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12. 20. 선고 2024나2017814 판결

주문

1.

원고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222,697,490원 및 이에 대한 2023. 12. 16.부터 2024. 12. 20.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C 및 피고 공단의 설립 등

1)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은 D시설의 관리·운영 및 유지보수 등을 목적으로 2000. 3. 14. 설립되었다. C은 서울특별시로부터 강남구, 강동구, 송파구의 E시설(D시설)을 관리하는 'F센터'의 관리·운영을「F센터의 관리·운영 위수탁협약」(이하 '이 사건 위수탁협약'이라고 한다)에 따라 위탁받아 업무를 수행하다가 2021. 4. 26. 해산되어 2021. 10. 8. 청산종결 되었다(갑 제1, 18, 20호증).

2)

서울특별시는 서울특별시의 전체 E시설을 피고(이하 문맥에 따라 '피고' 또는 '피고 공단'을 함께 사용한다)가 운영하도록 하기 위하여 2020. 5. 19. '서울특별시 B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이하 '이 사건 조례'라 한다)를 제정하였고, 그에 따라 2020. 12. 16. 피고 공단을 설립하였다(갑 제3, 6호증).

3)

2019. 12. 30.부터 C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원고는 2020. 10.경 피고 공단임원 공개모집에 지원하여 서류심사, 면접심사 등을 거쳐 상임이사(E운영본부장)로 최종 선발되었다(갑 제4, 5, 26호증). 원고는 2020. 12.경 피고 공단과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다(갑 제7호증). 원고는 2020. 12. 30. C에서 사임하고 2021. 1. 1.부터 피고 공단에서 근무하였다.

나.

피고 공단 설립 전 C의 피고 공단 사옥 설치 공사 진행 서울특별시는 피고 공단의 설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F센터 관리동을 증축하는 내용의 '피고 공단 사옥 설치사업'을 추진하였고, 2020. 5. 18. C에 위 사업을 위한 피고 공단 사옥 설치공사를 의뢰하였다(갑 제12호증의 1, 을 제6호증). 이에 따라 C은 2020. 5. 18.부터 2020. 12.까지 피고 공단 사옥 준공을 위한 설계용역, 설치공사(건축, 토목, 기계, 전기, 소방 등) 용역 발주 및 계약 체결, 준공 검수 등 업무를 진행하였다(다툼 없는 사실, 갑 제12호증).

다.

서울특별시 감사위원회의 징계의결 요구 및 피고 공단의 해임처분

1)

서울특별시 감사위원회는 2021. 6. 24.부터 기관운영 감사를 실시하여 '피고 공단 사옥 설치공사 관급자재 업체선정 및 시공'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가 있음을 이유로 2021. 11. 11.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피고 공단에 요구하였다(갑 제8, 9호증. 각 징계사유는 그 순번에 따라 '제○ 징계사유'라 하고, 이를 통틀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

2)

피고 공단은 2021. 11. 11. 원고에 대하여 직위해제 처분을 하였다(다툼 없는 사실). 피고 공단은 2022. 1. 13.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 한다), 2022. 1. 19.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갑 제10호증).

라.

C의 임원인사규정, 상벌규정 C의 임원인사규정, 상벌규정 중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갑 제23호증). <1> 마. 피고 공단의 임원인사규정 피고 공단의 임원인사규정 중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갑 제11호증).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내지 11, 18, 20, 23, 2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 요지 이 사건 해임처분은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대한 피고의 문책 권한이 없거나, 이 사건각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무효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1 이 사건 해임처분에 따라 지급하지 않은 미지급 보수와 2 원고가 피고 공단과의 상임이사 재직 계약기간 만료일까지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퇴직금 중 기지급 퇴직금을 공제한 미지급 퇴직금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이 사건 각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및 발생 시기, 발생 당시 원고의 직위

가.

제1 징계사유

1)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피고 공단 사옥 설치공사 담당자들에게 관급자재를 납품할 특정 업체를 알려주었지만, 이는 피고 공단 사옥 설치공사가 짧은 기간 내에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한 것이므로 부당한 지시가 아니다. 위 각 업체의 제품은 모두 조달청 나라장터에 올라와 있는 우수한 것들로 피고 공단에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원고가 지정한 업체들과 C 사이의 관급자재 납품계약은「조달사업에 관한 법률」,「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등에 따라 제3자 단가계약, 다수공급자계약, 수의계약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다.

