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5. 13. 선고 2015나2039522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와 원고의 부대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와 부대항소로 인한 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청구취지,항소취지및부대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14. 12. 2.자 자격정지 1개월의 징계처분과 2015. 1. 16.자 자격정지 2개월의 징계처분은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부대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14. 12. 2.자 자격정지 1개월의 징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의 관계

1)

피고는 2000. 1. 31. 합창공연을 통하여 공연예술을 발전시키고 공연예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단체이다(이하 '피고' 또는 '피고 합창단'이라 한다).

2)

원고는 2003. 1. 1. 피고 합창단에 입사하여 단원(테너)으로 활동하였는데, 2007. 11. 12.경부터는 피고 소속 근로자로 조직된 'C'(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지부장을 역임하였다.

3)

원고는 2013. 12. 31. 피고와 '원고가 2014. 1. 1.부터 같은 해 12. 31.까지 피고 합창단 단원으로 근무한다'라는 내용의 '단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당시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피고 합창단 단원으로서 품위를 지키며 단원운영규정과 단원복무규정을 준수할 것'(제3조 제1항), '사전승인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으며, 피고가 주관하는 공연 이외의 공연활동을 할 경우에는 예술감독의 사전승인을 받을 것'(제3조 제3항) 등이 기재되었다. 원고는 같은 날 피고에게 '피고 소관 이외의 예술활동을 하지 않으며, 외부공연에 출연할 경우 소정의 절차를 거쳐 예술감독의 사전승인을 받은 후 출연한다'라는 내용의 서약서를 제출하였다.

나.

1·2차 징계처분의 경위

1)

원고는 2014. 6. 25. '피고 주관의 공연이 아닌 D'에 개인적으로 출연하였다(이하 피고 소속 단원이 피고 주관의 공연이 아닌 외부공연에 개인적으로 출연하는 것을 '외부공연' 또는 '외부공연 출연'이라 한다). 피고 예술감독은 2014. 10. 23. '예술감독 승인 없이 외부공연에 출연하였다'라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피고는 2014. 12. 2. 원고에게 단원복무규정 제6조 위반을 이유로 자격정지 1개월(2014. 12. 5.~2015. 1. 4.)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1차 징계'라 한다).

2)

원고는 1차 징계기간 중이던 2014. 12. 16. 피고 예술감독에게 '2014. 12. 18. 19:30 예정된 강남문화재단 주최 E 공연에 출연하겠다'라는 내용의 외부공연 출연승인 신청을 하였다. 피고 예술감독은 '원고가 1차 징계에 따른 자격정지 기간 중이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부하였다.

3)

원고는 2014. 12. 18. 피고 예술감독의 승인 없이 위 외부공연에 출연하였다. 피고는 2014. 12. 26. 원고에게 '외부공연 출연 사실에 대한 소명서를 2015. 1. 5.까지 제출할 것'과 '2015. 1. 7. 개최 예정인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였다.

4)

피고는 2015. 1. 5. '자숙하여야 할 1차 징계기간에 피고 예술감독 승인 없이 외부공연에 출연함으로써 단원복무규정 제4조, 제6조 등을 위반하였고, 위와 같은 행위는 단원복무규정 제20조 제1호, 제2호 등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라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징계위원회는 2015. 1. 7. '원고가 징계기간에 근신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여 외부공연에 출연함으로써, 단원의 임무를 위반함과 동시에 품위를 손상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단원복무규정 제20조 제2호, 제3호에 따라 자격정지 2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5)

피고는 2015. 1. 16. 징계위원회 의결에 따라 원고에게 자격정지 2개월(2015. 1. 19.~2015. 3. 18.)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위 처분에 불복하여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2015. 1. 29. 기각결정을 받았다(이하 '2차 징계'라 한다).

다.

관련 규정

<1>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붙은 서증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4, 10 내지 3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1·2차 징계는 무효이다.

1)

징계사유 유무에 관한 주장

가)

'피고 소속 단원이 예술감독 승인 없이 외부공연에 출연할 수 없다'라는 내용의 단원복무규정 제6조나 근로계약은 조합원의 근로 외 시간의 대외활동을 보장하는 단체협약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나)

① 원고는 근로 외 시간인 19:30 외부공연에 출연하였고 같은 날 피고의 공연 일정도 없어서, 이로 인해 피고 합창단 공연에 지장이 초래되지 않았다. ② 1차 징계의 경우, 원고는 피고 예술감독인 F의 사전승인을 받았다. 결국, 원고의 행위는 단체협약 제8조 제1항에 따른 정당한 것이다.

