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 및 변경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이 사건 소 중 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의 지위 및 하도급 공사
C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는 처음 등장할 때를 제외하고는 ‘주식회사’ 명칭을 생략한다)는 2020년 무렵 D 주식회사로부터 E 신축공사 중 하층 서편, 상층 동편 공사를 도급받았다. 산업설비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피고는 2020. 4. 7. C으로부터 위 공사 중 ‘F 1공구(하층 서편)’ 기계설비공사, ‘F 2공구(상층 동편)’ 일부 공사를 하도급 받았다 [갑 제1, 11호증, 을 제1, 5호증. 이하 피고가 하도급 받은 F 1공구(하층 서편) 기계설비공사를 ‘1공구 공사’, F 2공구(상층 동편) 일부 공사를 ‘2공구 공사’라 각 칭한다].
1, 2공구 공사의 착공일은 모두 2020. 4. 7.이고, 1공구 공사의 계약상 준공일은 2021. 3. 31., 2공구 공사의 계약상 준공일은 2021. 7. 31.이다(갑 제11호증, 을 제1, 5호증. 2공구 공사는 당초 계약상 준공일이 2021. 3. 31.이었으나, 2021. 3. 31. 변경계약이 체결되어 그 준공일이 2021. 7. 31.로 연기되었다).
원피고의 근로계약서 작성 및 원고의 근로
원고는 2020. 3.부터 2020. 12.까지 피고와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를 계약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1공구 공사에서 배관설치 업무를 수행하였다(갑 제6호증. 이하 위 근로계약서를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따른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원고의 근로 중 상해
원고는 2020. 11. 12.경 1공구 공사의 근로 중 무릎 통증을 느껴, 2020. 11. 25. 좌측 슬관절 외측 반월상 연골 파열, 좌측 슬관절 외측 반월상 연골 낭종(이하 ‘이 사건 상해’라 한다)이라는 진단을 받고 입원하였다. 원고는 2020. 11. 26. 관절경을 통한 부분적 반월판 절제술 및 반월상 연골 낭종 적출술을 받은 후 2020. 12. 15. 퇴원하였고, 그다음 날부터 2021. 3. 9.까지 통원치료를 받았다. 원고는 2021. 6. 1.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 사건 상해에 관하여 입원 21일(2020. 11. 25. ~ 2020. 12. 15.), 통원 84일(2020. 12. 16. ~ 2021. 3. 9.)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보험급여결정을 받았다(갑 제3, 4호증).
피고의 원고에 대한 계약갱신 중단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20. 3.부터 2020. 12.까지 매월 갱신되어 왔으나, 2021. 1. 1.부터는 갱신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21. 1. 1.부터는 1공구 공사에서 근로하지 못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6, 11호증, 을 제1,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특별히 가지번호를 부기하지 않으면 가지번호를 포함한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 요지
원고는 2공구 공사가 종료될 때까지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었다. 피고가 2020. 12. 31.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로 무효이므로, 2020. 12. 31. 자 해고 또는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의 무효 확인을 구한다.
또한 원고는 피고에게, 2020. 12. 31. 자 해고 또는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과 퇴직금 합계 54,779,028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도 구한다.
확인청구에 관한 판단(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본안 전 항변 요지
원고의 확인청구는 과거의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
관련 법리
해고 무효 확인의 소는 사용자와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한다.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이미 사용자의 인사규정상 당연해직사유인 정년을 지났다면 근로자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해고 무효 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6다224077 판결 등 참조).
