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등
당사자들의 지위 및 관계
참가인은 교향악단(이하 '이 사건 교향악단'이라고 한다), 국악단, 무용단으로 구성된 N도 도립예술단(이하 '이 사건 예술단'이라 한다)을 설치,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이다. 이 사건 예술단 단원들은 연주나 무용을 담당하는 예능단원들과 사무업무를 담당하는 사무단원들로 구분된다.
원고들은 1997. 9. 8. 이 사건 교향악단에 입단하여 예능단원으로 근무하던 사람들이다. 원고 K는 호른 차석단원으로, 원고 L는 호른 단원으로, 원고 M은 트롬본 단원으로 각 위촉되어 근무하였다.
원고들은 Q조합 R 지회(이하 '이 사건 지회'라고 한다)의 조합원들이며, 원고 K는 이 사건 지회의 부지회장이다.
S(이하 '이 사건 지휘자'라고 한다)은 2018. 11.경부터 2022. 10.경까지 이 사건 교향악단의 지휘자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 K에 대한 경고 처분 및 감봉 3월 처분
원고 K를 포함한 일부 단원들은 2019. 7. 30. 이 사건 교향악단 합주연습 도중타악기 연주 재배정 문제로 이 사건 지휘자에게 항의를 하였고, 그 결과 35분가량 합주연습이 중단되었다.
참가인은 2019. 10. 14. 원고 K에 대하여 위 연습중단을 이유로 '경고' 처분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 K가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고 처분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T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이 각 이루어졌다. 원고 K는 위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22. 9. 29. 원고 K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그대로 확정되었다(대전지방법원 2020구합673호).
참가인은 2020. 6. 22. 겸직금지 등 복무규정 위반을 이유로 원고 K에 대하여 감봉 3월의 처분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 K는 2020. 9. 17. T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가, 2020. 12. 8. 그 신청을 취하하였다.
원고들에 대한 2020년도 정기평정 및 해촉의 경위
참가인은 「N도 도립예술단 설치 및 운영 조례」제11조와「N도 도립예술단 복무규정」(이하 '이 사건 복무규정'이라 한다) 제25조 내지 제31조에 근거하여 이 사건 예술단 단원들을 대상으로 2년마다 정기평정을 실시하고, 재위촉을 진행하여 왔다. 이와 관련하여 이 사건 복무규정은 '정기평정은 실기점수 80점, 근무평정 20점의 배점으로 실시하되, 총점 100점 중 75점을 획득하지 못할 경우 경고 처분을 하고, 3개월 후 재평가를 실시하여 재평가 시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해촉한다'고 정하고 있다(제25조 제1항, 제31조 제2항 참조).
정기평정 중 실기평정은 연주력 50점, 예술성 50점, 총점 100점의 방식으로 평가가 이루어지는데(이후 이를 80점 기준으로 환산하여 근무평정과 합산), 실기평정 채점표에는 다음과 같은 평가기준 및 배점기준이 기재되어 있다.
<생략>
참가인은 2020. 6. 17. 다음과 같이 '2020년 이 사건 예술단 정기평정 계획'을 이 사건 예술단에 통보하였다(을가 제2호증 참조).
참가인은 2020. 9. 17.부터 2020. 10. 8.까지 이 사건 예술단 단원들에 대한 실기평정(이하 '이 사건 1차 실기평정'이라 한다)을 실시하였는데, 원고들에 대한 평정위원들의 개별 배점은 다음과 같다(을나 제1호증 1~10쪽 참조).
<생략>
위 평정위원들의 원고들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다.
<생략>
참가인은 이 사건 1차 실기평정 결과에 2019. 1. 1.부터 2020. 10. 31.까지를 평정기간으로 한 근무평정(이하 '이 사건 근무평정'이라고 한다) 결과를 합산한 후 2020.11. 30. 정기평정 총점을 각 단원들에게 통지하였는데, 원고들은 다음과 같이 각 75점에 미달하여 재평가 대상에 해당하게 되었다(참가인은 실기평정의 평정위원들 5명이 각 평가대상자별로 부여한 점수 중 최고 점수와 최하 점수를 제외한 나머지 3명 평가위원들이 배점한 점수 평균을 실기 점수로 적용하였다).
