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5. 17. 선고 2018누70211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판결의 이유는 제1심판결 4면 아래로부터 5행의 '이 사건 징계를 다음에 원고 A에 대한 불이익 취급 및'을 추가하는 이외에는 제1심 판결의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1)

원고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가)

부당징계 관련

(1)

징계절차의 위법성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절차는 원래의 징계절차와 함께 전부 하나의 징계절차를 구성하는데, 원고 A이 인사본위원회(재심)에 출석하여 소명할 기회를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원고 A에게 이를 부여하지 않은 것은 중대한 절차상 하자에 해당한다.

(2)

징계사유의 부존재

(가)

이 사건 시위행위는 원고 노조의 결정에 따른 것이거나 적어도 원고 노조의 묵시적인 수권 또는 승인을 받은 행위에 해당하고, 그 주된 목적도 원고 노조조합원들의 근로조건 유지·개선과 단결 강화에 있다. 이 사건 시위 행위는 근무시간 외에 사업장 밖의 장소에서 이루어졌고, 구 항공법 및 구 항공법 시행령의 위반행위에도 해당하지 않으며, 폭력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시위행위는 원고 노조의 정당한 활동에 해당하고, 참가인의 이 사건 시위행위 중 단·퇴거 요구는 정당한 직무명령이 아니어서 이에 응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원고 A이 참가인의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는 사유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나)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14조 제8호는 참가인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거나 손해를 초래하는 행위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시위 행위의 피켓문구는 H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참가인에 대한 명예훼손에는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시위행위는 참가인의 이익을 지켜내기 위한 것이었을 뿐 참가인에 손해를 초래하는 행위가 아니었다. 따라서 원고 A이 참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손해를 초래하였다는 사유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3)

징계양정의 부적정

다수의 원고 노조 조합원들이 G공항 청사 내에서 피켓시위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은 원고 A에 대해서만 이 사건 징계를 하였고, 과거 동일한 사안에 관하여 견책이나 항공업무정지 1월의 징계처분을 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징계는 형평의 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원고 A은 '감급'보다 낮은 단계인 이 사건 징계로 인하여 2개월 동안 자격수당 합계 6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는데, 이는 실질적으로 '감급'보다 더 불이익한 처분인바, 이 사건 징계는 지나치게 무거워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

나)

부당노동행위 관련

이 사건 시위행위는 원고 노조의 정당한 활동에 해당하고, 참가인 역시 이와 같은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이 사건 징계는 원고 A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 취급이자 원고 노조에 대한 지배·개입행위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1호,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2)

피고와 참가인의 주장 요지

가)

부당징계 관련

(1)

징계절차의 적법성

원고 A은 인사본위원회(재심)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원고 A이 인사본위원회(재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 중대한 절차상 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징계사유의 존재

원고 A은 이 사건 시위행위로 참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참가인에게 손해를 초래하였으므로 취업규칙 제14조 제8호를 위반하였고, 참가인이 근로계약상 성실의무를 근거로 이 사건 시위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였음에도 그 지시에 따르지 않았으므로 취업규칙 제14조 제1호를 위반하였다. 또한 원고 A의 이 사건 시위행위의 주된 목적은 참가인의 경영권 행사에 관한 것이고, 이 사건 시위행위에 사용된 피켓문구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진실한 것도 아니므로, 이 사건 시위행위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3)

징계양정의 적정성

이 사건 시위 행위의 내용 및 장소 등을 고려하면, 원고 A에 대한 참가인의 징계권 행사가 전혀 합리성이 없다거나 원고 A만을 해고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는 형평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또한 원고 A이 이 사건 징계로 입게 되는 불이익은 미미한 수준이므로, 이 사건 징계는 비례의 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 오히려 항공업무의 특성, 이 사건 징계 경위 및 그 징계 수준, 이 사건 시위행위의 내용 및 기간, 이 사건 시위행위가 참가인에게 미친 악영향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의 원고 A에 대한 이 사건 징계는 징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징계 양정은 적정하다.