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 예술감독 사전승인 없이 외부공연에 출연하였음'을 이유로 한 1차 징계는 무효이다. 1차 징계가 유효함을 전제로, 징계기간에 피고 예술감독의 승인을 받지 못한 채 외부공연에 출연한 것을 문제 삼은 2차 징계 또한 무효이다.

2)

2차 징계의 절차적 하자 주장

가)

인사관리규정 제46조에 반하여, 피고는 징계의결 요구일로부터 10일을 경과한 이후 2차 징계를 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 신청의 증인을 신문하기로 하였다가 아무런 통보 없이 징계처분함으로써, 원고의 정당한 소명기회를 박탈하였다.

다)

피고는 징계의결 요구 당시 '원고가 단원복무규정 제6조를 위반하여 외부공연에 출연하였다'는 점을 징계사유로 삼았으나, 임의로 근거규정을 단원복무규정 제20조 제3항으로 변경하고 징계사유를 '징계기간 중의 근신의무를 위반하여 외부공연에 출연함으로써 단원의 품위를 손상하였다'로 변경·의결함으로써,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하였다.

나.

피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1·2차 징계는 정당하다.

1)

단원복무규정 제6조는 '단원은 외부공연에 출연할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 예외적으로 예술감독의 사전승인을 받은 경우에만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는 단체협약 제8조 제1항에서 정한 '피고 합창단 공연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피고 합창단 내부의 질서유지 등을 위하여 단원의 외부공연 출연승인을 거부할 수 있다.

2)

① 1차 징계의 경우, 원고의 외부공연 출연은 다음 날 예정된 피고 합창단 공연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어서 출연승인을 거부한 피고 예술감독의 조치는 정당하고, 이에 반하여 출연을 강행한 원고의 행위는 단원복무규정 제6조 제1항에 위반되는 것이다. ② 2차 징계의 경우, '피고 예술감독이 합창단의 내부 질서유지를 위해 1차 징계기간 중이던 원고에게 외부공연 출연을 금지한 것'은 정당하다. 당시 원고는 근신 또는 자숙하면서 1차 징계처분을 성실히 이행하여야 하는데도, 1차 징계와 같이 외부공연 출연금지 명령을 어겼고, 이는 단원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것이다.

3)

2차 징계절차에 하자가 없었고,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무효로 할 정도로 중한 것이 아니다.

3.

1차 징계에 관한 판단

가.

근로 외 시간에 이루어지는 외부공연 출연의 허용 범위

1)

근로 외 시간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관여

근로관계는 '근로자의 근로제공'과 '사용자의 임금지급'이 서로 대가관계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사용자는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근로시간 내'에서만 근로자에 대해 지휘·명령권을 가질 뿐 근로 외 시간에 이루어지는 근로자의 사적인 대외활동이나 시간 활용에 간섭·관여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근로 외 시간의 사적인 대외활동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근로시간에 전념하여 근로를 제공할 수 없게 되거나 사업장의 질서가 문란해진다면, 일정한 범위에서 제한할 필요는 있다. 특히 사용자와 근로자가 근로 외 시간의 사적인 대외활동에 대한 제한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 자율적인 교섭을 통하여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였다면, 이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다만 원칙적으로 근로자에게 자율적인 처분권이 부여된 근로 외 시간의 활용에 관한 것이고, 이에 대한 간섭은 필요 최소한으로 제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사용자가 위 기준에 반하여 근로자의 활동에 간섭하거나 위 기준을 부당하게 확장하려는 시도는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근로자의 활동이 위 기준에 반하는지 여부도 위와 같은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신중히 판단하여야 한다.

2)

단체협약 제8조 제1항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제8조 제1항은 '피고 합창단은 피고 노동조합 조합원의 다양한 공연예술 활동 등을 위하여 근로 외 시간의 대외활동을 인정하고, 피고의 공연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경우 조합원에게 어떠한 불이익한 처우를 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였다.

피고 합창단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본질로 삼는 '예술활동'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로서, 대중과 끊임없이 교류하는 '공연행위'를 주된 사업으로 한다. 이와 같은 피고 합창단의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은 '피고 소속 단원이 근로 외 시간에 다양한 공연과 활동을 통하여 자신의 예술가적 역량을 높이는 한편 대중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나아가 피고 합창단의 명성을 높이자'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심증인 F(피고의 전 예술감독)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 합창단에서 지급되는 임금만으로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어려운 상황을 참작하여 소속 단원에게 어느 정도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려는 데에도 취지가 있어 보인다.