나)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내용을 고쳐 쓰거나 추가하는 것을 제외하면 제1심판결의 제8면 제15행부터 제10면 제16행까지[“1) 제1 징계사유”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 제8면 제15행에 나열된 증거에 “갑 제23호증, 을 제35호증”을 추가한다.

○

제1심판결 제8면 제18, 19, 20행을 다음과 같이 고쳐 쓴다. 『아니함으로써 C 대표이사로서의 성실의무를 위반하고 C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는 행위를 하였다. 이는 C 임원인사규정 제6조, 제18조에서 정한 문책대상 행위에 해당한다. 제1 징계사유는 존재한다.』 2) 징계사유의 발생 시기 및 발생 당시 원고의 지위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는 제1 징계사유는 2020. 7. 및 2020. 9. 4.에 발생하여 그날 종료되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피고는 피고 공단 사옥 설치공사의 준공검수가 이루어진 2021. 4.까지 계속되었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제1 징계사유에서 원고의 행위는 '부당한 지시'이다. 그 부당한 지시가 이루어진 때는 2020. 7.부터 2020. 10. 16.까지이다(갑 제8호증 제5, 6면). 이는 원고가 C 대표이사 재직 시에 'C 대표이사'로서 행위한 것이다[원고는 2020. 10. 피고 공단 임원 공개모집에 지원하여, 서류심사·면접심사를 거쳐 2020. 10. 28.에야 임원 최종후보로 결정되었다(갑 제26호증). 즉, 원고는 2020. 7.부터 2020. 10. 16.까지 당시에는 피고 공단의 임원 지위에 있지 않았다]. 비록 원고는 피고 공단의 상임이사(E운영본부장)가 된 후인 2021. 4. 피고 공단 사옥 설치공사의 준공검수조서에 결재하였지만(을 제20, 27호증), 이는 제1 징계사유에서 말하는 원고의 비위행위(부당한 지시 행위)와는, 행위의 성격 측면에서나, 해당 행위를 한 원고의 지위 측면에서나 각각 다른 행위이다. 그렇다면 제1 징계사유는 2020. 7.부터 2020. 10. 16.까지 이루어졌고, 당시 원고의 지위는 'C 대표이사'이며, 제1 징계사유 행위 자체도 원고가 'C 대표이사'로서 행한 것이다.

나.

제2 징계사유

1)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피고 공단 사옥 설치공사 담당자에게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을 통신공사에 소요되는 관급자재 납품업체로 추천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원고는 경쟁입찰 결과 통신공사 업체로 선정된 H 주식회사(이하 'H'라 한다)를 대신하여 G이 통신공사를 하였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하였고, 그 과정에 원고가 관여한 바도 없다.

나)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내용을 추가하는 것을 제외하면 제1심판결의 제10면 제18행부터 제11면 제11행까지[“2) 제2 징계사유”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 제11면 제6행에 나열된 증거에 “을 제36, 37호증”을 추가한다.

다.

제3 징계사유

1)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C은「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서울특별시 계약심사 업무처리규칙」또는「기술용역타당성심사 및 건설공사 지도·점검 업무개선」등에 따라 계약심사나 기술용역타당성심사를 받을 의무가 있는 기관이 아니다. 계약심사나 기술용역타당성심사를 거치지 않아 C에 어떠한 예산 낭비가 초래된 것도 아니다. 원고가 계약심사나 기술용역타당성심사를 받지 않은 것은, 서울특별시가 피고 공단 사옥 설치공사에서 요구하는 촉박한 기한을 맞추기 위한 적극행정의 일환이다.

나)

판단

(1)

관련 규정 이 사건 위수탁협약, 지방자치법,「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계약법'이라고 한다) 및 같은 법 시행령,「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행정안전부 예규),「서울특별시 계약심사 업무처리규칙」(서울특별시 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 각 해당 부분의 기재와 같다.

