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6. 17. 선고 2019누60327 판결

부당전보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제2면 12행, 제8면 5행 ‘2017. 11. 11.’을 ‘2017. 11. 1.’로, 제2면 13행 괄호를 ‘(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 또는 ‘이 사건 인사명령’이라 한다)’로 고치고, 제2항에서 제1심법원의 판단을 보충하여 추가로 판단하는 이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추가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의 인사위원회 운영지침은 징계의 종류로 ‘전직’을 정하고 있지 않고, 이 사건 인사발령은 노동력 재배치의 차원에서 이루어졌으므로 징계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판단

1)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는 인사권의 행사로서 근로자에 대하여 전직을 명할 수 있고, 그것이 근로자에게 다소 불이익한 결과로 이어진다 하여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사용자는 기업질서의 유지를 목적으로 근로자에게 과거 비위행위에 대하여 경제적·정신적·생활상 불이익한 제재로서 징계처분을 할 수 있고, 이러한 징계처분은 근로계약·취업규칙·단체협약 등에 징계 항목으로 명시된 것이어야 한다.

특정사유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정계전직사유와 통상전직사유의 양쪽에 모두 해당하는 경우 뿐 아니라 징계전직사유에는 해당하나 통상전직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그 사유를 이유로 징계전직처분의 규정상 근거나 형식을 취하지 아니하고 근로자에게 더 유리한 통상전직처분을 택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용자의 재량에 속하는 적법한 것이지만, 근로자에게 변명의 기회를 주지 않더라도 전직이 당연한 것으로 볼 정도라는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징계전직사유가 통상전직사유에도 해당하여 통상전직의 방법을 취하더라도 징계전직에 필요한 소정의 절차는 부가적으로 요구되고, 징계전직사유로 통상전직을 한다는 구실로 징계절차를 생략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5889 판결 참조. 이 판결은 징계해고에 관한 사안이나 징계전직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의 법리가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한편,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에서 징계절차를 규정한 것은 징계권의 공정한 행사를 확보하고 징계제도의 합리적인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므로, 취업규칙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징계절차를 위배하여 징계를 하였다면 이러한 징계권의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여부에 관계 없이 절차에 있어서의 정의에 반하는 처사로서 무효이다(대법원 1991. 7. 9. 선고 90다8077 판결,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100919 판결 등 참조).

2)

제1심이 판시한 여러 사정들에다가, 갑 제2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의 이유는 원고의 취업규칙 제7.7조 (1)항에서 정한 징계처분인 ‘전직’에 해당하는 사유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인사위원회에 참가인을 출석시켜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 원고는 이러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 사건 인사명령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절차에 있어서의 정의에 반하여 위법하다. 따라서 참가인의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받아들인 이 사건 재심판정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다.

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징벌’이란, 근로자의 행동상 사유에 의하여 가하는 경제적·정신적·생활상 불이익한 제재로서 징계를 포함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조치를 의미한다.

나)

원고의 취업규칙 제7.7조 (1)항은 “회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직원에 대하여 해고, 정직, 전직, 감봉, 견책, 기타 징벌을 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① 제7.7조의 제목이 ‘해고 등의 제한 및 징계절차’이고 제7.7조 (2)항은 징계의 정의에 관한 별도의 규정 없이 징계를 행할 경우의 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며, (1)항과 (2)항을 연계하였을 때 규정내용 및 형식이 조화를 이루는데, 제7.7조는 해고 등의 제한과 징계절차를 같은 조문에 넣어 징계의 범위와 절차를 규정하려는 의도로 보이는 점, ② 제7.7조 (1)항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과 비교하여 볼 때 휴직을 제외하고 견책을 포함시켜 징계의 성격을 강화하고 있는 점, ③ 전직은 제7.7조 (1)항에서 해고, 정직, 감봉, 견책과 나란히 나열되어 있는데, 정직, 감봉, 견책은 전형적인 징계의 범주에 속하고 아래에서 보듯이 해고도 가장 중한 징계의 하나로 징계의 범주로 명시하고 있는 점, ④ 제7.7조, 제7.8조, 제7.9조에서 징계에 관한 사항을 연이어 규정하고 있는 점, ⑤ 원고의 취업규칙 제7.8조가 징계사유로 해고사유를 정하고 있고, 제7.9조는 해고 기준에 미달하는 행위에 대하여 기타 징계로 분류하고 인사위원회 운영지침에 의하도록 규정하여 해고를 가장 중한 징계로 취급하고 있는 점, ⑥ 인사위원회 운영지침은 직원의 인사에 대한 심의 및 의결을 하는 데 목적이 있고 절차진행과 관련하여 징계라는 제목 아래 징계의결서 작성 → 인사위원회 소집 → 인사위원회 심의 → 징계통보 → 인사발령 → 인사기록관리 순서로 규정하고 있는 점, ⑦ 원고는 항소이유서에서 제7.7조 (1)항은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직원에게 해고 등 불이익이 수반되는 징계조치를 할 수 없다’는 지극히 일반적인 사항을 규정해 놓은 것일 뿐이라거나 ‘징계처분의 정당성에 관한 일반적 원칙을 규정해둔 것’이라고 주장하여 제7.7조 (1)항이 징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취업규칙 제7.7조 (1)항에서 징계의 종류 중 하나로 전직을 정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한편 취업규칙 제7.9조는 ‘기타징계’에 관하여 인사위원회 운영지침에 의하도록 하고 있는데, 인사위원회 운영지침 7.3.2는 징계의 종류를 ‘파면, 권고사직, 정직, 감봉, 강등, 강호, 대기, 견책’의 8종으로 정하고 있을 뿐, ‘전직’을 징계의 종류로 명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취업규칙은 노사 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갖는 것이므로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무시하게 되는 사실인정이나 해석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6. 9. 선고 2015다78536 판결, 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6다26099 판결 등 참조). 인사위원회 운영지침이 상위규범인 취업규칙에 위배될 수 없으므로, 인사위원회 운영지침을 해석함에 있어 취업규칙의 규정과 조화롭게 해석하여야 한다.

