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5. 7. 9. 선고 2024누43319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의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원고는 이 사건 병원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2022. 9. 16. 근로계약의 종료를 구두로 통보함으로써 원고를 해고

하였는데,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와 달리 판단한 중앙노동위원회 2023. 4. 7.자 D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피고 및 참가인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을 실질적으로 공동운영한 사람으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병원의 휴업 등으로 인하여 동업관계가 청산된 것이다. 설령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원고와 참가인은 근로관계의 종료에 관하여 합의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해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3.

관계 법령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의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가 이 사건 병원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

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2)

인정사실

①

2017. 5. 13.경 원고와 참가인의 이사장인 E 사이에 아래와 같은 합의서가 작성되었다(갑 제2호증의 1).

②

2018. 6. 16.경 원고와 위 E 사이에 아래와 같은 계약서가 작성되었다(갑 제2호증의 2).

③

2022. 5. 10.경 원고와 E 사이에 아래와 같은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가 작성되었다(갑 제2호증의 3).

④

E는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고(을나 제21호증), 2022. 7. 28.경 유사한 내용의 서면을 내용증명 우편을 통하여 발송하였는데, 위 서면에는 이 사건 병원의 휴직예정일이 2022. 8. 30.로 기재되어 있다(갑 제2호증의 5).

⑤

원고는 2022. 9. 17. E에게 "2022. 7. 5. 2,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나 현재

까지도 이행하지 않아 중간정산 합의서가 무효가 되었음을 통보합니다. 퇴직일인

2022. 7. 17. 현재까지 법에 정한 퇴직금을 정산하여 입금해주기 바랍니다."라는 내용

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갑 제2호증의 6).

⑥

원고는 2022. 9. 17.경부터 이 사건 병원에 나오지 않았고, 2022. 10. 4.경 이 사건 병원에서 일부 물품 등을 회수하였다. 다만 원고는 2022. 10. 7.경 및 2022. 10. 9.경 이 사건 병원에 나와 기존 예약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대가를 현금으로 수령하였다.

⑦

원고는 2022. 8. 6. 이 사건 병원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을 취득하였고, 2023. 3. 2. 위 자격을 상실하였다(갑 제3호증의 1).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나 제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15, 31, 3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이 사건 병원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가)

업무에 관한 사항의 지정 및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사용자의 지휘·감독 여부

①

원고는 2012. 7. 6.경부터 2022. 9. 16.경까지 이 사건 병원에서 성형외과 의사로 근무하였다. 위 기간 동안 이 사건 병원의 운영시간은 평일 기준 10:00경부터 18:30경까지였고, 원고는 필러·보톡스, 지방 이식, 안면·이마 거상 등을 포함한 진료 또는 처방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원고는 일부 수술에 관하여는 특정한 시간대에 진행하도록 지정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를 넘어 병원 개시 또는 종료 시각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근무일정을 자유롭게 조정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매년 일정한 일수의 휴가

를 부여받거나 장기간에 걸쳐 휴가를 썼다는 사정도 나타나지 않는다.

②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의 유일한 의사로서 대부분의 진료 등 업무를 직접 수행하여 온 것으로 보이고,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한 적은 없다. 비록 진료의 내용과 방법을 원고가 주도적으로 결정하였으나, 고도의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의료 업무의 특성상 의료전문가가 아닌 E 등이 진료와 처방 등 업무 내용을 지시하거나 업무 수행 과정을 일일이 지휘·감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병원의 유일한 의료전문가인 원고로서는 통상의 근로관계에서보다 업무의 내용과 방식에 대한 결정권과 재량권을 폭넓게 행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참가인에게 진료업무 수행의 현황이나 환자치료 실적을 보고한 바 없으나, 이 사건 병원의 의사는 원고뿐이었으므로 위와 같은 사항들은 진료기록부, 환자명부, 처방전 등을 통하여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것 으로 보이고, 참가인이 별도로 원고에게 업무 보고 등을 요구하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앞서 본 것과 같은 사정들만으로 원고가 참가인의 관리·감독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업무 내용 등을 결정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더욱이 원고가 진료나 처방 등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넘어, 직원의 채용에 관여하거나 이 사건 병원의 운영에 관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통상 사업체의 운영자 또는 동업계약의 당사자가 갖는 권한을 행사하였거나, 그와 같은 권한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였다는 사정도 나타나지 않는다.