(가)

이 사건 위수탁협약(갑 제18호증)

(나)

지방자치법

(다)

지방계약법 및 같은 법 시행령

(라)

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마)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행정안전부 예규, 을 제38호증)

(바)

서울특별시 계약심사 업무처리규칙(서울특별시 규칙)

(2)

인정 사실 「기술용역타당성심사 및 건설공사 지도·점검 업무개선」(행정2부시장 방침 제20호)은 추정가격 1,500만 원을 초과하는 기술용역은 불필요한 예산 사용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기술용역타당성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정한다(갑 제8호증 제12면). 서울특별시는 이 사건 위수탁협약 체결 이후 C에「기술용역타당성심사 및 건설공사 지도·점검 업무개선」을 준수하여 기술용역타당성심사를 받으라는 취지의 지시를 하여 왔다(을 제39호증).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호증, 을 제3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가) C의 계약심사, 기술용역타당성심사 수감 의무 1 계약심사 다음 이유로 C은 계약심사를 받을 의무가 있다. 가 이 사건 위수탁협약 제6조 제7항은 'C은 시설비 등 정산비를 지방계약법에 준하여 집행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그러므로 C은 지방자치단체는 아니지만 서울특별시와의 관계에서는 '서울특별시로부터 지급받은 시설비 등 정산비를 지방계약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집행할 의무'를 진다. 나 지방계약법 제11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0조 제3항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제3장 제2절 1. 가. 1)항은, 시·도가 시행하는 '종합공사가 아닌 공사계약' 중 추정금액이 3억 원 이상인 계약에 대하여는 의무적으로 계약심사를 받도록 정한다. 위 규정은 행정안전부 예규이나, 지방계약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의 위임한계 내에서 위와 같은 상위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진다(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지방계약법의 수범자는「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제3장 제2절 제1의 가. 1)항에 따라 종합공사가 아닌 공사 중 추정금액이 3억 원 이상인 계약에 대하여 계약심사를 받을 의무를 진다. 다 그에 따라 C은 피고 공단 사옥 설치공사 과정에서 서울특별시로부터 지급받은 정산비를 집행할 때 종합공사가 아닌 공사계약 중 추정금액이 3억 원 이상인 계약을 체결할 경우 계약심사를 받아야 한다. 2 기술용역타당성심사 다음 이유로 C은 기술용역타당성심사를 받을 의무가 있다. 가 지방자치법 제117조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제16조 제1, 2항은 서울특별시장이 수탁기관에 위탁사무 처리와 관련하여 필요한 사항을 보고하게 하거나 지도·점검할 수 있다고 정한다. 나「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제3장 제2절 2. 가.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의무적 심사대상 사업 외에 대상기관(지방공기업, 출연·출자기관 등), 심사대상 금액이나 심사범위를 확대하여 운영할 수 있다.'고 정한다. 그에 따라「서울특별시 계약심사 업무처리규칙」제3조는 기술용역을 계약심사 대상으로 정하되, 제4조는 일정 금액 미만의 용역사업에 대해서는 계약심사를 받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한다. 즉, 제4조의 요건에 해당하는 '일정 금액 미만의 용역사업'은 계약심사를 받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심사를 받지 않을 수 있는 것이므로, 반대로 서울특별시가 계약심사를 받도록 요구할 수 있다. 다 이 사건 위수탁협약 제4조 및 [별표1] 제21조는 '서울특별시가 수탁업무 수행 상 꼭 필요한 경우 상호 협의하여 C에 추가 업무지시를 할 수 있다.'고 정한다. 라 서울특별시는 이 사건 위 수탁협약 체결 이후 C에「기술용역타당성심사 및 건설공사 지도·점검 업무개선」을 준수하여 기술용역타당성심사를 받으라는 취지의 지시를 하여 왔으므로, C으로서는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의 계약심사, 기술용역타당성심사 생략 지시 원고는 C이 피고 공단 사옥 설치공사의 계약 체결 관련 담당자에게 계약심사 및 기술용역타당성심사 대상인 아래 각 공사계약 5건에 대하여 계약심사 및 기술용역타당성심사를 생략하라고 지시하였다(다툼 없는 사실, 갑 제8호증 제12면). 원고가 '피고 공단 설치사옥공사의 계약 담당자로 하여금 계약심사, 기술용역타당성심사를 생략하도록 지시'한 행위는, 이 사건 위수탁협약을 위반한 것으로서 C 대표이사로서의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C 임원인사규정 제6조, 제18조에서 정한 문책대상 행위에 해당한다. 제3 징계사유는 존재한다.