앞서 본 대로 원고의 취업규칙 제7.7조가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한 제재수단인 징계로 ‘전직’을 정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한 점, 취업규칙 제7.7조 (1)항과 인사위원회 운영지침 7.3.2를 비교하면 인사위원회 운영지침에는 해고가 없는 대신 파면, 권고사직이 들어있고, 기타 징벌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강등, 강호, 대기가 들어있는 점, 취업규칙과 인사위원회 운영지침의 규범상 우열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인사위원회 운영지침은 징계의 종류를 예시적으로 열거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인사위원회 운영지침이 징계의 종류로써 ‘전직’에 관해 명시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징계의 종류에서 전직을 배제할 수 없다.

라)

원고의 취업규칙 제7.8조가 정한 징계사유를 보면 제13항 정당한 사유 없이 상사의 명령에 3회 이상 불복한 경우, 제18항 근무성적이 불량한 경우, 제20항 기타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한 경우 등을 들고 있고 제7.7조에서 정한 ‘정직, 전직, 감봉, 견책, 기타 징벌’은 해고 사유에 미달하는 직원의 비위행위를 제재할 수단으로 마련한 제7.9조의 ‘기타징계’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징계사유가 해고 기준에 미달할 경우 기타 징계의 하나로서 전직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마)

원고는 노동력 재배치의 필요성이 있어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한 것이므로 징계가 아닌 일반적 인사명령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원고는 참가인이 참가인의 상사인 충청지역본부장 F에게 공개적으로 무례한 언행을 거듭하고, F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과 모욕적 발언을 하였으며, F의 정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한 점과 참가인이 지사장으로서의 조직관리 능력이나 성과관리 능력이 부족하였던 점을 이유로 참가인을 영업담당 부장으로 재배치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사건 인사발령은 대전동부지사 지사장이던 참가인을 수도권남부지역본부 영업담당 부장으로 발령하는 것이고, 이는 동일한 기업 안에서 근로자의 직무 내용과 근무 장소를 변경하는 사용자의 인사명령인 ‘전직’에 해당한다.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이 상사인 F의 지시를 거부하였고, 근무성적이 불량하였으며,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여 이 사건 인사발령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취업규칙상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참가인의 행동을 이유로 한다.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는 노동력 재배치라는 통상의 인사명령 사유와 징계사유에 동시에 해당한다.

바)

원고의 취업규칙과 인사위원회 운영지침은 원고가 통상적인 인사명령으로 전직처분을 하는 경우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으나, 원고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더라도 사용자의 권한인 인사권에 기하여 위와 같은 전직처분을 할 수는 있다. 원고는 초심판정을 위한 심문 당시 ‘참가인에 대한 F 본부장의 보고 사항에 대해 고객서비스본부에서 조사하여 모두 사실인 것을 확인하였으나 F 본부장이 참가인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자는 건의를 받아들여 징계하지 않고 인사발령으로 갈음하였다.’고 진술하였고, 2018. 8. 9.자 준비서면에서 ‘참가인의 행위들은 해고 등 징계사유에도 해당하지만 참가인의 이익을 위하여 해고 등 징계처분이 아닌 전보발령을 통하여 개선의 기회를 부여하고자 하였다.’, ‘(참가인의) 매우 위중한 위계질서 문란 행위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에게 다시 기회를 주기 위하여 징계절차가 아닌 인사발령을 통해 선처하였다.’고 주장하는 등 이 사건 소송에서도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명령의 이유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적극적으로 다투고 있다. 이 사건 인사발령의 이유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처분 중 하나인 전직사유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참가인에게 더 유리하게 전직의 징계처분이 아닌 통상적인 인사명령의 일환으로 전직의 처분을 할 때에도 원고의 취업규칙 제7.7조 (2)항 및 그 위임에 따른 인사위원회 운영지침 7.2.가 정하는 절차적 요건을 따라야 한다. 취업규칙 제7.7.조 (2)항 및 인사위원회 운영지침 7.2에 의하면 인사위원회가 징계사항을 심의하고자 할 때에는 징계혐의자에게 출석통지를 하고 징계 대상자를 출석시켜 충분한 진술을 할 수 있는 소명의 기회를 부여한 후 의결을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원고는 이와 같은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고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인사명령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창형(재판장) 최한순 홍기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