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7. 12. 선고 2019나2037746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A, C, D, E, F, G, I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 A, C, D, E, F, G, I에게 별지 1 인용금액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같은 표의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2023. 7. 12.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 A, C, D, E, F, G, I의 나머지 항소 및 원고 B, H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원고 A, C, D, E, F, G, I과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 총비용 중 70%는 위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원고 B, H의 항소비용은 위 원고들이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전 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제3면 제7행의 “별지 퇴직금정산표”를 “별지 2 청구금액표”로 고쳐 쓰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제3면 제5행부터 제14행까지의 “1. 기초사실”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별지 2 청구금액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해당 기간 동안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피고의 근로자로서 근무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그 근무기간에 상응하는 퇴직금으로 같은 표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설령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제도 개편에 따라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더 이상 인정되지 않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제도 개편 전에 채권추심업무계약을 체결하였던 원고 A, C, D, E, F, G, I(원고 B, H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다. 이하 위 원고들을 함께 지칭할 때에는 ‘원고 A 등’이라 한다)에게 2010. 8. 이후 최초로 만료되는 단위계약의 종료일까지의 근무기간에 상응하는 퇴직금으로 별지 1 인용금액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한편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갑 제3 내지 33, 35 내지 37, 54, 61, 64 내지 6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6, 9 내지 13, 15 내지 17, 19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 A 등은 2010. 8.경 이전에는 피고와 사이에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라고 봄이 상당하나, 2010. 8.경 이후에는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2010. 8.경 이후에 최초로 피고와 채권추심업무계약을 체결한 원고 B, H(이하 ‘원고 B 등’이라 한다)은 피고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 등에게 ‘2010. 8. 이후 최초로 만료되는 단위계약의 종료일’까지의 근무기간에 상응하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 B 등의 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가)

2010. 8.경 이전

피고는 2002년경부터 원고 A 등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과 6개월 단위로 채권추심업무계약을 체결하여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면서, 2010. 8.경 이전까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채권추심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고 업무수행을 관리․감독하였다.

⑴ 채권추심원들은 피고로부터 배정받은 채권에 대한 추심업무를 담당하면서,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서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컴퓨터, 전산시스템(K), 전화기 등을 사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의 근무시간 및 장소를 별도로 정하지는 않았으나 채권추심업무계약서에 ‘필요한 경우 시간과 장소를 별도로 정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었고, 실제로 실적평가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채권추심원을 비상근무 대상으로 지정하여 일정 시간 이상의 근무를 강제하거나 출근시간 및 퇴근시간을 엄수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⑵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전산시스템(K)상의 상담내역 작성 기능 및 출장복명서 양식을 이용하여 채권추심 업무수행 현황을 구체적으로 보고할 것을 지시하였고, 전산 교육, 채권추심실무 교육, 집합 교육 등에 참석할 의무를 부과하였으며, 제3자에 의한 추심업무 대행을 금지하였다.

⑶ 피고는 2004. 6.경 팀 제도를 도입하여,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전산상에 소속팀 및 팀장 여부를 등록하게 한 뒤 팀별로 실적을 평가하고 팀장으로 하여금 팀원을 관리․감독하게 하였다. 또한 피고는 매주 팀별, 개인별 회수예상액 및 예상목표 달성률을 확인하였고, 채권추심원별 활동현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회수계획표를 작성․제출하게 하였다. 나아가 피고는 전산시스템(K)에 기록되는 로그인 기록, 실적, 업무 내용 등을 파악하여 채권추심원들의 실적에 따른 포상 제도를 운영하였고, 실적이 부진한 채권추심원들에게는 비상근무를 강제하거나 실적 증대를 촉구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으며, 지사별 하위 15%에 해당하는 채권추심원들에게 경고를 하고 6개월 내에 3회 이상 경고를 받으면 계약을 해지하는 제도를 두었다.