2)

징계사유의 발생 시기 및 발생 당시 원고의 지위 원고가 '피고 공단 설치 사옥공사의 계약 담당자로 하여금 계약심사, 기술용역타당성심사를 생략하도록 지시'한 행위는 2020. 5.부터 2020. 11.까지 사이에 이루어졌다(다툼 없는 사실). 당시 원고의 지위는 'C 대표이사'이며, 제3 징계사유 행위 자체도 원고가 'C 대표이사'로서 행한 것이다.

4.

피고 공단이 제1, 3 징계사유로 원고를 문책할 수 있는지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1)

원고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원고가 피고 공단 입사 전 'C에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발생한 비위행위이다. 피고 공단은 이 사건 각 징계사유를 근거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임처분을 할 수 없다.

2)

피고 C의 물적·인적 재산이 피고 공단으로 이전되었고 피고 공단이 C의 영업을 양수하면서 원고와 C 사이의 근로관계도 피고 공단에 포괄적으로 승계되어 그 계속성이 유지된다(이하 '제1 주장'이라 한다). 피고 공단은 C의 유일한 영업과 모든 재산을 양수하고, 계약 관계 일체를 인수함으로써 마치 상법상 합병의 효과와 유사하게 C의 모든 권리의무를 승계하였다. 피고 공단이 인수한 계약에는 원고와 C 사이에 체결된 위임계약도 포함되고, 원고는 위와 같은 계약인수에 동의하였다. 즉, 피고 공단은 원고와 C 사이의 위임계약에 따른 C의 권리의무를 승계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에 대한 C의 문책 권한 역시 승계하였다. 따라서 피고 공단은 원고가 C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발생한 비위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아 이 사건 해임처분을 할 권한이 있다(이하 '제2 주장'이라 한다).

나.

제1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C의 대표이사로서 임원이었다. C은 종업원지주제 회사로(을 제41, 42호증), C 대표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되고 그 임기는 3년이다[C 정관 제22, 23조(갑 제22호증)]. 그에 따라 원고는 C과 위임 관계에 있었을 뿐(상법 제382조 제2항) 고용관계에 있지 않았다. 원고를 지휘·감독할 사용자도 C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영업이 포괄적으로 양도되면 반대의 특약이 없는 한 양도인과 근로자 간의 근로관계도 원칙적으로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된다.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에 근로관계의 일부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으나, 그러한 특약은 실질적으로 해고나 다름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고, 영업양도 그 자체만을 사유로 삼아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4. 6. 28. 선고 93다33173 판결, 대법원 2020. 11. 5. 선고 2018두54705 판결 등 참조). 피고는 위 법리에 따라 '원고와 C사이의 근로관계도 피고 공단에 포괄적으로 승계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법리는 근로관계의 승계에 관한 것일 뿐 위임관계의 승계에 관한 것이 아니다. 원고는 C과 위임계약을 체결한 대표이사이다. 제1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제2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 공단은 2020. 12. 31. C으로부터 F센터와 관련된 영업·재산을 양수하고, 계약 관계 일체를 인수하였다(을 제44호증. 이하 'F센터 인수'라 한다). F센터 인수는 법률상 피고 공단이 C으로부터 F센터 영업을 양수한 '영업양도'로 보아야 하고, 피고 공단이 C을 흡수합병 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의 주장과 같이 '비록 흡수합병이 아니라 하더라도 흡수합병의 효과를 부여하여야 한다'고 볼 수도 없다. 그에 따라 제1, 3 징계사유로 근거로 원고를 문책할 권한은 F센터 인수 후에도 여전히 C이 보유하다가 C의 해산으로 소멸하였을 뿐, F센터 인수로 피고 공단에 이전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C과 같은 구조·영업 방식을 가진 주식회사 W(C과 유사하게 피고 공단 설립 전까지 서울특별시로부터 'I센터'의 관리·운영 사무를 위탁받아 운영하다가, 피고 공단이 설립되자 피고 공단에 해당 사무와 관련한 영업을 양도한 회사. 이하 'W'이라 한다)은 C과 같은 시기인 2020. 12. 31. I센터의 위수탁 계약을 종료하고 I센터의 자산과 사업 일체를 피고 공단에 이전하였다(갑 제3호증 제6면, 을 제33, 44호증). 그런데 W은 2022. 3. 24. X 주식회사(이하 'X'이라 한다)에 흡수합병 되었다(갑 제29호증). 원고가 만약 C의 대표이사가 아닌 W의 대표이사였다면, 같은 비위 혐의가 있는 대표이사에 대한 문책권한은 피고 공단이 아닌, 흡수합병을 한 X로 승계된다(이에 대하여 피고는, W에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할 자산이나 인적 조직이 남지 않았다면 피고 공단에 그 권한이 승계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흡수합병에 따른 승계 효과를 피고 공단에 부여할 어떠한 법률적 근거가 없다). 피고 주장에 따르자면 C의 대표이사가 한 비위에 대한 문책권한은 피고 공단에게 이전됨에도, 동일한 구조·영업 방식을 갖는 W의 대표이사가 한 비위에 대한 문책권한은 X이 갖게 된다. 자산과 사업 일체의 이전 후에 그 주식회사가 청산하였는지 흡수합병 되었는지에 따라 문책권한 승계권자가 달라지는 결과는 우연한 사정에 좌우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