이와 같이 ① 피고 소속 단원의 근로 외 시간의 대외활동 또는 외부공연 출연을 어느 정도 허용할 필요가 있는 점, ② 다수의 단원이 충분한 연습을 통하여 함께 공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피고 합창단의 설립 취지와 사업 내용 등에 비추어 피고 합창단 공연에 지장을 초래하는 외부공연 출연은 제한할 필요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합의나 기준은 비교적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고 노사가 자율적인 교섭을 통하여 위와 같은 기준을 마련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외부공연 출연행위의 허용 범위에 관한 위 기준은 존중되어야 한다.

3)

단체협약 제8조와 단원복무규정 제6조의 관계

가)

피고는 1차 징계에서 '원고가 예술감독 승인 없이 외부활동을 함으로써 단원복무규정 제6조를 위반하였다'라는 점을 징계사유로 들었다. 그런데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단원복무규정 제6조 등이 단원의 외부공연 출연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이를 허용하는 절차적 요건으로 '예술감독의 사전승인'을 규정한 반면에, 단체협약 제8조는 원칙적으로 외부공연 출연을 포함하여 조합원의 대외활동을 보장하면서 반드시 예술감독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두지 않았다.

나)

① 앞서 본 것처럼 근로 외 시간은 근로자 개인에게 자유로운 활용이 보장된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므로, 근로 외 시간에 관한 사용자의 간섭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어야 한다. 더욱이 노사가 자율적인 교섭을 통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위와 같은 기준을 마련하였으므로, 이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②

취업규칙은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위반되어서는 안 된다(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제1항).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되는 취업규칙의 부분은 무효로 되고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서 정한 기준에 의하여 보충된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제2항).

피고의 노사 역시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이 협약과 협약에 의거하여 제정하는 모든 기준은 근로기준법, 피고가 정한 모든 규정, 내규, 규칙, 개별적 근로계약에 우선하며, 이 기준에 미달 또는 저촉되는 일체의 사항 또는 결의는 무효로 하고 그 부분은 협약기준에 따른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이 점을 명확히 하였다.

③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36, 37호증의 각 기재와 당심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합창단은 2011년부터 2015. 6.까지 총 208건의 외부활동 및 겸직활동을 승인하였던 사실, 특히 2011. 7. 14.부터 2014. 7. 13.까지 피고 합창단 예술감독으로 재직하였던 F은 단원에게 "합창단 공연에 지장이 없으면 승인 기준을 완화하여 될 수 있으면 외부공연 출연을 승인해 주겠다."라고 얘기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 합창단은 그동안 단체협약의 취지에 따라 피고 합창단의 공연이나 연습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한 소속 단원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여 근로 외 시간의 외부공연 출연을 폭넓게 인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단체협약 제8조에 따라 근로 외 시간의 외부공연 출연은 '피고 합창단 공연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고' '공연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데도 이를 금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단원복무규정과 근로계약의 내용도 위와 같은 단체협약의 내용과 취지를 존중하여 해석되어야 하고, 피고 예술감독이 근로 외 시간의 외부공연 출연을 승인할지와 승인 여부의 적정성을 판단할 때에도 단체협약의 내용과 취지를 우선하여 고려해야 한다.

나.

이 사건의 경우

다음과 같은 이유로 1차 징계는 정당하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인정 사실

피고 합창단이 소속 단원의 근로시간을 10시부터 17시까지로 정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17 내지 19, 41호증의 각 기재와 당심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가 2014. 6. 24.경 예술감독인 F에게 '다음 날 19:30 예정된 D에 출연하겠다'며 근로 외 시간의 외부공연 출연승인을 신청하였던 사실, ② F은 '원고가 2014. 6. 26. 열리는 피고 주관의 국립기획연주회에 출연할 예정이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부하였던 사실, ③ 당시 피고 합창단은 국립기획연주회를 위하여 남성, 여성, 혼성 합창으로 나뉘어 3개월간 연습하였고, 오케스트라 협연 없이 피아노 반주만으로 공연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소속 단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였던 사실, ④ 피고 합창단은 2014. 6. 25. 오전과 오후 공연 리허설을 진행하였는데, 원고는 리허설에 모두 참여하지 않았던 사실, ⑤ 원고는 F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민방위훈련 참석을 이유로 공가를 낸 후 2014. 6. 25. 19:30경부터 D 녹화에 참석하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2)

판단

가)

