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의 이유 제1항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갱신기대권의 존재
원고는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서, 이 사건 계약이 정한 기간이 만료되었지만 이 사건 계약이 갱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진다.
합리적 갱신거절사유의 부존재
근로계약의 갱신거절도 사실상 해고와 마찬가지여서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제한과 관련된 규정이 유추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참가인은 원고의 업무수행능력 부족, 즉 근로자의 귀책사유가 아니라 경영상의 필요 내지 사정에 따라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였으므로, 이러한 경우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도 근로기준법 제24조(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가 유추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와 참가인은 위와 같은 경영상의 의사결정이 과연 합리적이고 필요한지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 사건 갱신거절의 이유가 된 참가인의 의사결정 내지 평가와 관련된 자료는 원고가 제출한 갑 제7호증의 2(전산 전문계약직 근로계약 종료 보고)와 갑 제8호증(전산경력직 재계약 심사안)이 전부인데, 두 자료는 모두 참가인의 담당 부서의 의견을 기재한 것으로 그러한 의사결정 내지 평가가 있었다는 사실만을 뒷받침할 뿐, 그러한 의사결정이나 평가가 합리적이고 필요하다는 점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없다.
참가인은 이 사건 갱신거절을 회피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➀ 참가인은 원고에게 참가인의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어떠한 교육의 기회도 제공하지 않았다.
➁ 원고는 참가인의 직제상 일반직 4급이었는데, 이 사건 갱신거절 통보 당시 참가인의 4~6급 정원은 4,393명이었던 데 반하여 현원은 4,346명으로 현원이 정원보다 약 46명 미달하였으므로, 참가인으로서는 원고의 배치전환 등을 통하여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어야 한다.
이 사건 갱신거절의 절차적 위법
근로계약의 갱신거절도 사실상 해고와 마찬가지여서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제한과 관련된 규정이 유추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갱신거절 당시 참가인은 원고에게 ‘전산 전문계약직 재계약 심의 결과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면서 계약종료일자와 함께 그 사유로 ‘계약기간 만료’라고만 기재하였을 뿐 재계약 거절의 구체적인 사유는 전혀 기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갱신거절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이 정하는 서면통지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참가인은 경영상의 필요 내지 사정에 따라 이 사건 갱신거절을 한 것이므로, 신의칙상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게 된 경위나 경영상 필요성, 원고가 제시한 대안의 문제, 근로계약 종료 회피 노력 등에 관하여 원고와 사전에 성실하게 협의하였어야 함에도, 아무런 협의 없이 원고에게 이 사건 갱신거절의 통보를 하였다. 또한, 참가인은 이 사건 계약의 갱신 여부를 의결하는 절차에서 원고에게 전혀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운영규칙은 기간제 근로자와 재계약하고자 할 때에는 ‘재계약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고 정하고 있음에도, 참가인은 원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운영규칙에 위반하여 재계약 관련 사항은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른다고 정하였고, 그에 따라 실제로 이 사건 갱신거절 당시 재계약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 그런데 인사위원회는 그 위원 구성과 지명의 측면에서 인사권자인 이사장의 영향과 개입의 여지가 재계약 심의위원회의 경우보다 더 커 재계약 심의위원회보다 근로자에게 더 불리하다. 또한, 인사위원회는 참가인 소속 임직원들에 대한 인사 전반에 관한 사항을 심의⋅결정하는 ‘일반’ 위원회인 반면, 재계약 심의위원회는 오로지 기간제 근로자의 재계약 여부만을 심의하는 ‘특별’ 내지 ‘전문’ 위원회이고, 재계약 심의위원의 경우 반드시 정원관리, 인사관리 및 사업부서 담당 부장을 포함시키도록 한 것은 원고의 재계약 여부에 대한 심의의 타당성을 제고하려는 취지임에도, 이러한 규정의 취지를 무시하고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재계약 여부도 인사위원회가 심의⋅결정한다면 운영규칙에 재계약 심의위원회를 규정한 취지가 몰각된다.
재계약 여부를 심의할 때에는 운영규칙 제64조 제2항에 따라 제78조에 따른 근무성적평정 결과를 참고하여야 하는데, 이는 근무성적평정 결과를 중심으로 재계약 여부를 심의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인사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재계약 여부를 심의하면서 원고의 근무성적평정 결과를 전혀 참고하지 않았는데, 재계약 심의자료에 근무성적평정 결과와 관련된 내용이나 문서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것은 중대한 절차상 하자로 보아야 한다.