2)

F센터 인수를 흡수합병으로 보거나 (흡수합병이 아니라 하더라도) 흡수합병의 효과를 부여한다면, 비단 이 사건과 같이 대표이사에 대한 문책권한 승계 문제뿐만 아니라 F센터 인수를 둘러싼 여러 법률문제에 관하여 큰 영향을 미쳐 법적 안정성을 저해한다. 예를 들어, C 직원들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문제가 있다. C의 직원 19명(2020. 12. 31.자로 C을 퇴직하여 모두 피고 공단의 직원이 되었다)은 2022. 2. 3. C을 상대로, 'C은 장기근속수당, 자격수당 등 여러 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함에도 이를 제외한 채 산정한 “기본급”을 기준으로 시간외근로수당 및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산정하였고 그 부족한 시간외근로수당 및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였으므로 부족한 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소를 제기하였다. 위 직원들은 위 소에서 일부 승소하였고, 그 승소 금액은 원금만 272,133,268원에 달한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2. 15. 선고 2022가합507662 판결(갑 제28호증). 위 판결은 항소기간 경과로 확정되었다. 이하 위 판결을 'C 직원들의 임금 등 청구 판결'이라 한다]. F센터 인수를 영업양도로 본다면, 영업양수 전에 발생한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채무를 영업양수인이 책임지는가와 관련한 검토가 필요하다.<2> 반면 F센터 인수를 흡수합병으로 보거나 흡수합병의 효과를 부여한다면, 그러한 검토를 거칠 필요 없이 C의 채무가 당연히 피고 공단에 이전된다. 그뿐만 아니라 C 직원들의 임금 등 청구 판결의 소송법적 효과도 문제된다. F센터 인수를 영업양도로 본다면, C 직원들의 임금 등 청구 판결은 잔존하는 별개의 법인격과 당사자능력을 가진 C에 의하여 수행된 것으로, 피고 공단에는 별다른 소송법적 효과가 없다. 반면 F센터인수를 흡수합병으로 보거나 흡수합병의 효과를 부여한다면, C 직원들의 임금 등 청구판결의 소 제기 이전에 C은 이미 피고 공단에 흡수합병 되었으므로 당사자능력이 없었던 것인지 등의 문제가 추가로 검토되어야 한다.