나)

보수의 성격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①

노무에 대하여 지급된 보수가 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일의 완성이나 경영상황의 변동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되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관찰하여 판단할 문제이다. 임금이 고정적으로 지급된다고 함은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그 업적, 성과 기타 추가 조건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당

연히 지급될 것이 예정되어 있다는 것을 뜻하고, 정기적으로 지급된다고 함은 임금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적으로 지급된다는 것을 의미하며(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임금의 지급 방식이 고정되어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사업의 성격이나 사업장의 경영상황에 따라 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보수를 분할하여 지급하거나 복수의 경로를 통하여 지급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따라서 원고가 월별 보수를 일거에 수령하지 않았다거나, 현금 수령 또는 계좌이체 등 여러 방식을 통하여 지급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지급된 보수가 임금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②

원고는 매달 합계 1,600만 원 또는 1,500만 원의 고정된 보수를 지급받았고, 월

매출액이 일정 금액을 초과할 경우 그 초과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로 지급받았다. 비록 원고가 보수 중 일부를 자신의 필요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분할해서 현금으로 수령하기는 하였으나, 월별 보수 총액은 1,600만 원 또는 1,500만 원으로 유지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특정 월에 수령한 현금이 1,500만 원이 되지 않으면 그 이후에 수납된 현금을 종전 미지급된 보수에 산입하는 방식으로 계산하였던바, 결과적으로 매달 원고가 수령한 보수의 총액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③

참가인은 2012. 8. 6. 원고에 대하여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취득신고를 하였고, 원고와 E는 2022. 5. 10.경 '원고는 E로부터 퇴직금 20,000,000원을 2022. 7. 5. 지급받고, 그동안 10년 퇴직금을 완불받는 것으로 하며, 기본월급과 월매출 금 50,000,000원 이상일 때 성과금 30%를 지급받는 걸로 하고, 퇴직금은 없는 것으로 한다.'라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위 합의서는 원고와 위 E 사이의 채권·채무관계를 확정하고 민·

형사상 분쟁 등을 일거에 해결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 무렵까지 지급해야 할 퇴직금 액수에 대한 내용 외에 근무를 완전히 종료할 때까지의 퇴직금 지

급 관계에 대한 내용까지 포함된 점에 비추어 일자를 정확히 정하지는 아니하였으나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를 조만간 종료하기로 하는 내용의 잠정적인 합의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다)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의 감수 여부 등

①

원고가 자기 몫의 보수를 지급받는 것 이외에 이 사건 병원의 자금 운용에 관여하였다거나 이 사건 병원의 운영 과정에서 생긴 손실을 부담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참가인은 이 사건 병원의 운영이 어려워진 때에도 원고에게 매달 지급되는 보수를 1,600만 원에서 1,500만 원으로 낮추어 달라고 요청하거나 보수의 일부를 다음 달 또는 그 이후에 지급하였을 뿐이다.<각주1> 이는 조합원들 간 손실의 분담을 그 내용으로 하는 통상의 동업 계약(조합계약)과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②

원고는 2022. 10. 4.경 이 사건 사무실에서 진료도구나 장비를 일부 회수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위 도구들이 회전의자와 이동식 선반 등 집기류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와 참가인은 위 장비 등이 양악수술 또는 안면윤곽 성형수술에 쓰이는 고가의 장비로서 원고가 이 사건 병원 원장으로 부임하면서 직접 가져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을나 제13, 14, 16, 17, 24, 25, 27 내지 30, 32, 4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이 병원에 부임하면서 반입하거나 이 병원에서 퇴거하면서 회수한 장비의 내역이나 용도 및 단가 등을 확인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고와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15, 31호증의 각 기재 등에 의하면, 원고가 수행한 시술 또는 수술에 관련된 기기 상당수는 원고가 근무하기 이전부터 이 사건 병원에 구비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고가 이 사건 병원에서 진료를 위하여 사용되는 장비 또는 의료기기 대부분을 소유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라)

기타 사정들

①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근

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아니하였다거나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쉽사리 단정하여서는 안된다.