다수의 단원이 함께 모여 일정한 화음에 맞춰 공연하는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피고 합창단이 관객 앞에서 최상의 음악적 기량을 발휘하기 위하여 단원 전체 또는 분야별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연습할 필요가 있음은 물론이다. 또한, 단원이 신체를 활용하여 예술적 가치를 표현하고 신체 또는 목의 상태에 따라 표현능력에 차이가 생길 수 있는 점에서, 단원이 피고 주관의 공연 직전 개인적으로 외부공연에 출연할 경우 최상의 신체상태로 피고의 공연에 출연하지 못할 우려도 있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단체협약 제8조 제1항에서 정한 '피고 합창단 공연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란 소속 단원이 시간의 중복 등으로 피고 주관의 공연에 출연할 수 없는 경우뿐만 아니라 피고의 공연 준비나 연습에 직접적인 지장을 주는 경우, 최상의 신체상태로 공연에 참여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나타난 사정, 즉 ① 원고가 출연을 신청한 외부공연 바로 다음 날 피고 주관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고, 이와 같은 점을 들어 피고 예술감독이 사전승인을 거절하였던 점, ② 원고의 외부공연 출연이 피고 합창단 연습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원고의 목 상태 등 신체상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도 있었던 점, ③ 피고 주관 공연의 성격과 내용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외부공연에 출연하는 것'은 '피고 합창단 공연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비록 근로 외 시간이었다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 예술감독 승인 없이 외부공연에 출연하는 것은 계약위반 또는 단원복무규정 제6조에 반하는 것으로서 같은 규정 제20조 제1호(계약위반, 규정 위반)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을 제9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되는 사정, 즉 ① 원고가 이미 같은 사유로 견책처분을 받은 적이 있었던 점, ② 원고가 F테서 명시적으로 승인 거부와 그 사유를 고지받았는데도 외부공연에 출연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자격정지 1개월의 징계가 사회통념상 현저히 부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2차 징계에 관한 판단

가.

절차적 하자 유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1)

인사관리규정 제46조 관련

피고 예술감독이 2014. 12. 26. 원고에게 '외부공연 출연 사실에 대한 소명서를 2015. 1. 5.까지 제출할 것'과 '징계위원회가 2015. 1. 7. 개최될 예정임'을 통보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는 '원고의 외부공연 출연 여부를 확인하고 이에 관한 소명 내용을 확인한 다음 징계의결을 요구할지 결정하고, 이후 예상되는 징계위원회 개최일을 통보한 것'일 뿐 피고 예술감독의 징계의결요구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을 제2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예술감독은 2015. 1. 5. 징계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설사 징계요구로 본다 하더라도, 신속한 징계의결을 도모하고 장기간에 걸친 불안정 상태를 방지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인사관리규정 제46조의 취지, 불과 이틀 정도 더 지났을 뿐인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하자가 2차 징계의 효력을 부정할 만큼 중대한 것으로 볼 수 없다.

2)

증인신청 관련

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2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① 원고는 2015. 1. 7. 개최된 징계위원회에 변호사를 대동하여 출석한 후 '단체협약 체결 경위 등을 확인하는 데 필요하다'면서 단체협약 체결 당시의 노조위원장을 증인으로 신청하였던 사실, ② 징계위원회는 원고에게 '증인신청은 이 사건과 관계없으므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고지하였던 사실, ③ 징계위원회는 같은 날 원고에 대해 자격정지 2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갑 제11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 부족하다.

따라서 '징계위원회가 원고 신청의 증인을 신문하기로 하였는데도 갑자기 일방적으로 징계절차를 종료한 다음 2차 징계를 의결하였다'는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앞서 본 것처럼 단체협약 제54조 제2호는 "징계위원회는 해당 조합원에게 반드시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하고, 증인을 신청할 때는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다. 그러나 위 조항이 '징계위원회가 조합원 신청의 모든 증인을 신문하여야 한다거나, 징계혐의와 직접 관련 없는 증인신청까지 받아주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는 않는다. 결국, 원고의 증인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하여 2차 징계의 효력을 부정할 만큼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도 평가할 수 없다.

