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당심에서 변경된 원고의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 중 원고에 관한 부분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이 사건 소 중 2015. 4. 1. 개정된 피고의 교양과정전임교원 규정 제10조 제2항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F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원고는 2009. 3. 1. F대학교 서울캠퍼스 교양외국어학부 영어과 전임강사로 2년의 계약기간을 정하여 신규 임용된 후 2011. 3. 1. 재임용되었고, 2013. 3. 1. 계약기간을 2년으로 정하여 조교수로 임용되었다. 그중 마지막인 2013. 3. 1.자 고용계약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위 고용계약서는 교양과정전임교원의 임용, 복무 및 처우에 관한 사항 등을 정한 피고의 교양과정전임교원 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에 기초한 것이다.
이 사건 규정 제9조에서는 교양과정전임교원들의 책임시수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규정이 2013. 9. 1. 개정되면서 다음과 같이 주당 책임시수가 12시간에서 15시간으로 변경되었다.
피고는 2014. 10. 6. 원고에게, 계약기간이 2015. 2. 28. 만료될 예정이므로 재계약을 희망할 경우 재계약 심의 신청서 1부를 2014. 10. 21.까지 제출하라고 고지하면서 재계약 심의 절차 및 심의기준을 안내하는 공문을 보냈다. 위 공문의 말미에는 '5. 재계약 시 책임시수 및 급여 등의 계약조건은 이 사건 규정에 따릅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이에 원고는 2014. 10. 21. 피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 재계약 심의신청서(Request for Contract Renewal)를 제출하면서, 3)항 끝에 진한 글씨 부분을 추가하였다.
피고는 2014. 11. 28.과 12. 15.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원고를 재임용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는 2015. 1. 29. 원고에게 재임용이 확정되었다는 취지로 통지하면서, 고용계약서 원본 2부를 받아가 서명하고, 그중 1부를 2015. 2. 27.까지 피고에게 제출하라고 안내하였다. 피고가 원고에게 교부한 고용계약서의 내용 중 2013. 3. 1.자 고용계약서와 그 내용이 달라진 부분은 다음과 같다.
그런데 원고는 2015. 2. 27. 피고한테서 받은 고용계약서 중 아래 고용계약서 중 줄을 그은 부분을 삭제하고, 진한 글씨 부분을 추가하여 수정한 다음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원고는 제출 당시 'F대학교 교원으로 계속 남아 교수를 하고자 하며, 전혀 이직하게나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고용계약서에 수정 서명한 것이 재임용을 거부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 대학 당국의 변경된 고용계약의 제시의 철회를 원함을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라고 통지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5. 3. 11. 원고에게, '이 사건 고용계약서는 F대학교가 이 사건 규정에 따라 비정년트랙 교원(외국어 담당 교양과정전임)과 체결하는 표준 계약서이므로, 교원 개인의 의사에 따라 내용을 변경 또는 삭제할 수 없다. 삭제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고용계약서는 원문 그대로 유효하다. 만일 원고가 원문 그대로의 계약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면 이는 고용계약의 거부의사로 간주될 수 있고, 이 경우 학기가 이미 시작되었으므로 학기의 말일인 2015. 8. 31.자로 고용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 2015. 3. 31.까지 삭제되지 않은 이 사건 고용계약서 원문 그대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과 원문의 조건을 수용할 수 없어 계약이 2015. 8. 31. 종료되는 것과 사이에 선택을 하여 진정한 의사를 밝히는 확인서를 제출하라.'고 통지하였다.
원고는 2015. 3. 30. 피고에게 '원고가 동의하지 않은 계약 내용은 F대학교가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 없는 내용이고, 원고는 고용계약을 거부한 적이 없으며, 정상적인 계약내용으로 고용계약을 지속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통지하였다.
원고는 2015년 1학기에 주당 16시간을 강의하였다.
이 사건 규정은 2015. 4. 1. 다음과 같이 개정되었다.
피고는 2015. 8. 31.자로 원고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급여의 지급을 중단하였고, 원고에게 기숙하고 있는 피고의 외국인 교수 숙소를 인도할 것을 요청하기 시작하였다.
