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9. 28. 선고 2016초기16 판결

2017

주문

제1원심판결과 제2원심판결 중 유죄부분 및 무죄부분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을 판시 제1, 3, 7, 11의 가, 나죄에 대하여 징역 3년 6월, 판시 제2, 4, 5, 6, 8, 9, 10, 11의 다, 12 내지 15죄에 대하여 징역 4년 6월에 각 처한다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제2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였는데, 검사가 이에 대하여 항소하지 않음에 따라 제2원심판결 중 위 공소기각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었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의 주장

(1)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 H, BA, F, AF, AG, AH를 기망한 사실이 없음에도 제1, 2원심은 공소사실 중 위 피해자들에 대한 각 사기 내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법리오해

피고인이 은닉하였다는 각 기계는 피고인의 소유가 아니어서 피고인을 채무자로 하여 위 각 기계에 이루어진 압류는 무효이므로 공무상표시은닉죄의 객체가 될 수 없음에도 제2원심은 법리를 오해하여 각 공무상표시은닉죄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3)

양형부당

제1,2원심이 선고한 각 형(제1원심 징역 2년 및 징역 2년 6월, 제2원심 징역 3년 및 징역 4년)은 피고인의 책임 정도에 비하여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의 주장

제2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피해자 주식회사 두산캐피탈에 대한 횡령 및 배임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3.

직권판단

피고인에 대하여 제1, 2원심판결이 각 선고되어 피고인은 제1심판결과 제2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하여 각 항소를 제기하였고, 이 법원은 위 두 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인에 대한 제1원심판결 중 판시 제1, 3죄와 제2원심판결 중 판시 제1, 5의 가, 나죄 상호간, 제1원심판결 중 판시 제2, 4, 5, 6죄와 제2원심판결 중 판시 제2, 3, 4, 5의 다, 6, 7, 8죄 상호간은 각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각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제1원심판결과 제2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이러한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를 살펴본다.

4.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해자 H, F에 대한 사기 내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

제1, 2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2008. 7.경 제본기계를 리스하는 과정에서 신용 문제로 피고인 개인 명의나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 명의로는 리스를 하지 못하고, V 명의로 개인사업자(E)를 내어 위 제본기계를 리스하는 등 이미 피고인 개인이나 ㈜E 모두 신용상태나 자금사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E은 G 관련 채무 3억 원을 H에 대하여 부담하는 상황에서 2010. 5.경 10억 원 상당 기계를 새로 리스함에 따라 월 1,800만 원씩 48개월간 리스료를 납입할 부담을 지게 되었고, 2010년 2분기부터는 세금도 제대로 납부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사정이 악화된 점, ③ 피고인도 2010. 6. 7. V(U) 명의로 2억 6,200만 원 상당 기계를 새로 리스함에 따라 월 600만 원씩 36개월간 리스료를 납입할 부담을 지게 된 점, ④ 피고인은 2010. 4.경 ㈜E이 폐지를 공급해주는 데 대한 보증금으로 피해자 H로부터 1억 4,000만 원을 받고도 폐지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던 중인 2010. 7. 19.경 18개월간 무상으로 폐지를 공급해 주기로 하는 폐지처리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피해자 F로부터 보증금 5억 원을 지급받았고, 그 뒤 8개 월간만 폐지를 공급한 상황에서 2011. 4.경 AS에게 파지수거권을 넘기는 내용의 계약을 다시 체결한 점, ⑤ 위와 같이 중복하여 폐지공급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피해자 F로부터 받은 돈으로 피해자 H의 보증금을 반환하고, AS로부터 받은 돈으로 피해자 F의 보증금을 반환하여야 할 것임에도 ㈜E의 운영자금 등에 사용하느라 피해자들의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한 점, ⑥ 피고인이 피해자 F의 보증금 반환을 위해 ㈜E의 소유가 아닌 리스기계들을 양도담보로 제공한 점, ⑦ ㈜E은 리스료를 제대로 납부하지 못하여 2011. 8. 16.경 리스계약이 중도해지 되었고, 2011. 12. 31.에는 직권으로 폐업조치 되기에 이른 점, ⑧ 피고인이 검찰에서 "당시에 제 입장에서는 폐지계약이 중요하지가 않았습니다. 회사를 끌고 나가는 것 자체가 중요했습니다. 처음부터 폐지공급계약 보증금을 정해 놓고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맞는데, 얼마라고 딱히 정해 놓지도 않았고, 당시에는 회사를 정리하는 데에 급급했습니다."라고 진술하기도 한 점(2015노3198 사건의 증거기록 1권 136~137쪽)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 H, F로부터 폐지 공급과 관련한 보증금을 지급받더라도 정상적으로 폐지를 공급하고 계약기간 만료 후 약정에 따라 정산금 내지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회사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에서 위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보증금을 편취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증 제17호의 1, 2는 이러한 범죄사실의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 2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나.

