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의 유죄 부분(이유 무죄 부분 포함)과 제2 원심판결, 제3 원심판결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을 제1 원심판결 중 2020고합75 사건의 판시 제1항 및 2020고합76 사건의 판시 제1항 기재 각 죄에 대하여 징역 4개월에, 제1 원심판결 중 2020고합75 사건의 판시 제1항 및 2020고합76 사건의 판시 제1항 기재 각 죄를 제외한 나머지 판시 각 죄, 제2 원심판결의 판시 사기죄에 대하여 징역 1년 6개월에, 제3 원심판결의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 벌금 15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검사의 제1 원심판결의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주문 무죄 부분)에 관한 항소를 기각한다.
제1 원심판결 중 제1 원심 배상신청인 D에 대한 배상명령 부분을 취소하고, 제1 원심배상신청인 D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제1 원심은 제1 원심 배상신청인 B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였는데,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따르면 배상신청인은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 위 부분은 즉시 확정되었다. 따라서 제1 원심판결 중 배상신청인 B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나. 제1 원심은 2020고합74 피고사건의 G 명의 차용증 위조로 인한 사문서위조죄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이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F 명의 주식매매계약서 위조로 인한 사문서위조의 점에 대하여는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는데, 피고인은 제1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고, 검사는 제1 원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도 위 부분은 항소의 범위에서 제외하였다.
따라서 제1 원심판결의 위 이유 무죄 부분도 상소불가분의 원칙에 따라 제1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과 함께 이 법원에 이심되기는 하나, 이미 당사자 간의 공격 · 방어의 대상에서 벗어나 사실상 이 법원의 심판대상에서 이탈되었다. 그러므로 위 이유 무죄 부분에 대하여는 제1 원심판결의 결론에 따르기로 하고,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제1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사건 부분에 대하여, 제1 원심의 형(2020고합75 사건의 판시 제1항및 2020고합76 사건의 판시 제1항 기재 각 죄에 대하여 징역 6개월, 나머지 판시 각 죄에 대하여 징역 3년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1>
배상명령 부분에 대하여, 제1 원심 배상신청인 C, D, E의 각 배상명령신청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3호에서 정한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모두 각하되어야 한다.
제2, 3 원심판결에 대하여(각 양형부당)<2>
제2 원심 및 제3 원심의 형(제2 원심: 징역 8개월, 제3 원심: 벌금 200만 원)은 각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제1 원심판결에 대하여)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AL는 경남 김해 Y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지상에 'Z 오피스텔'(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신축하는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진행하던 중, 구속으로 위 사업에 관한 대출이 연장되지 않고, 준공도 어렵게 되자 위 사업전체를 양도하려고 알아보다가, 피고인과 사이에 AL가 피고인에게 위 사업을 양도하는 내용의 양수도계약(이하 '이 사건 양수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양수도계약 체결 당시 AL는 구속되어 있어 취득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었고, 궁박한 사정으로 인해 실리를 면밀히 검토하여 판단하기 어려웠으며, 사업의 성공과 대가 지급을 약속하는 피고인의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었다.그럼에도 이러한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의 주장만으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AL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제1 원심판결 중 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은 유죄로 인정되어야 하고, 이는 양형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야 하므로, 결국 제1 원심판결 중 2020고합75 사건의 판시 제1항 및 2020고합76 사건의 판시 제1항 기재 각 죄를 제외한 나머지 판시 각 죄에 대한 제1 원심의 형(징역 3년 6개월)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24. 8. 13.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2024. 8. 21.