원고는 2015. 1. 29.자 피고의 재임용 통지로 고용계약 승낙이 있었고, 이 사건 고용계약이나 규정 중 무효인 일부 조항을 제외한 나머지 내용만으로 고용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었다고 주장하며 서울서부지방법원에 교수지위보전가처분을 신청(서울서부지방법원 2015카합405호)하였다. 하지만 위 법원은 2015. 12. 21. 원고가 피고의 교양과정전임교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보전의 필요성을 충분히 소명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제2호증의 5, 6, 제7, 13, 15, 34, 36호증, 을 제1 내지 5, 8, 1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규정 제10조 제2항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부분의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는 2015. 8. 31. 임용기간이 만료되어 더 이상 F대학교 교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규정 제10조 제2항의 무효 확인을 받더라도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변동이 없고, 달리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규정 제10조 제2항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부분은 그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본안에 관한 판단
원고 청구의 요지와 판단의 순서
원고는, 피고가 2015. 1. 29. 새로 제시한 고용계약 중 책임시수와 차감액수 부분은 근로기준법 등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었으므로 그대로 새로운 고용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주장한다.
피고가 2015. 1. 29. 새로 제시한 고용계약 중 책임시수와 차감액수 부분이 위법하여 무효인지 여부를 살펴본 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새로운 고용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고용계약 중 책임시수와 차감액수 부분이 무효인지 여부
고용계약의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의 예정으로서 무효라는 주장
원고는, 피고가 새로 제시한 고용계약은 원고의 귀책사유와 상관없이 책임시수를 충족하지 못한 경우 무조건 시간당 89,000원을 월 급여에서 차감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는 고용계약의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새로 제시한 고용계약은 '주당 책임시수(15시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부족시수에 대해 시수당 89,000원이 월 급여에서 차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기초 사실에 갑 제7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 즉 ① 일반 전임교원과 달리 원고와 같은 교양과정전임교원에게는 교과목 강의 이외에는 별도의 업무 수행이 요구되지 않으므로, 원고의 임금은 전액이 강의의 대가로서 강의시간에 비례하여 산정되었다고 볼 수 있는 점, ② 이 사건 규정은 교양과 정전임교원이 책임시수를 12시간 미만으로 계약할 경우의 연봉을 계약 책임시수에 따라 '12시수로 계약시 산정된 연봉 × 계약 책임시수 / 12시수'에 따라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③ 원고는 6개월을 기준으로 20,862,000원(= 3,477,000원 × 6개월)의 임금을 받고 225시간(= 15시수 × 한 학기 15주)의 강의를 하게 되므로 강의 1시간당 임금은 92,720원(= 20,862,000원 / 225시간)이 되는데 이는 위 차감액수인 89,000원보다 큰 금액인 점, ④ 강사의 귀책사유 없이 강의가 결강되어 책임시수를 충족시킬 수 없게 되는 경우는 이례적인 점(불가피하게 결강이 되는 경우에는 보충강의 등을 통하여 책임시수를 충족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⑤ 기본급 없이 근로를 제공한 시간에 비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근로계약도 적법함은 물론인 점, ⑥ 책임시수를 충족하지 못한 경우 시간당 일정 금액을 월 급여에서 차감토록 하는 것은 교원임용계약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조항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가 새로 제시한 고용계약은 원고의 강의시간이 줄어들 경우 그에 비례하여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다는 내용을 규정한 것이고, 이를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예정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새로 제시한 고용계약이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된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감급의 제재에 관한 제한을 정한 근로기준법 제95조에 위반된다는 주장
책임시수만큼 강의를 하지 못하게 된 경우 시간당 89,000원을 월 급여에서 차감하는 것은, 줄어든 강의시간에 따라 반대급부인 임금이 줄어드는 것일 뿐이므로 감급의 제재라 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권리남용이라는 주장
