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돈에 해당하는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에게 별지 2 인용금액표 '추가 인용금액'란 기 재각 해당 돈과 이에 대하여 2015. 8. 13.부터 2017. 1. 13.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의 나머지 항소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 중 돈 지급을 명하는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해당 부분(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차등기본급과 기본성과연봉(이하에서 함께 부를 때는 '이 사건 쟁점 임금'이라 한다)은 모두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피고는 이 사건 쟁점 임금을 제외하고 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시간외근로수당(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과 연차휴가수당(이하이를 합하여 '이 사건 법정수당'이라 한다)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쟁점 임금까지 포함하여 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계산한 이 사건 법정수당(2011년 7월분부터 2014년 6월분까지)'에서 '실제 지급된 이 사건 법정수당'을 뺀 나머지 법정수당(이하 '이 사건 미지급 법정수당'이라 한다)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쟁점 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에 해당되지 않고 고정성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쟁점 임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이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해고예고수당, 연차휴가수당 등의 산정기준과 평균임금의 최저한으로 규정하고 있는 통상임금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근로인 소정근로의 대가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을 말한다.
'고정적인 임금'이란 '임금의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시간을 근무한 근로자가 다음 날 퇴직하더라도 그 하루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당연하고도 확정적으로 받게 되는 최소한의 임금'을 말하므로,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추가적인 조건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예정되어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된 임금은 고정성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조건은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연장·야간·휴일근로를 제공하는 시점에 성취 여부가 아직 확정되어 있지 않은 조건을 말하므로, 특정 경력을 구비하거나 일정 근속기간에 이를 것 등과 같이 위 시점에 성취 여부가 이미 확정된 기왕의 사실관계를 조건으로 부가하고 있는 경우에는 고정성 인정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하였는지 관계없이 지급일 기타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기로 정해져 있는 임금은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일 것이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이 된다. 그러한 임금은 기왕에 근로를 제공했던 사람이라도 특정 시점에 재직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지급하지 않지만, 특정 시점에 재직하는 사람에게는 기왕의 근로 제공 내용을 묻지 아니하고 모두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와 같은 조건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라면, 그 임금은 이른바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특정 시점이 도래하기 전에 퇴직하면 당해 임금을 전혀 받지 못하여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연장·야간·휴일근로를 제공하는 시점에서 지급조건이 성취될지 불확실하므로, 고정성도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가 특정 시점 전에 퇴직하더라도 근무일수에 비례한 만큼의 임금이 지급되는 경우에는 매 근무일마다 지급되는 임금과 실질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근무일수에 비례하여 지급되는 한도에서는 고정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인정 사실
앞서 채택한 증거와 갑 제12호증의 기재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보수규정 등에 따라,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소속 근로자에게 홀수달마다 차등기본급[1년분 기본급(월 기본급의 1,200%)을 6등분하여 홀수달마다 월 기본급의 200%를 지급하였다]을, 짝수달마다 기본성과연봉[1년분 직무연봉(월 직무연봉의 1,200%)을 6등분하여 짝수달마다 월 직무연봉의 200%를 지급하였다]을 각각 지급하였다.
피고 소속 근로자가 '홀수달'에 신규입사하거나 휴직하는 경우 '해당 홀수달'의 차등기본급 지급과 관련하여, 피고는 해당 근로자의 지급일(21일) 재직 여부와 관계 없이 '해당 홀수달의 근무일수'에 비례하여 차등기본급을 지급하였다. 심지어 지급일 이후에 입사한 신규사원(지급일 이후부터 해당 홀수달 말일까지 입사한 신규사원) 등에 대해서도, 피고는 해당 홀수달의 근무일수에 비례한 액수만큼의 차등기본급을 다음달 급여지급일에 정산하여 지급하였다. 퇴직자에 대해서는 보수규정 제4조에 따라 차등기본급 전액을 지급하였다.
피고 소속 근로자가 '짝수달'에 신규입사하거나 휴직하는 경우 '해당 짝수달'의 기본성과연봉 지급과 관련하여, 피고는 해당 근로자의 지급일 재직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짝수달의 근무일수'에 비례하여 기본성과연봉을 지급하였다. 퇴직자에 대해서는 보수규정 제4조에 따라 기본성과연봉 전액을 지급하였다.
