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9. 23. 선고 2021누66267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 주식회사 B(이하 ‘B’라고 한다)와 주식회사 C(이하 ‘C’라고 한다)는 각각 컴퓨터 및 주변기기 제조․판매업 및 소프트웨어 개발․제작․유통․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E은 위 회사들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이다.

나.

원고는, 온라인 영업을 담당할 경력직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B 명의로 된 채용공고를 보고 E과의 면접을 거쳐 계약기간을 2020. 2. 28.까지의 2개월로 정한 ‘프리랜서 계약서’(을가 제1호증)를 작성한 다음(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2020. 1. 13.경부터 B 및 C의 사무실에서 근무하였다[한편, 을가 제1호증(프리랜서계약서)에는 계약기간과 관련된 내용으로서 “2020. 2. 28. 2개월 간”이라는 기재가 있어, 경우에 따라 ‘2020. 2. 28.부터 2개월’로 계약기간을 정한 것처럼 해석될 여지도 없지 아니하나, 아래에 거시된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021. 3. 18.자 원고 준비서면 1면의 기재 등에 의할 때, 위와 같은 계약서상의 기재는 ‘2020. 2. 28.까지 2개월’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점에 대해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다.

그런데 원고와 E은 이 사건 계약 체결 후 원고가 수행할 업무 내용에 대하여 이견이 생겼고, 이에 E은 2020. 2. 4.경 원고에 대해 퇴사를 요구하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의 프리랜서수당지급합의서의 작성을 요구하였다(이하 ‘이 사건 퇴사 요구’라고 한다).

라.

C는 원고가 알려 준 계좌로 송금을 하는 방법으로 2020. 2. 4.경 원고에게 위 프리랜서수당지급합의서에 기재된 1,936,405원을 지급하였고, 원고는 그 무렵부터 사무실에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마.

원고는 그로부터 두 달 가량이 지난 2020. 4. 6.경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20. 2. 4.자 이 사건 퇴사 요구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참가인들은 원고를 즉시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한다’는 신청취지의 구제신청(서울G)을 하였다.

바.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6. 2. 원고가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하기 전에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서 약정된 계약기간이 종료됨으로써 구제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각하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

사.

이에 대해 원고는 2020. 7. 1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중앙D)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9. 10.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4호증의 1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 주장의 요지

1)

원고

가)

원고는 기간을 정함이 없이 고용된 정규직 근로자이다.

나)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 전인 2020. 2. 21.경 이미 서울북부고용노동지청에 부당해고, 급여체불을 이유로 진정을 하였고,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 근로감독관의 안내에 따라 2020. 3. 30. 국민신문고에 추가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원고에 대해 구제이익이 인정되어야 한다.

다)

참가인들은 이 사건 퇴사 요구를 통해 원고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였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법령상의 절차를 지키지 아니하였는바, 이 사건 퇴사 요구에 따른 해고는 무효이다.

라)

그럼에도 구제이익을 부인한 초심판정의 결론을 수긍하면서 해고의 정당성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조차 하지 아니한 채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2)

피고 및 참가인들

가)

원고는 기간제로 고용된 계약직 근로자인다.

나)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의 종기인 2020. 2. 28. 이후에야 비로소 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였는바, 원고의 구제신청은 구제이익이 없다.

다)

참가인들은 2020. 2. 4.경 원고와 사이에서 그 동안의 임금을 지급하면서 이 사건 계약을 합의 해지한 것이다. 이 사건 퇴사 요구는 해고가 아닌바, 해고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므로, 원고의 구제신청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다.

구제이익의 존재 여부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가)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 내용과 목적 및 취지, 임금 상당액 구제명령의 의의 및 법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임금 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유지되므로 구제신청을 기각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다툴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두5238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이에 반하여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당시 이미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근로자의 지위에서 벗어난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소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두54852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1두48285 판결 참조).

이는 근로기준법 제28조 이하에서 정한 부당해고 등 구제명령제도가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 등과 같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제재로서 가하는 불이익한 처분에 대하여, 민사소송을 통한 통상적인 권리 구제방법보다는 좀 더 신속․간이 하며, 경제적이고 탄력적인 권리구제수단을 마련하는 데에 그 제도적 취지가 있는바,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을 할 당시 이미 근로자의 지위에서 벗어난 경우에까지 과거 부당해고 등으로 인한 손해를 보상받을 목적으로 행정적 구제절차의 이용을 허용하는 것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제재로서 가하는 불이익한 처분에 대한 구제라는 부당해고 등 구제명령제도의 본래의 보호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근로자에 대해 구제이익을 인정한 위 대법원 2019두52386 전원합의체 판결의 사안은, 일단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로서,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임금 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유지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근로자의 보호나 절차경제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근로자가 신속한 구제를 받기 위해 행정적 구제절차를 이용했는데 중간에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그 신청인을 구제절차에서 배제하거나 그동안 노동위원회가 진행한 조사나 그 조사결과를 토대로 내린 판정을 모두 무위로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어서, 구제신청 당시 이미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경우와는 사안이 다르고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와 같은 고려를 할 필요성이 크지도 않다. 나아가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시점을 구제신청 이전과 이후로 구분하여 구제명령을 구할 이익의 존부를 달리 취급하는 것은 위와 같은 노동위원회를 통한 구제절차를 둔 취지 등에 비추어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위 대법원 2020두54852 판결, 대법원 2021두48285 판결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기간제로 고용된 계약직 근로자로 봄이 타당하고, 갑 제10, 1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다.

