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 제2항에서 원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을 추가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1심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그 밖에 원고가 항소하면서 이 법원에서 주장하는 사유는 제1심에서 원고가 주장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아니하고, 제1심과 이 법원에서 제출된 증거들을 모두 살펴보더라도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제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철도노조가 1차 파업 이전 2013년 임금협상에 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한 것은 사실이나 그 실질이 '수서발 KTX 법인 설립 저지'에 관한 것이어서 임금협상에 대한 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없고, 설령 임금협상에 관한 찬반투표를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후 새로이 부가된 쟁의사항인 이 사건 현안사항에 관하여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철도노조가 2013. 11. 20.부터 2013. 11. 22.까지 2013년 임금협상에 관한 조합원 찬반투표(이하 '이 사건 찬반투표'라 한다)를 하였고, 철도노조는 2014. 2. 25. 2013년 임금협상과 이 사건 현안사항을 주요 요구사항으로 하는 이 사건 파업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파업의 목적이 2013년도 임금협상에 대한 요구가 주요 안건으로 포함된 이 사건 찬반투표와 단절되어 관련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이 사건 현안사항과 같은 새로운 쟁의사항이 부가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파업의 주된 목적의 하나이자 근로조건에 해당하는 2013년도 임금협상에 관하여는 종전의 1차 파업 당시 발생한 분쟁상태가 해소되지 아니한 상태라고도 볼 수 있으므로 이미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노동쟁의상태가 발생한 후 종전 노동쟁의 발생 당시의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가 해소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다시 그 사항에 대하여 별도의 조정신청 및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야만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고 해석되지는 아니하므로 이 사건 파업에 절차적인 위법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안 수용 여부에 대한 조합원의 의사가 반영되어야 하므로 조정절차까지 거친 후 쟁의행위에 돌입하기 직전에 이루어져야 함에도, 철도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종료 결정 전에 이 사건 찬반투표를 함으로써 절차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1심에서 이 법원에서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①~⑤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노동조합이 조정절차 종료 전에 미리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하였다고 하여 그 찬반투표가 위법하다거나 나아가 이 사건 파업이 절차적 하자로 인하여 그 정당성이 부정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근로자와 근로자단체의 단결권을 보장하고 있다. 헌법 제33조 제1항의 단결권은 근로자단체의 존속, 유지, 발전, 확장 등을 국가공권력으로부터 보장하고(단체존속의 권리), 근로자단체의 조직 및 의사형성절차에 관하여 규약의 형태로 자주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보장하며(단체자치의 권리), 근로조건의 유지와 향상을 위한 근로자단체의 활동, 즉 단체교섭, 단체협약 체결, 단체행동, 단체의 선전 및 단체가입의 권유 등을 보호한다(단체활동의 권리)(헌법재판소 1999. 11. 25. 선고 95헌마154 결정 참조).
따라서 근로자단체인 노동조합은 조직형태나 내부운영 및 대외적 활동과 관련하여 자주적으로 결정하고 행동하며 그에 대해서 외부로부터의 간섭을 받지 아니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노동조합의 조직·운영에 대한 개입을 자제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를 거쳐 조합원 과반수가 파업에 찬성한 것으로 확인된 때에는 쟁의행위를 개시하기로 한 조합원들의 민주적 의사결정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러한 찬반투표의 효력을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찬반투표를 거치지 않은 쟁의행위는 그 절차를 따를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정당성이 상실되고(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판결 등 참조),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에게 업무방해죄라는 형사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런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쟁의행위는 법에 의한 사전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나(제45조 제2항), 조정절차를 거친 후 쟁의행위에 대해 찬반투표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달리 찬반투표의 시기에 관하여 어떠한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 노동조합법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조정절차를 종료한 후에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할 것'이라는 요건을 추출하여 찬반투표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
노동조합법 제45조의 조정전치에 관한 규정의 취지는 분쟁을 사전 조정하여 쟁의행위 발생을 회피하는 기회를 주려는 데에 있는 것이지 쟁의행위 자체를 금지하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고(대법원 2000. 10. 13. 선고 99도4812 판결 등 참조), 쟁의행위를 개시한 이후에도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조정절차를 개시하는 것이 여전히 가능하므로, 찬반투표 실시시기를 반드시 조정절차 종료 후로 제한할 수 없다.
원고가 주장하는 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1도53 판결은 노동조합의 조정신청 이전에 찬반투표를 한 사안으로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가 반드시 노동위원회 조정안이 제시된 이후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지 아니하고, 이 사건과는 다른 사실관계를 기초로 법리가 제시된 것이므로 이 사건에 그대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찬반투표의 실시시기는 노동조합이 사용자의 태도, 주변 정세의 변화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할 수 있다. 노동조합이 요구사항과 교섭대상을 확정하여 조정신청을 하였다면, 조정기간 중이라도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미리 찬반투표를 하는 것도 허용된다. 철도노조는 조정신청 이전 '2013년도 임금협약' 등에 관한 교섭을 요구하였고, 위와 같은 요구사항으로 실무교섭 및 본교섭을 진행하였으며, 철도노조는 2013. 11. 12. '2013년 임금인상, 철도민영화 계획 철회, 해고자 복직 등'을 노조의 핵심요구안으로 하여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조정신청 당시 이미 철도노조의 요구사항과 교섭대상이 확정된 상태이어서 조정기간 중 찬반투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조정절차를 잠탈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더욱이 중앙노동위원회는 2013. 11. 27. 노사 양측의 현격한 의견 차이로 이견조율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조정종료 결정을 하였고, 결국 철도노조가 수용하거나 찬반투표에 반영할 만한 조정안이 제시된 바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성원(재판장) 박순영 이정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