3)

징계사유 변경 관련

피고 예술감독은 징계의결 요구의 근거로 단원복무규정 제6조를 기재하였으나, 징계위원회 의결서에는 위 조항 대신 단원복무규정 제20조 제3호 '품위손상'이 기재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가 2차 징계사유로 삼은 사실, 즉 '자숙 또는 근신하여야 할 1차 징계기간에 예술감독 승인 없이 외부공연에 출연하였다'는 점 자체는 징계절차를 통틀어 변함이 없고, 여전히 피고는 위와 같은 행위의 정당성 결여 또는 비난가능성을 징계사유로 삼았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단지 같은 사실관계에 적용할 근거조항을 일부 변경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중대한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

징계사유의 존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가 들고 있는 2차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1)

'예술감독의 사전승인을 받지 못한 것'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가 피고 예술감독의 사전승인을 받지 못한 채 1차 징계기간 중인 2014. 12. 18. 근로 외 시간에 강남문화재단 주최 공연에 출연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1차 징계인 자격정지는 '자격정지 기간 중 피고 소속 단원의 신분을 유지하지만 피고의 공연에 출연할 수 없고, 본봉의 2분의 1을 감하여 받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원고는 1차 징계기간에 피고 합창단 공연에 출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 합창단이 원고에게 출연의 기회를 제공하였다거나 합창단 연습 등에 참여하도록 요구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 외 시간에 외부공연에 출연하는 행위'가 피고의 공연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그 이유만으로 원고의 행위가 단원복무규정 등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고, 앞서 본 단체협약의 취지와 내용 등에 비추어 피고 예술감독이 승인을 거부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2)

단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였는지 여부

가)

근로자가 저지른 비위의 내용, 비위행위가 다른 근로자 또는 사업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 비위행위를 저지른 근로자에 대한 계도의 필요성, 근로자의 비위행위로 생긴 질서의 문란 또는 손해의 회복 등을 고려하여, 사용자가 징계처분 중인 근로자에게 본래의 근로제공과 다른 내용의 업무상 지시를 하거나 행위를 요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사용자의 위와 같은 업무상 지시나 요구는 사업목적이나 질서유지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것이어야 하고, 나아가 사회통념상 또는 사업목적을 벗어나 근로자 개인의 자유나 자율성을 침해하면서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징계처분을 받은 근로자가 징계기간에 자숙 또는 근신하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징계처분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근로자에게는 허용되는 행위까지 당연히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나)

① 앞서 본 것처럼 피고는 '조합원의 근로 외 시간의 대외활동을 인정하고, 피고의 공연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경우 어떠한 불이익한 처우를 하지 않기'로 하였다. 위와 같은 근로 외 시간의 외부공연 출연이 피고 합창단의 존립 또는 사업목적에 반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단원의 기량 향상과 피고 합창단 명성에 기여할 수도 있으며, 피고 합창단 역시 적극적으로 이를 허용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또한, 원고가 1차 징계처분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단원에게는 인정되는 근로 외 시간의 외부공연 출연이 당연히 금지되는 것으로는 볼 수 없고, 이에 관한 금지규정 등이 마련된 것도 아니다.

②

1차 징계에서 문제 된 것은 '피고 합창단 공연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였을 뿐 '외부공연 출연 자체'는 아니었다. 2차 징계에서 문제 된 강남문화재단 주최 E 공연의 성격이나 내용, 주최 기관의 성격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와 같은 외부공연 출연이 원고 또는 피고 합창단의 위신이나 명예를 떨어뜨리는 것이었다고 볼 수 없다.

피고 합창단은 공연을 목적으로 한 단체이고, 원고는 성악가로서 대중 앞에서 공연하는 것을 직업으로 한다. 원고가 본인에게 주어진 소질과 능력에 따라 종전과 같이 통상의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③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당심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1차 징계에 따라 피고 합창단의 공연이나 연습에 참여하거나 연습대형에 서지 못한 채 이를 지켜보는 방법으로 징계처분을 이행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원고는 근로시간 내에 피고 합창단에서 정한 방법과 절차를 통하여 자숙하면서 징계처분을 이행하였는데, 나아가 '근로시간 외에도 같은 방법이나 수준으로 근신 또는 자숙할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 앞서 본 것처럼 근로 외 시간은 근로자에게 자율적인 처분권이 부여된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므로, 사용자의 간섭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하고, 징계처분 중이라고 하여 사정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

소결론

2차 징계의 경우, 징계사유를 인정할 수 없어 무효이고, 피고가 이와 다른 입장에서 그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에게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설사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에 비추어 보면 2개월의 자격정지를 명하는 것은 정당한 재량권 행사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 중 2차 징계에 대한 무효확인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1차 징계에 대한 무효확인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와 원고의 부대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환(재판장) 이영창 조찬영

각주1) 위와 같은 내용의 단체협약이 2004. 4. 20. 체결된 후 현재까지 같은 내용으로 갱신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