②

원고는 자신의 자녀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진료 업무를 수행하였고, 이에 대한 대가를 수령하였다. 그러나 위 진료의 수행 일시, 횟수 및 내용 등을 특정할 수 있는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이상(원고는 이 사건 병원에서의 근무시간이 종료된 이후에 진료하였고, 그 횟수도 2차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을나 제10호증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1. 12. 27. 위 병원 측으로부터 8,590,000원, 2022. 8. 30.경 5,600,000원, 합계 14,190,000원을 지급받았다), 원고가 이 사건 병원과 무관하게 독자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거나 근로시간 및 장소의 제한을 받지 않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③

원고가 이 사건 병원의 개시 시간에 맞추어 출근하지 않거나 환자가 대기 중인 상황에서도 장시간 자리를 비우는 등으로 인하여 환자들이 이 사건 병원에 불만을 제기하였고, 원고의 거친 연행 등으로 인하여 참가인 소속의 직원들이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는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도 드물게나마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서 엄격한 근태 관리나 경고 등 별도의 조치를 통하

여 해결하여야 할 것으로 보이고, 그 자체로 근로관계의 종속성 유무를 판단하는 핵심적인 기준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원고와 E는 2020년경 건물을 공동으로 매입하여 별도의 사업을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하였으나 위 방안이 최종적으로 실현되지는 못하였고, 이에 원고는 2022년경 건물매입비용 등 명목으로 E에게 교부하였던 26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 그러나 이는 원고가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한 때로부터 8년가량 지난 시점에 E와 함께 이 사건 병원과 무관한 별도의 사업을 구상한 것으로서, 이를 근거로 이 사건 병원의 운영에 있어서 원고가 E와 사이에 동업 관계에 있었다고 추단할 것은 아니다.

나.

근로관계 종료의 법적 성질

1)

관련 법리

근로자가 근로관계의 종료 원인이 해고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사용자가 합의해지에 따라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해당 근로관계의 종료 원인이 해고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8. 16. 자 2018두43941 판결의 원심판결인 서울고등법원 2018. 5. 4. 선고 2017누84329 판결 참조).

계약이 합의해지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계약이 성립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계약의 청약과 승낙이라는 서로 대립하는 의사표시가 합치될 것을 요건으로 하는바, 이와 같은 합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쌍방 당사자의 표시행위에 나타난 의사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일치하여야 하므로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계약해지에 관한 조건을 제시한 경우그 조건에 관한 합의까지 이루어져야 합의해지가 성립된다(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5다21647, 21654 판결 등 참조).

근로자가 사직원을 제출하여 근로계약 관계의 해지를 청약하는 경우 그에 대한 사용

자의 승낙 의사가 형성되어 그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이전에는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는 것이나,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 관계를 해지시키기로

합의하였다면 그 합의 시에 근로자의 근로계약 관계 해지의 청약 의사표시에 대하여 사용자의 승낙 의사가 확정적으로 형성, 표시되어 해지의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 어느 일방 당사자가 임의로 이를 철회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이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위 합의 시 특별히 근로계약 관계를 일정 기간 경과 후 종료키로 약정하였다고 하여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대법원 1994. 8. 9. 선고 94다14629 판결 참조).

2)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9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20. 초경 E에게 부천시 소재 30억 원 상당의 건물을 공동 매입하여 노인요양원을 운영할 것을 제안하였고, E와 사이에 부동산 매입에 필요한 계약금 3억 원중 2억 6,500만 원은 원고가, 나머지 3,500만 원은 E가 각각 부담하기로 하였다. 그에 따라 원고와 E는 2020. 3. 10. 건물주와 위 건물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원고의 개인 사정으로 대출이 불가하고 잔금 마련이 곤란하여 건물의 공동 매입이 어렵게 되자 E가 대신 위 건물을 매수하였다. 그 과정에서 E는 원고가 지급한 계약금 일부인 2억 6,500만 원을 원고로부터 차용하는 것으로 하여 변제일 2022. 3. 10., 이자 월1%로 정하여 차용증을 작성해 주었다.