원고는, 피고가 새로 제시한 고용계약에 따르면 원고의 귀책사유 없이 수강 인원 부족 등으로 폐강이 되는 경우에도 무조건 시간당 89,000원이 월 급여에서 차감되는데, 이는 자기책임원칙에 반하여 원고의 지위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으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 즉 ① 대학교의 교원에 대한 강의 배정은 해당 교원의 전문성 등 강의 능력, 학생들의 수강 수요, 피고의 시간·공간적 사정과 자금 사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점, ② 만약 대학교가 의도적으로 폐강이 될 강의를 개설하여 특정 교원에게 배정하였다거나 정상적으로 개설된 강의를 의도적으로 폐강시켰다면 그에 대하여는 손해배상 책임의 추궁이 가능할 것인 점, ③ 대학교가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강의가 폐강되었음에도 강의를 하지 않은 교원에게 강의에 대한 대가를 전부 또는 일부 지급해야만 한다고 강제하는 것 역시 자기 책임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가 될 수 있는 점, ④ 정상적으로 개설되고 유지되어온 강의가 대학교와 교원 쌍방의 귀책사유 없이 폐강이 되는 경우는 지극히 예외적인 상황인 점, 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의도적으로 강의를 배정하지 아니하였다거나 폐강이 사실상 예견되는 강의만을 집중적으로 배정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원고는 이 사건 분쟁이 발생한 후인 2015년 1학기에도 주당 16시간을 강의하였다), ⑥ 피고는 교양과정전임교원이 책임시수를 충족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여전히 그들에게 연구실과 숙소를 제공하고 사학연금이나 건강보험에 관하여 학교부담금을 납부해야 하므로 강의의 폐강은 피고에게도 손실이 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강의시간과 임금 사이의 비례성을 유지하고 있는 새로운 책임시수 및 차감액수 조항 자체가 원고와 같은 교양과정전임교원들에게 악의적으로 불이익을 가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제3조 제2항에 위반하였다는 주장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제3조 제2항에서는 '사립학교법인과 사립학교 경영자는 그가 설치·경영하는 학교 교원의 보수를 국공립학교 교원의 보수 수준으로 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조항에 의하여 바로 사립학교법인이나 사립학교 경영자가 사립대학교원에 대하여 공무원인 국·공립대학 교원의 보수수준에 해당하는 보수를 지급할 의무를 바로 지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17468 판결 취지, 헌법재판소 2006. 5. 25. 선고 2004헌바72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나아가 사립대학을 운영하는 학교법인과 교원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사법상의 계약 관계로서 사적자치의 원칙이 적용되고, 사립대학은 재정형편에 따라 자율적으로 교원의 보수 수준을 정할 수 있는 것이므로, 국·공립대학교원과 다른 보수 체계를 정하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헌법상 교원지위법정주의에 어긋난다거나,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가 새로 제시한 고용계약이나 이 사건 규정은 외국인 교양과정전임교원만을 차별하여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남용하였다는 주장
원고는 원고를 비롯한 외국인 '교양과정전임교원'과 사실상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는 '강의전담전임교원'에 대해서는 책임시수에 부족한 시간당 89,000원을 차감한다는 규정이 없으므로, 평등의 원칙에 위배하여 교양과정전임교원만을 불리하게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4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강의전담전임교원은 '석사학위 이상의 학력을 소지하고 해당 분야에서 학사학위 취득 후 20년 이상의 실무, 강의 또는 연구활동 경력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석사학위 이상의 학력을 소지하고 해당 초빙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혹은 실무활동에 종사한 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양과정전임교원과는 그 자격 요건이 다르다. 또 강의전담전임교원규정 제9조 제3항에도 '책임시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는 부족시수에 대하여 전임교원 초과강사료를 기준으로 정한 금액을 급여에서 차감'한다는 규정이 있으므로, 양자 사이에 현저한 차별적 대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원고가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평등의 원칙에 위배하거나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남용하여 교양과정전임교원들을 불리하게 차별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론
피고가 새로 제시한 고용계약 중 책임시수와 차감액수 부분이, 근로기준법 등 강행법규에 위반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새로운 고용계약이 성립하였는지 여부
피고가 새로운 근로조건을 제시한 것이 재임용 거부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가 제시한 새로운 고용계약의 근로조건은 원고를 실질적으로 '조교수'에서 '시간강사'로 강임시키는 것이므로 사실상의 재임용거부처분에 해당한다.
