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1. 20. 선고 2021누41893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심판결의 주문 제1항은 이 법원에서의 청구 감축에 따라 다음과 같이 변경되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19. 11. 26.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E, F, G, H(병합) 부당경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제3항과 같다(원고들은 이 법원에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 범위

원고들은 제1심법원에 중앙노동위원회가 2019. 11. 26. 한 부당경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한 재심판정의 취소를 청구하였다. 제1심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여 위 재심판정을 취소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이 항소하였다. 참가인은 2021. 7. 1. 위 재심판정의 전제가 된 원고들에 대한 ‘경고’의 징계처분을 취소하였고, 이후 원고들은 이 법원의 제2회 변론기일에서 위 재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관한 부분의 취소만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대상은 원고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재심판정 부분에 한정된다.

2.

재심판정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1.항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3.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들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하므로,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원고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2)

피고 및 참가인

참가인이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한 것은, 원고들이 참가인에게 사전통보도 없이 이 사건 각 시위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소음을 발생시키는 행위를 하여 단체협약 제63조를 위반하였고, 이로 인하여 참가인 소속 다른 근로자들의 취업을 방해하였기 때문이다. 참가인은 원고들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할 의사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의 활동이 위축된 바도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관련 법령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2.의 나.항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다.

관련 법리

1)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1. 1. 5. 법률 제1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노동조합을 조직하려고 하였거나 기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에서 말하는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하고 사용자가 이를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을 주는 차별적 취급행위를 한 경우라야 하며, 그 사실의 주장 및 증명책임은 부당노동행위임을 주장하는 측에 있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7두37031 판결 등 참조).

2)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조치를 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불이익조치 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가입·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 불이익조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근로자의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실질적인 불이익조치 사유로 한 것인지의 여부는 사용자측이 내세우는 불이익조치 사유와 근로자가 한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의 내용, 불이익조치를 한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동종의 사례에 있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에 대한 제재의 불균형 여부, 종래 관행에의 부합 여부, 사용자의 조합원에 대한 언동이나 태도, 기타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제반 사정 등을 비교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의 취지 참조).

3)

구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란 일반적으로는 정당한 노동조합의 활동을 가리킨다고 할 것이나, 조합원이 조합의 결의나 조합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서 한 노동조합의 조직적인 활동 그 자체가 아닐지라도 그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을 때에는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누4164 판결 참조).

라.

인정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문 9쪽 아래에서 5행의 “기존을”을 “기준을”로 고치고, 제1심판결문 10쪽 아래에서 7행 다음에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제3 내지 5,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2.의 다.항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마.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더하여 을나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이 사건 징계처분은 원고들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조치로서 구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노동조합 사무소는 조합원 교육이나 회의뿐만 아니라 상시적인 신규 조합원 모집과 조합원 상담 등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들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 노동조합법이 보호하는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하여 필수적인 공간이다. 또한 노동조합의 조합활동은 총회·대의원회 개최, 노동조합 방침의 결정 및 홍보활동, 조 합원 모집활동, 조합원 교육 및 참여 등이 포함되는데 일반 조합원의 노동조합 사무소이용은 근무시간 직전·직후나 식사시간·휴게시간 등 근무시간 사이에 상당 부분 이루어진다. 그런데 참가인이 이 사건 지회에 제안한 노동조합 사무실(대전공장 P, 금산공장 M 등)은 J노동조합과는 다르게 근로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곳에서 도보 이동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곳에 위치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참가인에게 J노동조합에 제공한 노동조합 사무실에 준하는 접근성 있는 건물에 이 사건 지회의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이 사건 각 시위를 개최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 및 원고들이 들고 있는 피켓의 내용으로부터 추단되는 시위의 목적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시위에 대한 이 사건 지회의 묵시적인 수권 또는 승인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들이 참가인에게 접근성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해달라는 주장은 근로자들의 단결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에 해당하고, 설사 그 주장에 원고들이 소속된 이 사건 지회가 원하는 위치에 제공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목적이 부당하다 할 수는 없다. 또한 참가인의 금산공장 본관에는 공장장 등 임원들이 근무하고 있어 이 사건 각 시위의 장소는 그 집회 및 시위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큰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시위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②

