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항소심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일부를 아래와 같이 고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중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고치는 부분]
○ 제1심 판결서 2쪽 17~20행을 다음과 같이 고친다.
원고의 주장
원고는 F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피고의 사업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지휘・명령을 받으며 근무하였다. 이는 파견법 제5조 제1항의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가 아닌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또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근로자파견사업 허가를 받지 않은 F으로부터 근로자파견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2015. 1. 12.부터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 또는 제5호에 따라 원고를 직접 고용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이를 불이행하였으므로 원고에게 그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서 18,254,856원(피고가 고용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았을 2015. 1. 12.부터 2015. 12. 31.까지의 임금액에서 해당 기간 동안 원고가 F으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액을 공제한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 근로자파견 불인정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8, 10~18, 20, 22, 25, 26, 28호증, 을 제1, 3~8, 11, 14,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 관계가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근로자파견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손해배상 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가 실질적인 사용사업주로서 원고에게 지휘・명령을 하였다거나 원고가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원고가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⑴ 원고는 C의 사업장이 있는 E연구소로 출퇴근하였다. G연구소에서 중량 업무를 수행해야 되는 날에도 원고는 일단 E연구소로 출근하였다가 G연구소로 이동하여 피고가 연구・개발하는 자동차 부품 등의 무게를 측정하는 일을 수행한 후 E연구소로 복귀하여 측정한 수치를 엑셀 프로그램에 입력하였다. 원고는 2015. 1. 12.부터 2015. 12. 31.까지 총 111회 G연구소를 방문하였다.
⑵ G연구소를 방문하는 경우, 원고는 피고의 차량분석팀 사무실에 도착하여 F 근로자들에게 제공된 위 사무실의 일부 공간에서 안전모 등 장비를 챙긴 다음, 무게를 측정하여야 할 자동차 부품 등이 소재한 빠이롯트동과 조립동에 출입하여 그 무게를 재었다. 이때 피고의 차량분석팀 직원은 해당 동까지 원고를 차에 태우고 운전하여 데려다 주거나 연구소 내 셔틀버스로 동행하였고, 자신의 신분증을 출입구에 인식시켜서 원고가 해당 동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⑶ G연구소에서 원고가 머무는 위 차량분석팀 사무실 내 공간은 그 사무실의 다른 공간과 칸막이로만 구분되어 있었다. 원고는 위 사무실 내 설치된 피고의 컴퓨터로 업무용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무게 측정 결과를 입력하는 등의 일을 하기도 하였다.
원고가 주장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은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지휘・명령이나 원고의 피고 사업에의 편입을 인정할 만한 근거가 되기 부족하다.
⑴ 피고 근로자의 개별적 지시 및 감독 : 원고는, 피고의 차량분석팀 직원들이 차량분석팀 사무실 내에서 원고가 수행해야 하는 중량 업무에 관하여 구두로 개별 지시를 하였고, 원고가 무게 측정을 할 때 동행하는 피고의 차량분석팀 직원이 원고의 근태를 감독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⑵ 측정일 및 측정해야 할 자동차 부품 등의 범위 결정 : 원고는 이를 피고가 결정하였고, 그러한 결정이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F 근로자들의 무게 측정 일정이나 그 업무량을 피고가 단독으로 정하는지, C나 F이 그 결정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 분명하지 아니하고, 그 업무량이 변동할 경우 F은 G연구소를 방문할 직원의 수 등을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보이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⑶ 같은 사무실 사용 등 : 피고의 차량분석팀 직원의 업무와 원고 등 중량 업무를 담당하는 F 직원의 업무는 명확히 구분된다. 신차 개발을 수행하여 보안유지가 필요한 G연구소의 특성상 피고의 직원이 원고를 무게 측정 장소까지 직접 이동시켜 준 것일 뿐, 원고의 중량 업무를 함께 수행하거나 원고를 감독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러한 이상 원고가 무게 측정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시간 동안 피고의 차량분석팀 사무실의 일부를 사용하였다거나 무게 측정 업무 수행 시 피고 직원과 함께 이동하였다고 하여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들과 공동으로 작업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⑷ 기술용역수행계약서에 기재된 피고 직원의 역할 : 원고는, B・D가 2020. 1. 23. C와 체결한 기술용역수행계약의 계약서(을 제1호증)에 첨부된 ‘중량업무용역 과제계획서’에 피고 소속 G연구소 중량 담당자의 ‘역할 및 책임’ 사항으로 “1. 주요 의사 결정 주관 / 2. 작성 중, 작성 완료, 수정 단계에서의 단계별 점검 / 3. 산출물 승인, 업무 수행에 필요한 시스템 권한 제공”이라고 기재된 점(12쪽)을 들어, 피고가 원고의 업무수행을 관리・감독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하부 실행조직으로서 현장 실무를 담당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계약서는 원고가 중량 업무를 수행한 2015년 당시의 계약서가 아니다. 설령 2015년의 계약서에도 이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① 위 내용 외에 피고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② C의 ‘역할 및 책임’ 사항으로 “1. 프로젝트 일정 관리 / 2. 프로젝트 문제점 관리 / 5. 산출물 관리”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가 F의 중량 업무 담당 직원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권한을 행사하는지, 그러한 권한이 사용사업주의 권한에 해당하는지 알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는 제1소송에서 C의 M 과장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고 M에게 업무보고를 하였으며 M이 원고의 근태관리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증거들을 제출하였다. 이 사건 소송에서 원고는 피고로부터 업무지시와 근태관리 등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제1소송에서 제출한 증거들의 일부를 그대로 제출하고 있는데, C의 M 과장이 원고에게 어떠한 지시를 하고 보고를 받았다고 하여 그로써 피고가 원고를 지휘・감독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원고와 비슷한 시기에 F에 근무하였던 직원인 K와 L의 제2소송에서의 증언을 이 사건에서도 증거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들의 증언을 전부 믿는다고 해도 증언의 전체적인 내용은 C의 M 과장이 F 직원에 대한 업무배치와 작업 일정 결정(G 연구소 출장 포함), 업무교육 및 평가, 휴가 등 근태관리를 하였다는 것이다.
