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11. 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주식회사 A 부당 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 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 약 28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폐수처리기기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6. 8. 15. 원고에 입사한 후 2019. 5.경부터 화성시 동탄 소재 수처리사업부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20. 2.경 참가인이 '업무지시 불복종, 불성실 근무, 직장질서 문란, 근무태도 불량으로 3회 이상의 경고를 받은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을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은 2020. 5. 8.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고(이하 '이 사건 구제신청'이라 한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7. 7. 위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D).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1. 3.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나 제18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와 참가인의 주장<1>
원고
원고는 2020. 2. 7. 참가인에게 구두로 해고를 통보하였고, 이와 함께 해고통보서를 교부하려고 하였으나 참가인이 수령을 거부하여 같은 날 이메일과 카카오톡 메시지 등으로 이를 전달하였다. 그런데 참가인은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2020. 5. 8. 구제신청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구제신청은 제척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
참가인
원고가 2020. 2. 7. 참가인에게 구두로 해고를 통보한 것은 사실이나, 당시 원고는 참가인에게 해고통보서를 교부하지 않았고, 설령 원고가 같은 날 참가인에게 이메일과 카카오톡 메시지 등으로 이를 전송하였다 하더라도, 참가인은 그러한 사정을 알지 못한 채 실제로 위 이메일 등을 읽어보지도 않았으므로, 위 해고통보서는 참가인에게 도달하였다고 볼 수 없다. 즉 참가인은 2020. 2. 11. 비로소 해고사유를 인지한 후, 그로부터 3개월 내인 2020. 5. 8. 구제신청을 하였는바, 이 사건 구제신청은 제척기간을 도과하지 않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쟁점의 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고,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위와 같은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제2항).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를 부당하게 해고한 경우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는데, 위 구제신청은 부당해고가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 제2항). 이 경우 그 기산일은 근로자가 받은 해고통지서에 기재된 해고일인바, 다만 해고통지서에 기재된 해고일이 해고통지서를 받은 날보다 이전인 때에는 해고통지서를 받은 날이 기산일이 된다(노동위원회 규칙 제40조 제1호).
그런데 원고가 2020. 2. 7. 참가인에게 해고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은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다툼이 없고, 갑 제51, 52, 5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같은 날 참가인에게 해고통보서(이하 '이 사건 해고통보서'라 한다)를 직접교부하지 못한 채 이메일, 카카오톡 메시지 등으로 이를 전송한 사실, 이 사건 해고통보서에 해고사유('업무지시 불복종, 불성실 근무, 직장질서 문란, 근무태도 불량으로 3회 이상의 경고를 받은 자')와 해고시기('2020. 2. 7.')가 분명히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명백하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의 관건은 이 사건 해고통보서가 2020. 2. 7. 참가인에게 도달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있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노동위원회의 행정적 구제절차는 민사소송을 통한 통상적인 권리구제 방법에 따른 소송절차의 번잡성, 절차의 지연, 과다한 비용부담 등의 폐해를 지양하고 신속 · 간이하며 경제적이고 탄력적인 권리구제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이처럼 신속 · 간이한 행정적 구제절차로서의 기능을 확보할 목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은 부당해고 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구제신청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권리구제신청기간은 제척기간이므로 그 기간이 경과하면 그로써 행정적 권리구제를 신청할 권리는 소멸하고, 신청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그 기간을 준수하지 못하였다는 등 그 기간을 해태함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결론을 달리할 수 없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누11238 판결, 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누5926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되고 근로자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여기서 '서면'이란 일정한 내용을 적은 문서를 의미하고 이메일 등 전자문서와는 구별되지만,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3조는 "이 법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전자문서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문서로서의 효력이 부인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출력이 즉시 가능한 상태의 전자문서는 사실상 종이 형태의 서면과 다를 바 없고 저장과 보관에서 지속성이나 정확성이 더 보장될 수도 있는 점, 이메일(e-mail)의 형식과 작성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의 해고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이메일에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등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면, 단지 이메일 등 전자문서에 의한 통지라는 이유만으로 서면에 의한 통지가 아니라고 볼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자가 이메일을 수신하는 등으로 내용을 알고 있는 이상, 이메일에 의한 해고통지도 해고사유 등을 서면 통지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입법 취지를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사안에 따라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등 참조).
통지의 '도달'이란 사회통념상 상대방이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인 경우를 말하는데, 상대방이 그러한 상태의 형성을 방해하고서 내용을 알 수 없었음을 내세워 도달에 따른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 그러므로 통지를 담은 매체의 수취를 상대방이 거부한 경우에는, 받지 않을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그가 내용을 아는 것이 가능한 객관적 상태에 놓일 수 있었던 때에 통지가 도달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9두34630 판결,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0두5827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8 내지 12, 35, 42, 51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2020. 2. 7.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통보서를 직접 교부하려고 하였으나 참가인이 그 수취를 거부하여 부득이 이메일, 카카오톡 메시지 등의 방법으로 이를 통지한 것으로 보이고, 이로써 참가인이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상태에 이르렀다 할 것인바, 참가인이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수취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 결국 이 사건 해고통보서는 2020. 2. 7. 참가인에게 도달하였다고 보아야 하며, 이는 설령 참가인이 위 이메일 등을 실제로 읽어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원고는 2019. 11. 28., 2020. 1. 30., 2020. 2. 4., 3회에 걸쳐 참가인에게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라'는 내용의 통지서를 보냈으나, 참가인은 위 통지서에 따른 인사위원회에 모두 출석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원고의 인사위원회는 2020. 2. 5.자 3차 회의에서 참가인의 출석 없이 참가인의 징계사유를 논의한 뒤 참가인을 2020. 2. 7.자로 해고할 것을 의결하였다.
원고의 경영지원실 소속 직원 E은 2020. 2. 7. 참가인에게 위와 같은 해고사실을 통보하고 이 사건 해고통보서를 교부하기 위하여 원고의 화성사업소를 방문하였다. E은 같은 날 16:20경 원고의 화성사업소 회의실에서 참가인에게 해고사실을 통보하면서 이 사건 해고통보서를 교부하려고 하였으나, 참가인은 화장실을 간다는 등의 이유로 17:10경까지 계속하여 그 수취를 거부하면서 E이 퇴근하려는 참가인을 가로막았음에도 끝내 이를 수취하지 않은 채 그대로 원고의 화성사업소를 이탈하였다. 이에 E은 즉시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통보서를 이메일과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하였고, 위 이메일과 카카오톡 메시지는 같은 날 참가인의 계정에 정상적으로 도착하였다.
한편 참가인은 위 당시의 상황에 관하여 'E은 2020. 2. 7. 17:10경 화성 F건물 G호 내에서 참가인에게 해고통보서를 전달하려고 하던 중, 피해자가 이에 대한 의사표현을 하지 않으며 퇴근하려고 하자 해고통보서를 수령하라면서 가로막는 과정에서 참가인을 밀쳐 넘어뜨렸다. 이로써 E은 참가인에게 치료일수 21일간의 발목의 기타 부분의 염좌 및 긴장상을 가하였다.'고 주장하면서 E을 고소하였으나, 이에 대하여 수사기관은 불기소(혐의없음) 처분을 한 바 있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통보서는 2020. 2. 7. 참가인에게 도달하였다 할 것인바, 이 사건 해고가 있었던 날은 같은 날인 2020. 2. 7.이므로, 그로부터 3개월이 경과한 2020. 5. 8.(금) 이루어진 이 사건 구제신청은 제척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2> 그럼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를 각하하지 않고 구제신청의 당부에 관하여 판단하였으므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웅(재판장) 김상철 배상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