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제1 원심판결 중 2020고합75 사건의 판시 제1항 및 2020고합76 사건의 판시 제1항 기재 각 죄를 제외한 나머지 판시 각 죄, 제2 원심판결의 판시 사기죄, 제3 원심판결의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판결 이 확정된 위 사기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전문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새로운 처단형을 정해 선고해야 하므로, 원심판결들 중 위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나아가 피고인에 대하여 각 원심판결이 선고되어 피고인은 각 원심판결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고, 이 법원은 각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① 제1 원심판결 중 2020고합75 사건의 판시 제1항 및 2020고합76 사건의 판시 제1항 기재 각 죄, ② 제1 원심판결 중 2020고합75 사건의 판시 제1항 및 2020고합76 사건의 판시 제1항 기재 각 죄를 제외한 나머지 판시 각 죄, 제2 원심판결의 판시 사기죄, 제3 원심판결의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는, 위 ①, ②항 상호 간에는 피고인에 대한 제1 원심판결 모두의 기존 범죄전력에 의하여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의 관계가 됨으로써 형이 분리되어 선고되어야 하면서도, 위 ①항의 내용을 구성하는 각 범죄들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한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여, 정식재판청구 사건에서의 형종 상향 금지의 원칙을 정하고 있다. 형종 상향 금지의 원칙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과 다른 사건이 병합 · 심리된 후 경합범으로 처단되는 경우에도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 그대로 적용되는바(대법원 2020. 1. 9. 선고 2019도15700 판결,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20도355 판결 등 참조), 위 ②항의 내용을 구성하는 각 범죄들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고, 그중 제3 원심판결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는 벌금형이 선고되었는데, 피고인이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벌금형이 선고된 제3 원심에 대하여는 위 형종 상향 금지의 원칙에 따라 이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택할 수 없다. 그런데, 위 ②항의 내용을 구성하는 각 범죄들 중 제3 원심판결의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를 제외한 나머지 각 범죄(제1 원심판결 중 2020고합75 사건의 판시 제1항 및 2020고합76 사건의 판시 제1항 기재 각 죄를 제외한 나머지 판시 각 죄, 제2 원심판결의 판시 사기죄)에 대하여는 징역형이 선고되었고,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위 각 죄에 대하여는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는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각 죄에 대하여 이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하는 이상 위 각 죄와 제3 원심판결의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는 하나의 형을 선고 할 수 없다. 결국 각 원심판결 가운데 제1 원심판결 중 2020고합75 사건의 판시 제1항및 2020고합76 사건의 판시 제1항 기재 각 죄를 제외한 나머지 판시 각 죄 부분과 제2 원심판결만이 이 법원에서의 병합으로 인한 파기 범위에 속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고, 제3 원심판결의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는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을 이유로 파기함에도 불구하고 따로 벌금형을 정하여 선고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제1 원심판결 중 주문 무죄 부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대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및 직권파기의 범위에서 제외되는 제1 원심판결 중 2020고합75 사건의 판시 제1항및 2020고합76 사건의 판시 제1항 기재 각 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각각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순차로 본다.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제1 원심 중 2020고합1 사건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
피고인은 부산 해운대구 N, O호에서 주택신축 판매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P(이하 'P'라 한다)의 실제 운영자이다.
피고인은 2018. 4. 27. 위 P 사무실에서 피해자 AL의 직원인 DR에게 "P가 피해자 소유인 경남 김해 Y 토지(이 사건 토지)와 그 지상의 Z 오피스텔 건물(이 사건 건물)을 30억 원에 양수하겠다. 30억 원 중 15억 원은 P가 피해자의 개인 채무를 승계하되 피해자의 채권자들에게 P가 이를 대신 변제하겠다는 변제 협의를 거쳐 그 내용을 공증해 주고, 나머지 15억 원은 계약금으로 6천만 원을 지급하고 잔금은 오피스텔이 분양되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1순위로 지급하되 현금 지급이 어려울 시 협의하에 대물로 지급하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신용불량자이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P는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이 불가능하여 잔금에 갈음하여 피해자의 채무를 승계하거나 나머지 매매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그 무렵 토지를 비롯한 위 오피스텔 건물의 권리 일체를 이전받고, 2018. 5. 28. 위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받음으로써 위 매매대금 상당의 오피스텔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 사기죄에서 정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기망행위와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기준에 관한 관련 법리를 적절히 설시한 다음,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인정사실을 설시하였다(원심의 인정사실은 이 판결에서 반복하여 설시하지 않는다).