운영규칙 제64조 제1항에 따라 기간제 근로자를 재계약하고자 하는 경우 사업부서의 장은 계약기간 종료예정일의 2개월 전까지 그 사실을 정원관리 담당부서 및 인사관리 담당부서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함에도, 원고 소속 부서의 장은 원고의 근로계약 종료 예정일로부터 약 1개월 전에 이르러서야 인사운영부에 이를 통보하였는데 이는 경미한 하자로 볼 수 없다.
참가인은 이 사건 갱신거절을 의결하면서 실제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서면 결의로 이 사건 갱신거절을 의결하였는데, 이 사건 갱신거절은 사실상 해고와 다를 바 없어 근로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중대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갱신거절을 단지 서면결의서로 대체한 것은 부당하다.
관련 규정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제1심 판결의 별지 1 관련 규정 등의 기재를 이 부분에 그대로 인용한다.
인정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설시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고치는 외에는 제1심 판결의 이유 2. 다.항의 ‘인정사실’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제1심 판결 4쪽 9행의 “위헤”를 “위하여”로 고친다.
제1심 판결 7쪽의 아래에서 7행의 “2018. 10. 25.”을 “2018. 10. 23.”로, 같은 쪽의 아래에서 4행의 “Date”를 “Data”로 각 고친다.
제1심 판결 8쪽 3행의 “M(과장)이”를 “M(과장)가”로, 같은 쪽 4~5행의 “다른 보직(프로그램 오퍼레이터)로”를 “다른 보직(프로그램 오퍼레이터)으로”로 각 고친다.
제1심 판결 9쪽 4행의 “증인 M”를 “제1심 증인 M”로 고친다.
판단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이 갱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는지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의 이유 2. 라. 1)항의 ‘원고의 갱신기대권 유무’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이 사건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설시할 이유는, 아래와 같은 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 판결의 이유 2. 라. 2)항의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 존부’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제1심 판결 13쪽 1행의 다음 줄에 다음과 같은 판단을 추가한다.
『한편, 해고는 존재하던 근로관계가 사용자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단절되는 것이므로, 이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가 ‘원칙적⋅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던 근로관계의 지속에 관한 기대나 신뢰를 침해하게 된다. 이러한 기대나 신뢰는 사용자가 애초에 근로계약의 체결을 통하여 근로자에게 약속하고 보장한 것이므로 그 보호가치가 크다. 반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은 그 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원칙적으로 종료되고, 다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갱신의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 예외적으로 종래의 근로계약과 동일한 내용의 근로계약 갱신이 인정되므로, 이러한 경우 근로자는 갱신에 의한 근로관계의 지속에 관하여 ‘예외적⋅추가적’인 기대와 신뢰를 가진다. 따라서 근로자의 보호필요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의 경우는 해고에 비하여 근로자를 보호할 필요성과 그 정도가 낮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18. 6. 28.자 2018두39430 판결로 확정된 서울고등법원 2018. 2. 7. 선고 2017누66277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 제24조는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할 경우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사용자가 해고를 위하여 필요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은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과 정도가 해고에 비하여 낮은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경우에는 적용 또는 유추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제1심 판결 13쪽 3행의 “증인 M”를 “제1심 증인 M”로 고친다.
제1심 판결 15쪽 1행의 “수행하도록 하는”을 “수행하도록 한”으로 고친다.
제1심 판결 15쪽 15행의 다음 줄에 다음과 같은 판단을 추가한다.
