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문 제10쪽 14행부터 제17쪽 15행까지를 아래와 같이 고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고치는 부분]
『라. 판단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이 취업규칙 등에 당연퇴직사유로서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유를 규정한 경우 그 의미는 그 규정 취지나 다른 당연퇴직사유의 내용 등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두2067 판결, 대법원 1999. 9. 3. 선고 98두1884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사건 사고는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단체협약 제28조 제9호와 취업규칙 제37조 제12호는 ‘운전자의 중대교통사고 11개 항목과 일방사고를 발생시킨 자 중 다음 사유 해당자’를 당연퇴직사유로 정하면서 구체적으로 ‘사망사고’, ‘8주 이상 1명 또는 중상 3명과 경상 3명 이상인 자’, ‘물적 피해 1천만 원 이상인 자(견적서에 의함)’로 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 이 사건 규정은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를 규정한 다른 당연퇴직사유와 달리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는 중에 발생한 사고의 발생 원인과 결과를 기준으로 하고 있고, 이 사건 당연퇴직은 ‘일방사고로 물적 피해 1천만 원 이상의 발생(견적서에 의함)’(이하 ‘이 사건 당연퇴직사유’라 한다)에 해당함을 이유로 하고 있다. 이 사건 규정에 의한 당연퇴직처분은 그 사유에 해당하기만 하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다. 근로자의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침에도 근로자에게 변명의 기회가 부여되는 등의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이 사건 당연퇴직사유에서 정한 ‘일방사고’와 ‘견적서에 의함’이라는 당연퇴직요건은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그 존재는 객관적으로 명확하여야 한다.
이 사건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하려면 원고가 ‘일방사고’를 발생시켜야 한다. ‘일방’은 어느 한쪽 또는 어느 한편을 의미하는 것으로 ‘쌍방’에 대비되는 개념이고, ‘사고’는 차량의 ‘운행 중’에 발생한 사고로 제한한 것은 아니다. 이에 더하여 차량의 운행 중에 발생한 교통사고를 포함하여 차량의 운행 및 조작 등과 관련하여 사고가 발생한 경우 일체의 외부적·환경적 요인이 배제된 사고를 상정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 보면, 이 사건 당연퇴직사유에서 정한 일방사고는 ‘운전자 단독의 과실로 발생한 사고’를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사고 당시 비 또는 눈이 오고 있었다거나, 경사진 도로, 급커브 구간 등에서 일어난 사고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운전자 단독의 과실로 발생한 것이라면 일방사고에 해당되고, 반드시 ‘운행 중’에 일체의 외부적·환경적 요인이 배제된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에 한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이 사건 사고는 버스 운전기사인 원고가 이 사건 차량을 D터미널에 주차하고 내리면서 주차브레이크를 작동시키지 않아 발생한 것이다. 운전자인 원고 단독의 과실로 발생한 사고이다. D터미널의 지면 기울기가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 일부 원인이 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당연퇴직사유에서 의미하는 일방사고에 해당한다.
이 사건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하려면 물적 피해가 1천만 원 이상 발생하여야 하고, 그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여야 한다. 이 사건 당연퇴직사유는 물적 피해 1천만 원은 ‘견적서’에 의하도록 하고 있으면서, 물적 피해 1천만 원의 기준이 되는 견적서가 어떤 견적서를 의미하는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견적서는 실제 발생한 비용이 아닌 예상되는 비용을 계산한 것일 뿐이고, 견적을 의뢰하고 견적을 내는 주체에 따라 비용이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견적서를 기준으로 1천만 원 이상의 물적 피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근로자를 퇴직시키려면 그 견적서는 객관성과 합리성이 담보되거나, 근로자의 의사가 반영되는 절차를 거친 것으로 근로자도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견적서를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예컨대, 사용자와 근로자가 각각 의뢰한 견적서를 평균한다거나, 또는 2개 이상의 업체에 의뢰한 견적서를 평균한다거나,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받은 업체에 견적을 의뢰하는 등 근로자의 의사를 반영하는 절차를 거친 것이라면 견적서의 객관성과 합리성을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견적결과를 근로자로 하여금 받아들여 따르도록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단독으로 의뢰한 견적서만으로 근로자를 퇴직시킬 수 있다고 한다면 사용자에 의하여 당연퇴직사유가 부당하게 악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견적서의 객관성과 합리성이 담보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견적서는 사용자인 참가인이 일방적으로 의뢰한 견적서일 뿐 근로자인 원고의 동의를 받는 등 근로자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다. 그 견적서에 대하여 원고가 이의를 제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1심의 감정결과 등에 의하면 이 사건 견적서의 견적 내용과 실제 수리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 사건 견적서가 객관성과 합리성이 담보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1천만 원 이상의 물적 피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당연퇴직사유에서 정한 일방사고에는 해당하나,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1천만 원 이상의 물적 피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당연퇴직사유의 존재가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당연퇴직처분이 유효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위 대법원 2007다62840 판결 등 참조).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사업주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설령 원고의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규정에서 정한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당연퇴직은 정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위법하다.
