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이 사건소중 해고무효확인 청구를 각하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30,232,8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3. 8.부터 2019. 3. 26.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50%는 원고가, 5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자동문 제조·설치 등 사업을 하는 회사로서 병역법에 따라 산업기능요원이 복무할 병역지정업체로 지정되어 있다.
나, 원고는 병무청으로부터 보충역 판정을 받은 후 피고에서 산업기능요원(복무기간 2년 2개월)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6. 4. 1.부터 피고에서 근무하였으나, 병무청의 산업기능요원 편입 결정은 2016. 4. 12. 있었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18. 6. 11.까지 피고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할 예정이었다.
원고는 2017. 3. 8.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피고는 같은 날 원고의 사직서를 수리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한편 원고는 2017. 3. 8. 피고로부터 1,352,230원을 지급받고, 2017. 3. 9. 피고와 다음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5, 13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지속적인 전직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는 정당한 사유가 없어 무효이므로 그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한다.
또한 피고는 원고를 해고할 사유가 없음을 잘 알고도 고의로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도 해당한다. 또한 피고의 직원 D가 업무 과정에서 원고에 대해 폭행·폭언 등 불법행위를 하였는데, 피고는 D의 사용자로서 D의 위 불법행위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도 있다. 따라서 피고는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2017. 3. 8.부터 2018. 6. 11.까지 15개월간 임금 상당액인 2,400만 원(월 임금 160만 원 x 15개월) 및 위자료 4,000만 원, 합 합계 6,400만 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 및 해고무효확인 청구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피고가 이 사건 합의를 통하여 이 사건 처분의 효력 등에 대하여 제소하지 않기로 하는 부제소 합의를 하였으므로, 이에 반하여 제기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피고가 "2017. 3. 8. 이전의 고용관계로부터 발생한 모든 채권·채무와 관련하여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의 이 사건 합의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부제소 합의의 효력 범위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합의는 이 사건 처분이 유효한 사직일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것까지 금지하는 취지로 보기 어렵다.
설령 이와 달리 이 사건 합의가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것을 금지하는 취지의 부제소합의라고 하더라도, 아래 4.항과 같이 이 사건 처분은 해고에 해당하는데, 이는 원고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피고도 그러한 사정을 충분히 알았거나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행하여진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23조 등에 반하여 무효일 뿐만 아니라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도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합의가 이 사건 처분과 함께 이루어진 점을 고려하면, 무효이자 위법한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불이익을 입는 당사자인 원고에 대하여 그 무효 내지 위법성을 소송 등 사법적 구제수단을 통하여 주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이 사건 합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등의 취지에 반하거나 민법 제104조에서 정한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위법·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9다5030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피고의 위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해고무효확인 청구의 적법 여부에 대한 직권 판단
다만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근로계약상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다른 사유로 해당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피고는 원고의 산업기능요원 복무기간 만료 예정일인 2018. 6. 11.까지로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원고도 위 기간까지의 임금만을 구하고 있다). 따라서 원·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2018. 6. 11.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고,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인정사실
산업기능요원 복무 제도에 대하여
관련 법령은 별지1과 같다. 산업기능요원은 산업을 육성·지원하기 위하여 병역지정업체에 근무하는 사람으로 일정기간(원고와 같이 보충역에서 편입된 경우 2년 2개월)의 근무를 마치면 병역의무를 마친 것으로 본다(병역법 제2조, 제39조), 다만 산업기능요원이 병역지정업체에서 복무기간을 마치지 못한 채 해고되거나 퇴직하면, 산업기능요원으로의 편입이 취소되고 현역병으로 입영하거나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된다(병역법 제41조 제1항 제4호, 제2항, 제40조 제1항 제1호), 이 경우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한 기간 중 1/4 만큼만 현역병 또는 사회복무요원의 복무기간에 산입된다(병역법 제41조 제4항, 병역법 시행령 제92조 제3항 제2호).
한편, 산업기능요원은 원칙적으로 편입 당시 병역지정업체에서 복무하여야 하나, 6개월 이상 복무한 경우 관할 지방병무청장의 승인을 받아 다른 병역지정업체로 전직하여 복무할 수 있다(병역법 제39조 제3항, 병역법 시행령 제85조)
병역지정업체가 산업기능요원에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하여 위법·부당한 대우를 하거나, 위법·부당한 해고를 하면 인원 배정이 2년간 제한될 수 있다(병역법 제36조 제4항, 병역법 시행령 제77조, 전문연구요원 및 산업기능요원의 관리규정 제19조).