판단
1, 2공구 공사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 이미 완료되었다. 1공구 공사의 계약상 준공일은 2021. 3. 31., 2공구 공사의 계약상 준공일은 2021. 7. 31.이다. 원피고는 1, 2공구 공사의 실질적인 종료일이 언제인지에 관하여 다투나(원고는 1공구 공사는 2021. 3. 31., 2공구 공사는 2021. 9. 30. 각 실질적으로 종료되었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1공구 공사는 2021. 2. 27., 2공구 공사는 2021. 7. 31. 각 실질적으로 종료되었다고 주장한다), 늦어도 2021. 9. 말에는 1, 2공구 공사가 모두 종료․완료되었음에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한편, 원고는 2020. 12. 31. 자 해고 또는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에 관하여 형사고소와 관할 고용노동청 진정을 계획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소 중 확인청구 부분의 확인의 이익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은 피고 관계자의 형사처벌과 피고에 대한 행정처분을 목적으로 할 뿐 사용자와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민사상 확인의 소로 구할 확인의 이익이 되지 못한다.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 사건 소 중 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임금 및 퇴직금청구에 관한 판단
인정 사실
피고는 2020. 4. 7. 주식회사 J(이하 ‘J’라고만 한다)에게 1공구 공사 중 ‘배관 제작 및 설치공사’를 착공일 2020. 4. 7., 준공일 2021. 3. 31.로 정하여 하도급 하였다(을 제6, 15호증).
쟁점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로서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의무를 부담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피고는, J가 원고의 사용자이므로 원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회사는 피고가 아니라 J라 주장한다. 그러므로 이 부분 쟁점은 ‘피고와 J 중 누가 원고의 사용자인지’이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 면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게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0다107071, 107088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63519 판결 등 참조).
판단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라는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사실 또는 사정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① 원피고는 2020. 3.부터 2020. 12.까지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를 계약기간으로 하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매월 작성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원고의 사용자로 ‘피고’가 명시되어 있다(갑 제6호증). ② 원고는 1공구 공사 중 ‘피고’를 사용자로 한 고용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갑 제2, 3, 4호증. 다만 원고의 고용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 내역에 관한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근로복지공단은 가입내역이 없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의 2024. 6. 4. 자 회신)]. ③ 1공구 공사 중 원고에게 급여를 직접 지급한 회사는 J가 아니라 ‘피고’이다(을 제7호증). ④ 피고는 1 공구 공사 기간 원고를 위하여 건설근로자 퇴직공제금을 적립하였다(이 법원의 K공제회 이사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인 K공제회 이사장의 2024. 9. 5. 자 회신).
그러나 위 인정 사실 또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사용자가 ‘피고’임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사실 또는 사정이 없다. 오히려, 원고의 사용자는 ‘J’로 봄이 타당하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원고는 J 직원들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 1공구 공사 중 배관 제작 및 설치공사 근로자들(원고 포함)과 J 직원들이 구성원으로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원고 등 근로자들은 오전 6시 무렵 ‘출근 중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등록하여 J 관리자에게 출근 여부를 보고하였다. 또한 J 총괄팀장 L은 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원고 등 근로자들에게 1공구 공사 출입에 필요한 휴대전화 정보를 제공하여 달라거나, 당일의 업무(특정 근로자는 창고로 출근, 다른 근로자들은 철거업무 담당)를 부여하였다. L은 원고 등 근로자들에게 토요일까지 근무임을 강조하면서 근태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기고, 각 근로자의 날짜별 출퇴근시간 등을 정리하여 제공하였다(갑 제10호증). 또한, J 직원 M는 2020. 11. 26. 원고에게 해당일의 작업 내용을 공지하였다(갑 제15호증, 을 제4호증의 1).
원고는 1공구 공사 중 조퇴 등 보고를 J 총괄팀장 L에게 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상해를 산업재해로 인정받는 과정에서 J 임직원들이 진술서를 작성하였는데, J 대표자 N은 원고와의 관계를 ‘자신의 직원’이라 기재하면서 이 사건 상해 관련 협의 내용을 자세히 기재하였다. J 총괄팀장 L, 공사과장 O은 2020. 12. 21. 1공구 공사 과정에서 원고의 근무 태도, 건강 상황, 이 사건 상해 관련 증상 호소 과정 등을 원고의 상급자로서 상세하게 진술하였다(을 제10호증). 원고의 산업재해 신청에 대응하기 위하여 노무사 선임계약을 한 회사도 J였다(을 제9호증).