이어 원심은, 위 인정사실과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L가 피고인의 기망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AL의 채무를 승계하거나 매매잔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 또는 피고인의 신용상태에 관한 착오를 일으켜 피고인에게 이 사건 토지 및 건물 등에 관한 권리를 이전하는 처분행위에 이르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주문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AL는 2018. 4. 27.자 계약서(2020고합1 증거목록 순번 58, 이하 '이 사건 제1차 계약서'라 한다)에 따라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을 분양하면 그 분양대금으로 자신에게 이 사건 양수도계약상 양수대금을 1순위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양수도계약 이전에 AL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AM과 사이에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에 따라 AL로서는 신탁재산에 관하여 수탁자 및 우선수익자의 사전 동의 없이는 피고인이신탁재산에 관한 권리 일체를 처분할 수 없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AL는 2018. 6. 12. 작성된 계약서(2020고합1 증거목록 순번 6, 이하 '이 사건 제2차 계약서'라 한다)는 은행 제출용으로 작성되었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나, AL가 위 내용을 숙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AL는 이 사건 양수도계약 이전부터 피고인 및 피고인이 운영하는 법인과 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피고인과 사이에 채권채무관계가 있었다. AL는 부산 EA 자동차정비소 신축공사에 관한 공사대금 2억 4,000만 원, 이 사건 사업 관련 공사 타절금 2억 3,000만 원(원심의 인정사실 제1항에서 언급된 AS의 H에 대한 정산합의금을 말한다)을 피고인에게 지급할 채무를 부담하고 있기도 하였는바[AL는 피고인에 대한 위 지급채무와 피고인의 AL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상계하기로 하였다고 주장하나, 그러한 내용의 협의각서(2020고합1 증거목록 순번 53, 139면)가 작성된 2017. 8. 17. 이후인 2017. 12. 30. 및 2018. 3. 30. AL는 위 채권 합계 4억 7,000만 원 지급채무가 있음을 시인하는 내용의 공문을 피고인에게 보냈을 뿐만 아니라(같은 증거목록 순번 25), 그 후 2018. 4. 27.자로 작성된 상계 처리 확인서(같은 증거목록 순번 25)에는 AL의 도장만이 날인되어 있을 뿐이어서, AL의 위 주장을 그대로 믿기도 어렵다], 그와 같은 과정에서 AL가 피고인의 법인 운영 현황이나 재정상태에 관하여 잘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만일 피고인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매매대금을 지급하리라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이 사건 양수도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의 AL의 주장은 수긍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 사건 양수도계약 체결은 피고인과 AL의 신뢰관계, 사업운영에 따른 외부적 성과에 대한 기대, AL가 구속되는 등 당시 처한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아야 하는바, 당시 AL가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을 분양하는 즉시 지급하기로 한 매매대금 전액을 자신에게 지급할 것'으로 만연히 믿을 만한 지위에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한편 이 사건 양수도계약 체결 당시 AL가 피고인에게 제시한 수지예상표(2020고합1 증거목록 순번 2) 등에 의하면, 당초 이 사건 사업을 진행하던 AL 스스로 이미 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사업의 경제성 검토를 한 결과 이 사건 건물을 분양 또는 매각할 경우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나름의 기대하에 이 사건 양수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위 수지예상표에는 이 사건 건물 각 호실을 5% 할인해서 분양하더라도 순 수익금이 약 1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따라서 AL가 이 사건 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한 권리 일체를 피고인에게 이전하는 처분행위를 하게 된 주된 동기가 피고인의 적극적인 기망행위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P 명의로 2018. 8. 1. BS저축은행에 이 사건 건물을 담보로 하여 합계 75억 원의 신규 대출을 신청하였다. 당시 BS저축은행은 피고인에게 대출할 75억 원 중 59억 원으로는 DT조합(당시 이 사건 신탁계약상 1, 2순위 우선수익자)에 대한 대출 원리금채무(이는 당초 AL가 이 사건 토지를 담보로 DT조합에서 대출받은 사업자금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양수도계약에 따라 승계한 것이다)를 우선 상환하고, AV(당시 이 사건 신탁계약상 3순위 우선수익자이자 이 사건 사업의 시공사)에 대한 30억 원의 공사대금채무 중 10억 원은 AV에 즉시 지급하기로 하되 나머지 20억 원에 대하여는 AV에 연대보증을 해달라고 하였고, 처음에는 AV도 이에 동의하였으나, 결국 AV이 금리가 너무 높다는 등의 이유로 연대보증을 거절하는 바람에 P에 대한 신규 대출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2020고합75 증거목록 순번 97~99 참조). 