나)

부당노동행위 관련

이 사건 징계는 참가인의 정당한 징계권 행사에 해당하고, 참가인이 이 사건 징계처분을 통하여 원고 노조의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방해할 의사도 없었으므로, 이 사건 징계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관계 법령 및 참가인의 취업규칙, 인사규정, 인사위원회 운영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관계 법령 및 참가인의 취업규칙, 인사규정, 인사위원회 운영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 A은 1997. 3. 1. 참가인에 정비직으로 입사하여 중정비팀 기체점검파트에서 기술감독으로 근무하고 있고, 1999. 6. 1. 원고 노조에 가입하여 2012. 11. 1.부터 2016. 10. 31.까지 원고 노조의 대의원으로 활동하였다.

2)

참가인에 조직되어 있는 노동조합 현황은 다음과 같다.

3)

원고 노조는 2013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2015. 9. 12. 만료됨에 따라 2015. 6. 15. 참가인에게 교섭을 요구하였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2015. 7. 21. 교섭 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되었다. 그 후 원고 노조는 2015. 9. 16.부터 참가인과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다.

4)

참가인이 2015. 12. 30. 항공기재·노선 구조조정, 조직슬림화 및 인력 효율화(아웃소싱, 일부 기종의 인당 서비스인원 조정, 신규 채용의 축소)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하자, 원고 노조는 구조조정 반대투쟁을 진행하기로 하고 2016. 1. 3.부터 천막농성을 시작하였다.

5)

참가인은 2016. 1. 15. 원고 노조에 같은 해 7. 22.자로 단체협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다.

6)

원고 노조는 단체교섭이 진행 중이던 2015. 12. 18.경부터 G공항, K공항, U 그룹 본사 앞 도로 등에서 출퇴근선전전을 정기적으로 실시하였고, 2016. 6. 14.에는 G공항 등 전국 8개 공항지역에서 동시에 피켓시위를 진행하였다.

7)

원고 A은 2016. 6. 19. 08:45경부터 약 30분간 G공항 청사 내 3층 K/L 카운터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진행하였고, 같은 날 08:50경 참가인의 직원인 V 서비스1팀장이 G공항공사 여객서비스팀 및 경찰대 당직자와 연락한 후 원고 A에게 G공항공사에서 퇴거명령서를 전달할 예정임을 알렸으나, 원고 A이 09:15경에 시위를 종료하여 퇴거명령서가 실제로 전달되지는 않았다.

8)

원고 A이 2016. 6. 30. 및 2016. 7. 22.부터 2016. 8. 23.까지 이 사건 시위 행위를 23회에 걸쳐 실시하였고, 이에 대하여 참가인의 G공항서비스지점 W 지점장(상무) 등이 시위를 중단하고 퇴거할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하였다.

9)

참가인은 원고 노조에 2016. 7. 22. '일부 조합원 및 간부의 G공항 내 피켓시위는 구 항공법 제106조의2에 위배되며 참가인의 대외적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위이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고, 2016. 8. 2. 'G공항 내 피켓시위는 징계사유에 해당되므로 즉시 중단되어야 하고 해당 시위에 관한 원고 노조의 공식적 입장을 밝혀 달라.'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10)

참가인 소속 정비본부 관리팀은 원고 A에 대하여 2016. 8. 3. 1차 대면조사를, 2016. 9. 7. 2차 대면조사를 실시하였다. 원고 A은 1차 대면조사에서 이 사건 시위 행위가 원고 노조에서 결정된 공식적인 활동으로 불법이라 생각하지 않으며 이후에도 계속 진행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하였고, 2차 대면조사에서 모든 질문에 대해 원고 노조를 통해 확인하라고 답변하였다.

11)

원고 노조는 2016. 8. 5. 참가인에게 '이 사건 시위 행위는 1인 시위로서 적법하고, 그 원인은 참가인이 교섭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단체협약을 해지하고 교섭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으로 회신하였다.