[L, M, O은 J의 직원, P는 피고의 직원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1, 2공구 공사 기간 L과 원고는 ‘J’로부터 사업소득을 얻은 반면, P는 ‘피고’로부터 근로소득을 얻었다(이 법원의 국세청장에 대한 2024. 5. 14. 자 제출명령 결과인 평택 세무서장의 2024. 6. 3. 자 회신). ② ‘L, O, M, 원고가 피고와 작성한 형식적인 근로계약서’(갑 제6호증, 을 제2호증의 2, 4)와 ‘P가 피고와 작성한 진정한 근로계약서’(을 제17호증)는 그 기재 내용이 다르다. 후자(을 제17호증)는 “고용형태” 란이 있고 ‘계약직(계약기간: 2020. 3. 19. ~ 2020. 12. 31.)으로 수습기간은 3개월로 하되, 수습기간 중 직원으로서의 자질이나 근무태도, 직무수행능력 등이 계속 근로에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본채용을 하고 인정되지 않는 경우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그에 반하여 전자(갑 제6호증, 을 제2호증의 2, 4)는 그러한 내용이 없다. ③ L, M, O, 원고는 모두 1, 2공구 공사 기간 지역가입자 또는 직장피부양자로 건강보험에 등록되었다. 즉, 피고의 직원으로 건강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 반면 P는 1, 2공구 공사 기간 피고 소속 직원으로 직장가입자로 건강보험에 가입되었다(이 법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대한 제출명령 결과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장의 2024. 5. 29.자 회신). ④ L, M, O, 원고는 모두 1, 2공구 공사 기간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지역가입, 다른 사업장 소속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하였다. 즉, 피고의 직원으로 국민연금에 가입되지 않았다. 반면 P는 1, 2공구 공사 기간 피고 소속 직원으로 직장가입자로 건강보험에 가입되었다(이 법원의 국민연금공단 서초지사장에 대한 제출명령 결과인 국민연금공단 서초지사장의 2024. 9. 2. 자 회신). ⑤ 한편, 피고는 P뿐만 아니라 L, O, M, 원고를 위하여서도 건설근로자 퇴직공제금을 적립하였다(이 법원의 K공제회 이사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인 K공제회 이사장의 2024. 9. 5. 자 회신). 그러나 퇴직공제 가입 및 공제금 납부는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제10조 제1항에 따라 사업주의 의무인데, 피고는 L, O, M, 원고와도 형식적인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므로(갑 제6호증, 을 제2, 3호증) 그에 따라 법률상 자동 가입 및 납부 처리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위 ① 내지 ④ 기재 사정을 고려하면, 위 ⑤ 사정(건설근로자 퇴직 공제금 적립)만으로는 ‘L, M, O이 J의 직원’이라는 판단을 뒤집기 부족하다.]
원피고가 2020. 3.부터 2020. 12.까지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를 계약기간으로 하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매월 작성하고, 피고가 자신을 사용자로 한 고용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의 피보험자에 원고를 등록하며, 피고가 원고의 급여를 직접 지급한 것은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다. 1공구 공사현장에는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체결한 근로자만 출입할 수 있다는 원도급인(발주처: D)의 방침이 있었고(을 제12호증의 2 제20면), 그에 따르기 위하여 피고는 1공구 공사현장에 출입하는 J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서를 매월 작성하고 그에 따라 급여를 직접 지급하였다. 실제로 피고와 J 사이에서는, J가 공사현장에 투입할 근로자명단(연명부)을 피고에게 전달하고, 피고가 해당 근로자들이 공사현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근로계약서 작성 및 용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 등 조치를 하는 방식으로 하도급계약이 이행되어 왔다[을 제6호증 제16면 특기사항 2. 1. 3.에서는 ‘J가 현장근로 인력 투입을 준비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 그에 따라 2021. 1.부터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것도 J가 2021. 1.에 1공구 공사현장에서 근무할 근로자명단(연명부)에 원고를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을 제8호증)]. 피고는 J뿐만 아니라 주식회사 Q, 주식회사 R 등 10곳이 넘는 업체에 하도급을 주었고, 위 각 하도급 업체에 고용된 근로자에 대하여도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같은 형식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피고가 그 급여를 직접 근로자에게 지급하였다(을 제12호증의 1 제11, 12면, 을 제12호증의 2 제20, 21면). Q, R 등 하도급 업체의 근로자들(원고와 마찬가지로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피고로부터 급여를 직접 지급받은 근로자들)이 피고를 사용자로 지목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관할 지방노동위원회는 Q, R 등 하도급 업체가 사용자일 뿐 피고를 사용자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정하였다(을 제12호증). 원고 역시 2020. 12. 31. 자 해고 또는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에 관하여 피고를 상대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2021. 3. 무렵 관할 고용노동청에 진정하였다가, 그 진정을 취하하기도 하였다(을 제13호증).