<생략>
이 사건 예술단 예능단원들의 이 사건 1차 실기평정 및 이 사건 근무평정의 평균은 다음과 같다.
<생략>
이 사건 교향악단은 2021. 4. 19. 및 4. 20. 트롬본 파트에 대하여, 2021. 4. 27.및 4. 28. 호른 파트에 대하여 각 'U 특강'(이하 '이 사건 특강'이라고 한다)을 실시하였다. 이 사건 특강 강사들의 원고들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다.
<생략>
참가인은 2021. 5. 12. 평정곡과 평정방법을 이 사건 1차 실기평정과 동일하게 하고 평가위원들은 달리하여 원고들에 대한 실기 재평정을 실시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2차 실기평정'이라고 하고, 이 사건 1차 실기평정과 합쳐 '이 사건 각 실기평정'이라고 한다), 원고들에 대한 평정위원들의 개별 배점은 다음과 같다(을나 제1호증 11~25쪽 참조).
<생략>
이 사건 2차 실기평정 결과를 반영한 최종 평정 결과는 다음과 같다.
<생략>
참가인은 2021. 5. 24. 원고들을 정기평정 결과에 따라 2021. 7. 1. 자로 해촉한다는 통지(을가 제1호증)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촉'이라고 한다).
원고들의 구제신청 경과
원고들은 이 사건 해촉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2021. 8. 11. T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21. 11. 25. '참가인이 평정 결과 재위촉 기준 점수에 미달한 원고들을 해고한 것은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들이 2021. 12. 14.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2. 2. 14.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원고들에 대한 2018년도 정기평정
참가인은 2018. 12. 10.부터 2018. 12. 14.까지 이 사건 교향악단 단원들에 대한실기평정을 실시하였는데, 원고들에 대한 평정위원들의 개별 배점은 다음과 같다.
<생략>
위 평정위원들의 원고들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다.
<생략>
참가인은 위 실기평정 결과에 근무평정 결과를 합산하였고, 이에 따른 평정 결과는 다음과 같다.
<생략>
<1> 4) 이 사건 예술단 예능단원들의 2018년도 실기평정 및 근무평정의 평균은 다음과 같다.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3 내지 15, 28, 29, 33, 34, 40, 44 내지4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내지 9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등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내용은 제1심판결 이유 제2항 및 별지 부분과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들 주장의 요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들인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해촉은 해고에 해당하므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각 실기평정은 실기평정 기준이 세분화되어 있지 아니하고 평가위원에 평정 대상 악기 전공자가 모두 포함될 수 없는 구조이다. 또한 원고들과 적대적 관계에 있던 이 사건 지휘자의 압력에 의하여 평가위원들이 원고들에 대하여 부당하게 저조한 점수를 부여한 것이어서 공정하지 않다. 한편, 이 사건 근무평정에 관하여 이 사건 지휘자가 원고들에게 부당하게 낮은 점수를 부여하였을 가능성이 높고, 근무평정 점수 중 일부는 참가인의 재량에 달려 있는 공연 횟수에 따라 부여되어 부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해촉의 근거가 되는 정기평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고, 원고들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불량이 존재하는지에 관하여 참가인의 주장 ·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촉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 사건 해촉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불량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해고할 수 있다고 정한 취업규칙 등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불량하다고 판단한 근거가 되는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어야 할 뿐 아니라,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 사회통념상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 한하여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이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업무의 내용,그에 따라 요구되는 성과나 전문성의 정도,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부진한 정도와 기간, 사용자가 교육과 전환배치 등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 개선을 위한 기회를 부여하였는지 여부, 개선의 기회가 부여된 이후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의 개선 여부, 근로자의 태도, 사업장의 여건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8다25368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7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들을 해촉한 근거가 되는 정기평정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정기평정 결과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바, 