D의 원고에 대한 폭행, 폭언
피고의 직원인 D 대리는 2016. 6. 24. 원고에게 "1층으로 부속박스를 내려라"고 업무지시를 했으나 원고가 제대로 대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의 배 부위를 발로 1회 걷어찼다.
또한 D는 2016. 10. 17. 원고와 다음내용의 대화를 하였다.
원고의 민원제기
병무청에 대한 민원 제기
원고는 2016. 10. 25. 서울지방병무청에 피고에서 근무하던 중 겪은 욕설, 폭행, 임금 체불에 대하여 조사해 달라고 다음 내용의 민원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서울지방병무청은 2016. 11. 1."산업기능요원은 편입된 날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경우 전직할 업체의 채용동의서를 발급받아 전직이 가능하므로 지정업체와 갈등 없이 업체를 옮겨서 근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판단됩니다."라고 답변하였다.
고용노동부에 대한 민원 제기
원고는 2016. 10. 30. 고용노동부에 다음 내용의 민원을 제기하였다.
근로감독관은 2016년 12월경 피고를 방문하여 야간수당 미지급 등에 대하여 조사하였다. 한편 원고는 근로감독관에게 폭행·폭언 등에 대하여 조사해 달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았으나, 근로감독관은 피고에게 폭행사건이 있었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하였고, 이에 피고의 생산팀장 E는 직원들을 상대로 폭행사건의 유무를 확인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근로감독관의 조사 무렵인 2016. 12. 9. 원고에게 그동안 지급하지 않았던 야근수당 980,218원을 지급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전직 권유
원고는 2017년 1월경 약 25일간 군사교육훈련을 받은 후 피고로 복귀하였다. 피고의 직원 H는 2017. 2. 6.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전직을 권유하였고, 원고는 '네'라고 답변하였다.
그 후 피고는 원고로 하여금 근무시간 중 4시간씩 구직활동을 하도록 하고 구직활동 내용에 관하여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였으며, 원고의 점심시간을 1시에서 2시로 변경하여 혼자 식사하도록 하였다.
피고의 생산팀 팀장인 E와 직원 D는 2017년 2월경 원고와 다음 내용의 대화를 했다.
원고의 사직, 전직 및 산업기능요원 편입 취소
원고는 2018. 3. 8. 피고에게 사직서, 산업기능요원 전직신청서,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으로부터 받은 채용동의서를 제출했고, 피고는 위 사직서를 수리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서울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전직 승인을 받아 2017. 3. 13.부터 서울 영등포구 F에 소재한 C으로 전직·근무하였으나, 2017. 3. 22. C에서 퇴직하였다.
서울지방병무청장은 2017. 4. 6. 원고의 산업기능요원 편입을 취소하였고, 원고는 2017. 11. 24. 마포구청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되어 근무 중이며 그 복무기간은 2019. 8. 7.까지 이다(원고의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기간 중 1/4인 83.5일과 군사교육기간 25일만큼 사회복무요원으로의 복무기간이 단축되었다).
원고의 고소
원고는 'D가 2016. 6. 24. 원고를 폭행하였다'는 사실로 D를 고소하였다. D는 2017. 8. 7. 원고에게 합의금 50만 원을 지급하였고, 담당 검사는 2017. 8. 24. 원고가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하였다는 이유로 D에 대하여 '공소권없음' 처분을 하였다.
피고의 G에 대한 전직 권유
G도 원고와 함께 피고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였는데, 피고는 2017년 1월경 다른 산업기능요원과의 다툼을 사유로 G을 해고하였으나, 서울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받자 해고를 철회하였다.
이에 따라 G은 2017. 2. 1. 피고에 복귀하였으나, 피고는 그 무렵 G에게도 사직 등을 권유하였고, G은 다른 병역지정업체로 전직하였다.
