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1. 7. 9. 선고 2021누32806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1. 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2쪽 제8행의 “미화원으로”를 “기간제 미화원으로”로, 제4쪽 제1행의 “증인 D의 증언”을 “제1심 증인 D의 증언(다만 다음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으로 각 고쳐 쓰는 외에는 제1심 판결 이유의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가 자발적으로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는지 여부

1)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사직을 종용받았고, 이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사직의 의사를 밝히기에 이른 것이므로 이는 진정한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해고와 원고의 2019. 7. 19. 사직의 의사표시를 통틀어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해고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는 부당해고로서 효력이 없다.

나)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

원고는 2019. 7. 19. 스스로의 의사에 의하여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고, 이후 출근하지 않고 참가인을 떠났으며 퇴직금을 지급받고서도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의 사직의사 표시를 비진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다.

2)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를 뜻한다.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은 성질상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정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다246795 판결 등 참조).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52575 판결 참조).

3)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8, 12, 18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원고는 2018. 2. 2. 참가인에 입사하여 H아파트에서 기간제 미화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9. 6. 9. 참가인 팀장 F에게 전화하여 ‘추간판탈출증이 많이 아파 병원에 가봐야 하니 내일 하루 결석하겠다’고 알렸다.

②

원고는 2019. 6. 10. G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나서 F에게 전화하여 추간판탈출증 치료를 위하여 2주 동안 병원에 입원해야 될 것 같다고 말하였고, F는 이를 H아파트 관리소장인 D에게 전달하였다. 원고의 동생도 2019. 6. 11. D에게 2주 동안 병원에 입원할 필요가 있음을 알렸다.

③

원고는 2019. 6. 19. 13:05경 D와 전화통화를 하였는데, 그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④

원고는 같은 날 14:31경 D와 다시 전화통화를 하였는데, 그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D : 어, 어쨌든 간에 그 나오셔서 새로 사람 뽑을 때까지 뭐 일하시는,

원 고 : 네.

⑤

원고는 2019. 6. 24. 근무 현장에 복귀하면서 ‘요통 및 좌하지 통증을 주소로 2019. 6. 10. 입원하여 시행한 요추부 자기공명검사 결과 추간판탈출증 진단 하에 보존적 치료 중이므로 무리한 작업이나 업무에 제한을 요한다’는 내용의 진단소견서를 제출하였다.

⑥

참가인의 대표이사 J과 D는 2019. 6. 25. 원고와 면담하면서 원고에게 ‘주사 맞고 통증이 심한데 일할 수 있겠는지, 재발 가능성도 높은데 건강을 생각해서 쉬는게 낫겠다. 앞으로 근무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고 말하였고, 원고가 계속 근무할 의사를 밝히자, 참가인은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각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였다.

⑦

원고가 각서의 작성을 거부하자, 참가인은 2019. 6. 25. 오후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진단소견서에 입각하여 판단하여 볼 때 원고는 미화 청소 업무를 계속하기 어려운 신체 상태일 뿐만 아니라 참가인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등 대표이사와 관리소장에게 불손한 언사를 표현하는 것은 계속 근무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참가인은 원고가 더 이상 계속 근무가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원고에게 30일의 기한을 주어 해고 예고를 통지하고 해고를 결정함’이라는 내용으로 의결하고, 2019. 6. 27. 이 사건 통지를 하였다.

⑧

원고는 2019. 7. 8. 참가인에게 ‘현재 통증이 많이 호전된 상태로 일하는 데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진단소견서를 제출하였으나, 참가인은 이 사건 통지를 철회하지 않았다.

⑨

이후 D는 2019. 7. 12. 원고를 불러 ‘동료 근로자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소문이 있으니 사이좋게 지낼 수 있도록 희생하는 셈치고 일주일만 노력해 보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고, 이에 원고는 동료 근로자들에게 음료수나 일회용 김을 나누어 주는 등 동료 근로자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하여 노력하였다.

⑩

그런데 D는 2019. 7. 19. 14:50경 원고를 불러 ‘A 여사님, 팀장도 다른 여사님들도 모두 A 여사님이 마음에 안 든대요. 7월 27일이 토요일이니 7월 26일 금요일까지만 나오세요’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원고는 D의 조언대로 동료 근로자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D로부터 팀장과 동료 근로자들 모두 원고가 마음에 안 들어 한다는 다소 모욕적인 말과 함께 또다시 이 사건 통지와 같은 내용의 통보를 받게 되자, D에게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말하였다.

⑪

원고는 같은 날 16:11경 D와 전화통화를 하였는데, 그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 고 : 아니, 내가 밥 사먹고 다닌다고 여태까지 그렇게 바친 게 너무 억울해서요. 그렇

⑫

원고는 같은 날 16:53경 D와 다시 전화통화를 하였는데, 그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4)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와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의 자발적인 의사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 없는 원고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의 의사를 밝히게 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으로 판단되므로, 참가인이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D는 원고가 입원하여 치료를 받는 중에도 2019. 6. 16.까지 근무한 것으로 하여 사직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하고, 참가인은 원고가 복귀한 후에도 계속 근무할 의사를 밝히자 ‘더 이상의 계속 근무가 불가하다는 관리사무소의 판정이 있을 시에는 이의 없이 의원 사직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 사건 통지에도 원고가 스스로 사직을 요청하여야 하나, 이를 수용하지 않아 건강상태 판단에 따라 해고를 통보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같이 참가인은 원고의 사직을 지속적으로 종용하였고, 원고가 사직하지 않자 이후에는 이 사건 통지로써 해고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하기까지 하였다.

