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6. 26. 선고 2023누65732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21. 2. 5.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내용을 고치거나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문 2면 4, 5행의 "06:00경"부터 "취침을 하였는데"까지를 "03:00경 이 사건 사업장의 기숙사 내 원고의 방으로 들어와 전기온열장치(이하 '이 사건 온열장치'라 한다)를 작동시킨 다음 취침을 하였는데"로 고친다.

○

제1심판결문 2면 7행의 "안면과 우측 손 등"을 "우측 팔과 손 등"으로 고친다.

○

제1심판결문 2면 8행의 "후송되었다"를 "후송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로 고친다.

○

제1심판결문 3면 4행부터 14행까지("가. 원고의 주장"부분)를 아래와 같이 고친다.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사업주로부터 숙소로 제공받은 기숙사에서 잠을 자다가 기숙사에 설치된 이 사건 온열장치에 의하여 화상을 입은 것인데, 이 사건 온열장치는 과열에 의한 화재나 화상의 위험성이 있는 설비였음에도 사업주는 이 사건 온열장치에 과열방지센서 등의 안전장치를 설치하거나 다른 안전한 난방장치로 교체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온열장치의 온도조절기를 5단계 이하로 설정하여 사용하라는 안내문만을 기숙사 거실 한편에 게시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의 결함 또는 사업주의 시설 관리 소홀로 인하여 발생된 것으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가 당뇨병에 의한 저혈당 쇼크로 의식을 잃은 상태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

제1심판결문 4면 1행부터 5행까지를 아래와 같이 고친다.

『가) 원고는 입사 후 일주일 단위로 주간근무(07:30~19:30)와 야간근무(19:30~07:30)를 교대로 하여 왔다.

나)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날은 2020. 12. 14. 월요일로, 원고는 주말에 광주 북구 F에 있는 집에 갔다가 월요일 야간조 근무를 위하여 같은 날 03:00경 이 사건 사업장 내 기숙사로 돌아왔고, 이 사건 온열장치의 온도조절기를 최고 단계인 10단계로 설정해 놓고 핸드폰을 보며 휴식을 취하다가 잠이 들었다.』

○

제1심판결문 12면 첫 번째 글상자 아래 행의 "이 사건 온도조절장치"를 "이 사건 온열장치"로 고친다.

○

제1심판결문 12면 두 번째 글상자 안 6행과 7행 사이에 아래의 내용을 추가한다.

『1. 온돌판넬/필름을 사용하실 때 보온력이 뛰어난 물건(이불, 방석, 두꺼운 요, 매트리스 등)을 바닥에 깔아 놓고 사용하시면 국부 과열로 인하여 화재 위험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점 인식하고 안전하게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

제1심판결문 12면 두 번째 글상자 안의 "○ 타이머 모드(기존 3분주기) 및 Table #2 표" 부분을 삭제한다.

○

제1심판결문 13면 글상자 아래 15행부터 15면 마지막 행까지를 아래와 같이 고친다.

『2)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사고는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의 결함이나 관리 소홀로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가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가)

이 사건 사업장의 기숙사는 사업주가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제공한 숙소로서 공용 거실과 방 4개로 이루어져 있고, 원고는 그 중 가운데에 위치한 방을 사용하였다. 이 사건 온열장치는 기숙사 내 각 방을 난방하기 위하여 사업주에 의하여 설치된 것인데, 방바닥 맨 밑에 단열판을 깔고 그 위에 전기난방 필름을 시공한 다음 벽에 온도조절기를 설치하여 전기난방 필름과 전선을 연결하고 전기난방 필름 위에 전기난방 보호판과 장판을 순차로 까는 방법으로 시공되어 있다. 위 온도조절기는 1단계에서 10단계까지 온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최고 온도는 60℃이다.<1>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 03:00경 외부에서 기숙사로 돌아온 후 추운 방의 온도를 빠르게 높이기 위해 온도조절기를 최고 단계인 10단계로 맞추어 놓고 핸드폰을 보며 휴식을 취하다가 온도조절기를 낮추지 못한 채 그대로 잠이 들게 되었고, 이후 원고의 지병인 당뇨병에 의한 저혈당 쇼크로 장시간 의식을 잃어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

나)

이 사건 온열장치의 제품소개서에는 1면 최상단에 '본 제품은 안전기기로 제작되지 않았으므로 인명사고가 우려되는 기기, 중대한 주변 기기 등에 사용할 경우 2 중으로 안전장치를 부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2면의 사용상 주의사항에 '온돌판넬/필름을 사용하실 때 보온력이 뛰어난 물건(이불, 방석, 두꺼운 요, 매트리스 등)을 바닥에 깔아 놓고 사용하시면 국부 과열로 인하여 화재 위험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점 인식하고 안전하게 사용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각 기재되어 있다. 실제로 원고의 방 장판에는 이 사건 사고 전부터 고열로 검게 그을린 흔적이 있었다. 한편 이 사건 온열장치는 안전장치로 과열방지용 센서나 과열차단기능을 추가 사양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다.