12)

참가인은 원고 A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던 2016. 10. 14. 원고 노조에 '이 사건 시위 행위가 원고 노조의 내부결의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일부 조합원 및 간부의 개인적인 행동인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라고 요청하였다.

13)

원고 노조의 부지부장 X 기술감독은 2016. 11. 3. 인사본위원회에 원고 노조의 대표 자격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시위행위가 원고 노조의 결정에 의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14)

원고 A은 2016. 12. 19. 인사본위원회(재심)에는 참석하지 않았고, 인사팀 Y 과장에게 '인사위원회(재심)에 본인 참석이 불필요하다는 소식을 Z 그룹장 등을 통해 들었다.'라고 하면서 인사본위원회(재심)에 참석이 불필요한 이유를 문의하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에 대하여 Y 과장은 같은 달 20일 원고 A에게 '인사본위원회(재심)에서는 새로운 사실이 입증되었는지 여부와 확정된 징계의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만 심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원고 A이 제출한 재심요청서는 새로운 사실을 입증·주장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진술하였던 내용을 반복적으로 서술한 것에 불과하여 원고 A이 인사본위원회(재심)에 반드시 참석할 필요는 없으며, 필요한 경우 서면으로 소명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면 최종 보고 시 그 내용이 반드 시 첨부되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내용으로 회신하였다. 그러나 원고 A은 소명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15)

원고 A 외에 AA도 2016. 8. 2.부터 2016. 11. 8.까지 G공항 청사 내 3층 발권카운터에서 원고 A과 유사한 내용으로 피켓시위를 진행하였는데, AA는 G공항공사로부터 퇴거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16)

이 사건 시위행위는 근무시간 외의 시간에 5분 내지 1시간 정도 이루어졌으며, 원고가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고 원고 노조의 명칭 및 요구사항이 뒷면에 인쇄된 티셔츠를 입은 채 피켓을 목에 걸어 앞으로 게시하면서 가만히 서 있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17)

원고 A은 인사본위원회에서 '자신은 적법하게 1인 시위를 하였고, 퇴거 요청서를 받은 적이 없으며, 이 사건 시위행위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해당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재심청구 당시에도 '이 사건 시위행위는 적법한 1인 시위로서 업무방해에도 해당하지 않으며,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해당한다.'라고 주장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21, 22, 31호증, 을가 제1 내지 5, 9, 11, 13, 14, 16, 17호증, 을나 제9호증의 각 기재, 을나 제4호증의 각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라.

부당징계 부분에 관한 판단

1)

징계절차의 적법 여부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판결의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제2의 다.1) 가)항(11면 3행부터 12면 4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 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가)

관련 법리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란 일반적으로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가리킨다고 할 것이나, 조합원이 조합의 결의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서 한 노동조합의 조직적인 활동 그 자체가 아닐지라도 그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을 때에는 그 조합원의 행위를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행위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노동조합 활동으로서 배포된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에 의하여 타인의 인격·신용·명예 등이 훼손 또는 실추되거나 그렇게 될 염려가 있고, 또 그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사실관계의 일부가 허위이거나 그 표현에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문서를 배포한 목적이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원들의 단결이나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또 그 문서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한 것이라면, 그와 같은 문서의 배포행위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문서를 작성·배포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13544 판결, 대법원 2011. 2. 24. 선고 2008다2912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선전방송이나 유인물 배포행위뿐만 아니라, 집회·시위 등의 표현 행위 등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나)