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라는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사실 또는 사정(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 피고의 원고에 대한 급여 직접 지급, 고용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 등록, 건설근로자 퇴직공제금 적립)은 결국 ‘1공구 공사 현장에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체결한 근로자만 출입할 수 있다는 원도급인(발주처: D)의 방침’으로 인한 것이다. 그렇기에 위와 같은 사정에서도, 피고는 4대 보험(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중 나머지 두 개인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에 원고를 가입하도록 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어떠한 문제나 이의가 발생하였다는 자료를 찾을 수 없다. 피고는 원고에게 직접 급여를 지급하면서도,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고 사업소득세를 공제하여 지급하였다(을 제7호증). 이는 피고가 J에 지급할 하도급대금 중 일부로 원고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였기 때문이다.
원고가 피고의 업무상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하여 제출한 증거는 다음과 같이 그 증명력이 부족하다. ① 피고 직원 S은 2020. 9. 23. 원고에게 ‘유해화학물질 온라인 교육’ 이수를 위하여 아이디를 생성하고 비밀번호를 확인하여 달라는 취지의 공지를 하였다(갑 제14호증). J 총괄팀장 L은 2020. 11. 4. 피고 현장소장의 ‘유해화학물질 교육’ 인원 지원 지시를 원고 등 근로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였다(갑 제18호증). 이는 1공구 공사에서의 산업재해나 안전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J와의 하도급계약에서 안전교육 책임을 지는 피고[J와 피고의 하도급계약서 1. 현장설명 일반사항 1. 5. 3. 가)항에 “모든 근로자는 제작 샵에 투입 즉시 당사(피고를 뜻한다)의 안전교육 및 품질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을 제6호증 제16면)]가 직접 근로자 안전교육을 이행하도록 확인하는 것으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업무상 지휘․감독을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② 갑 제16호증은 원고가 이 사건 상해 사실과 그 경위를 피고 직원에게 설명하는 문자메시지 내용으로, 그 내용은 피고의 업무상 지휘․감독과는 무관하다. ③ 갑 제17호증은 원고가 산업재해 신청 시 피고의 사업자등록번호 등을 피고 직원에게 문의하는 내용으로, 이 대화를 두고 피고 직원과 원고가 ‘산업재해 신청을 협의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④ 갑 제10호증으로는 오히려 J 관리자가 원고 등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인 지휘․감독, 근태 관리 등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뿐이다[위 1)항 기재 사정].
원고의 소송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재판상 자백 또는 자백간주 성립 주장과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제1심에서는 피고 자신이 원고의 사용자임을 부정한 바 없다. 단지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바 없다거나, 2020. 12. 31. 자 해고 또는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이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을 뿐이다. 그러므로 제1심 단계에서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이다.’는 사실에 관하여 자백 또는 자백간주가 성립하였다. 그러한 자백 또는 자백간주의 취소 요건(민사소송법 제288조 단서가 정하는 ‘진실에 어긋나는 자백이 착오로 말미암은 것임을 증명한 때’)이 갖추어지지 않았다.
판단
이 사건 소송 과정에서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임을 자백하였다거나 그러한 자백간주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재판상 자백은 변론기일 또는 변론준비기일에서 상대방의 주장과 일치하면서 자신에게는 불리한 사실을 진술하는 것을 말한다. 상대방의 주장에 단순히 침묵하거나 불분명한 진술을 하는 것만으로는 자백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8다267900 판결 참조). 당사자가 변론에서 상대방이 주장하는 사실을 명백히 다투지 않았더라도 변론 전체의 취지로 보아 다툰 것으로 인정되는 때에는 자백간주가 성립하지 않는다(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 참조). 여기서 변론 전체의 취지로 보아 다투었다고 볼 것인지는 변론종결 당시까지 당사자가 한 주장 취지와 소송의 경과를 전체적으로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다280781 판결 참조). 피고가 이 사건 제1심에서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이다.’고 명시적으로 인정한 바 없고, 단지 사용자임을 부인하는 주장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피고는 원고를 해고한 바 없다거나, 2020. 12. 31. 자 해고 또는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이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 원고의 청구에 전체적으로 다투었으므로,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이다’는 점을 자백한 것으로 간주할 수도 없다.