⑷ 당시의 채권추심업무계약서에 의하면, 피고는 채권추심원이 계약을 위반하는 경우 이외에도 규정 미준수, 실적 부진, 업무처리능력 부족, 업무수행 부적격, 피고의 경영상 필요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으며, 수수료를 차감하거나 배당채권수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채권추심원에게 불이익을 가할 수 있었다.

⑸ 아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8년경 이후 채권추심업무계약서 양식이 변경되고 채권추심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완화하는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2010. 8.경 이전까지는 여전히 변경 전 계약서와 변경 이후 계약서가 혼재되어 사용되었고, 근태관리, 팀 제도, 상벌제도, 전산시스템 관리 제도가 유지되고 있었으며, 피고 회사 차원에서 개별 채권추심원의 실적 평가 및 포상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2015. 7. 9.경 대법원은 피고 회사에서 2002. 11.경부터 2011. 1. 31.경까지 사이에 근무한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⑹ 채권추심업무 수행 계약은 각 지사별로 체결되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지사에서만 근무가 이루어졌으나, 각 지사에서 사용되는 계약서 양식은 모두 동일하였고, 피고 차원에서도 각 지사를 순회하면서 공통교육을 실시였을 뿐만 아니라, 전산시스템의 사용, 팀 제도의 운용, 실적부실자에 대한 경고, 계약해지 등도 모두 전지사에서 공통적으로 실시되었으며, 본사에서 일괄하여 처리하기도 하였다(피고는 일부 지사에 관한 자료는 다른 지사에 근무한 원고들의 근로자성에 관한 증거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나, 각 지사별 자료를 통해 일부 지사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채택한 운영방식이 아니라 피고가 전 지사를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하여 왔음을 인정할 수 있다).

⑺ 피고는 원고 A, G이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재직한 기간 동안 별도의 근로소득을 취득하였으므로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제1심법원의 전주세무서장, 안산세무서장에 대한 각 과세정보제출명령결과에 의하면, 원고 A에게 2007년부터 2010년 사이에 L로부터 매년 1,800만 원, 원고 G에게 안산시청 등에서 2006년 2,915,090원, 2007년 11,152,930원의 근로소득이 각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과세가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갑 제65, 6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A은 동생 M의 부탁으로 L에 근로자로 등재하였을 뿐 실제로 그로부터 소득을 얻지 않았고, 원고 G이 안산시청 등에서 근무하여 발생한 근로소득은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한 시간 외의 시간에 관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과세 사실만으로 위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근로자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

나)

2010. 8.경 이후

그러나 피고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지휘․감독을 완화 내지 폐지하여 2010. 8.경 이후에는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⑴ 피고와 채권추심업무계약을 체결한 채권추심원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2008. 2. 1.경 대법원에서 확정되자, 피고는 2008. 2. 12.경 지사장 회의를 개최하여 ‘추심원의 사무실 입퇴실 시간을 구속하지 않고, 출장 관련 기록부 등을 운영하지 않으며, 추심원 개인별 회수 계획 및 실적 등에 대한 보고를 받지 않기로 한다’는 취지의 대책안을 제시하였고, 2008. 6. 13.경 본사와 지사 등에 ‘추심원 실적관리 폐지, 시상 및 주의제도 폐지, 추심원의 업무수행 시간 및 장소를 별도로 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 삭제, 근로자로 인정될 소지가 있는 용어와 계약서의 변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채권추심 업무방법서 개정 시행’을 보냈으며, 채권추심원에 대한 출근부, 출장기록부, 활동현황, 개인별 회수예상액 및 예상목표 달성률, 채권 미회수 사유 등에 대한 작성․보고를 중단하였다.

또한 피고는 2008. 3.경부터 2010. 11.경까지 7차례에 걸쳐 채권추심업무계약서 양식을 변경하였는데, 2008. 6.경 변경한 채권추심업무계약서에서 제3자에 의한 업무대행을 금지하는 규정을, 2009. 8.경 변경한 채권추심업무계약서에서 교육참석의무를, 2010. 2.경 변경한 채권추심업무계약서에서 해지 사유에 관한 내용을 각 삭제하였다.