반면 피고는 홀수달에 신규입사하거나 휴직 또는 퇴사한 근로자에 대해서는 해당 홀수달의 지급일에 기본성과연봉을 지급하지 않았고, 짝수달에 신규입사하거나휴직 또는 퇴사한 근로자에 대해서는 해당 짝수달의 지급일에 차등기본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판단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난 다음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쟁점 임금은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고정적으로 지급되었으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성
⑴ ① 퇴직자(퇴직자에게는 전액을 지급한다)를 제외하고 보수는 원칙적으로 일할계산하여 지급하게 되어 있는 점(보수규정 제4조 제1항), ② 피고가 신규입사자, 휴직자에게 이 사건 쟁점 임금을 지급하면서 지급하는 달의 이전 달이나 다음 달의 근무일수를 고려하지 않고 '지급하도록 정해진 해당 달'의 근무일수(차등기본급의 경우 홀수달의 근무일수, 기본성과연봉의 경우 짝수달의 근무일수)만을 고려하여 이 사건 쟁 점 임금을 지급하였던 점(퇴직자에 대해서는 전액을 지급하였다), ③ 지급의 편의를 도모하거나 임금의 편중 없이 근로자가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피고가 1년분 이 사건 쟁점 임금을 각각 6등분한 뒤 홀수달(차등기본급)과 짝수달(기본성과연봉)에 맞춰 분할지급하였을 뿐인 점 등을 고려하면, 차등기본급은 홀수달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기본성과연봉은 짝수달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각각 지급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⑵ 피고는 '예컨대 2014. 3. 1. 신규입사한 근로자와 2014. 4. 1. 신규입사한 근로자의 경우, 기본성과연봉의 지급일(2014. 4. 21.) 기준 소정근로일수가 다른데도 2014년 4월분 기본성과연봉(짝수달 지급)이 같다는 점 등 다양한 예를 들면서 이 사건 쟁점 임금이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위와 같이 차등기본급은 홀수달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기본성과 연봉은 짝수달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각각 분할지급되는 임금체계'에 따른 당연한 결과에 불과하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쟁점 임금의 임금산정기간이 2달(지급하는 달과 그 이전 달, 위 예의 경우 2014. 3. 1.부터 2014. 4. 30.까지)인 것을 전제로 위와 같이 주장하지만, 앞서 본 것처럼 피고 주장과 달리 피고는 지급하는 달의 1달(위 예의 경우, 2014. 4. 1.부터 2014. 4. 30.까지)을 임금산정기간으로 하여 각각 이 사건 쟁점 임금을 나눠서 지급하였을 뿐이어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피고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⑶ 피고는 '이 사건 쟁점 임금은 전년도 근무성적과 관련된 임금인데, 전년도 근무 실적이 없는 신규입사자에게도 지급되었으므로, 소정근로의 대가로 지급되었다고 볼 수 없다'라고 주장한다.