다)

그런데 사업주는 기숙사 공용 거실 TV 모니터 뒤쪽 벽에 A4 용지 사이즈로 '바닥 온열 장치 온도 5 이하로 사용하시오'라는 게시물을 부착하고, 원고 등 근로자들에게 같은 내용의 안내를 하였을 뿐, 과열방지용 센서 등 선택 가능한 안전장치를 추가로 부착하거나 다른 안전한 난방방법을 선택하지 아니하였다.

라)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55조 제4호는 '사용자는 기숙사를 설치하는 경우 적절한 냉·난방 설비 또는 기구를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마)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기숙사는 사업주가 원고에게 제공한 시설이고, 사업주는 이 사건 온열장치로 인하여 화상 등이 발생할 위험이 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보임에도 별도의 안전장치를 설치하거나 보다 안전한 난방설비로 교체하지 아니하였는바, 이는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의 결함 또는 사업주의 관리 소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사고는 이러한 시설의 결함 또는 관리 소홀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 봄이 상당하다. 물론 이 사건 사고 발생에는 원고가 온도조절기를 최고 단계로 설정한 후 다시 5단계 이하로 낮추지 못한 채 잠이 들어버린 잘못이나 원고가 당뇨병으로 인한 저혈당 쇼크로 의식을 잃게 된 것도 원인이 되었음은 분명하나, 앞서 본 법리와 같이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의 결함이나 관리 소홀이 다른 사유가 경합하여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피재근로자의 자해행위 등으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보아야 한다.

바)

피고는, 이 사건 사고가 그 시설물 등의 관리 또는 이용권이 근로자의 전속적 권한에 속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우선 사업주가 원고에게 제공한 시설물은 이 사건 온열장치가 아니라 이 사건 온열장치가 설치된 기숙사로 봄이 타당하고, 어떤 방식으로 난방을 할 것인지 또는 어떤 수준의 안전도를 갖춘 난방장치를 설치할 것인지 등에 관한 선택권이 여전히 사업주에게 있는 이상, 이 사건 온열장치의 온도조절기 조작이 원고에게 일임되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 등의 관리 또는 이용권이 원고의 전속적 권한에 속하였다고 볼 수 없다.

사)

피고는, 원고가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를 위반하여 이 사건 온열장치를 이용하다가 이 사건 사고에 이르게 된 것이므로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투므로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업주가 기숙사 공용 거실 TV 모니터 뒤쪽 벽에 A4 용지 사이즈로 '바닥 온열 장치 온도 5 이하로 사용하시오'라는 게시물을 부착하고, 원고 등 근로자들에게 같은 내용의 안내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 사건 사고 당일은 기온이 낮은 동절기로서,<2> 원고는 주말을 외부에서 보낸 후 월요일 야간조 근무를 위하여 당일 03:00경 기숙사에 돌아왔고, 추운 방의 온도를 빠르게 높이기 위해 위 온도조절기를 최고 단계인 10단계로 맞추어 놓고 핸드폰을 보면서 휴식을 취하다가 잠이 들어버려 온도조절기를 5단계 이하로 낮추지 못하게 되었으며, 이후 당뇨병으로 인한 저혈당 쇼크로 장시간 의식이 깨어나지 못해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인바, 원고는 추운 방의 온도를 빠르게 올리기 위하여 온도조절기를 최고 단계로 설정한 것일 뿐 그 상태로 장시간 잠을 자기 위하여 그렇게 한 것으로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이상,<3> 이 사건 사고를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를 위반하여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을 이용하다가 발생한 사고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4>

아)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일주일 단위로 주·야간 교대 근무를 한 것은 육체적 피로도가 상당한 근로조건에 해당하고, 그러한 근로조건 하에서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일 예정되어 있던 야간조 근무를 위해 새벽에 기숙사에 들어와 수면에 든 행위는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필요한 행위로서 업무의 준비행위이거나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합리적·필요적 행위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

2.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련(재판장) 이광만 정선재

각주1) 이 사건 온열장치의 제품소개서에 의하면 최고온도를 80℃까지 올려 설정할 수도 있다.

각주2) 당시 기온은 - 4℃ ~ 1℃였다.

각주3) 갑 제15호증(검증조서)에 의하면 ‘원고의 방 온도조절기의 설정단계를 10으로 해놓았으나 기대 온도치만큼 빠른 속도로 온도가 오르지 않았다'는 기재가 있는바, 이 사건 기숙사 이용자들은 온도조절기를 5단계 이하로 설정하여 사용하라는 사업주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기온이 낮을 경우 일단 높은 단계로 설정하여 방 온도를 높인 후 5단계 이하로 재설정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각주4) 오히려 이 사건 온열장치가 그 설치 당시부터 안고 있던 위험성이 원고의 과실 등과 경합하여 현실화된 것에 불과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