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6. 12. 31. 원고에게 한 명예퇴직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에서 원고의 정년은 2021. 12. 31. 임을 확인한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사실관계
입사 및 원고의 인적 사항
원고는 1989. 3. 1. 피고에 입사하였다. 입사 당시 원고는 생년월일을 'B', 주민등록번호를 'C'로 한 이력서 등과 호적등본을 채용구비서류로 제출하였다. 호적등본에도 원고의 주민등록번호는 'D'로 되어 있지만, 이와 달리 출생 칸 등에는 원고가 한 해 뒤인 '서기 E' 즉 E에 출생하여 1961. 9. 12. 아버지가 원고의 출생신고를 한 것으로 되어 있다.
주민등록번호의 정정
2008. 1. 17. 가족관계등록부상 원고의 주민등록번호가 'D'에서 'F'로 직권 정정되었고, 그에 따라 2008. 7. 4. 피고가 관리하는 원고 인사기록의 주민등록번호도 'C'에서 'F'로 정정되었다.
피고의 인사규정
피고의 인사규정 제23조에서는 ① 직원의 정년은 60세로 하고 직원의 정년 산정기준일은 신규채용 시 제출한 연령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상의 생년월일로 하며, ② 57세에 도달하는 직원은 57세 도달연도 1월 1일부터 별도로 정하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고, ③ 직원의 정년해직기준일은 정년에 도달한 연도의 12월 31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명예퇴직의 시행 안내
피고는 2016. 11. 16. 직원들을 대상으로 2016. 11. 17.부터 11. 21.까지를 신청기간으로 하여 명예퇴직을 시행한다고 안내하였다. 피고가 안내한 기준에 의하면 명예퇴직 대상자는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으로 구분된다.
우선 2017년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직원이 명예퇴직 대상자이다. 이들은 1960. 1. 1.부터 1960. 12. 31.까지 출생한 만 56세의 직원으로서, 2017년에 57세에 도달하여 2017. 1. 1.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된다. 이들이 명예퇴직을 신청하면 '2016. 12. 31.'을 명예퇴직 발령일로 하여 '퇴직 당시 월 평균임금 × 26개월'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이 지급된다. 만약 이들이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않으면 2017년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며 향후 별도의 명예퇴직 신청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다.
2017년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는 직원 즉 1961. 1. 1. 이후 출생한 직원들도 명예퇴직을 신청할 수 있다. 이들에게는 '2016. 12. 31.'을 명예퇴직 발령일로 하여 '퇴직 당시 월 평균임금 × 20개월'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이 지급된다.
결국 1960. 1. 1.부터 1960. 12. 31.까지 출생한 직원은 2017년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거나 명예퇴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피고의 방침
피고는 '직원의 정년 산정 기준일은 신규채용 시 제출한 연령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상의 생년월일로 한다.'라는 인사규정의 내용에 따라 원고 인사기록의 주민등록번호를 정정할 때에도 정년은 채용 당시의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산정한다고 안내하였고, 명예퇴직 시행을 안내할 때에도 생년월일은 채용 당시 제출한 서류의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한다는 내용을 부가하였다.
원고의 명예퇴직
원고는 피고에게 자신이 1961년생이므로 임금피크제 적용 명예퇴직 대상자가 아니라는 의사를 여러 경로와 방식으로 전달하였다. 심지어 원고는 2016. 3. 18. 및 2016. 10. 27 정년확인을 구하는 소를 거듭 제기하였다가 피고의 만류로 소를 취하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원고의 의사는 끝내 반영되지 않았고, 결국 원고는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B' 생임을 전제로 2016. 11. 18. 명예퇴직을 신청하여, 2016. 12. 31. 명예퇴직 발령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8, 10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정년 산정 기준 생년월일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9조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하고(제1항),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간주되므로(제2항),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이 되도록 정한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단체협약은 위와 같은 규정에 위반되는 범위 내에서 무효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정년'은 실제의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9. 선고 2016다249236 판결 참조).
가족관계등록부의 기재사항은 이를 번복할 만한 명백한 반증이 없는 한 진실에 부합한다고 추정되므로, 명백한 반증이 없는 한 원고의 생년월일은 정정된 가족관계등록부의 생년월일인 'E'로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정년 산정 기준일을 신규채용 시 제출한 연령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상의 생년월일로 한다는 피고의 인사규정 등이 신규채용 시 제출한 서류상의 생년월일을 기준으로만 정년을 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한 정년이 실제의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60세에 미달함에도 잘못된 생년월일을 정정하고 실제의 생년월일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전혀 허용하지 않는 취지라면 그 범위에서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9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피고의 인사규정 등에 의하더라도 신규채용 시 원고가 제출한 채용구비서류 중 호적등본에 원고의 출생은 주민등록번호와는 달리 'E'로 되어 있으므로, 원고의 생년월일을 'E'로 하여 정년을 산정하는 것이 피고의 인사규정 등에 배치되는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정년 산정을 위한 원고의 생년월일은 'E'이다.
명예퇴직의 효력
정년 산정을 위한 원고의 생년월일이 'E'인 이상 2016년 당시 원고는 만 56세가 아닌 만 55세이므로, 2017년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될 여지가 없고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명예퇴직 대상자도 아니다. 정년확인을 구하는 소를 거듭 제기하는 등 퇴직이 아닌 근로를 강력하게 희망한 원고가 2016. 11. 18. 끝내 명예퇴직을 신청한 것은 명예퇴직 대상자가 아님에도 명예퇴직 대상자로 착오하였기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원고가 명예퇴직 신청을 하게 된 동기의 착오이기는 하나 신규채용 시 제출한 서류에 의한 생년월일을 고수한 피고가 유발한 것이거나 피고의 강력한 주장에 의한 것이므로(원고는 피고의 강요와 강박에 의해 명예퇴직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원고가 명예퇴직 신청을 할 때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표시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와 같은 착오가 없었더라면 원고가 명예퇴직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을 것이고 일반인들도 원고의 처지라면 명예퇴직 신청을 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은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 해당하여 취소할 수 있다.
원고의 주장에 다소 불분명한 점은 있지만, 2018. 3. 6.자 준비서면을 통해 위와 같은 취지를 밝혔고 이 법원의 2018. 3. 7. 변론기일에서 취지를 분명히 하였으므로, 2018. 3. 6.자 준비서면의 송달에 따라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은 취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소결
그렇다면,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은 취소되었으므로 그에 따라 피고가 2016. 12. 31. 원고에게 한 명예퇴직 처분은 무효이다. 그리고 원고의 정년은 60세에 도달하는 해의 12월 31일인 '2021. 12. 31.'이다. 원고가 진정한 의사로 명예퇴직을 신청하였다는 이유로 피고가 명예퇴직의 유효와 근로관계의 종료를 주장하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명예퇴직 처분의 무효와 정년을 확인할 이익이 있다. 정년확인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피고의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다(제1심판결에서 소를 각하한 정년확인 청구 부분에 대해서는 민사소송법 제418조 단서에 따라 이 법원에서 본안판결을 한다).
판사 윤승은(재판장) 조찬영 황승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