보수규정 제13조는 차등기본급의 경우 전년도 근무평가 결과를 반영하여 '차등지급할 수 있다'라고 규정할 뿐, 반드시 전년도 근무평가 결과가 반영되어야 한다 거나, 전년도 근무평가가 이루어질 수 없는 신규입사자 등에게는 차등기본급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규정하지 않는 점(보수규정시행요강 제4조에 따라, 피고는 신규입사자에 대하여 근무평정결과와 관계없이 기본급을 기준으로 차등기본급을 지급하였다), ② '기본성과연봉'의 경우, 보수규정에서 전년도 근무평가 결과를 반영한다는 규정을 두지 않은 점, ③ 앞서 본 것처럼, 피고는 신규입사자에 대하여 근무일수에 비례하여 정해진 지급률에 따라 이 사건 쟁점 임금을 지급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쟁점 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 지급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고정성
⑴ 위와 같이 해석하는 이상, 이 사건 쟁점 임금은 각각 홀수달과 짝수달에 소정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근무일수에 따라 지급될지 여부와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된 임금에 해당한다(피고는 '이 사건 쟁점 임금은 지급월 현재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되었으므로 고정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쟁점 임금에 위와 같은 조건이 붙었다고 보기 어려울뿐더러, 이 사건 쟁점 임금의 임금산정기간이나 소정근로에 대가성을 위와 같이 해석하는 이상, 피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⑵ 보수규정 제19조가 '기본성과연봉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직원에 한하여 지급한다'라고 규정한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다음 사정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기본성과연봉이 고정적으로 지급된 임금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 보수규정 제4조 제1항은 '보수는 일할계산을 원칙으로 하되, 퇴직자에 대해서는 해당 달의 보수를 모두 지급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여기서 말하는 '보수'에 성과연봉이 포함된다고 규정한다(보수규정 제2조 제6호). 이와 같이 개별 근로조건에 관하여 규정 간에 충돌이 있는 경우 그중 근로자에게 유리한 규정을 우선 적용하여야 하고(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6다81523 판결 참조), 특히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기업 내의 규범인 점에서 그와 같은 충돌에 따른 불이익은 사용자인 피고가 부담하여야 한다.
㈏ 이른바 '재직자 요건'이 붙어 있는 임금의 고정성이 부인되는 이유는 '기왕에 근로를 제공했던 사람이라도 지급일에 재직하는 않는 경우에는 해당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지급일에 재직하는 사람에게는 기왕의 근로 내용을 묻지 않고 모두 지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기본성과연봉의 경우, 피고는 지급하는 달에 재직하지 않는 신규입사자나 휴직자에게는 근무일수에 따라 일할계산하여 지급하였고, 퇴직자에게는 전액 지급하였다. 또한, 피고는 '지급일에 재직하는 근로자'라고 하여 이 사건 쟁점 임금을 전액 지급하지 않고 근무일수에 비례하여 지급하였다. 결국, 기본성과연봉은매 근무일마다 지급되는 임금과 실질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근무일수에 비례하여 지급되는 한도에서는 고정성이 부정되지 않는다(원고들과 피고 모두 '지급액이나 지급 주기를 제외하고 이 사건 쟁점 임금의 지급 형태나 방법에 차이가 없다'는 점에 관하여 다툼이 없다).
미지급 법정수당 산정
이 사건 쟁점 임금을 포함하여 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계산한 2011년 7월분부터 2014년 6월분 이 사건 법정수당에서 이미 지급한 법정수당을 뺀 이 사건 미지급 법정수당을 계산하면, 별지 2 인용금액표 '합계'란 기재 각 돈과 같다(금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사실과 계산 방법에 관하여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미지급 법정수당으로 별지 2 인용금액표 '합계'란 기재 각 해당 돈과 그중 '1심 인용금액'란 기재 각 해당 돈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15. 8. 13.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6. 3. 31.까지 상법에서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추가 인용금액'란 기재 각 해당 돈에 대하여 2015. 8. 13.부터 피고가 이 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당심판결 선고일인 2017. 1. 13.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또는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의 주장
노사 합의에 따라, 피고는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를 시행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보수규정 제2조 제6호에서 정한 약정 통상임금을 기초로 연차수당을 지급하였다. 이러한 합의가 근로기준법보다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쟁점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한다'는 노사 합의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준정부기관으로서 정부 시행의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상 '총 인건비 인상률'을 준수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노사 합의와 정부 지침에 반하여 이 사건 쟁점 임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이 사건 미지급 법정수당을 지급할 경우, 피고에게 예측하지 못한 과도한 재정적 부담이 발생하여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된다. 따라서 '이 사건 쟁점 임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신의칙에 반한다.