[인정근거]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1 내지 4, 9, 12, 14 내지 17, 20호증, 을 제11, 1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G, E, D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존부
이 사건 처분이 해고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하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 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와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는 적어도 이 사건 처분 당시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피고의 계속된 사직 권유·종용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
원고가 2016. 10. 25. 병무청에 민원을 제기할 당시 산업기능요원 편입이 취소됨이 없이 피고에서 사직하기를 원하였고, 2017. 2. 6. H의 전직 권유를 승낙하는 취지로 답변하였으며, 2017. 2. 22. E에게 "저도 진짜 하루 빨리 나가고 싶어요."라고 말하였기는 하다. 그러나 ㉮ 원고가 2016. 10. 25. 사직을 희망했던 것은 폭언·폭행 . 야간수당 미지급 등을 비롯한 피고 측의 부당한 대우를 벗어나기 위함이었으므로, 이를 두고 원고에게 자발적으로 사직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것은 아니다. ㉯ 또한 근로감독관의 2016년 12월경 조사를 통해 위 각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이는 점, 그 후 원고가 H로부터 2017. 2. 6. 전직 권유를 받기 전에 사직 내지 전직(이하 '사직 등'이라 한다)을 희망하는 의사를 다시 표시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원고는 2017년 1월경 군사교육훈련을 마친 후 다른 병역지정업체로의 전직 가능 여부를 알아보지 않은 채 복귀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2017. 2. 6. 전직을 권유할 당시 원고에게 여전히 사직 등을 할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오히려 피고가 근로감독관의 조사를 받은 후 원고에게 사직 등 권유를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17. 2. 6. 및 같은 달 22. 사직 등의 의사를 표시한 것은, 피고가 원고의 민원제기 사실을 알게 되면 또 다시 부당한 대우를 할 수 있다는 생각 하에 어쩔 수 없이 피고의 전직 권유를 소극적으로 받아들인 것에 불과해 보인다. ㉱ 설령 이와 달리 원고에게 2017. 2. 22.까지 사직할 의사가 있었다 하더라도, 원고는 2017. 3. 2. E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일을 할게요.'라고 하면서 사직 등의 의사를 철회하였다[피고도 원고가 2017년 3월경부터 태도를 바꾸어 사직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음은 인정하고 있다(피고의 2019. 1. 4.자 준비서면 제8쪽 참조). 따라서 적어도 이 사건 처분 당시에는 원고에게 사직 등의 의사가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위와 같이 사직 등을 할 의사가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를 해고할 경우 산업기능요원 인원배정과 관련하여 불이익을 우려가 있다고 보아, 원고를 해고하지 않은 채 사직 등을 권유하였다고 보인다(피고의 2019. 1. 4.자 준비서면 제12쪽 참조). 피고는 전직 권유를 한 이래 원고로 하여금 1일 4시간씩 구직활동을 하도록 하고 그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였다. 또한 원고가 단기간 내에 사직 등을 하지 않자, 피고의 직원들은 2017. 2. 22.부터 원고에 대해 난로 사용을 제한하려고 하는 등 비인격적인 대우를 하고 심지어 "때려치우고 공익 가 그냥. 시발 여기 옆에 있으면서 여기 옆에 있으려면 지원해가지고 그러면 되잖아?"라고 욕설까지 하면서 사직 등을 거듭하여 권유·재촉하였으며, 아래 ③항과 같이 사직 등을 하지 않을 경우 근무시간·업무 배정에서 부당한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하였다. 위와 같은 피고의 사직 등 권유·총용은 그 방법이 위법·부당할 뿐만 아니라 그 횟수·내용 등에 비추어 강도도 높다.
피고의 직원들은 원고에게 "이 달 안까지 하면 너에게 그거 주는 것도 없고 너무하다 뭐 이런 거 필요 없어. 너 출근시간도 완전 바꿔버릴 거야. 7시 반으로 바꿔 버릴 거야. 응? 7시 반에 출근시켜 가지고 1시간 저기 점심시간 1시간 주고", "잔말 말고 하라고 그러면, 이제 일 시키는 거. 쉬는 시간 없어. 줄 필요도 없고.", "진짜로 그냥 여기서 개같이 일하다가 시간 뻐기면서 너 그거 그것도 마감될 때까지 여기서 개고생하던지 아니면 진짜로 네가 시야를 넓혀갖고 하든지"라고 함으로써 원고가 조속히 사직 등을 하지 않으면 근무시간·업무 배정에서 부당한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비록 피고가 원고에 대해 위와 같은 불이익한 조치를 바로 실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고 측으로부터 폭행·폭언·야간근로수당 미지급 등의 부당한 대우를 이미 받은 경험이 있는 원고로서는 피고의 사직 등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러한 불이익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 측도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
더욱이 원고는 피고의 사직 등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피고의 직원으로 계속 근무하다가 업무 과중 등을 사유로 스스로 퇴직하면, 산업기능요원 편입이 취소되고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한 기간의 1/4만 사회복무요원의 복무기간으로 인정받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 20대 초반의 젊은 시절에 폭행·폭언 등의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해 온 점에 비추어, 위 신분상 불이익이 원고에게 사소하거나 쉽게 감당할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없다. 이를 고려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의 사직 등 권유를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보인다.