주체적 판단

(1)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와 갑 제6, 7, 9, 27, 3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 A의 이 사건 시위행위는 원고 노조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 A의 이 사건 시위 행위는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고, 이 사건 시위행위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해당하는 이상 원고 A이 이 사건 시위행위에 대한 참가인의 중단·퇴거 요구에 불응하였다 하더라도 이 또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노조는 내부 결의를 거쳐 2015. 12. 18.경부터 G공항 등에서 출퇴근선전전을 정기적으로 실시하였고, 이 사건 시위행위 무렵인 2016. 6. 14. G공항 등에서 동시에 피켓시위를 진행하였으며, 2016. 8. 5. 참가인에게 이러한 시위 행위는 단체교섭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 참가인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회신하였고, 원고 A에 대한 인사본위원회에서 이 사건 시위행위가 원고 노조의 결정에 의한 것임을 명시적으로 밝히기도 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당시 원고 노조의 대의원이었던 원고 A이 원고 노조가 제작한 피켓을 사용하여 한 이 사건 시위행위는 원고 노조의 결의에 따라 이루어진 노동조합 활동으로 보이고, 이 사건 시위 행위가 G공항 청사 내에서 1인 시위의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원고 노조의 활동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②

이 사건 시위행위에 사용된 피켓문구에는 '희망퇴직, 아웃소싱, 직원들일 더 시키기, 노조탄압, 단협 해지'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참가인의 근로정책을 비판하는 것으로서 그 자체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단결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나아가 비록 이 사건 시위행위에 사용된 피켓문구의 많은 부분이 I의 매각, J의 인수 등 참가인의 경영권 행사와 관련되어 있기는 하나, 이 사건 시위행위를 비롯한 원고 노조의 피켓시위가 참가인의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 단체협약 해지 통보 등으로 촉발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시위행위의 진정한 목적은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에 따른 고용 불안 속에서 고용안정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을 요구하는 등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단결 강화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③

또한 ⓐ 이 사건 시위행위에 사용된 피켓문구 중 '희망퇴직, 아웃소싱'은 이 사건 시위행위 당시 추진되었던 경영정상화 방안의 내용에 부합하는 것이고, '노조탄압, 단협 해지'도 참가인의 단체협약 해지 통보에 따라 기재된 것으로 보이는 점, ⓑ 참가인의 'I 헐값매각'에 대한 의혹은 이 사건 시위행위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고, 실제로 그 매각 과정의 위법성에 관한 수사기관의 조사도 이루어진 바 있는 점, ⓒ 이 사건 시위행위 당시 참가인은 J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 계획을 수립하였고, 그 일환으로 I 매각 등 U 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을 추진함에 따라 참가인 근로자들의 임금동결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위 피켓문구 중 '고금리 빚으로 J 인수하면 그 빚은 또 직원들 몫인가?' 부분 또한 이러한 상황에 대한 의견표현이나 비판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피켓문구 중 일부 표현이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되어 있고 타인의 인격·명예 등이 훼손될 염려가 있는 표현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은 전체적으로 보아 대체로 진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④

이 사건 시위행위는 원고 A의 근무시간 외의 시간에, 참가인의 직접적인 관리권한이 없는 장소인 G공항 청사 3층에 위치한 K/L 카운터 사이 또는 K 청사 내부에서 이루어졌다. 이때 원고 A은 참가인의 직원들로부터 시위 중단 및 퇴거 요청을 받았을 뿐 G공항을 관리하는 G공항공사로부터 직접 퇴거명령을 받은 사실이 없고, 원고 A이 이 사건 시위행위 당시 공항시설을 무단으로 점유하였다거나 공항이용객의 공항시설 이용·공항시설 운영에 현저하게 지장을 주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⑤