나)

이를 전제로 할 때 원고에 대해서는 참가인들로부터 이 사건 퇴사 요구를 받은 후인 2020. 2. 28. 당초 약정된 이 사건 계약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에서 벗어났음이 명백하며, 원고의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은 그로부터 한 달 가량이 지난 후에 제기된 것으로서 위 법리에 의할 때 구제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

다)

이에 대해 원고는, 위 계약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다른 노동관련기관에 이 사건 퇴사 요구가 부당해고임을 주장하면서 민원이나 구제신청을 하였는바, 구제이익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7,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퇴사 요구를 받은 후인 2020. 2. 21.경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서울북부고용노동지청에 진정을 한 사실, 나아가 원고는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 근로감독관의 안내를 받아 2020. 3. 31.경 국민신문고에도 해고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민원을 접수하였는데, 원고의 위 민원은 그 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 이첩되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4. 6. 내지 4. 7.경 원고의 위 민원을 근로기준법 제28조 부당해고 등의 구제신청 사건으로 접수하였다는 취지의 회신을 원고에게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한편, 근로기준법 제28조는 제1항에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 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에 따른 구제신청은 부당해고 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노동위원회법 제3조의2는 제1항에서 “노동위원회는 접수된 사건이 다른 노동위원회의 관할인 경우에는 지체 없이 해당 사건을 관할 노동위원회로 이송하여야 한다. 제23조에 따른 조사를 시작한 후 다른 노동위원회의 관할인 것으로 확인된 경우에도 또한 같다.”라고 규정하면서, 제2항에서 “제1항에 따라 이송된 사건은 관할노동위원회에 처음부터 접수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노동위원회법 제25조에 기하여 중앙노동위원회가 노동위원회의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할 수 있음에 근거하여 제정된 노동위원회규칙은 제39조에서, 부당해고 등의 구제신청을 위해서는 근로자의 성명, 주소, 사업주의 성명, 주소, 신청취지(근로자가 구제받고자 하는 사항), 신청이유(부당해고 등의 경위와 부당한 이유를 기재, 해고 사건의 경우 해고통지서 수령일자 포함), 신청일자 등이 기재된 일정한 서식의 구제신청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제40조에서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기간의 기산일에 관하여, ‘1. 해고의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근로자가 받은 해고통지서에 기재된 해고일(다만, 해고통지서에 기재된 해고일이 해고통지서를 받은 날보다 이전인 때에는 해고통지서를 받은 날)’, ‘2. 해고 이외의 징벌은 근로자가 그 징벌에 관한 통지(구술통지를 포함한다)를 받은 날(다만, 통지가 없었던 경우에는 징벌이 있었음을 안 날)’, ‘3. 부당노동행위가 계속되는 경우에는 그 행위가 종료된 날’, ‘4. 징계 재심절차를 거친 경우에는 원처분일(다만, 징계의 재심절차에서 원처분이 취소되고 새로운 징계처분을 한 때, 징계의 재심절차에서 원처분이 변경된 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재심청구시 재심이 결정될 때까지 원처분의 효력이 정지되도록 규정한 경우에는 각 재심처분일)’이 됨을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① 현행 법령상 부당해고 등 구제절차는 근로자의 신청에 의하여 비로소 개시되는 신청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점, ② 구제신청에 대해서는 3개월의 제척기간이 적용되어 그 권리행사를 일정 기간 내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점, ③ 구제신청서가 다른 기관에 잘못 제출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서가 적법하게 제출된 것으로 보게 되는 시점에 관한 간주규정에서는, 관할 노동위원회를 착오하여 잘못 제출된 경우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여타 노동관련기관에 그에 관한 민원이나 구제신청 취지의 서류가 제출되었다가 관할 노동위원회로 이송 내지 이첩된 경우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점, ④ 노동위원회의 사무처리를 위한 규정에서도 위와 같은 법령의 취지를 감안하여 구제신청기간의 기산일에 대해 명백히 해고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실이 발생한 시점 등이라고 따로 명확히 정해 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가 부당해고 등을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한 날에 대해서는 근로자에게 유리한 결과가 된다는 이유만으로 임의로 확대하여 해석할 수는 없고, 해당 근로자가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를 구성하는 구체적인 사실과 신청 이유를 기재한 구제신청서를 제출하였거나 적어도 노동위원회에 그와 같은 내용의 구제신청서를 접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때로 한정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위 법리에 의할 때, 비록 원고가 서울북부고용노동지청,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이나 국민신문고에 부당해고에 관한 주장이 기재된 진정이나 상담을 하고 민원을 접수하였더라도, 이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특히 그중에서도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한 부분은, 설령 이를 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을 한 때로 간주할 수 있다고 보더라도, 여전히 이 사건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로서 구제신청 이전에 원고가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구제이익을 인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소결

원고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당시 이미 구제이익이 인정될 수 없었는바, 이 사건 퇴사 요구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원고의 주장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같은 이유로 구제신청을 부적법 각하한 초심판정은 적법하고, 위 초심판정에 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도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원고에게 구제이익이 있음을 전제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수제(재판장) 양진수 하태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