3)

원고와 C의 위임관계는 피고 공단에 그대로 승계되지 않았다. 서울특별시는 2020. 9. '피고 공단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려, 피고 공단의 임원 선임방법, 요건, 절차 등을 정하였다(갑 제26호증). '피고 공단 임원추천위원회'는 2020. 9. 17. 임원 모집계획 공고, 2020. 10. 8. 임원 모집계획 재공고를 하여 이사장 1인, 상임이사(경영기술본부장) 1인, 상임이사(E운영본부장) 1인, 비상임이사 4인, 감사 1인에 대한 공모절차를 진행하였다(갑 제4호증). 원고는 2020. 10.경 상임이사(E운영본부장) 직에 지원하면서 지원서·자기소개서·직무수행계획서 등 지원서류를 접수하였다(갑 제5호증). 원고에 대한 서류심사, 면접심사를 거쳐, '피고 공단 임원추천위원회'는 2020. 10. 28. 원고를 상임이사(E운영본부장) 최종 후보로 추천하였다. 이러한 과정이 단지 형식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볼 사정이 없다. '피고 공단 임원추천위원회'의 각 위원은 서류심사 당시 원고에게 구체적인 점수를 부여하였고, 최종 후보 추천 단계에서도 실질적으로 추천 여부를 논의하였다(갑 제26호증). 이처럼 원고와 C 사이의 위임계약은 원고의 사임에 따라 종료되고(갑 제1호증), 원고는 위와 같이 피고 공단 임원 모집계획 공고에 응시하여 서류전형, 면접전형을 거쳐 최종적으로 선발되어 피고 공단과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 공단은 원고와 새롭게 상임이사(E운영본부장) 직에 관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4)

이 사건 조례 부칙(2020. 5. 19.) 제4조는 “이 조례의 시행 전에 C이 업무수행을 위하여 국가, 지방자치단체, 그 밖의 관계인과 체결한 각종 협정, 협약, 계약 등은 공단의 설립등기일에 피고 공단에 승계된 것으로 본다.”고 정한다(갑 제3호증). 피고는 위 조항을 근거로, 피고 공단이 원고와 C 사이의 위임관계를 승계한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조례 부칙 제4조는 피고 공단이 F센터를 C으로부터 영업양수하면서, 'F센터의 업무에 수반하는' 각종 협정, 협약, 계약을 인수한 것이다. C이 다른 업체와 체결한 피고 공단 사옥 설치공사 계약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피고 공단은 위 부칙 조항에 근거하여 C의 조달청 수요기관 지위를 승계하였다(을 제45호증). 이 사건 조례 부칙 제4조에서 말하는 '각종 협정, 협약, 계약'에 원고와 C의 사이의 위임계약은 포함되지 않는다. 'F센터의 업무에 수반하는' 계약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원고와 C 사이의 위임계약'이 이 사건 조례 부칙 제4조에 따라 피고 공단에 승계되었다면, 서울특별시가 '피고 공단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려 피고 공단의 임원 선임방법, 요건, 절차 등을 공고하고 원고가 이에 응하여 각종 전형을 거쳐 최종 후보로 선발된 것을 설명할 수 없다.

5)

피고가 주장하는 다른 사정만으로는 F센터 인수의 '영업양도' 효과를 뛰어넘어, 법률적 근거 없이 '흡수합병' 효과를 부여할 실질적 필요성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는 1 지방공기업법상 공단은 지방자치단체 외에 출자가 불가능하고 주식발행도 불가능하기에 '흡수합병'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 2 C은 이 사건 위수탁협약으로 F센터를 관리하는 외에는 아무런 독자적인 사업을 하지 않은 점, 3 C은 완전 종업원지주제 주식회사로, C 직원이 아닌 주주는 존재하지 않는 점, 4 C의 주주들은 F센터의 피고 공단 이전에 모두 찬성한 점, 5 C의 모든 채권·채무관계, 인적·물적 조직, 자산 일체가 모두 피고 공단으로 이전되었다는 점을 든다(피고의 2024. 8. 22.자 준비서면). 우선 피고가 주장하는 위 5 사정은 인정하기 어렵다. C에는 2021. 7. 5. 당시 Y공제조합에 대한 192,832,020원 상당의 출자금반환채권도 있었고(이 법원의 Y공제조합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C의 청산인 Z이 2021. 10. 8. 상법 제540조에 따라 C의 재산을 정리하여 청산종결 하였기 때문이다(갑 제1호증). 나아가 C은 C 직원들의 임금 등 청구 판결의 소에서 소송대리인을 선임하여 변론하는 등 피고 당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다(앞서 본 사실). 피고가 주장하는 1 내지 4 사정만으로는 '흡수합병' 효과를 부여할 실질적 필요성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 공단으로서는 제1, 3 징계사유를 사전에 파악하여 피고 공단의 임원 모집과정에서 원고를 탈락시킬 수 있었다. 피고 공단이 제1, 3 징계사유를 상임이사(E운영본부장) 위임계약 체결 이후에 알게 되었다 하더라도, 원고와의 위임계약을 다른 이유로 취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었다. 피고가 주장하는 각 사정으로 '흡수합병' 효과를 부여한다면, 이는 법률적 근거가 없어 잘 들어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여러 어려운 법률문제에 직면한다.