②

원고는 참가인이 이 사건 통지에서 원고의 건강 문제를 거론하자 2019. 7. 8. 참가인에게 ‘현재 통증이 많이 호전된 상태로 일하는 데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진단소견서를 제출하였고, D가 2019. 7. 12. 원고를 불러 ‘동료 근로자들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도록 일주일만 노력해 보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자 동료 근로자들에게 음료수나 일회용 김을 나누어 주는 등 동료 근로자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하여 노력하였음에도, D가 2019. 7. 19. 14:50경 원고를 불러 ‘A 여사님, 팀장도 다른 여사님들도 모두 A 여사님이 마음에 안 든대요. 7월 27일이 토요일이니 7월 26일 금요일까지만 나오세요’라는 취지로 이야기하므로, 원고는 D의 조언대로 동료 근로자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D로부터 팀장과 동료 근로자들 모두 원고를 마음에 안 들어 한다는 다소 모욕적인 말과 함께 또다시 이 사건 통지와 같은 내용의 통보를 받게 되자, 사직의 의사를 밝히지 않더라도 어차피 이 사건 해고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포자기적인 심정으로 D에게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와 참가인은 원고가 먼저 D를 찾아와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이야기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제1심 증인 D의 일부 증언은, 원고가 당시 딸의 유학비용을 조달하기 위하여 계속 일을 해야만 했던 상황이었고 자발적으로 사직할 이유가 없었던 점, 이에 원고로서는 회사에서 계속 근무할 요량으로 ‘현재 통증이 많이 호전된 상태로 일하는 데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진단소견서를 제출하고 D의 조언대로 동료 근로자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하여 노력한 점, 원고가 그 직후 위 3)의 ⑪, ⑫항과 같이 D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자신이 일주일 간 노력하였음에도 야박하게 내보낸다’고 항의하기도 하고, 급여 문제로 다투다가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태에서 부당해고에 대한 법적 절차를 취할 것임을 경고하기도 하였는바, 만일 원고가 먼저 D를 찾아와 자발적으로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면 위와 같은 태도를 보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선뜻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④

원고가 D에게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한 후 출근하지 않고 참가인으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하기는 하였으나, 원고가 출근하지 않고 참가인으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한 것은 사직의 의사를 밝힌 것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일 뿐이고, 원고가 2019. 7. 25. 곧바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신청을 한 점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자발적으로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추단할 수는 없다.

나.

해고의 효력

1)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근로자의 징계 절차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 그러한 절차는 징계처분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사용자가 하는 징계처분의 유효요건이므로,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한 징계처분은 원칙적으로 실체적 징계사유의 존부를 불문하고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6. 2. 9. 선고 95누12613 판결, 대법원 2001. 4. 10. 선고 2000두7605 판결 등 참조).

2)

그런데 갑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49조 제3항은 ‘인사위원회는 소집의 필요가 있을 때마다 소집하며 당해 징계대상 직원에게는 서면으로 통보하여 소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참가인이 인사위원회 개최를 원고에게 서면으로 통보하거나 징계사유에 관하여 소명할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제1심 증인 D도 인사위원회 개최를 원고에게 서면으로 통보한 사실이 없고, 다만 원고에게 별도로 소명하겠냐고 물어봤으나 원고가 더 이상 같은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으나, 별도로 소명 기회를 제공하였다는 증언 부분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제출된 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 이 사건 해고는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49조 제3항에 정한 절차를 위반하여 한 징계처분으로 그 사유가 정당한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그 효력이 없다.

3)

한편 피고는, 이 사건 해고가 아니더라도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이 2019. 6. 30.에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을 것이고, 나아가 원고에게는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충분하였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이 사건에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이 종료된 것은 그 기간 만료 전에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한 데에 기인한 것인 이상, 이와 다른 가정적인 전제에서의 피고의 위 주장에 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다.

소결

따라서 참가인은 2019. 6. 27.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해고는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49조 제3항에 정한 절차를 위반하여 한 징계처분으로 그 효력이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형(재판장) 성언주 양진수

각주1) 원고가 “그럼 내가 산재할 겁니다”라고 진술하여 산업재해보상 보험급여를 신청하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원고가 2019. 6. 19. 14:31경 D와의 전화통화에서 “하~ 그러면 소장님이 정 그러시다면요, 저를 근무를 못하게, 그만두라는 식으로 말씀을 하시는데, 하신다면 저는 이 근로복지공단, 뭐 산재 그런 데로 가고, 저거로 할 겁니다, 그러면 저는?”이라고 발언한 점에 비추어, 법률전문가가 아닌 원고는 부당해고에 대한 법적 절차를 취한다는 의사를 위와 같이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