나)

원고는 위 변제기까지 위 금원에 대한 변제가 이루어지지 아니함에 따라 2022.

3. 10. E를 상대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2차142호로 대여금 2억 6,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내용의 지급명령 신청을 하였다. 한편, E는 2022. 4. 5. 원고를 상해, 강간, 강제추행으로 경기부천원미경찰서에 고소하였다.

다)

경기부천원미경찰서는 원고와 E 사이에 이 사건 합의서가 작성된 이후인 2022.5. 16. E의 위 고소 사건에 대하여 불송치(공소권없음, 혐의없음) 결정을 하였다.

라)

참가인은 2022. 9. 17. 무렵부터 2022. 10. 5.경까지 이 사건 병원의 업종을 피부과로 전환하기 위한 인테리어 공사를 하였고, 원고는 2022. 9. 17.경부터 2022. 10. 6.

경까지 이 사건 병원에 출근하지 않았으며, 2022. 10. 9.경 이후에는 이 사건 병원에 대한 노무의 제공을 완전히 중단하였다.

마)

E는 2022. 10. 13.경 및 2022. 10. 16.경 원고에게 "돈을 입금하려고 하니, 통장문을 열어달라."라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 또는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였고, 원고는 2022. 10. 19.경 "통장을 열어 놓았으니, 오늘 내로 입금하여 달라."라고 회신하였다. E 는 2022. 10. 19.경 원고의 계좌로 70,000,000원을 송금하였는데 여기에는 미지급된 3개월 치 급여 45,000,000원, 이 사건 병원이 인테리어 공사로 휴업하기 전 10일 치 급여 5,000,000원 및 퇴직금 20,000,000원이 포함되어 있다(갑 제6호증, 12~13면).

3)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 관계 종료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참가인이 2022. 9. 16.경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함으로써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이 사건 합의서 작성의 의미

(1)

원고와 E 사이에서는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기 이전까지 원고의 E에 대한 대여금과 관련한 민사분쟁, E의 원고에 대한 형사고소로 인한 원고의 형사처벌과 관련한 분쟁, 원고의 이 사건 병원에서의 근무태도 등과 관련하여 근로관계 분쟁 등으로 인하여 지속적으로 대립과 갈등상황이 지속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2)

이 사건 합의서 제1항은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를 조만간 종료하는 것을

전제로 E가 2022. 7. 5.경 원고에게 위 시점까지의 퇴직금 20,000,000원을 지급하되,

원고가 2022. 7. 5.경 이후에도 잠정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것을 전제로 기본월급과월 매출액이 50,000,000원 이상일 경우 그 초과분의 30%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지급

하는 것을 전제로 추가적인 근로에 대한 퇴직금은 별도로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원고와 참가인은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하는 것을 전제로 이에 따른 퇴직금 액수를 확정하기 위하여 이와 같은 합의에 이르렀고, 다만 근로관계의 종료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3)

이 사건 합의서 제2항은 E가 원고로부터의 차용금 26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자를 합의서 날인 직후 변제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3, 4항은 원고가 E를 상대로 제기한 지급명령 신청을 취하하고, E가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형사고소를 취하하기로 하는 내용이다. 이 부분 합의 내용은 원고와 E 사이의 기존의 민·형사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한다는 취지이다. 이 사건 합의서 제5항은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됨을 전제로 원고가 그 이후 지켜야 할 비밀준수의무 등을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4)

이와 같은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 및 구성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서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서 조만간 예정된 근로관계의 종료에 수반되는 급여와 퇴직금의

정산 및 그에 따른 비밀준수의무의 부과, 원고와 E 사이의 민·형사상 분쟁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이 이행되면 원고와 참가인 또는 E 사이에는 더 이상 어떠한 권리나 의무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나)

이 사건 합의서의 이행에 따른 근로관계의 종료

(1)

E는 원고에게 누적된 경영적자로 2022. 7. 17.부터 이 사건 병원이 휴업에 들어간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다른 성형외과로 이직할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참가인도 2022. 7. 28.경 위 카카오톡 메시지와 유사한 내용의 서면을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한 사실(휴업예정일 2022. 8. 30.)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원고는 위 카카오톡 메시지 또는 내용증명우편에 대하여 별도로 회신하지 아니한 채

