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2. 6. 선고 2019노2041 판결

2019

주문

제1, 2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제2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인용부분 제외)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4년에 처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유죄 판결에 대한 상소의 제기가 있는 때에는 배상명령에 대한 불복이 없더라도 배상명령의 확정은 차단되고 배상명령은 피고사건과 함께 상소심에 이심된다. 피고인이 제2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였을 뿐 배상명령에 대하여는 불복하지 않았더라도 제2 원심이 배상신청을 인용한 부분은 확정되지 않고 당심으로 이심된다. 다만 피고인은 제2 원심판결의 배상명령 인용부분에 관하여 아무런 항소이유를 주장하지 않았고, 이를 직권으로 취소·변경할 사유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제2 원심판결의 배상명령 인용부분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한편, 배상신청인은 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할 수 없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 따라서 제2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각하부분은 피고인의 항소에도 불구하고 이미 확정되어 당심의 심판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제1 원심판결 판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

1)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없었음

피고인은 피해자 주식회사 BI(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로부터 어음할인을 위하여 액면금 10억 원 상당의 전자어음(이하 '이 사건 어음'이라 한다)을 교부받을 당시 어음할인금 5억 원을 수일 내에 피해자 회사에 우선적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이 없다.

이 사건 어음을 할인하여 피해자 회사에 전달하기로 한 5억 원에 관하여, 피해자 회사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 어음을 할인받기 어려웠고, 이 사건 어음 중 액면금 6억 7천만 원 상당을 할인받기 위하여 지인인 BW이 지정한 BT(BZ)에게 전송하였는데, BT이 할인금을 지급해주지 않고 임의로 BV(CA)에게 융통하는 바람에 할인금액을 받지 못하여 피해자 회사에 이를 전달하지 못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어음 할인금을 피해자 회사에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차용하여 사용하기로 한 차용금 5억 원에 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를 연결해 준 BS가 위 채무를 연대보증하였고 피고인의 AP에 대한 6억 8천만 원 상당의 채권에 관한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담보로 제공하였는바, 변제의사와 능력이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였다거나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 어음의 액면금을 편취금액으로 볼 수 없음

피해자 회사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 이 사건 어음의 실질적인 가치가 어음의 액면금액에 미치지 못하였는바, 이 사건 어음의 실질적인 가치를 기준으로 편취금액이 산정되어야 하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가 아니라 형법상 사기죄로 의율되어야 한다.

나.

양형부당

제1, 2 원심의 각 형(각 징역 2년 6월)은 모두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판단

가.

직권판단

1)

항소사건의 병합

피고인에 대하여 제1, 2 원심판결이 각각 선고되어 피고인이 각 원심판결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고, 이 법원은 위 각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다. 제1, 2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각 죄는 형법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경합범가중을 한 형기 범위 내에서 단일한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위 부분들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2)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

가)

이 사건 각 범행 이후 피고인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판결들이 확정되었다.

①

서울고등법원 2018. 7. 12. 선고 2018노817 판결

-

범죄사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등

-

범행일: 2013. 2. 27. ~ 2016. 4. 27.

-

선고형: 징역 5년

-

확정일: 2018. 11. 15.

-

범죄사실: 근로기준법위반죄

-

범행일: 2017. 6. 경 ~ 2017. 12. 경

-

선고형: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

-

확정일: 2018. 10. 31.

③

의정부지방법원 2018. 11. 20. 선고 2018노1164 판결

-

범죄사실: 위증교사죄 등

-

범행일: 2017. 9. 6.

-

선고형: 징역 1년

-

확정일: 2019. 1. 29.

나)

제1, 2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각 죄들은 위 가)항 기재 각 판결들과 각 각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이들 모두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제1, 2 원심판결은 판결이 확정된 위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위 위증교사죄 등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선고되었으므로 위법하다. 이러한 이유로도 제1, 2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들은 모두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3)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제1 원심판결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 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양형부당 주장은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

제1 원심 판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피고인의 편취범의에 관하여

피고인은 제1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원심판결서 제8 내지 10면에 기재된 상세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 덧붙여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이 사건 어음을 교부받아 수일 내에 피해자 회사에 그 할인금 5억 원을 우선적으로 교부하기로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해자 회사는 급박한 자금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운영자금 5억 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피고인의 제안으로 액면금 10억 원 상당의 이 사건 어음을 발행하였는바 피고인도 피해자 회사의 자금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피해자 회사의 부사장인 BJ은 수사기관으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며칠 내로 이 사건 어음을 할인해서 5억 원을 피해자 회사에 지급하고 나머지는 피고인이 차용하기로 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 사이의 거래를 주선한 BS는 원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해자 회사는 10억 원 상당의 어음을 교부하면서 피고인이 능력껏 할인하되 피해자 회사에게는 5억 원을 지급해주고 그 이상의 금원은 피고인이 사용하는 것으로 약정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어음은 피해자 회사의 자금 마련을 주된 목적으로 발행되었고, 피고인은 이 사건 어음을 할인받아 그중 5억 원을 수일 내에 우선적으로 피해자 회사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②

피해자 회사는 5억 원의 운영자금을 급히 마련하기 위하여 피고인의 제안으로 이 사건 어음을 발행하여 피고인에게 할인을 맡겼다. 피고인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어음을 할인받을 곳을 많이 안다고 하면서 피해자 회사로부터 이 사건 어음을 교부받으며 단기간 내에 이를 액면금 10억 원 그대로 할인받을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이 사건 어음을 교부받아 그중 3억 3천만 원을 분할하여 이를 약 2억 5천만 원에 할인받아 임의로 사용하였을 뿐, 피해자 회사의 재정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 등을 들면서 나머지 어음을 제대로 할인받지 못하였다. 이는 피고인이 이 사건 어음을 단기간 내에 적절한 가격에 할인받아 그중 5억 원을 피해자 회사에 전달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이를 기망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이다.

2)

이 사건 어음의 액면금을 편취금액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피고인은 제1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원심판결서 제11 내지 12면에 기재된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소결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제1, 2원심판결에 관하여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으나, 앞서 살펴본 직권파기사유가 있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제1, 2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제2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인용부분 제외)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