피해자 BA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은 단지 BA의 부탁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의 차용증을 형식적으로 작성해주었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로 제1원심 법정에서 증인 AY, AZ, BA이 한 각 진술에 신빙성이 있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도 이유 없다.

다.

각 공무상표시은닉의 점

피고인은 제2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한 데 대하여 제2원심은 판결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2항에서 그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이러한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피고인이 은닉한 각 기계에 이루어진 압류가 당연무효가 아니어서 공무상표시은닉죄의 객체가 된다고 본 제2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라.

피해자 AF, AG, AH에 대한 사기의 점

피고인은 제2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한 데 대하여 제2원심은 판결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3항에서 그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이러한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피고인이 AQ을 통하여 피해자들을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기망하였다고 본 제2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 역시 이유 없다.

5.

검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파주시 T에서 'U'라는 상호로 인쇄소를 운영하던 사람으로, 2010. 6. 7.경 위 U 사무실에서 피해자 ㈜두산캐피탈(이하 '피해자 회사'라고만 한다)과 피해자 회사 소유인 시가 약 2억 6,000만 원 상당 접지기 1대(2003년식 TD66/6.6.2), 표지날개접지기 1대(2010년식 DW-430T)에 대하여 피고인이 위 기계들을 대여받아 사용하되 36개월에 걸쳐 매달 5,972,380원을 지불하기로 하는 리스계약을 체결하고, 리스료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인 소유 접지기 3대(AU 2대 및 AV 1대), 재단기(MDCP-1160CNC) 2대의 소유권을 피해자 회사에 양도하되, 피고인이 위 기계들을 점유하며 사용하기로 약정하였다.

(1)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 회사와 리스계약을 체결한 접지기 1대, 표지날개 접지기 1대(이하 '이 사건 리스기계'라 한다)를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보관하던 중 2014. 3. 6.경 성명불상자에게 매도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2)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 회사에 양도담보로 제공한 접지기 3대, 재단기 2대(이하 '이 사건 양도담보기계'라 한다)를 담보 목적에 맞게 사용하며 보관하여야 하고, 이를 임의로 제3자에게 양도하여서는 안 될 임무가 있음에도, 2014. 3. 6.경 위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피해자 두산캐피탈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한 접지기 3대와 재단기 2대를 파주에 있는 고물상에 매도하여 불상의 매도금액 상당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회사에게 같은 금액 상당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나.

제2원심의 판단

제2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2014. 3. 6.경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기계들을 매도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제2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리스 및 양도담보 약정 이후 2013. 9. 2. 피해자 회사의 직원 AW이 이 사건 리스기계 및 양도담보기계 7대의 존재를 확인하고 피고인으로부터 리스물건(장비) 반환 동의서를 작성받은 사실, 이후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소유하거나 관리하던 기계들에 대하여 2014. 3. 6. 유체동산호가 경매가 이루어졌는데, 압류되어 있던 일부 기계들이 보관장소에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고, 현장에서 참여한 피고인은 위 일부 기계들을 다른 기계로 교체한 것을 시인한 사실, 피해자 회사는 이 사건 리스기계 및 양도담보기계 7대를 전혀 회수하지 못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은 검찰에서 '이 사건 양도담보기계 중 접지기 1대(AU)가 고장이 나서 경매가 끝나고 일주일 후쯤 다른 물건들과 함께 고물상에 팔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2017노907 사건의 증거기록 6권 119쪽).

위와 같은 사실관계 및 피고인의 진술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보관 또는 관리하던 이 사건 리스기계 및 양도담보기계의 처분경위가 공소사실과 다르다는 점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는 이상 경매가 이루어진 2014. 3. 6. 무렵 피고인이 이 사건 리스기계를 처분함으로써 이를 횡령하고, 이 사건 양도담보기계를 처분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위와 같이 임의처분 사실을 시인하는 접지기 1대(AU)를 제외한 나머지 기계들은 모두 위 경매 과정에서 처분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유체동산호가경매조서(2017노907 사건의 증거기록 6권 78쪽)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리스기계 중 표지날개접지기 1대, 이 사건 양도담보기계 중 재단기 2대(M)를 제외한 나머지 기계들은 경매와 무관하게 처분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 중 접지기 1대에 관한 횡령의 점과 접지기 3대에 관한 배임의 점은 이를 유죄로 인정할 수 있음에도 제2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 전체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이다. 검사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러한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6.

배상명령신청에 대한 판단

배상신청인의 제1원심 증언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의 임대보증금을 가압류해서 법원으로부터 약 3,000만 원을 받았다는 것이어서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않으므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3호에 따라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7.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검사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고, 앞에서 본 직권파기사유도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제1원심판결과 제2원심판결 중 유죄부분 및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판결하며,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2호, 제2항에 따라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