연차수당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통상임금은 근로조건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하여 법이 정한 도구개념이므로, 사용자와 근로자가 통상임금의 의미나 범위 등에 관하여 단체협약 등에 의해 따로 합의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따라서 성질상 근로기준법상의 통상임금에 속하는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노사 간에 합의하였다 하더라도 그 합의는 효력이 없다.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하여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도록 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은 각 해당 근로에 대한 임금산정의 최저기준을 정한 것이므로, 통상 임금의 성질을 가지는 임금을 일부 제외한 채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을 산정하도록 노사 간에 합의한 경우 그 노사 합의에 따라 계산한 금액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위 기준에 미달할 때에는 그 미달하는 범위 내에서 노사 합의는 무효이고,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야 한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쟁점 임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이상,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쟁점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할 것을 전제로 한 연차수당 지급기준 규정'은 이 사건 쟁점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한 부분에 한하여 무효이다(피고는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에 관해서만 적용된다'라고 주장하지만,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수당의 종류에 따라 통상임금의 개념이나 범위를 달리 해석할 수는 없다).
신의칙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단체협약 등 노사 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음이 원칙이다. 그러나 노사 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다고 하여 그 노사 합의의 무효 주장에 대하여 예외 없이 신의칙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본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 노사 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임금협상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노사합의에서 정기상여금은 그 자체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오인한 나머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전제로 임금수준을 정한 경우, 근로자 측이 앞서 본 임금협상의 방법과 경위, 실질적인 목표와 결과 등은 도외시한 채 임금협상 당시 전혀 생각하지 못한 사유를 들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가산하고 이를 토대로 추가적인 법정수당의 지급을 구함으로써, 노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외의 이익을 추구하고 그로 말미암아 사용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면, 이는 종국적으로 근로자 측에까지 그 피해가 미치게 되어 노사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정의와 형평 관념에 비추어 신의에 현저히 반하고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경우 근로자 측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는 신의칙에 위배되어 받아들일 수 없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판단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4, 21호증, 을 제7, 10, 12호증(가지번호 붙은 서증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되는 다음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청구가 피고에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
피고는 '무역이나 그 밖의 대외거래와 관련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담보하기 위한 무역보험제도를 효율적으로 운영함으로써 무역과 해외투자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국가경쟁력 강화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정부출연기관이다(무역보험법 제1조).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보험사와 달리, 피고는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수출 확대와 수출기업의 보호'라는 일정한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고위험 거래에 대해서도 무역보험계약을 체결하게 되어 있다.
피고가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 확대나 수출기업의 신용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점 등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무역보험법은 '피고가 안정적인 기반 위에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였다. 특히 피고 관리의 무역보험기금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적립금이나 정부 출연금으로 이를 보전하도록 규정하였다.
피고의 재정 규모나 거래 규모와 비교할 때 추가적인 재정 부담이 크다고 볼 수 없는 이 사건 청구로 인해 피고에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된다거나 기업의 존립이 위태롭게 되었다면, 이는 피고의 신용을 넘어 우리나라 전체의 신용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다. 이 같은 경우를 가정할 수 없음은 다언이 필요하지 않다. 실제로 피고 제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으로 피고에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는 이 사건과 같이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비하기 위하여 탄력적으로 예산을 운용하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다. 실제로 정부는 2014년부터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을 통해 통상임금 소송결과에 따른 급여 지급을 '예비비'로 계상하고, 판결 결과에 따라 집행사유가 발생하면 예산에 전용·집행하도록 규정하였다. 특히 '2016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치침'에서는 '목적 예비비'로 편성하고, 이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다.
기획재정부의 예산편성지침은 '정부가 공공기관의 경영합리화와 효율적인 관리를 도모하기 위하여 예산편성에 관한 일반적 기준을 제시하여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서, 성질상 정부의 공공기관에 대한 내부적 감독작용에 불과하다(대법원 1993. 9. 14. 선고 93누9163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이 예산편성지침은 '정부가 공공기관에 대하여 내부적 지시로서 임금에 관한 예산편성의 공통지침을 시달하여 임금협상에 관한 유도적 기준을 제시한 것이지, 단체교섭에 직접 개입하거나 임금의 인상률에 관한 상한을 강제한 것'이 아니다(헌법재판소 2002. 1. 31. 선고 2001헌마228 전원재판부의 결정 취지 참조).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해야 하는데, 제1심판결 중 원고들의 일부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 대하여 위 돈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와 피고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환(재판장) 이영창 조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