『다) 참가인이 이 사건 갱신거절을 회피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본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먼저, 참가인이 원고에게 참가인의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어떠한 교육의 기회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단순 업무를 수행하는 일반직 기간제 근로자가 아니라 전문직 기간제 근로자로서, 전문직은 기존 인력보다 높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음을 이유로 현장에서 바로 사용하기 위하여 채용하는 인력인데, 원고의 주장과 같이 별도의 교육을 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인력이라면 그 전문성 자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결국 전문직으로 채용된 원고로서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스스로 참가인의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원고가 근무한 2년의 기간이 그러한 업무 이해에 불충분한 기간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다음으로 원고는, 이 사건 갱신거절 통보 당시 참가인의 현원이 정원보다 약 46명 미달하였으므로, 참가인이 배치전환 등을 통하여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의 업무상황이 변화하여 더 이상 ‘데이터 관리자’를 외부에서 영입된 데이터 전문가로 운용할 필요성이 소멸하였다면, 그와 반대되는 인력 운용 계획을 전제로 채용된 원고에 대하여 참가인이 단지 정원에 여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고액의 연봉을 지급하면서까지 계약을 갱신하거나, 당초의 채용 목적과 무관한 부서로 원고를 배치전환하였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갱신거절 회피를 위한 참가인의 노력과 관련된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갱신거절에 절차적 위법이 존재하는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절차 규정은, 근로계약 갱신⋅유지 등에 관한 일정한 기준을 미리 정하여 근로계약의 갱신 또는 갱신거절의 공정성⋅합리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절차적 위법 여부는 위와 같은 규정 내용을 바탕으로 갱신거절의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하다고 볼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함이 타당하다. 이러한 판단 기준에 비추어 절차적 위법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하나씩 살펴본다.
갱신거절 사유의 서면통지 의무 위반 주장에 대하여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다음과 같은 점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갱신거절 통보는 그 실질이 해고가 아니라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에 따른 갱신의 거절에 불과하기 때문에 해고에 관하여 적용되는 근로기준법상의 절차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갱신거절 통보 당시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갱신거절의 실질적 이유를 제시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그 시기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되고 근로자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등 참조). 이를 고려할 때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과 정도가 해고에 비하여 낮은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경우에도 위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앞서 본, 대법원 2018두39430 판결로 확정된 서울고등법원 2017누66277 판결 참조).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그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참조), 원고는 ‘시용기간 만료 후 본계약 체결 거부’와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 거절’이 유사하므로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유추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용계약이란 본계약 체결 전에 근로자가 앞으로 담당할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사용자가 일정 기간 동안 평가하기 위하여 체결하는 일종의 해약권유보부 근로계약으로서, 시용근로자는 기간의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하는 것이 아니고,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 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에 해당하므로(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등 참조), 이는 해고와 본질적으로 유사하다. 반면, 앞서 보았듯이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의 경우는 해고와는 그 구조와 본질이 다르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유추적용되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앞서 본, 대법원 2018두39430 판결로 확정된 서울고등법원 2017누66277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사전 협의 절차를 생략하고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하여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원고의 근로계약서 등에서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경우 사전에 근로자와 협의하도록 하거나, 근로계약 갱신 여부를 의결하는 절차에서 근로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지 않은 이상, 배치전환이나 징계절차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근로계약 갱신거절 과정에서 사전 협의 절차를 생략하고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하여 그러한 근로계약 갱신거절에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재계약 심의위원회가 아닌 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에 의하여 이 사건 갱신거절을 결정한 절차상 위법이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갑 제22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재계약 여부는 재계약 심의위원회가 아닌 인사규정 제5조 제2항에 따른 ‘하급 인사위원회’에서 심의⋅결정되었고, 당시 인사위원은 고객지원실장(위원장), 총무지원실 운영지원부장, 가입추진부장, 연금기획부장, 장애인지원사업기획부장, 감사기획부장 등 6명으로 구성된 사실이 인정된다. 즉, 운영규칙 제65조 제1항이 정하고 있는 재계약 심의위원회의 당연직위원인 정원 관리를 담당하는 기획조직부장, 인사관리(인사운영부) 담당 부장 및 원고 소속 사업부서였던 I 담당 부장은 모두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이유로 이 사건 갱신거절에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이 부분을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러한 규정 내용과 입법취지를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97조를 반대해석하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지 않는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 부분은 유효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우선하여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운영규칙 제64조 제2항, 제1항, 제65조는 기간제 근로자와 재계약하고자 하는 경우 ‘재계약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고 정하고 있는 반면, 이 사건 계약 제1조는 재계약 관련 사항은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참가인이 이 사건 계약 당시 원고와의 계약갱신 여부를 ‘재계약 심의위원회’가 아닌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르도록 하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개별 근로계약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한 근로조건을 정한 경우라고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재계약 심의위원회와 인사위원회의 인적 구성에 차이가 있지만, 이는 인사위원회에서의 재계약 여부에 대한 심의가 재계약 심의위원회에서의 심의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하다고 볼 정도의 인적 구성의 차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➀ 운영규칙 제65조 제1항에 의하면, 재계약 심의위원회는 당연직 위원 3명과 지명직 위원 2명 총 5명으로 구성되는데, 당연직 위원 3명은 정원관리 담당 부장, 인사관리 담당 부장, 사업부서 담당 부장이고, 지명직 위원 2명은 2급 이상 직원 중 참가인의 대표자인 이사장이 지명하는 사람이며, 같은 조 제2항에 의하면, 위원장은 지명직 위원 중에서 이사장이 지정하는 사람으로 한다.