실제로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은 사실확인서에서 2008년 이후로 업무교육, 실적에 따른 상벌제도, 근태관리 등이 사라졌다는 취지로 기재하였고, 피고에 대하여 퇴직금 체납 등을 이유로 진정을 제기한 N 등도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사이에 팀장 수당제도, 실적에 따른 상벌제도, 교육, 근태관리 등이 모두 사라졌다고 진술하였다.

⑵ 피고는 과거 채권추심원에게 업무수행 과정을 전산시스템(K)으로 즉시 보고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거나 일정 건수 이상을 전산시스템(K)에 기록하도록 지시하기도 하였으나, 2008. 3.경 업무수행 결과만을 전산시스템(K)에 기록하는 것으로 변경하였고, 2009. 3.경 이후에는 전산시스템(K)에 업무수행 과정 및 결과를 기록하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였다. 이에 따라 채권추심원은 더 이상 업무수행 내용을 전산시스템(K)으로 보고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되었고, 엑셀 프로그램 등 별도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개인적으로 관리할 수도 있었다.

다만 채권추심원이 피고로부터 채무감면승인을 받기 위하여는 채무감면신청서와 함께 전산시스템(K)에서 작성한 상담내역을 제출하여야 하는 경우가 있고, 채권 재배분에서 제외되는 채권으로 인정받기 위하여는 해당 채권에 대한 추심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근거자료로 전산시스템(K)에서 작성한 상담내역을 제출하여야 하는 경우가 있는 등 채권추심원이 전산시스템(K)에 업무수행 과정을 기록하는 것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웠다고 할 수는 없었으며, 원고들은 이러한 사정을 들어 피고가 전산시스템(K)을 이용하여 업무수행 과정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상담내역에 기록되어 있는 구체적인 업무수행 내용이, 피고가 채무감면승인 여부나 재배분 제외 여부 등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자료로 사용되는 것을 넘어서 채권추심원의 업무수행 과정을 평가하는 자료로 사용되었다거나 그에 근거하여 피고가 채권추심원에게 업무지시를 하거나 불이익을 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는 없는 점, ② 피고는 채권자 또는 채권자로부터 추심을 위임받은 수임인으로서 채무감면승인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였고 채권이 관리되지 아니한 채 방치되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지위에 있는 피고가 채무감면승인 여부를 결정하거나 채권의 방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근거자료로 상담내역을 제출받는 것이 원고들과 피고의 관계를 근로계약관계로 보는 경우에만 설명이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없는 점, ③ 채무감면신청의 필요가 없어서 상담내역을 제출하지 아니하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비율도 적지 아니하였으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전산시스템(K)에 상담내역을 작성하여야 하는 시기 및 건수 등이 정하여져 있지도 아니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내세우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전산시스템(K)을 이용하여 채권추심원의 업무수행 과정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⑶ 피고는 채권을 매입하거나 수임하면 원칙적으로 전산에 의하여 채권추심원에게 자동배분하였고, 이미 배분된 채권 중 상환약정이 이루어진 채권, 법적 조치가 진행 중인 채권, 정상적으로 분할상환 중인 채권, 1개월 이내에 회수 가능한 채권 등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을 정기적으로 채권추심인으로부터 회수하여 재배분하였는데, 이러한 채권 재배분의 경우에도 전산으로 자동배분하였다.