관련 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함에 있어서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경우에 그 변경으로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변경의 효력이 미치지 않게 되어 종전 취업규칙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되지만, 변경 후에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당연히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한편 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사립대학 교원은 학교법인의 정관이나 인사규정 또는 임용계약에 재임용 강제조항이 있거나 임용기간은 형식에 불과하고 임용계약이 계속 반복 갱신되어 연쇄적 근로관계가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임용의 기대나 재임용 여부에 관하여 합리적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권리가 있을 뿐, 그와 같은 심사에 의해 재임용되지 않은 이상 그 임용기간 만료로 교원의 신분은 상실된다(대법원 2011. 6. 24. 선고 2009다58364 판결 등 참조).
판단
원고는 2013. 3. 1. 계약기간을 2년으로 정하여 조교수로 임용되었고, 당시는 주당책임시수가 12시간, 차감액수가 27,000원이었던 사실, 그런데 이 사건 규정이 2013. 9. 1. 개정되면서 주당 책임시수가 12시간에서 15시간으로 변경된 사실, 피고는 2014. 11. 28.과 2014. 12. 15. 재계약 심의를 위한 교원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재계약을 결정한 사실, 피고는 원고에게 개정된 이 사건 규정에 따라 책임시수가 15시간, 차감액수가 89,000원으로 명시된 재계약서를 교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피고가 원고에게만 이 사건 규정에 따른 책임시수 15시간, 차감액수 89,000원의 근로조건을 제시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
먼저 피고가 원고와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반드시 종전 고용계약과 동일한 근로조건을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인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와 피고 사이의 종전 고용계약, 이 사건 규정이나 피고의 교원인사규정, 보수규정 등을 살펴보아도 종전 고용계약상의 임용기간은 형식에 불과하여 종전의 고용계약이 계속 반복 갱신되어야 한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은 보이지 않으므로, 그와 같은 피고의 의무는 인정되지 않는다(따라서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은 문제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피고가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제시한 새로운 근로조건이 종전의 근로조건에 비하여 원고에게 너무나 불리한 것이라서 사실상 재임용거부처분에 해당하는 것인가를 살피건대, 원고의 주장대로 피고가 제시한 새로운 근로조건이 종전의 근로조건에 비하여 원고에게 불리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주당 15시간의 책임시수를 충족하는 경우에는 원고의 임금이 종전보다 증가하게 되는 점, ② 피고가 원고에게만 이 사건 규정에 따른 근로조건을 제시한 것이 아니었고, 이는 다른 교양과정전임교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인 점, ③ 대학교가 교원과 재계약을 함에 있어서 언제나 기존 근로조건보다 유리한 근로조건만을 제시해야 할 의무는 없고, 대학의 재정, 사회적 변화, 교육환경의 변화 등에 따라 강행법규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불리한 근로조건을 제안할 수도 있는 것인 점, ④ 원고는 주당 15시간의 책임시수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만을 상정하고 있으나, 피고가 원고와 같은 교양과정전임교원들에게 일반적으로 주당 15시간 미만의 강의만을 배정하여 왔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이 사건 규정 개정 이후에도 여전히 교양과정전임교원들에 대한 강의 배정은 주당 15시간을 기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가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규정에 따라 새로운 근로조건을 제시한 것이 원고를 실질적으로 '시간강사'로 강임시켰다거나, 사실상의 재임용 거부처분을 한 것이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근로관계가 계속될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하였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2015. 2. 28. 이후에도 원고에게 강의를 배정하고 급여를 지급한 것이 원고에게 근로관계가 계속될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2015. 3. 11. 원고에게 '원고가 수정한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 원고가 피고가 제시한 계약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면 이는 고용계약의 거부의사로 간주될 수 있고, 이 경우 학기가 이미 시작되었으므로 학기의 말일인 2015. 8. 31.자로 고용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고 통지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피고가 2015. 8. 31.까지 원고를 교원으로 대우하여 준 것을 두고 근로관계가 계속될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위 신뢰에 기하여 근로관계가 계속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새로운 고용계약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는지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2014. 10. 21. 피고에게 재계약 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재계약에 대한 청약에 해당하고, 피고가 2014. 11. 28.과 2014. 12. 15. 재계약 심의를 위한 교원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재계약을 결정하고 이를 2015. 1. 29. 원고에게 통지한 것은 승낙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2015. 1. 28. 임용기간을 2015. 3. 1.부터 2017. 2. 28.까지로 하고, 피고가 새롭게 제시한 책임시수와 차감액수 부분은 제외시킨, 따라서 책임시수와 차감액수는 종전과 같은 내용으로 된 새로운 고용계약이 성립하였다.