피고가 F이 원고를 채용하는 데 결정권이나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는 ‘피고의 차량분석팀 직원인 J이 원고에 대한 최종 면접을 보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에 부합하는 사정으로 ① J이 2018. 3. 19. 원고와 통화하면서 ‘F에 이런 사람들을 뽑아달라고 하면 F에서 그에 해당하는 자를 선별하여 그 대상자 면접을 보는 것이다’라고 이야기 한 사실이 인정되고, ② L이 제2소송에서 ‘자신이 입사할 때 피고의 차량분석팀 직원이 2차 면접을 봤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그러나 2018. 3. 19. 자 원고와 J의 통화 내용에 의하더라도 J이 당일 원고를 면접하기 위하여 원고를 만난 것은 아니었다고 보이고, 원고를 면접한 다른 피고의 직원이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원고나 L이 말하는 피고의 면접 결과에 따라 F에 채용되지 못한 사람이 있었음이 확인되지 않고, ‘자동차 설계경력을 물어보았다’는 것 외에 L이 말하는 2차 면접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 그렇다면 J이 원고와 짧게 통화하며 원고가 3년 전에 있었던 사실을 묻는 것에 대해 단편적으로 진술한 내용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F이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 원고 등을 피고의 담당자에게 소개한 것을 넘어서 피고의 담당자가 F에 입사하는 직원들에 대한 면접을 실시함으로써 피고가 F 직원의 채용 여부를 결정하였다거나 이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가 F 소속 근로자들에 관하여 일반적 작업배치권을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앞서 본 2020. 1. 23. 자 기술용역수행계약서의 ‘중량업무용역 과제계획서’ 중 인력투입 계획 부분(13쪽)에 중량 업무를 수행할 C와 F 직원의 직(등)급과 인원수가 특정되어 있는 점(C: 부장 1명, 과장 1명 / F 중급 2명, 초급 3명)을 근거로, 중량업무를 수행하는 F 근로자에 대한 일반적 작업배치권을 피고가 행사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설령 2015년의 계약서에도 이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① 위 내용은 기술용역수행계약의 계약기간(1년) 동안 투입될 F의 직원 수를 기재하고 있는 것이고, “총 계획 공수의 10% 이상 변경이 발생할 경우 부록 1의 변경 절차에 따라 양 사 간 합의 하에 용역 대가 재산정을 목적으로 계약을 변경할 수 있다”고 병기된 점, ② F의 직원 수뿐 아니라 C의 직원 수도 기재되어 있는 점, ③ 피고가 계약기간 중에 F이 위 인원을 실제 투입하였는지를 감독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인력투입 계획에 기재된 인원수가 용역 대가의 산정을 위하여 업무량을 인원수로 표시한 것을 넘어 F이 투입해야 하는 개별 직원의 수를 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그 외에 피고가 F에 일정 수의 직원을 투입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따라서 피고가 F 소속 근로자들에 관하여 일반적 작업배치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다.
1년에 한 두 차례 개최된 이 사건 업무 등과 관련한 워크숍에 F과 피고의 직원들이 참석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 워크숍은 피고가 아니라 C와 F이 공동으로 주최한 것으로 보이고, 그러한 행사에 피고의 직원이 참여하였다고 하여 이를 이유로 F의 중량팀 직원들이 실질적으로 피고의 사업에 편입되어 있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F은 자동차 설계 분야에서 일정한 전문성과 기술성을 가졌다고 보인다. F은 2007년에 설립되어 현재에도 자동차 부품 설계 등에 관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 대표자 H은 제1소송에서 ‘F은 피고 외에도 R, P, Q 등과 거래하고 있고, 2015년 기준으로 C에 대한 매출과 그 외의 매출이 50 대 50 정도이다’라고 증언하였다. 원고는 F에서 팀장(축중팀)으로도 근무한 바 있어 F의 매출처와 매출비율에 관하여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위 증언 내용에 관하여 반박하지 않고 있다.
원고는 제2소송에서 F이, 원고의 출장비 청구에 관하여 ‘원고가 G연구소에 간 것을 출장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출장이 아니라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작업장소인 회사 현장 또는 출장소(파견사)에 해당합니다’라고 주장한 것(갑 제8호증)을 두고, F이 원고를 피고에 파견하였음을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내용은 중량 업무는 G 연구소에서 해야 할 필요가 있고 이를 전제로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기 때문에 ‘원고가 G연구소에 방문한 것이 근로계약상 출장비를 별도로 지급하여야 하는 출장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한 것에 불과하지, F이 원고를 피고에게 파견법에서 말하는 근로자파견을 하였음을 자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원고의 근로계약서에서 ‘파견’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맥락에 비추어 원고의 노무제공 관계의 실질과 관계없이 근로자파견을 인정할 수도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우(재판장) 신용호 이병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