➁ 참가인의 인사규정(갑 제21호증의 1)은 참가인의 직원에 대한 인사관리, 근무조건 및 복무 등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공정하고 효율적인 인사관리를 함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참가인의 전 직원에게 적용하며, 다른 규정에 특별히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 인사규정에 의한다(제2조 제1항). 위 인사규정에 의하면, 직원의 적절한 인사관리를 위하여 인사위원회를 두고(제5조 제1항), 인사위원회는 상급 인사위원회와 하급 인사위원회로 구분한다(제5조 제2항). 인사위원회는 위원장 1명과 5명 이상 10명 이내의 위원으로 이사장이 지명하고(제6조 제1항), 이사장이 제6조 제1항에 의하여 위원을 지명함에 있어서는 심의사항을 객관적⋅합리적으로 심의할 수 있는 자를 지명하여야 한다(제6조 제4항).
➂ 참가인의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2조 제1항 제4호는, 인사위원회는 ‘제1호 내지 제3호가 열거한 사항 이외에 인사에 관하여 중요하다고 인정하여 이사장이 회의에 부친 사항’을 심의한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의 심의사항 중 3급 이상 직원에 관한 사항은 상급 인사위원회에서 심의하고, 4급 이하 직원에 관한 사항은 하급 인사위원회에서 심의한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일반직 4급에 해당하므로 하급 인사위원회에서 심의하였다. 인사규정 제6조 제2항은, 하급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은 1급 직원 중에서 지명하고, 하급 인사위원회의 위원은 2급 직원 중에서 지명한다고 정하고 있다.
➃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인사위원회는 사안별로 위원 전원을 참가인의 최종 인사권자인 이사장이 지명한다는 점에서 위원 5명 중 과반수(3명)가 당연직 위원인 재계약 심의위원회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재계약 심의위원회의 당연직 위원 또한 참가인의 직원(부장)이고 그 중에서 이사장이 위원장을 지정하는 이상, 이들이 인사위원회의 위원에 비하여 이사장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한 지위에 있다거나 근로자에게 일반적으로 유리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인사위원회에 의하는 것이 재계약 심의위원회에 의하는 경우에 비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오히려 재계약 심의위원회는 부장급(2급) 5명이 모여서 결정을 하고, 위원장도 부장급이 맡는 반면, 하급 인사위원회는 위원장이 재계약 심의위원회의 위원장보다 직급이 높은 1급 직원이 맡을 뿐만 아니라, 위원회를 구성하는 인원도 재계약 심의위원회보다 많으므로, 절차상 더 신중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참가인의 주장을 쉽게 배척하기 어렵다.
재계약 심의위원회와 인사위원회의 운영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운영규칙 제65조 제4항은 재계약 심의위원회의 운영에 관한 사항은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3조부터 제7조까지를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다[대표적으로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3조는, 인사위원회의 회의는 위원장이 이를 소집하고 그 의장이 되며(제1항), 위원회의 의사는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3분의 2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고, 표결결과 동수인 경우에는 위원장이 결정권을 가진다(제2항)고 정하고 있는데, 이는 재계약 심의위원회에도 준용된다. 위 시행규칙 제5조 제1항은, 인사위원회는 부의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관계인을 위원회에 참석시켜 의견을 청취하거나 관계 부서로부터 심의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 또한 재계약 심의위원회에 준용된다].
참가인의 기간제 근로자 중 원고와 유사한 전문직 기간제 근로자에 대하여 재계약이 이루어진 사례들 모두 재계약 심의위원회가 아닌 인사위원회의 결정을 거쳐 재계약이 이루어졌다(을나 제3호증).