이러한 채권 재배분 제도는 배분된 채권이 추심되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되는 것을 방지하고 채권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서 합리성이 있고, 채권추심원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추심절차가 진행되는 채권의 경우 재배분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채권추심원에게 불이익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채권 배분 및 재배분이 전산으로 자동으로 이루어진 사정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가 2010. 8.경 이후에도 채권 재배분 제도를 유지하였다 하더라도, 채권 재배분 제도를 채권추심원의 업무수행 과정을 관리․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⑷ 피고가 2010. 8.경 이후 진행한 ‘2011년 총력 회수 캠페인’, 'O은행 신용카드 연체채권 회수율 증대 프로모션', ‘O은행 신용카드 연체채권 대환대출 특별추진' 등은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거나 프로모션 기간 내에 채권회수를 하는 경우 수수료를 인상하여 지급하는 것으로서 인센티브를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일 뿐, 프로모션 참여가 강제되거나 프로모션 실적에 따라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 나아가 추심실적에 관하여 공동 이해관계가 있는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에게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채권추심업무를 독려하는 것은 위임관계에서도 있을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인센티브 제공 사실만을 근거로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한편 피고는 2010. 8.경 이후에도 지사별로 목표달성률을 확인하거나 실적이 우수한 지사와 부진한 지사를 구분하여 부진한 지사로부터 목표달성 추진계획을 보고받는 등의 방식으로 실적을 관리하였으나, 이는 개별 채권추심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므로 과거에 이루어졌던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계속적․상시적 실적관리와는 성격을 달리할 뿐 아니라, 목표 초과달성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있을 뿐 목표 미달에 따른 제재에 관한 언급은 없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들은 갑 제70호증(13년 채권별 담당추심인 편성)에 근거하여 채권추심원들의 선호 지역이 겹치거나 실적이 부진한 경우 피고가 일방적으로 담당을 변경하고 보유채권을 회수하는 등으로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 실적관리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70호증의 내용이 실제로 시행되었다거나 이에 기하여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실적관리를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⑸ 피고는 2010. 8.경 이후에도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 매입채권 업무관련 안내자료 및 전자독촉신청서 작성방식 안내자료를 제공하였고, 불법추심, 민원예방 및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① 피고가 제공한 안내자료는 채권추심원 고유의 업무에 관한 것이 아니라 피고에게 전자독촉 절차를 밟을 것을 신청할 때 갖추어야 할 절차 및 구비서류를 안내하는 것으로서, 2010. 8.경 이전에 이루어졌던 채권추심 실무교육 및 직무교육 등과는 구별되는 점, ② 불법추심을 방지하고 채무자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법률상의 의무를 부담하는 피고로서는 채권추심원들에게 관련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을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지휘․감독을 인정하는 근거로 삼을 수 없다.

⑹ 나아가 원고 A 등은, 2010. 8. 이후 최초로 만료되는 단위계약의 종료일을 기준으로 각 입사일(최초 계약일자)로부터 2년이 경과함으로써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에서 정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므로, 피고가 위 원고들에 대하여 그동안의 근로계약관계를 소멸시키고 위임계약관계를 성립시켰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고, 위와 같은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및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위반으로 무효이므로, 위 원고들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그대로 유지되었다고 주장한다.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의 채권추심업무계약서 양식이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지휘․감독을 완화 내지 폐지하는 내용으로 2008년 3월경부터 2010년 11월경까지 7차례에 걸쳐 변경되었는데, 위 원고들이 위 개정 양식에 따라 위임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처럼 위 원고들과 피고가 종전 위임계약 기간의 만료를 전후하여 그 계약관계의 내용을 수정한 개정 양식의 위임계약을 체결한 것이 위 원고들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졌다고 볼 자료가 없고, 위와 같은 계약 체결이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로 위 원고들과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위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가)

원고 A 등이 2010. 8. 이후 최초로 만료되는 채권추심업무계약의 종료일로부터 3년이 경과해서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 A 등의 퇴직금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의 계약의 실질이 도급 또는 위임계약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근로자와 같은 구속을 받지 않으면서 법률관계가 형성유지되어 왔는데, 도급 또는 위임계약이 종료되자 갑자기 본래 도급 또는 위임계약이 근로계약이었다고 주장하고 나아가 퇴직금을 청구하는 것은 도급인 내지 위임인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

2)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32332 판결 참조).