계속하여 노무를 제공하였고, 참가인 또한 당초 고지한 휴업예정일 이후인 2022. 9.16.경까지 영업을 계속하였던바, 위 2022. 9. 16.경 이전까지는 근로관계가 확정적으로 종료되었다거나 원고 및 참가인에게 근로관계의 종료 시점에 관한 합치된 의사가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2)

참가인은 2022. 9. 17.경부터 2022. 10. 5.경까지 이 사건 병원의 업종을 피부과로 전환하기 위한 인테리어 공사를 하였다. 원고는 2022. 9. 17.경부터 이 사건 병원에 나오지 않았고 2022. 10. 4.경 위 병원에서 자신의 물품 등을 회수하였으며, 2022. 10.6.경까지 이 사건 병원에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는 2022. 10. 7.경 및 10. 9.경 기존 예약환자에 대한 마무리 진료 업무를 수행하기는 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2022. 9. 17.경 이후에는 이 사건 병원에 대한 노무의 제공을 완전히 중단하였다.

(3)

비록 원고가 2022. 9. 17. 참가인에게 "2022. 7. 5. 2,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나 현재까지도 이행하지 않아 중간정산 합의서가 무효가 되었음을 통보합니다. 현재

까지 법에 정한 퇴직금을 정산하여 입금해주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는 하였으나, 이는 실질적으로 이 사건 합의서에 따른 이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데 따른 독촉의 의미로 보인다. E는 2022. 10. 13.경 및 2022. 10. 16.경 원고에게 미지급된 급여 및 퇴직금을 입금하겠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뒤 2022. 10. 19.경 원고의 계좌로 밀린 급여 및 퇴직금 합계인 70,000,000원을 송금하였다.

(4)

E는 원고가 이 사건 병원에서의 근무를 종료한 이후 거듭하여 통장 계좌를 열어달라는 취지로 요청하였던바, 근로계약이 상호 합의로 해지되었음을 전제로 이 사건 합의서에 따른 퇴직금 등 지급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그와 같은 요청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도 2022. 10. 19.경 통장을 열어두었다면서 그 날 중으로 입금을 요청한 것에 비추어 원고도 이 사건 합의서가 유효함을 전제로 약정한 내용의 급여 및 퇴직금을 수령한 것으로 보이고, E가 송금한 금원의 수액과 관련하여서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는 아니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2022. 9. 16.경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다)

기타 근로관계의 합의해지로 볼만한 사정들

(1)

원고는 2022. 9. 16.경 참가인이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며 원고를 구두로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나, 참가인이 이 사건 병원의 유일한 의사인 원

고와의 사전 협의 없이 영업의 중단 여부 및 그 일정을 임의로 결정하였을 가능성은

희박한 점, 원고는 2022. 10. 4.경 이 사건 병원에서 자신의 물품 등을 회수하였고,

2022. 10. 7.경 및 10. 9.경 기존 예약환자에 대한 마무리 진료까지 별다른 이의 없이 마치고 그 대가를 현금으로 수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

관계는 2022. 9. 16.경 묵시적 합의에 의하여 해지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2)

원고가 근로관계 종료 다음 날인 2022. 9. 17. E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더라도, 퇴직금의 지급을 요구하는 취지일 뿐 근로관계의 종료 경위를 확인하거나 갑작스러운 영

업 중단으로 진료 일정 등에 차질이 있을 것을 우려하는 내용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다.

소결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나,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는 상호 합의로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 중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한 이유설시 부분은 적절하지 아니하나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의동(재판장) 최항석 백승엽

각주1) E가 2022. 7. 28.경 원고에게 발송한 서면에는 "2021년 적자 운영으로 병원 어려움을 직접 목도한 원고께서 동 참 차원 촌지의 심고로 2개월 여분의 급료 30%를 감면 자청해 동참해주셨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그 문 언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경영난을 고려하여 자발적으로 보수의 삭감을 요청하였다는 것이어서, 이를 두고 원고 가 이 사건 병원의 운영으로 인한 위험을 분담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