추진한다.'라고 하여 내용의 변동이 없었다.
한편 2011년경부터 피고의 직원들의 정년 연장 문제에 대하여 논의가 이루어지게 되었고, 피고와 소외 조합은 2012. 12. 10. 정년연장 문제 등에 관한 노사합의에 이르렀는데 그중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2012년도 정년연장규정'이라 한다).
소외 조합은 노사합의 직후인 2012. 12. 말경 조합원들에게 '2012년 임금·단체협약 노사합의서 해설서'를 주었는데, 위 해설서에는 정년연장 방안과 관련하여 '정년연장 합의는 55년생부터 적용되고, 54년생의 경우 피고가 자회사 등에 재취업을 알선하여 주기로 하였다.'라는 취지의 설명이 기재되어 있다.
2013년도 정년연장 합의에 이르게 된 경위
한편 2012년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이전인 2011년 초경, 소외 조합이 속해있는 서울특별시투자기관노동조합협의회는 서울 산하 투자기관의 정년연장과 관련하여 서울특별시노사정서울모델협의회(이하 '서울모델협의회'라 한다)에 조정신청을 하였는데, 이에 대해 서울모델협의회는 2013. 7. 29. 피고의 정년연장 연구에 관한 최종 보고서로 '2013년 정년연장의 대상이 된 1955년생부터 차례로 60세까지 일률적으로 정년 연장하되, 정년 연장하는 방식은 ① 2016년 정년연장법 시행까지 정년 연장 1년 차(59세)에는 58세 임금총액에서 10% 감액하고 정년 연장 2년 차(60세)에는 58세 임금총액에서 15% 감액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의 한시적 도입' 또는 ② '임금피크제 도입 없는 일률적인 정년연장'의 복수방안을 제시한다.'라는 내용의 최종연구보고서를 제출하였고, 2013. 8. 28. 다음과 같은 내용의 조정안을 제시하였다.
피고와 소외 조합은 2013. 12. 17. 임금협약을 체결하면서 정년연장 문제와 관련한 부대약정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이 사건 부대약정'이라 한다).
피고는 2014. 12. 24. 1955년생인 원고들이 2014. 12. 31.자로 정년인 59세에 도달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들을 당연퇴직 처리하는 내용의 인사발령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통지'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8, 11, 14호증, 을 제1, 2,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는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부대약정은 1955년생 직원들의 정년을 단축하여 일시에 조기 퇴직하게 함으로써 사실상 정리해고의 효과를 도모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인바, 이는 연령만으로 조합원을 차별하는 것으로 현저히 합리성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부대약정은 헌법상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적인 규정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 제1항 제5호에서는 사업주로 하여금 퇴직에 있어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부대약정은 일정 연령에 다다른 직원 또는 조합원을 차별적 정년 연장을 통하여 조기에 퇴직시키는 것으로, 고령자고용법을 위배한 무효의 규정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4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조합원 간에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여서는 안 된다고 함으로써 교섭대표가 모든 조합원에 대하여 공정하게 대표로서 교섭에 임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제30조 제1항에서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는 신의에 따라 성실히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여야 하며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안 된다고 함으로써 신의성실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부대약정은 조합원 중 일부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여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였으므로, 무효이다.
피고는 위와 같이 무효인 이 사건 부대약정에 따라 1955년생인 원고들에게 정년퇴직을 통보하는 이 사건 인사발령통지를 하였던바, 이 사건 인사발령통지의 무효확인을 구하며, 피고는 원고들이 직무에 복직할 때까지 위 원고들의 근로소득에 기초하여 산정한 월 임금의 비율로 계산한 일실 임금액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2012년도 정년연장규정의 의미와 이 사건 부대약정과의 관계
위 인정 사실과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의 정년문제에 관해 2008년 및 2010년 단체협약에서는 단지 '향후 공무원의 정년연장과 연동하여 추진한다.'라고만 하여, 공무원의 정년이 연장되는 경우에도 정년연장의 도입 시기와 방식은 피고의 인력운용 상황과 노사간의 합의 내용 등을 반영하여 구체화하여 적용할 것임을 예정하고 있었던 점, ② 서울모델협의회 역시 2011. 3. 정년연장에 관한 조정안을 마련하면서 '피고를 포함한 서울 산하 투자기관의 정년이 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개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경영 효율성 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임금피크제의 도입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함으로써, 정년연장제도가 무조건 성급하게 도입되기보다는 임금피크제 등 관련된 제도개선 조치와 병행될 수 있도록 신중히 설계되어야 한다는 태도를 견지하였던 점, ③ 피고와 소외 조합은 2013. 12. 17. 이 사건 부대약정을 체결하면서 1955년 이후 출생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구체적 정년연장제도를 설계하였던 점 등을 2012년도 정년연장규정의 전체적인 내용과 형식에 비추어 살펴보면, 2012년도 정년연장 규정 중 가항은 '정년연장은 공무원과 같이 시행한다.'라는 취지의 '연장될 정년의 내용'에 관한 원칙적인 규정이고, 나항은 1954년생 직원은 적용대상에서 제외하여 1955년생 이후 직원만을 적용대상으로 하되, '2013년 상반기에 비로소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여 정년연장을 시행하겠다.'라는 취지의 '정년연장제도의 적용 시점과 적용 범위'에 관한 규정으로 해석될 뿐, 위 규정을 당시 피고에 재직 중인 모든 직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기로 하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다.