살피건대, 원고 A 등이 그 퇴직금채권에 관하여 2010. 8. 이후 최초로 만료되는 채권추심업무계약의 종료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18. 8. 24.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기록 및 역수상 명백하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위 원고들은 2010. 8. 이후 최초로 만료되는 채권추심업무계약의 종료일이 지난 뒤에도 계속하여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하다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사이에 퇴직하였는데,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하는 동안에는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을 청구하기 곤란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는 위 원고들을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수행 방식을 일방적, 순차적으로 변경하였고 그 과정에서 채권추심원들에게 계약의 법적 성질이 변경되었음을 명시적으로 알리지 않았으므로, 위 원고들로서는 정확히 어느 시점에 근로관계가 종료하였는지 알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신의칙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다640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사용자는 근로자보다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계약의 형식이나 구체적인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점,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2010. 8. 이전에는 원고 A 등은 실질적으로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하에서 피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던 점, ③ 위 원고들이 자신들의 소득을 사업소득으로 신고한 것은 결국 피고가 위 원고들의 근로자 지위를 부정하면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위하여 그와 같이 결정하였기 때문이고, 그로 인하여 위 원고들이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거나 피고에게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에 대한 신의를 공여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퇴직금의 계산

1)

원고 A 등의 ‘2010. 8. 이후 최초로 만료되는 단위계약의 종료일’이 별지 1 인용금액표의 ‘근무 기간’란의 각 종기와 같은 사실, 위 원고들이 위 각 근무기간 종료일 전 3개월 동안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 합계가 같은 표의 ‘산정기간 수령액’란 기재 각 돈과 같은 사실, 위 원고들의 1일 평균임금은 퇴직 이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 합계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같은 표의 ‘산정일’란 기재 각 해당 일수)로 나눈 금액인 같은 표의 ‘1일 평균임금’란 기재 각 돈과 같으며, 위 1일 평균임금에 위 원고들의 계속근로연수를 곱하여 계산한 퇴직금은 같은 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돈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2)

피고는 원고 A, C, I의 퇴직금 산정기간 등에 대하여 다투므로 이에 대하여 본다.

가)

피고는, 원고 A의 2010. 1. 29. 자 위임계약의 계약기간은 2010. 2. 1부터 2010. 7. 31.까지이므로 위 기간의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는바, 위 원고의 퇴직금은 2007. 7. 2.부터 2010. 7. 31.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A은 2010. 8. 이후 최초로 만료되는 단위계약의 종료일인 2011. 1. 31.까지는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피고는, 원고 C의 계약기간 시작일이 2010. 1. 4.인데 그때부터 2010. 8. 이후 최초로 만료되는 단위계약의 종료일인 2010. 12. 31.까지는 1년의 기간이 되지 않으므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위 원고가 퇴직급 지급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1호증의 3의 기재에 의하면, 위 원고의 계약기간 시작일은 2010. 1. 1.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피고는, 원고 I의 계약기간 시작일이 2002. 10. 1.이므로 퇴직금 산정기간이 2002. 10. 1.부터 2010. 12. 31.까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원고가 2002. 1. 2. P단체에 입사하여 채권관리부 소속으로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다가 피고 설립 후 P단체 및 피고의 방침에 따라 2002. 10. 1.부터 피고 소속으로 동일한 업무를 계속 수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 A 등에게 별지 1 인용금액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원고 A 등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의 다음 날인 같은 표의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일자로부터 피고가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7. 12.까지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따라서 원고 A 등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 A 등의 나머지 청구와 원고 B 등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원고 A 등에 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였으므로, 제1심판결 중 원고 A 등에 대하여 주문 제1항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A 등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위 각 돈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 A 등의 나머지 항소와 원고 B 등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엄상필(재판장) 주선아 김광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