판단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계약은 원고가 수강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피고가 그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므로, 원고의 강의시간인 책임시수와 강의시간을 충족하지 못하였을 경우의 차감액수는 양자간 고용계약의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① 피고가 2014. 10. 원고에게 보낸 재계약 심의 절차 안내 공문 말미에는 '5. 재계약 시 책임시수 및 급여 등의 계약조건은 이 사건 규정에 따릅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 ② 피고가 당시 원고에게 교부한 재계약 심의 신청서 양식에는 임금과 책임시수 등 계약의 중요 사항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제3항에 '계약의 상세 내용과 조건은 이 사건 규정에 의거하여 재계약일자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 ③ 원고는 2014. 10. 21. 위 재계약 심의 신청서 양식 제3항에 '이 부분은 말이 안됨'이라는 내용을 추가하여 재계약 심의 신청서를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위 재계약 심의 신청서에는 책임시수나 차감액수에 관한 내용이 없었고, 이 사건 규정에 따르겠다는 내용도 없었던 사실, ④ 피고는 2015. 1. 29. 원고에게 재임용 심의를 통과하여 재임용이 확정되었다는 통지를 하고 원고에게 이 사건 규정에 따른 책임시수, 차감액수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된 재계약서를 교부한 사실, ⑤ 원고는 2015. 2. 27. 재계약서 중 책임시수와 차감액수 관련 부분을 삭제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 ⑥ 피고는 2015. 3. 11. 원고에게 '원고가 수정한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 원고가 피고가 제시한 계약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면 이는 고용계약의 거부의사로 간주되어 2015. 8. 31.자로 고용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고 통지한 사실, ⑦ 원고는 2015. 3. 30. 피고에게 '원고가 동의하지 않은 계약 내용은 F대학교가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 없는 내용이고, 원고는 고용계약을 거부한 적이 없으며, 정상적인 계약 내용으로 고용계약을 지속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통지한 사실, ⑧ 피고는 더 이상 답변하지 않고 2015. 8. 31. 고용관계의 종료를 이유로 급여의 지급을 중단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2014. 10. 21.자 재계약 심의 신청서는 고용계약의 청약서가 아니라 재임용 심의 신청서에 불과한 것이고, 원고의 2015. 2. 27.자 재계약서는 피고의 청약에 대하여 원고가 내용을 달리하여 새로이 고용계약의 청약을 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나 피고가 이를 승낙한 바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재계약이나 고용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피고가 청약한 책임시수와 차감액수가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이 이유 없음은 앞서 판단한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 주장의 고용계약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결국 2015. 8. 31. 이후에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더 이상 고용계약 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미지급 임금 청구나, 고용관계 확인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이 법원에서 변경된 청구 포함) 중 이 사건 규정 제10조 제2항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하고, 나머지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이 법원에서의 청구 변경에 따라, 제1심판결을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환(재판장) 이영창 조찬영
각주1)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보수규정 제9조에서 봉급의 지급일을 매월 25일로 정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원고의 항소취지를 선해한다.
각주2) 고용계약에서 요구하는 주당 4일의 전일 근무 역시, 주당 15시간의 강의시간과 이를 준비하는 데 드는 시간을 기준으로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