참가인이 내세우는 이 사건 징계처분의 사유는, 원고들이 이 사건 시위를 함으로써 ‘회사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취업규칙 제87조 제10호), 취업시간 중에 취업을 태만히 하거나 타인의 취업을 방해하고(같은 조 제11호), 회사의 사규나 금지사항 및 기타 준수사항 등을 위반하였다(같은 조 제28호)’는 것이다.

그러나 ㉠ 참가인은 이 사건 지회에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가, 위와 같은 행위가 공정대표의무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자 앞서 이 사건 지회 근로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하였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각 시위가 개최된 것으로 보이는 점, ㉡ 원고들은 근무시간 외의 시간에 이 사건 각 시위를 한 것이므로, 이 사건 각 시위를 함으로써 취업시간 중에 취업을 태만히 하였다거나 참가인의 노무지휘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 교대근무를 하는 원고들의 업무시간 특성 상 참가인 소속 다른 근로자들의 업무시간까지 고려하여 이 사건 각 시위를 계획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5회에 걸친 이 사건 각 시위 중 4회는 15분 내지 20분 이내에 종료되어 다른 근로자들의 업무에 큰 지장을 줄 정도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 이 사건 각 시위는 1인 시위였고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루어져서 수인한도를 넘는 소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을나 제1호증으로 제출된 6장의 사진 중 1장에서 집시법 등에서 정한 소음 기준치를 다소 초과하는 76.4dB의 소음이 측정되긴 하였으나, 위와 같은 수치가 집시법 및 관련 규정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측정된 것인지 불분명하여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참가인이 2019. 2. 7. 및 같은 달 8. 원고 A에게 통지한 각 경고장에는 ‘사전에 통보되지 않은 시위 활동을 하는 행위’만을 지적하며 다른 근로자의 취업행위를 방해하였다고 기재한 점, ㉤ 참가인이 원고 C에게는 징계처분 이전에 경고장을 통지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 참가인은 이 사건 각 시위가 있은 후에야 이 사건 지회에 금산공장 M으로의 통로 개설을 약속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참가인이 표면적인 사유를 내세워 원고들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불이익을 주려는 의사가 있었음이 추단된다.

③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시위를 하면서 ’일 시킬 땐 가족이고 돈 나눌 땐 머슴이냐‘, ’착취경영 그만하고 사원 위한 경영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사용하였다. 위 각 문구는 근로자의 전반적인 지위향상을 요구하는 내용으로서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다소 과격한 표현이라고 느껴질 수 있으나, 위 문구가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었다고 보이며, 단순한 구호의 형태에 불과하여 경영진 등에 대한 허위사실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거나 원고들이 그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유인물을 배포한 것도 아니므로, 이로써 참가인이나 참가인 소속 경영진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④ 원고들이 행한 이 사건 각 시위 과정에서 폭행·협박 등의 강제적인 물리력이 행사된 사실이 없고, 참가인의 시설관리권의 본질적인 부분이 침해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참가인이 이 사건과 비교하면서 주장하는 2019. 5. ~ 6.경 이루어진 이 사건 지회의 집회 및 시위는, 이 사건 지회 소속 근로자들이 새벽시간에 참가인의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에 무단 진입한 행위에서 비롯된 것으로 참가인의 시설관리권 침해 여부나 그 정도에 관하여 이 사건과 동일하게 평가하기는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이 이 법원에서 감축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부동노동행위 관련 재심판정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한편, 제1심판결의 주문 제1항은 이 법원에서의 원고들의 청구 감축에 의하여 이 판결 주문 제3항과 같이 변경되었다.

판사 서태환(재판장) 진상훈 이병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