즉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 추진을 위해 신규 대출을 추진하였던 정황이 확인되는바,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업을 추진할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결국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으로 AL를 기망하였다거나 이 사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의사나 능력 없이 AL로부터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이전받아 편취하였음이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에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고려하고, 나아가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설시한 법리 및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하게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은 없다(당심 증인 DR, EK의 각 진술만으로는 위와 같은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에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AL는 피고인이 수탁자 및 우선수익자의 사전 동의 없이는 신탁재산인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한 권리 일체를 처분할 수 없었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AL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계약 후에 준공을 받아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저에게 돈을 지급해 준다고 했다."(증거기록 18권 369면), "당시 (이 사건 건물을) 분양을 하고 있었고, 준공하고 나면 새로운 값어치가 되니까 은행 대출도 되고 분양도 하면 되니까 분양해서 DT조합이나 시공사에 갚아주고 나도 충분히 수익이 나서 저에게 갚아줄 줄 알았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8권 378면).
AL의 직원인 DR도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건물은 AL가 가지고 있을 때부터 신탁명의였다. 그렇기 때문에 최초 분양대금 또한 일단은 신탁에 들어가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신탁으로 돈이 들어간 뒤에도 수분양자와 신탁의 동의가 있으면 시행자금 명목으로 일부 대금이라도 AL가 지급받을 방법이 있다. 수분양자와 신탁의 동의를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해 계약 당시 특약사항으로 "대금지급이 현금으로 어려울시에는 쌍방의 합의하에 대물로 지급한다"는 조항을 넣어 두었는데, 이는 P가 신탁에 대금을 지급하고 소유권은 AL에게 넘겨준다는 의미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8권 282, 283면).
위와 같은 AL, DR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AL 측은 이 사건 건물의 각 호실을 분양하더라도 그 분양대금이 먼저 수탁자인 AM에 지급되어야 하고, 그 분양대금으로 우선수익자들이 전부 변제를 받은 후에야 비로소 AL가 금전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 AM의 동의가 있어야 예외적으로 AL가 '시행자금' 명목으로 금전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 피고인이 대물변제를 하려고 하더라도 이를 위해 먼저 AM에 금전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모두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P의 직원인 EK 또한 이 법정에서 '이 사건 건물이 분양되면 1차적으로 신탁회사에 분양대금을 입금하고, 나중에 정산이 완료되면 그때 AL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탁이 1순위니까 (AL를) 1순위로 할 수 없다. 대물변제로 주더라도신탁회사에 돈을 주지 않으면 AL 앞으로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당심 증인 EK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5~6면).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사정에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양수도계약 체결은 피고인과 AL 사이의 신뢰관계, 사업운영에 따른 외부적 성과에 대한 기대, AL가 구속되는 등 당시 처한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고, AL가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을 분양하는 즉시 지급하기로 한 매매대금 전액을 자신에게 지급할 것'으로 만연히 믿을 만한 지위에 있었다거나, AL가 이 사건 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한 권리 일체를 피고인에게 이전하는 처분행위를 하게 된 주된 동기가 피고인의 적극적인 기망행위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P의 재무상태표에 의하더라도 2017. 12. 31. P는 자산 총계892,266,068원, 부채 총계 802,641,838원, 당기순이익 39,624,230원, 자본 총계89,624,230원에 불과하여(증거기록 19권 165, 166면),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과 관련된 채무를 즉시 변제하기에 어려운 경제적 상황에 처해 있었고, 원심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AL는 이 사건 양수도계약 체결 이전부터 피고인 및 피고인이 운영하는 법인과 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피고인과 사이에 채권채무관계가 있었으므로, 그와 같은 과정에서 AL가 피고인의 법인 운영 현황이나 재정상태에 관하여 잘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위 재무상태표 또한 AL에 의하여 제출되었다).
