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기재할 이유는 제1심판결 해당 부분 기재와 동일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는 관련 형사사건 계속 중 원고 앞으로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해주었고 이 사건 배임죄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선고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확약서에 따른 약정금으로서 이 사건 배임죄의 피해액으로 인정된 7억 원 중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18. 2. 28.까지의 미지급 급여채권 및 퇴직금채권과 상계하고 남은 469,393,469원 및 이에 대한 2018. 2. 28.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는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되는 범위에서 책임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로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하였고 이 사건 확약서에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금액, 지급시기, 지급방법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다. 따라서 이 사건 확약서에 따라 구체적인 약정금채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이 사건 확약서에 따라 피고의 약정금채무가 발생한다고 보더라도 이는 광고유치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결정으로 인하여 원고의 재산상 손해가 실제로 발생하였음이 인정될 것을 조건으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의 재산상 손해가 발생되었음을 이유로 유죄판결을 선고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확약서에서 정한 조건이 성취되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43조에 따라 피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통화로 전액 지급하여야 하므로 원고의 상계 주장은 위법하다. 또한 상계에는 민법 제499조에 의해 동법 제476조, 제477조가 준용되는데, 피고가 변제 충당의 의사를 밝힌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일방적으로 광고유치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피고의 급여 및 퇴직금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상계 충당한 것은 위법하다. 따라서 피고는 여전히 원고에 대하여 2018. 2. 급여채권 16,461,960원과 퇴직금채권 214,144,571원 합계 230,606,53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채권을 갖고 있으므로 피고는 위 채권을 자동채권, 원고의 피고에 대한 H 예금채권 담보제공으로 인한 254,205,238원 상당의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한다. 그 결과,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은 모두 소멸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조건은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성부에 의존하게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이다. 반면 장래의 사실이더라도 그것이 장래 반드시 실현되는 사실이면 실현되는 시기가 비록 확정되지 않더라도 이는 기한으로 보아야 한다. 법률행위에 붙은 부관이 조건인지 기한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법률행위의 해석을 통해서 이를 결정해야 한다.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조건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01702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 확약서에 ‘본인은 본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광고유치에 따른 인센티브 수령 부분에 관하여 법원의 유죄판결이 선고될 경우, 그 금액을 회사에 변제할 것을 확약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인정한 것과 같다. 위 확약서에서 정한 ‘유죄판결의 선고’라는 부관은 그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에 해당하므로 이를 조건으로 볼 수 있고, 위 조건이 성취되면 피고는 피고에 대한 공소사실 중 광고유치에 따른 인센티브 수령 부분에 관하여 유죄판결이 선고된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므로 위 조건은 정지조건에 해당한다.
그런데 기초사실에서 인정한 것처럼 이 사건 배임죄를 유죄로 판단한 관련 형사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확약서에 정한 정지조건이 성취되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위 판결에서 피고가 광고유치에 따른 인센티브로 7억 원 상당을 받기로 하고 이를 피고에게 부과된 세금 대납 및 차용금 변제 등으로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다고 인정되었음은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은데 광고 인센티브 수령과 관련한 피고의 공소사실은 이 사건 배임죄가 유일하므로 위 확약서에서 가리키는 ‘유죄판결이 선고될 경우, 그 금액’은 이 사건 배임죄의 피해액인 7억 원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확약서에 따른 약정금으로서 7억 원 중 원고가 구하는 469,393,46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구체적인 약정금채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확약서는 피고가 이 사건 배임죄 등으로 기소된 이후 관련 형사판결의 제1심이 선고되기 전인 2017. 11. 1. 