원고가 이 사건 처분 당시 피고로부터 1,352,230원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원고는 위 돈을 지급받으면서 이 사건 합의를 하여야 했으므로, 위 돈을 오로지 사직 등에 대한 보상이라고 하기 어렵다. 더욱이 위 돈은, 원고가 자발적·적극적으로 사직 등을 고려할 정도로 다액이지도 않다.
비록 원고가 2017. 3. 13. 서울에 소재한 C으로 전직하였으나, 원고는 그로부터 불과 9일 후인 2017. 3. 22. C에서 퇴직하였다. 이에 비추어, 원고가 충분한 고려 끝에 자신이 원하는 업체를 선택하여 자발적으로 전직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처분이 부당해고로서 무효인지, 불법행위인지에 대하여
이 사건 처분은 위와 같이 해고에 해당하므로, 그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해고에 관한 제한이 적용된다. 따라서 이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업무능력이 부족하고 동료들과 마찰이 있어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피고 주장과 같은 사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뿐더러, 설령 원고의 업무능력이 약간 부족하고 동료들과 사소한 마찰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해고 사유로 삼을 수 없음은 객관적으로 명백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다.
나아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 불이익 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명목상의 불이익처분 사유를 내세우거나 만들어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불이익처분의 사유가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불이익처분 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불이익처분 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불이익처분에 나아간 경우와 같이 불이익처분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불이익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으로서 효력이 부정됨에 그치지 아니하고,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각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① 원고에 대한 해고 사유가 없음이 위와 같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점, ② 피고는 G에 대한 해고 및 그 철회 과정을 통하여, 피고 주장과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를 해고할 수 없음을 알았거나 적어도 이를 쉽게 알 수 있었던 점, ③ 피고의 사직 등 권유·종용의 방법은 위법·부당하기까지 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행위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도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직원 D는 업무 집행 과정에서 원고에게 폭행·폭언을 하였는데, D의 폭행·폭언 행위는 객관적으로 사용자인 피고의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피고는 민법 제756조에 따라 D의 사용자로서 D의 위 폭행·폭언 등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도 있다(대법원 1992. 3. 31. 선고 90다8763 판결 등 참조).
손해배상의 범위
임금 상당액
갑 제5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임금으로 그 주장과 같이 적어도 월 평균 160만 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원고는 2016. 4. 1.부터 2016. 3. 3.까지 312일간(위 기간은 337일이나 그 중 군사교육훈련 약 25일을 제외한다)의 임금으로 별지2 임금내역표 기재와 같이 합계 17,101,588원을 지급받았는데, 이를 월 평균임금으로 환산하면 1,667,272원(17,101,588원 ÷ 312일 x 365일 ÷ 12개월)이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처분 후에도 피고에게 계속 근로를 제공하였을 경우 임금으로 매월 160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이 사건 처분은 부당해고로서 무효이자 불법행위이므로, 피고는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일인 2017. 3. 8.부터 근로계약 만료일인 2018. 6. 11.까지 약 15개월간 월 160만 원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만, 원고는 미지급 임금에 대하여 이 사건 처분일인 2016. 3. 8.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므로,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단리로 공제하는 호프만식 계산법에 따라 위 일실 임금액의 2016. 3. 8. 기준 현가를 계산하면 아래와 같이 합계 23,232,800원이다.
위자료
원고의 나이, 이 사건 해고의 경위 및 그 위법성의 정도, D의 폭행·폭언의 경위 및 정도, 위 각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피해의 정도, D가 원고에게 합의금으로 일정 금원을 지급한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를 7,000,000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합계 30,232,800원(일실 임금 상당액 23,232,800원 + 위자료 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 행위일인 2017. 3. 8.부터 피고가 다툼이 상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9. 3. 26.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는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인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 중 이와 결론이 다른 부분은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을 주문 제1항과 같이 변경한다.
판사 박영재(재판장) 박혜선 강경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