또한 원고 A은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고 원고 노조의 명칭 및 요구사항이 뒷면에 인쇄된 티셔츠를 입은 채 피켓을 목에 걸어 앞으로 게시하면서 가만히 서 있는 방법으로 이 사건 시위행위를 하였는바, 여기에 이 사건 시위행위가 이루어진 시간, 장소 등 앞서 본 사정들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 A이 이 사건 시위행위로 참가인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방해하였다거나 참가인의 회사 내 근무 질서를 문란하게 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이익을 배려해야 할 근로계약상의 성실의무는 근무시간 외의 시간에 사업장 밖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조합 활동에도 미치므로, 참가인이 이러한 성실의무를 근거로 이 사건 시위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였음에도 원고 A이 그 지시에 따르지 않은 것은 취업규칙 제1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의 지시 및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A은 참가인의 근로자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무시간 내에 참가인의 관리권이 미치는 장소에서 이루어진 행위에 대하여서만 참가인의 업무상 명령·지시를 받는다고 봄이 타당하고, 근무시간 외의 시간에 참가인이 점유·관리하는 장소가 아닌 곳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시위행위에 대하여도 참가인이 업무상 명령이나 지시를 할 권한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더구나 원고 A의 이 사건 시위행위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이라고 봄이 상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원고 A이 근로계약상 성실의무를 지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시위행위에 대한 참가인 직원들의 중단 및 퇴거 요청이 정당한 직무상 명령·지시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중단 및 퇴거 요청에 따르지 않은 원고 A의 행위는 취업규칙 제14조 제1호 위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나아가 피고 및 참가인은, 원고 A이 이 사건 시위행위로 참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참가인에게 손해를 초래하였으므로, 이는 취업규칙 제14조 제8호 소정의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손해를 초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A이 이 사건 시위행위에 사용한 피켓문구는 대부분 I의 매각, J의 인수 등 이미 널리 공표된 사실에 대한 원고 노조의 의견이나 비판을 기재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시위행위가 참가인이나 임직원들의 명예나 신용의 훼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고, 설령 위 피켓문구가 참가인이나 임직원들의 명예를 일부 훼손할 염려가 있는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단결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대체로 진실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시위행위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해당함은 앞서 살핀 바와 같으며, 이 사건 시위행위로 인하여 참가인에게 어떠한 구체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피고 및 참가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따라서 피고 및 참가인이 주장하는 원고 A에 대한 징계사유는 전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징계는 위법하다.

마.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여 이를 금지하고 있고, 제81조 제4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여 이를 금지하고 있다.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징계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징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징계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근로자의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실질적인 징계사유로 한 것인지의 여부는 사용자측이 내세우는 징계사유와 근로자가 한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의 내용, 징계를 한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동종의 사례에 있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에 대한 제재의 불균형 여부, 종래 관행에의 부합 여부, 사용자의 조합원에 대한 언동이나 태도, 기타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여러 사정 등을 비교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는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이유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 내지 근로자의 노동조합 운영 및 활동에 대하여 지배 -개입하는 행위로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즉, ① 원고 A의 이 사건 시위행위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해당하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고, 이 사건 시위행위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해당하는 이상 원고 A이 이에 대한 참가인의 중단·퇴거 요구에 불응하였다 하더라도 이 또한 징계 사유로 삼을 수 없음은 앞서 살핀 바와 같은데도, 참가인은 원고 A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직접적인 사유로 삼아 이 사건 징계를 하였다.

②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시위 행위에 사용된 피켓문구, 원고 노조의 출퇴근선전전 및 피켓시위의 시기 및 태양, 원고 노조가 참가인에게 보낸 2016. 8. 5.자 회신의 내용, 원고 A에 대한 인사본위원회 속기록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으로서는 적어도 이 사건 징계 당시에는 이 사건 시위행위가 원고 노조의 결의에 따라 이루어진 노동조합 활동으로서 그 진정한 목적이 고용안정 대책 마련 및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 촉구 등을 위한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③

원고 A은 이 사건 시위행위 당시 원고 노조의 대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었고, 참가인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이 사건 징계 당시 원고 A에게는 다른 징계 이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은, '원고 노조 조합원들의 보안구역 내 홍보활동에 대하여 견책의 징계가 이루어진 바 있는데, 이 사건 시위 행위는 노동조합 활동이라는 점에서 위 홍보활동의 연장선상에서 판단해야 하고, 이 사건 시위행위는 위 징계에도 불구하고 반복된 비위행위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라는 등의 이유로 위 '견책'보다 더 중한 '항공업무정지 2월'로 이 사건 징계 의결을 하였는바, 이러한 이유로 징계양정이 결정된 경위를 보면 이 사건 징계로 인하여 원고 노조 조합원들의 노동조합 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

소결

결국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여야 하는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창훈(재판장) 원익선 성언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