작성된 점, ② 그 문언에 의하더라도 관련 형사판결에서 광고유치에 따른 인센티브 수령 부분에 관하여 법원의 유죄판결이 선고되면 그 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된 금액을 ’변제할 것을 확약‘한다는 것으로서 관련 형사판결에서 이 사건 배임죄로 인정된 금액을 채무액으로 하는 채무를 변제하겠다는 확정적인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점, ③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관련 형사판결에서 광고유치에 따른 인센티브 수령과 관련한 피고의 공소사실은 이 사건 배임죄가 유일하고, 그에 대한 법원의 유죄판결 선고라는 조건의 내용도 명확하여 조건의 성취 여부를 명확히 판별할 수 있는 점, ④ 관련 형사판결의 공소사실에서 이 사건 배임죄의 액수가 7억 원으로 특정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관련 형사사건의 제1심판결문에서도 그 액수가 7억 원으로 특정되어 있어 조건성취에 따라 발생하는 채무의 내용도 명확한 점, ⑤ 이 사건 확약서는 원고를 수신대상으로 하여 피고가 작성한 것이므로 채권채무관계의 당사자도 분명한 점, ⑥ 이 사건 확약서에 기한 채무는 변제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이고, 그 변제기는 원고의 이행청구시에 도래하므로 변제기의 정함이 없다는 것은 이 사건 확약서에 따른 채무성립에 아무런 장애사유가 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확약서에 따라 피고의 구체적인 법률상 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볼 만한 특별한 근거가 없어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조건 불성취 주장
조건은 법률행위의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성부에 의존케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으로서 당해 법률행위를 구성하는 의사표시의 일체적인 내용을 이루는 것이므로, 의사표시의 일반원칙에 따라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 즉 조건의사와 그 표시가 필요하며, 조건의사가 있더라도 그것이 외부에 표시되지 않으면 법률행위의 동기에 불과할 뿐이고 그것만으로는 법률행위의 부관으로서의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다10797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 18, 19호증, 을 제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확약서의 문언상 ‘관련 형사판결에서 이 사건 배임죄에 관하여 유죄판결이 선고될 것’만이 조건이라고 볼 수 있을 뿐, 이와 별도로 ‘이 사건 배임죄로 인하여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가 실제로 발생하였음이 인정될 것’도 조건이라고 해석하기 어려운 점, ② 피고는 관련 형사사건의 항소심부터는 이 사건 배임죄에 관하여는 다투지 않았고, 관련 형사사건의 항소심 중인 2018. 9. 3. 원고에 대한 7억 원의 손해배상채무가 존재한다는 전제에서, 원고의 2018. 3. 22.자 상계 의사표시에 의한 상계를 인정하여 이 사건 배임죄로 인한 원고의 손해 중 230,606,531원을 변제하였다고 주장하기도 한 점, ③ 설령 피고가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한 진정한 내심의 의사가 ‘이 사건 배임죄로 인하여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가 실제로 발생하였음이 인정될 것’ 역시 이 사건 확약서에 따른 약정금채무 발생의 조건으로 하겠다는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피고의 내심의 의사 내지는 동기에 불과할 뿐이고, 그것이 원고에게 표현되지 않은 이상 이 사건 확약서에 따른 약정금채무 발생의 조건이 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확약서에 따른 피고의 약정금채무는 유죄판결 선고라는 정지조건이 성취되면 성립하게 되는 것이지, 이와 별도로 ‘이 사건 배임죄로 인하여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가 실제로 발생하였음이 인정될 것’ 역시 이 사건 확약서에 따른 약정금채무 발생의 조건이라고 볼 수 없다.
설령 피고의 주장처럼 재산상 손해의 발생도 조건이라고 보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8 내지 12, 14, 21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의 채무를 대위변제하고, 피고에게 근로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대납하는 방법으로 피고에게 7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였으므로 재산상 손해의 발생이라는 조건도 성취되었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2015. 12. 23.자 대체전표의 계정과목에 ‘F계약 관련 인센티브’ 명목의 254,205,238원을 ‘미지급금’으로 기재하였고, 같은 날 원고의 예금계좌에서 254,205,238원을 출금하면서 ‘적요’란에 ‘B’이라고 기재하였는데, 위 돈이 피고의 H 예금채권 담보제공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 변제에 사용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는 2016. 2. 28. 구로세무서장에게 피고의 근로소득으로 2015. 1. 1.부터 2015. 12. 31. 사이에 지급한 급여 252,400,000원(기본급 2억 5,000만 원 + 통신비 240만 원), 상여 1,094,000,000원[판공비 1억 2,000만 원 + I 포스팅 인센티브 7,000만 원 + J 포스팅 인센티브 2억 원 + 명절 및 시즌격려금 지급 400만 원 + 광고 유치에 따른 인센티브 7억 원(이 사건 쟁점 금액)] 합계 1,346,400,000원에 대하여 기납부세액 합계 68,013,610원(= 소득세 61,830,610원 + 지방소득세 6,183,000원)을 제외한 차감징수세액 합계 445,881,490원(= 소득세 405,346,760원 + 지방소득세 40,534,730원)을 원천징수 신고하고 이를 납부하였다. 다만, 원고는 위 차감징수세액 중 86,728원(= 연말정산소득세 78.844원 + 연말정산지방소득세 7,884원)은 피고의 2016. 4. 급여에서 공제하는 방법으로 회수하였으므로, 차감징수세액 중 원고가 부담한 금액은 445,794,762원(= 차감징수세액 445,881,490원 – 86,728원)이다.