이 사건 규정에서는 ‘운전자의 중대교통사고 11개 항목과 일방사고를 발생시킨 자 중 ‘사망사고’, ‘8주 이상 1명 또는 중상 3명과 경상 3명 이상인 자’, ‘물적 피해 1천만 원 이상인 자(견적서에 의함)’로 규정하여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를 규정한 다른 당연퇴직사유와 달리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는 중에 발생한 사고의 발생 원인과 결과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 사건 당연퇴직사유와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중대교통사고 11개 항목’, ‘사망사고’, ‘8주 이상 1명 또는 중상 3명과 경상 3명 이상인 자’와 비교하여 이 사건 당연퇴직사유의 비난가능성이 다른 사유에 상응하는 정도라거나, 사회통념상 근로자에 대한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주차브레이크를 작동시키지 않고 하차한 후 버스가 D터미널의 기울어진 지면을 따라 미끄러지면서 발생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D터미널의 지면이 기울어져있지 않았다면 이 사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D터미널의 지면의 기울기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 여객자동차터미널 구조 및 설비기준에 관한 규칙 등에서 정한 정류장소의 지면 기울기가 1.5퍼센트 이내인지 여부와 관련 없이 D터미널의 지면 기울기 등 D터미널의 구조적인 부분이 이 사건 사고 발생에 하나의 원인이 된 것은 분명하다. 이 사건 사고발생의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모든 책임을 원고에게 돌릴 수만은 없다고 보인다.
당연퇴직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규정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두10548 판결 참조). 그러나 이 사건 당연퇴직은 해고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당연퇴직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이 사건 당연퇴직사유의 규정 취지, 이 사건 사고발생의 경위와 내용 등도 함께 고려함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당연퇴직사유는 참가인이 버스 여객 자동차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임을 고려하여 승객들의 생명·신체의 안전 보호를 주된 목적으로 하여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가 아닌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사고는 승객이 탑승하고 있었거나 버스의 운행 중에 발생한 것은 아니었고, D터미널의 지면 기울기가 사고 발생에 일부 기여한 부분이 있는 점, ③ 참가인과 같은 다른 버스 회사의 단체협약 등에 물적 피해의 발생과 그 금액, 특히 견적서 금액만을 기준으로 근로자에게 변명의 기회가 부여되는 등의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는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한 예를 찾기 어려운 점(갑 제34 내지 41호증, 을나 제24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물적 피해의 발생과 그 금액을 정하여 징계 또는 징계해고사유로 규정한 예는 찾을 수 있으나,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는 당연퇴직사유로 정하거나, 견적서에 의한 피해금액을 기준으로 정한 예는 찾기 어렵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이 사건 사고발생의 원인과 결과 등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4)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실제 발생한 물적 피해는 제1심의 감정결과에 따를 때 11,616,800원이다. 위 금액은 당연퇴직사유의 기준이 되는 “1천만 원”을 크게 초과하지는 않는다. 참가인은 13,210,330원의 물적 피해를 초래한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빙판길’이었다는 사정 등을 고려하여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결정하였다. 이 사건 사고도 그 내용은 다르지만 외부적·환경적 요인인 D터미널의 지면 기울기가 사고 발생에 일부 기여한 측면이 있다. 원고와 위 근로자에게 해고와 정직으로 차별을 두어야 할 정도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종전에도 징계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으나 이 사건 사고까지 약 15년간 근무하던 중이었고, 그중 사고를 이유로 한 것은 2004년과 2010년의 징계처분으로 그 사고 발생 경위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사고를 함께 고려하더라도 여객운송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로서 기대되는 원고에 대한 신뢰가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깨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소결론
이 사건 당연퇴직은 당연퇴직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 사건 당연퇴직은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의 성질을 지니고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당연퇴직은 위법하다. 결국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홍성욱(재판장) 최한순 홍기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