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1. 22. 선고 2017노931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하고, 모든 주식회사의 상호 기재에서 '주식회사'를 생략한다)의 I에 대한 채권(이하 '이 사건 양도대상채권'이라 한다)에는 양도금지 특약이 있었고, 피해자 E(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는 그 양도금지 특약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으므로, C이 피해자 회사에 이 사건 양도대상채권을 양도한 계약은 효력이 없다. 이 사건 양도대상채권의 이행을 받은 C은 피해자 회사를 위해 그 수령금액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

그리고 채권양도 당시 C은 피해자 회사에 대한 채무가 21억 원이었음에도 피해자 회사에 27억 원 상당의 채권을 양도했으므로, C과 피해자 회사 사이에서는 장차 정산이 예정되어 있었다. 따라서 C이 이 사건 양도대상채권의 이행 조로 받은 돈의 소유권이 피해자 회사에 단정적으로 속하는 것은 아니므로, C이 피해자 회사를 위해 그 돈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또한, 채권양도 당시 피해자 회사가 C에 채권양도통지의무를 확정적으로 면제함에 따라 그 채권의 추심권이 여전히 C에 남아 있었으므로, C이 기업은행에서 이 사건 양도대상채권을 추심하여 피해자 회사에 지급하지 않은 것은 단순한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하고, 피고인에게 횡령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에서 이와 달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것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주장

원심의 형(징역 3년)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그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채권양도가 무효인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런 인정 사실을 종합하면, 피해자 회사가 채권양도금지 특약을 알고 있었다거나 이를 알지 못한 데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C의 대표이사 피고인과 경영지원부장 B은 2014. 10. 21.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 F, 부사장 M, 부장 N과 C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채무의 이행방안을 협의하는 자리에서 'C이 I에 대한 NEGO 금액 중 796,000달러의 이 사건 양도대상채권을 피해자 회사에 양도하기로 하는 방안'을 논할 당시에 이 사건 양도대상채권에 양도금지 특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회사 측에서 그에 관해 필요한 주의를 기울이게 할 만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고, 그로부터 3일 후인 2014. 10. 24. 채권양도양수계약서를 작성할 당시에도 이 사건 양도대상채권에 관한 양도금지 특약의 존재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이 사건 양도대상채권 등의 존재 자체를 확인하기 위해 C에서 피해자 회사에 "관련 P/O, 낙찰계약서, 계약서" 등을 피해자 회사에 제출했을 뿐이다.

②

C과 I 사이의 이 사건 양도대상채권에 관한 계약서는 영문으로 작성되어 있고, 그 분량이 표지 포함하여 30장이며, 채권양도와 관련한 부분은 단지 계약서 2면의 목차 중 "ARTICLE 35 ASSIGNMENT ······25" 문구와 계약서 27면(계약서 본문 25면)의 아래와 같은 조항뿐이고, 이 부분은 계약서의 다른 부분과 똑같은 형식으로 작성되어 특별히 눈에 띄지는 않는다.

이 규정의 언어, 위치와 형식, 체계와 내용, C이 피해자 회사에 제출한 서류의 종류와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약간의 주의를 하는 때는 물론이려니와 통상인에게 요구되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더라도 이 사건 양도대상채권에 양도금지 특약이 있었는지와 그 내용을 알 수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더구나 이 규정상 "매수인의 명백한 서면 동의(the express written permission of the Buyer)"가 채권양도 전에 필요한지, 그렇지 않으면 사후에 보완될 수 있는지와 그 법적 효과 등이 통상인에게 분명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이는 그 당시 C이 상인이자 IT 기업으로서 국외에서 다양한 영업을 하고 있었다는 사정을 고려해도 마찬가지다.

③

피고인이 채권양도 당시 이 사건 양도대상채권에 양도금지 특약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가 오히려 의문이다. 만약에 그 당시 피고인이 이를 알고서도 피해자 회사에 알리지 않았다면, 이는 피고인에게 피해자 회사를 속이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의혹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 사건 범행 후에 피고인이 실제로 피해자 회사에 취하고 있는 태도나 원심에서 위 채권양도금지 특약의 존재에 따른 채권양도의 무효를 명시적으로 주장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회사를 악의적으로 속이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하기에는 다소 무리라고 보이기 때문이다.

④

이 사건 양도대상채권에 양도금지 특약이 있어 그 채권의 양수는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다는 것을 피해자 회사가 알았더라도 그 채권을 양수했을지 모른다는 의심이들게 할 만한 특별한 합리적인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 당시 피해자 회사는 장기간 C에 대한 채권이 누적되어 경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그 채권을 회수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2)

정산절차가 남아 있어 피해자 회사의 소유로 귀속시킬 수 없는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C이 피해자 회사에 대한 채무 21억 원의 변제를 위해 액면금 27~28억 원 상당의 채권을 피해자 회사에 양도했지만, 아직 채권양도통지를 하지 않고 있어서, 그 채권의 변제 조로 채무자에게서 한화 8억 7,798만 원 상당을 최초로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C이 피해자 회사에 액면금 27~28억 원 상당의 채권을 양도했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채권에 불과하여 그 실제 가치가 피해자 회사의 채권액 21억 원을 초과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그리고 C이 이미 양도한 채권의 채무자에게서 받은 돈이 아직 21억 원에 현저히 못 미치는 상황에서는 C과 피해자 회사가 정산해야 할 여지는 없다. 따라서 C은 피해자 회사를 위해 그 변제받은 돈을 보관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는 설령 C과 피해자 회사 사이에 채권양도 후의 변제액이 21억 원을 초과하면 정산하기로 한다는 약정이 있었더라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채권양도통지의 확정적 면제에 관하여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판결서 6면 이하의 "가.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금원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는지 여부" 항에서 인정하는 여러 사정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이 간다. 이런 사정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 회사가 C의 채권양도통지 의무를 확정적으로 면제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채권양도가 이루어지면, 그 채권은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서는 확정적으로 양수인의 소유가 되고, 다만 아직 채무자에게 대항력을 갖추지 못하여 채무자가 유효하게 양도인에게 채무를 이행하면 그 채권이 변제로 소멸하기 때문에, 그 채권 이행 조로 돈을 받은 양도인은 양수인을 위해 그 돈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게 된다. 따라서 설령 피고인 주장과 같은 채권양도통지의 면제가 있었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채권양도 후에 그 채권 이행 조로 돈을 받은 이상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그 돈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다는 점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이를 다투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 횡령 범행의 피해액이 8억 7,000만 원 상당으로 다액이다. 피해자 회사는 기존 미수금 채권 약 21억 원 상당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을 양수했음에도, 위 금액을 피고인에게서 받지 못해 경영상 자금 압박을 상당히 받았다. 그런 만큼 피고인에 대한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적지 않다.

다만,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항소심에서 밝혔다. 피고인이 C 사옥을 처분하여 그 대금으로써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는 등 항소심에서 추가로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하고 일부 근로자들과 합의하여 미지급액이 약 2,400만 원 정도이다. 피고인이 본건 범행으로 개인적인 이익을 취득했다고 보이지 않고, 동종 범죄로 형사처벌 받은 전력은 없으며, 다른 범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을 뿐이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과 그 밖에 피고인의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항소심까지 나타난 제반 양형 사항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은 항소심에서는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게 되었으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다시 판결한다.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원심판결의 해당란 기재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이 부분 판결 이유로 인용하되, 원심판결서 3면 마지막 행의 "근로자 9명"을 "근로자 7명"으로 변경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