AL는 수사기관에서 "저는 당시 빨리 건물을 팔고 준공이 되도록 해야 되는 상황이었는데, 피고인이 저에게 자신이 잘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제가 원하는 인수 조건을 말하니까 다 해줄 것처럼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명백히 수익이 나는 상황이니까 피고인도 계산을 다 해본 후에 하겠다고 한 것이지 제가 속인 것은 없습니다."라고 진술하면서(증거기록 18권 379면), '(AL 자신이 피고인에게) 분양가에서 오피스텔양수대금 30억 원을 지급하더라도 수익이 남는다고 말하였고, 이전 4억 7,000만 원의 손해<3>가 없어지지 않냐는 말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9권 128, 129면).
AL의 직원인 DR는 수사기관에 'AL가 2017. 10. 18.경 다른 사건으로 법정 구속되어 수감되었고, 이 사건 건물을 건축하면서 받은 대출이 만기가 되자 AL의 수감으로 만기 연장이 되지 않는다고 통보가 왔으며, 준공 시에 AL가 부재중이므로 준공이 떨어지지않아 이 사건 토지와 건물 및 분양 사업 전체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자 알아보았다. 당시 여러 곳을 알아보다가 하겠다는 업체와 개인이 몇 군데 있었는데, EK을 통해 피고인에게 위 사업을 넘겨받을 의향이 있는지 물어보니 반나절만에 "위 사업을 하겠다"는 답변이 와서 피고인을 만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0권 47면). 또한 DR 는 이 법원에서 "여기(P) 하기 전에 (계약하려던 업체가) 두 군데인가 더 있었거든요.그쪽에서 하기로 했는데 그래도 H 때부터 친분이 있다 보니까 그래도 이쪽(P)으로 하면 좋지 않겠느냐 해서 그렇게 선택을 하신 걸로 알고 있거든요."라고 진술하고(당심 증인 DR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5면), "AL가 이걸(이 사건 사업) 포기한 그 이유도딱 하나밖에 없어요. 자기가 이자를 못 내는 상황에 처하다보니까 그래서 이제 넘긴거였고요. 넘기는 과정에서 2~3명에 포함해서 2~3명에 그게 있었는데 그래도 친분이 가깝고 여기(이 사건 건물)를 공사하신 분이니까 그래도 넘기는 게 낫지 않겠느냐 해서 넘긴 거였고요."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당심 증인 DR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17
면).
EK 또한 수사기관에 'AL가 다른 사건으로 구속이 되어 저에게 편지를 보내왔다. AL를 면회 가니, 저에게 "이 사건 건물을 P에서 사가라, 분양금액에서 공사대금, 은행대출금, 내 개인 채무, 내 수익금까지 다 빼도 30억 원 정도 남는다. 그대신 내 채무 4억 7,000만 원을 빼달라."고 하여 제가 그 말을 듣고 AL 측 DR에게 서류도 받아 피고인에게 전달하였고, 피고인이 계산상으로 30억 원 정도 남는 것을 보고는 AL를 몇 차례 면회하여 조율한 후 양도양수계약을 하겠다고 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9권 119, 120면).