따라서 2012년도 정년연장규정은 1955년생 이후 직원에게 노사 간에 구체적 정년연장제도를 협의하여 그 적용 시점과 범위를 결정하도록 한 것이고, 피고와 소외 조합이 1955년생 직원의 경우 1년간, 1956년생 직원의 경우 1년 6월간, 1957년생 직원의 경우 2년간 각 정년을 연장하는 차등적 정년 연장제도를 시행하는 것으로 합의하는 이 사건 부대약정은 2012년도 정년연장규정의 범위 내에서 그 취지를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이 점에서 2012년도 정년연장규정에 의하여 1955년생과 1956년생 직원들의 정년이 60세로 연장되었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부대약정에 의해 그러한 연장된 정년이 단축되었다는 취지의 원고들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부대약정의 합리성 여부
앞서 든 각 증거와 갑 제10, 12,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차등적 정년 연장제도를 도입한 이 사건 부대약정은 당시의 상황에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으로서 수긍할 만하다.
앞서 본 것과 같이 2012년도 정년연장규정에 따라 구체적인 정년연장 시행방법을 정하여야 했는데, 차등적인 정년제도를 시행할 것을 요구하는 피고 측과 일률적인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소외 조합 측의 명백한 견해 차이가 존재하였다. 이에 2013년도에 9차례에 걸친 노사협의가 이루어진 끝에 차등적인 정년연장제도를 규정한 이 사건 부대약정이 체결되었다.
이 사건 부대약정에 따라 비로소 1955년생과 1956년생 직원의 정년이 연장되는 효과가 발생하고(앞서 본 것과 같이 2012년도 정년연장 합의만으로는 원고들에게 정년연장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반면 피고와 소외 조합은 정년이 연장된 기간 원고들에게 지급할 급여의 증가 혹은 승진의 일부 제한 등을 수인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부대약정이 일방적으로 피고나 1957년생 이후 직원들에게만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와 소외 조합이 조정을 신청한 서울모델협의회 역시 2013년도 최종보고서에서 '1955년생부터 1957년생까지의 정년을 연장할 시 정년 연장된 직원들은 퇴직금 누진제의 거의 모든 혜택을 누리면서 정년연장의 혜택까지 누리는 데 반해, 그 밖의 직원들은 퇴직금 누진제의 보상을 받기 어렵고 보상수준이 줄어들기 때문에 보상에서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위해서도 임금피크제의 한시적 적용이 필요하고, 정년을 연장할 경우 그 연장 기간 정년연장자들은 호봉상승을 중단하고 각종 보직에서 물러나 해당 직급의 평 근무자로 돌아가 근무하여 보직 수당은 새로 보직을 맡는 직원들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부대조치를 병행한다.'라는 취지의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시하는 등 무조건인 정년연장이 아니라 피고의 경영상황, 고용형태를 고려한 제도개선조치와 병행된 정년연장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부대약정의 합리성이 인정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특히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3호는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의 경우에는 이 사건 부대약정에 따라 정년이 설정된 것으로 볼 것이므로 고령자고용법 위반 주장은 이유 없다. 그리고 노동조합법상 공정대표의무는 교섭에 참여하지 못한 소수노동조합과 그 조합원들을 교섭대표노동조합과 비교하여 차별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을 제한하고자 하는 것일 뿐, 이 사건과 같이 조합원들 사이의 개별 조건에 기인한 차등에 관한 규정은 아니고,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부대약정의 합리성이 인정되는 이상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원고들의 노동조합법 위반 주장은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설령 이 사건 부대약정이 무효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교섭에 임할 때 헌법에 보장된 원고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고,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30조 제1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와 신의성실의무를 위반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원고들의 정년에 관해 이 사건 부대약정을 체결함으로써 소외 조합원 중 일부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고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한 불법행위를 범하였으므로, 이로 말미암아 원고들이 입은 단축된 급여 상당의 손해 중 일부인 1개월분의 월 급여액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차등적 정년 연장제도를 도입한 이 사건 부대약정이 당시의 상황에서 나름 수긍할 수 있는 것이어서 평등의 원칙을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아울러 이 사건 부대약정을 체결하면서 피고가 공정대표의무나 신의성실의무을 위반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위 주장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도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주위적 청구에 관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도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웅(재판장) 이현우 김동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