그렇다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조의 ‘재계약 관련 사항은 인사위원회 결정에 따른다’는 부분은, 일반직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는 별론으로 하고, 적어도 원고와 같은 전문직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운영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지 않는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 부분으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는 ‘재계약하고자 할 때 재계약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는 운영규칙 제64조 제2항에 우선하여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와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면서 재계약 심의위원회의 심의⋅결정이 아닌 인사위원회의 심의⋅결정에 의하였다 하더라도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설령 ‘재계약하고자 할 때 재계약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는 운영규칙 제64조 제2항이 적용된다고 보더라도, 위 (3)의 (가) ~ (다)항의 각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갱신거절의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성, 합리성 또는 공정성을 결여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의 근무성적평정 결과를 참고하지 않은 절차적 위법 주장에 대하여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면, 운영규칙 제64조 제2항은 ‘기간제 근로자와 재계약하고자 할 때에는 제78조에 따른 근무성적평정 결과(근무성적평정 자료가 없는 경우에는 활용부서의 장이 작성한 업무추진실적, 직무수행태도, 직무수행능력 자료 등)를 참고하여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참가인의 인사위원회가 원고에 대한 재계약 여부를 심의할 당시 그 심의자료에 원고의 근무성적평정에 관한 자료가 포함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2018. 10. 18. 이 사건 심의 당시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당초의 채용 취지, 업무 처리의 효율성 제고, 품질관리부 신설 등 조직인력 재설계 예정’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계약종료를 결정하였는데, 이는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참가인이 조직재설계를 결정하고 인력 배치를 변경하기로 결정하는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건이 변화하여 더 이상 ‘데이터 관리자’를 외부에서 영입된 데이터 전문가로 운용할 필요성이 소멸하였음을 갱신거절의 사유로 하는 것이므로(원고 또한, 참가인이 원고의 업무수행능력 부족 등의 귀책사유 때문이 아니라 경영상의 필요 내지 사정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의 갱신을 거절하였음은 인정하고 있다), 참가인의 인사위원회가 원고의 근무성적평정 결과를 참고하였더라도 그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참가인은, 원고가 성실하게 근무하여 근무성적평정 결과가 좋게 나온 점은 인정하면서도, 원고가 역할 수행 과정에서 ‘내부 직원’보다 뛰어난 역량과 실적을 보여야 ‘외부 전문가’를 채용한 목적에 부합하는 것인데 원고의 업무 처리는 내부 직원의 수준과 유사하여 업무⋅역할의 중복이 발생하였고, 이러한 사정 등을 고려하여 참가인이 이 사건 갱신거절에 이른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러한 주장을 쉽게 배척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참가인의 인사위원회가 원고에 대한 재계약 여부를 심의하면서 원고의 근무성적평정 결과를 참고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사건 갱신거절의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성, 합리성 또는 공정성을 결여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통보 시한 위반 주장에 대하여
갑 제7호증의 1, 갑 제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운영규칙 제64조 제1항은 ‘기간제 근로자를 재계약하고자 하는 경우 사업부서의 장은 계약기간 종료예정일의 2개월 전까지 그 사실을 정원관리 담당부서 및 인사관리 담당부서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 그럼에도 원고 소속 부서의 장인 N실장은 원고의 근로계약 종료 예정일(2018. 11. 14.)로부터 약 1개월 전인 2018. 10. 11.에야 인사운영부에 원고의 계약종료를 통보한 사실이 인정된다.
참가인이 계약직 근로자 중 단순⋅반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일반계약직의 경우 정원 외로 운영하여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참가인이 이들과 재계약을 하게 되면 이들이 정원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이를 정원관리 담당부서 및 인사관리 담당부서의 장에게 통보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직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정원 내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절차가 불필요하거나, 설령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운영규칙 제64조 제1항에 따른 통보를 하지 않은 것을 중대한 절차적 하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서면심의에 의하여 위법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갑 제11호증, 갑 제21호증의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운영규칙 제65조 제4항이 준용하는 참가인의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3조 제1항 단서가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회의를 서면심의로 대신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관련 규정 등을 살펴보아도 참가인이 이 사건 심의 당시 실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 서면심의에 의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판단할 근거를 찾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형(재판장) 성언주 양진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