라.

소결론 피고 공단은 제1, 3 징계사유를 근거로 '피고 공단 임원인사규정 제20, 24조, '를 적용하여 원고를 문책할 수 없다.

5.

이 사건 해임처분의 무효 피고 공단은 이 사건 각 징계사유로 근거로 '피고 공단 임원인사규정 제20, 24조, '를 적용하여 원고를 해임하는 이 사건 해임처분을 하였다. 그런데 피고 공단은 제1, 3 징계사유를 근거로 원고를 '피고 공단 임원인사규정 제20, 24조, '를 적용하여 문책할 수 없고, 제2 징계사유는 징계사유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해임처분은 위와 같은 실체적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6.

피고의 금전 지급 의무 원고가 피고 공단으로부터 직위해제 처분을 받은 날(2021. 11. 11.)부터 해임의결일(2022. 1. 13.)까지 급여 중 직위해제를 원인으로 삭감되어 미지급된 임금은 5,775,300원인 사실, 해임의결일 후 임기만료일까지 23개월간 미지급 급여는 194,902,000원인 사실, 원고가 이 사건 해임처분을 받지 않고 위임계약 만료일까지 상임이사(E운영본부장)로 일하였다면 지급받았을 퇴직금 중 미지급금은 22,020,190원인 사실은 모두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원고의 2024. 8. 20.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피고의 2024. 8. 20.자 준비서면).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무효인 이 사건 해임처분으로 인한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 222,697,490원(= 5,775,300원 + 194,902,000원 + 22,020,19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임기만료 다음 날인 2023. 12. 16.(갑 제7호증)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수 있다고 인정<3>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4. 12. 2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7.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원고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정현경 송영복 각주1) 전자기록상 자동 부여되는 면수를 뜻한다. 이하 같다. 각주2) 퇴직금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기업이 사업부문의 일부를 양도하면서 그 물적 시설과 함께 양도하는 사업부문의 근로자들의 소속도 변경시킨 경우에 있어 해당근로자가 자의에 의하여 계속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로 사업을 양도하는 기업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지급받은 다음 사업을 양수하는 기업에 입사하였다면 계속근로관계가 단절된다 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자의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업을 양도·양수하는 기업들의 경영방침에 의한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퇴직과 재입사의 형식을 거친 것에 불과하다면 이러한 형식을 거쳐서 퇴직금을 지급받았더라도 근로자에게 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가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계속근로관계는 단절되지 않는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경우에 근로자가 최종적으로 사업을 양수한 기업에서 퇴직하면, 그 기업은 사업을 양도한 기업에서의 근속기간을 포함한 근속연수에 상응하는 퇴직금에서 이미 지급된 퇴직금을 공제한 나머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4다34790 판결) 각주3)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를 다투어 제1심에서 그 주장이 받아들여진 바 있다면 비록 항소

아니라 사업을 양도·양수하는 기업들의 경영방침에 의한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퇴직과 재입사의 형식을 거친 것에 불과하다면 이러한 형식을 거쳐서 퇴직금을 지급받았더라도 근로자에게 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가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계속근로관계는 단절되지 않는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경우에 근로자가 최종적으로 사업을 양수한 기업에서 퇴직하면, 그 기업은 사업을 양도한 기업에서의 근속기간을 포함한 근속연수에 상응하는 퇴직금에서 이미 지급된 퇴직금을 공제한 나머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4다34790 판결) 각주3)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를 다투어 제1심에서 그 주장이 받아들여진 바 있다면 비록 항소심에서 그 주장이 배척되더라도 그 주장은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항소심판결 선고 시까지는 같은 조 제1항이 정한 지연손해금 이율을 적용할 수 없다(대법원 1998. 5. 8. 선고 97다50725 판결,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70285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