이 사건 양수도계약의 체결 경위에 관한 위와 같은 AL, DR, EK의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사업과 관련된 채무뿐만 아니라 피고인에 대하여도 채무를 부담하고 있던 AL가 구속으로 더 이상의 사업 진행이 어렵게 되자, 피고인에 대한 채무를 정리하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피고인에게 먼저 이 사건 양수도계약의 체결을 제의하여 피고인이 이에 응한 것으로 보일 뿐, 피고인의 적극적인 기망행위의 결과로 이 사건 양수도계약이 체결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P가 이 사건 양수도계약 체결 이후 2018. 6.부터 2018. 8.까지 당시 이 사건 신탁계약상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한 2순위 우선수익자였던 BY조합에 이 사건 사업 관련 대출금의 이자를 납부하고(증거기록 18권 479면), AL의 일부 채권자들에게 채무를 변제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해 준 점(증거기록 19권 8면, 20권 48면), 이 사건 신탁계약상 우선수익자이자 이 사건 사업의 시공사인 AV이 이 사건 건물 중 일부 호실에 대하여 공매절차를 진행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원심 판시와 같은 AL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및 채권 가압류결정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당심 피고인 제출의 증 제7호증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양수도계약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없었다거나 이 사건 사업을 추진할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제1 원심판결 중 2020고합75 사건의 판시 제1항 및 2020고합76 사건의 판시 제1항 기재 각 죄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사기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방법,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피해금액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좋지 않다. 피고인에게는 다수의 동종 형사처벌 전력이 있다.
다만 피고인이 이 법원에서 피해자 AF와 합의하여 위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고,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관계에 있는 제1 원심판결 판시 범죄전력 기재 각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정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나이, 건강, 경력, 성행, 환경, 가족 관계, 사회적 유대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처단형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제1 원심이 위 각 죄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제1 원심의 배상명령 부분에 관한 판단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배상명령은 피고인의 범죄행위로 피해자가 입은 직접적인 재산상 손해에 대하여 그 피해금액이 특정되고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피고인에게 그 배상을 명함으로써 간편하고 신속하게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도모하고자 하는 제도로서, 위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3호의 규정에 의하면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배상명령을 하여서는 아니 되고, 그와 같은 경우에는 위 특례법 제32조 제1항에 따라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6. 11. 선고 96도945 판결, 대법원 2011. 6. 10. 선고 2011도4194 판결, 대법원 2021. 9. 9. 선고 2021도8015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이 법원에서 제1 원심 배상신청인 D에게 피해액 중 일부를 보전하는 합의금을 지급하고 원만히 합의하였는바(2024. 6. 28.자 참고자료 제출서 참조), 이에 따르면 피고인의 위 배상신청인에 대한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않아 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 따라서 제1 원심판결 중 배상신청인 D에 관한 배상명령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한편 제1 원심 배상신청인 D를 제외한 나머지 배상신청인들(C, E)에 대한 배상명령 부분에 관하여는 원심의 배상명령을 변경 · 취소할 사유를 발견할 수 없고,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3호에서 정한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피고인의 위 배상신청인들에 대한 각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제1 원심판결 중 2020고합75 사건의 판시 제1항 및 2020고합76 사건의 판시 제1항 기재 각 죄를 제외한 나머지 판시 각 죄 부분과 제2 원심판결, 제3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제1 원심판결 중 2020고합75 사건의 판시 제1항 및 2020고합76 사건의 판시 제1항 기재 각 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제1 원심판결 중 2020고합75 사건의 판시 제1항 및 2020고합76 사건의 판시 제1항 기재 각 죄를 제외한 나머지 판시 각 죄 부분과 제2 원심판결, 제3 원심판결에 대하여) 및 검사(제1 원심판결 중 2020고합75 사건의 판시 제1항및 2020고합76 사건의 판시 제1항 기재 각 죄를 제외한 나머지 판시 각 죄 부분에 대하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의 유죄 부분(이유 무죄 부분 포함) 및 제2 원심판결, 제3 원심판결을 각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나아가 검사의 제1 원심판결의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주문 무죄 부분)에 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고, 제1 원심판결의 배상신청인 D에 관한 배상명령 부분에는 취소사유가 있으므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 제4항에 따라 제1 원심판결 중 위 배상신청인에 관한 배상명령을 취소하며, 위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의 유죄 부분(이유 무죄 부분 포함) 및 제2 원심판결,
제3 원심판결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