결국 원고는 피고의 채무변제를 위하여 254,205,238원을, 피고의 소득세로 445,794,762원을 대납함으로써 위 7억 원의 인센티브를 모두 지급하였다고 할 것이다.
피고의 상계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자신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2018. 3. 22.자 의사표시에 의한 상계는 위법하여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여전히 2018. 2. 급여채권과 퇴직금채권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채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원고의 피고에 대한 H 예금채권 담보제공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과 피고의 위 급여채권 및 퇴직금채권을 상계하겠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에서 청구하는 권리는 확약서에 기한 약정금채권이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약정금채권이 아닌 다른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피고의 상계항변은 그 주장 자체로 이유 없다.
설사 상계의 대상이 적정하다고 하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주장하는 자동채권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피고의 상계항변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5, 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배임죄로 인하여 원고가 2015. 12. 23. 피고의 채무를 대위변제하고, 근로소득지급시 소득세액과 지방소득세액을 원천징수하지 않고 지급한 후 2016년경 피고의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대납하는 방법으로 피고에게 7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함으로써 원고에게 7억 원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해 2016년경 7억 원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을 갖고 있었던 점, ② 피고의 2018. 2. 28.까지의 미지급 급여채권 16,461,960원 및 퇴직금채권 214,144,571원이 2018. 2. 28.에 각 발생하여 이행기가 도래한 점, ③ 위 손해배상채권과 위 급여채권 및 퇴직금채권은 모두 동종의 금전채권인 점, ④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였음을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피고는 원고의 등기이사이자 부사장으로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근로자가 아니라 사용자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급여채권 및 퇴직금채권이 법률상 또는 성질상 상계가 금지되는 채권이라고 볼 수 없는 점, ⑤ 원고가 2018. 3. 22. 위 급여채권 및 퇴직금채권을 위 손해배상채권과 상계하겠다는 의사표시가 담긴 내용증명을 피고에게 발송하여 그 무렵 위 내용증명이 피고에게 도달하였으나, 피고는 이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점, ⑥ 피고는 관련 형사사건의 항소심 중인 2018. 9. 3. 이 사건 배임죄로 인한 원고의 손해배상채권 원금 7억 원 중 위 급여채권과 퇴직금채권의 원금 합계인 230,606,531원을 2018. 2. 28. 변제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된 변호인의견서를 위 항소심법원에 제출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면서 위 손해배상채권 원금 7억 원에서 위 급여채권과 퇴직금채권 합계 230,606,531원을 상계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원고는 위 상계의사표시를 하면서 위 급여채권과 퇴직금채권을 위 손해배상채권의 원금에 상계 충당할 것을 지정하였고, 여기에 대하여 피고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함으로써 양 당사자가 묵시적으로 위 급여채권과 퇴직금채권을 2018. 2. 28.을 기준으로 위 손해배상채권의 원금에 충당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봄이 상당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위 급여채권 및 퇴직금채권 합계 230,606,531원은 2018. 2. 28. 위 손해배상채권의 원금에 상계 충당됨으로써, 위 손해배상채권의 원금은 469,393,469원(= 7억 원 – 230,606,531원)이 남게 되고, 피고의 위 급여채권 및 퇴직금채권은 모두 소멸하였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469,393,469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확약서에 따른 약정금의 지급을 구하는 의사표시가 기재된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2020. 7. 2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1. 5. 6.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한(재판장) 윤종구 권순형
각주1) 이 사건 확약서에 따른 약정금채무는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무에 해당하므로 정지조건이 객관적으로 성취되고 그 후에 채권자가 이행을 청구하면 지체책임이 발생한다(대법원 2018. 7. 20. 선고 2015다207044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