민사소송법 제288조가 규정하고 있는 자백은 사실에 대한 진술에 한정된다. 소송물의 전제가 되는 권리관계나 법률효과를 인정하는 진술은 이른바 권리자백으로서 법원을 기속하지 않고 당사자도 자유로이 철회할 수 있다(대법원 1992. 2. 14. 선고 91다31494 판결,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다65449 판결 등 참조). 자백간주 역시 재판상 자백과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사실에 관한 주장에 대해서만 적용되고, 법률상의 주장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73. 10. 10. 선고 73다907 판결,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1다62274 판결 등 참조). 근로자의 사용자가 누구인지는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할 문제이다(앞서 본 법리). ‘원고에 대한 사용자가 J인지 피고인지’는 그 자체가 사실에 대한 진술이라기보다는, 여러 간접사실을 바탕으로 평가․판단할 사항이므로 권리관계나 법률관계에 가깝다.
당사자는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어느 때라도 상대방의 주장사실을 다툼으로써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이 정한 자백간주를 배제시킬 수 있다. 상대방의 주장 사실을 다투었다고 인정할 것인가의 여부는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의 상태에서 변론의 전체를 살펴서 구체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다21305 판결 참조). 비록 피고는 제1심에서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다.’는 주장을 하지 않았지만, 항소심에서 그러한 주장을 하여 원고의 주장을 다투었다. 그러므로 자백간주의 효과는 발생하지 않는다.
소결론
재판상 자백 또는 자백간주 성립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실기한 방어방법 주장과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제1심에서는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임을 부정한 바 없다. 피고가 항소심에 이르러 뒤늦게 사용자임을 부정하는 주장을 하는 것은 실기한 방어방법에 해당한다.
판단
민사소송법 제149조에 정한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이란 당사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소송의 정도에 따른 적절한 시기를 넘겨 뒤늦게 제출하여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는 공격 또는 방어의 방법을 말한다. 여기에서 적절한 시기를 넘겨 뒤늦게 제출하였는지를 판단함에는 새로운 공격·방어방법이 구체적인 소송의 진행정도에 비추어 당사자가 과거에 제출을 기대할 수 있었던 객관적 사정이 있었는데도 이를 하지 않은 것인지, 상대방과 법원에 새로운 공격·방어방법을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하였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 항소심에서 새로운 공격·방어방법이 제출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항소심뿐만 아니라 제1심까지 통틀어 시기에 늦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나아가 당사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를 판단함에는 당사자의 법률지식과 함께 새로운 공격·방어방법의 종류, 내용과 법률구성의 난이도, 기존의 공격·방어방법과의 관계, 소송의 진행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7다1097 판결).
피고는 항소심에서 제1심에서의 소송대리인이 아닌 다른 소송대리인을 선임하였고, 항소심 소송대리인은 항소심 제1회 변론기일 이전에 ‘항소이유서’와 ‘답변서’를 제출하여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 사건 제1심이 두 차례 변론기일을 연 후 제2회 변론기일에서 변론종결 된 사실, 피고는 제1심 제2회 변론기일에서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기 위하여 변론 속행을 희망한다.’고 진술한 점까지 아울러 고려하면, 피고가 항소심에서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다.’는 주장을 한 것을 두고 적절한 시기를 넘겨 뒤늦게 제출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켰다고 볼 수는 없다.
소결론
실기한 방어방법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론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임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청구 중 임금 및 퇴직금 청구 부분은 금액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이 사건 소 중 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임금 및 퇴직금청구 부분은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 및 변경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정현경 송영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