사회통념상 원고들과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해촉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N도민들의 공공예산으로 운영되는 이 사건 교향악단 소속 단원들은 수준 높은 문화예술공연 제공을 위하여 개개인이 일정 수준 이상의 예술적 기량을 유지하야 하고 이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참가인으로서도 정기적으로 소속 단원들의 예술적 기량을 비롯한 교향악단으로서 요구되는 여러 요소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단원들의 기량 향상을 도모하되, 일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단원들을 퇴출시키고 연주기량 등이 뛰어난 단원을 새로이 선발하여 수준 높은 공연의 질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참가인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방법, 절차 및 평가기준에 따라 소속 단원들에 대하여 정기적으로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를 실시하여 일정한 평정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단원들을 해촉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해고의 '정당한 이유'로 인정될 수 있다. 이에 참가인이 마련한 평정기준이 적절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 평정기준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복무규정은 매 2년마다 정기평정을 실시하며(실기평정 80점, 근무평정20점) 총점 100점에서 75점 미만인 경우 1차 경고 처분을 하고, 3개월 후 재평가를 실시하여 재평가시에도 75점 미만인 경우에는 해촉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평정을 통한 해촉은 다른 시·도의 예술단에서도 보편적으로 시행되는 제도이며, 참가인이 설정한 재위촉 기준 점수 75점은 이 사건 교향악단의 설립 목적과 단원들의 업무적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보면 부당하게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
참가인은 2020년 정기평정 계획을 수립한 후, 실기평정 및 근무평정의 각 배 점, 평가방법, 평정자, 평정곡 등에 관한 구체적 사항을 이 사건 교향악단 단원들에게 사전에 공지하였고, 그 이전에도 2년 단위로 반복적으로 평정이 이루어져 왔으므로, 원고들로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평정이 이루어지는지에 대하여 충분히 인지하고 준비가 가능하였다.
실기평정과 관련하여서는 전문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하여 평정위원들을 전원 외부위원으로 위촉한 후 블라인드 방식으로 평정을 실시하였다. 또한 5명의 평정위원이 부여한 점수 중 최고점수와 최하점수를 제외한 나머지 점수의 평균을 산정하여 최종 실기평정 점수로 인정하였다. 실기평정의 구체적 방식과 관련하여 평가자의 전적인 자의적 판단을 배제하기 위하여 평가항목을 '연주력'(정확도 평가, 음정, 박자, 멜로디등) 50점, '표현력'[예술성(유연성, 강약, 음색 등), 작품의 이해도, 창의성 등] 50점으로 적절히 세분하였고, 50점에 대한 배점 기준 역시 5단계[탁월(47-50점), 우수(41-47점), 보통(35-41점), 미흡(32-35점), 저조(32점 이하)]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연주력과 표현력의 각 세부항목에 대한 구체적 배점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위 평가기준의 항목 및 배점이 지나치게 추상적, 포괄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평가자의 고유한 예술적, 자율적 판단에 따른 폭넓은 재량이 인정될 수밖에 없는 연주 기량 평가에 있어, 각 항목별로 구체적 세부 배점 한도가 반드시 사전에 명시되어 있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평가기준이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평가위원들이 작성한 '전형위원 의견'을 보면, 원고 K에 대하여 '표현력은 좋은 편이지만 연주력이 부족하다', 원고 L에 대하여 '연주력, 표현력, 음정, 리듬, 박자 모두 부족하다', 원고 M에 대하여 '연주력, 표현력, 음악에 대한 이해도 없음' 등으로 그 내용이 비교적 구체적이다. 위와 같은 기재내용을 고려하여 보면, 평가위원들은 세부항목별로 점수를 매기지는 않았으나 평가항목의 세부기준으로 제시된 정확도 평가, 음정, 박자, 멜로디, 예술성, 작품에 대한 이해도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하여 심사평가를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들은 실기평정 대상이 되었던 악기는 현악기 4종, 목관악기 4종, 금관악기 4종, 피아노, 타악기 총 14종인데 평가위원은 총 10명에 불과하여 평정 대상 악기에 전문성을 갖춘 평가위원이 대응하여 위촉될 수 없었으므로 평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충분히 담보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실기평정은 악기별 세부기술보다는 음정, 박자, 작품에 대한 이해도 등 교향악단의 단원으로서 갖추어야 하는 종합적 역량을 평가하는 절차이고, 평가위원들은 관련 대학 교수, 전직 지휘자 등으로 다른 악기 전공자라고 하더라도 연주자의 연주 수준에 관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할 전문성이 인정된다고 보인다. 또한 평가대상 악기와 평가위원의 전공이 대응하여야 한다고 볼 아무런 법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원고들의 전공 악기를 자신의 주된 전공분야로 하는 평가위원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평정이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할 수 없다.
원고들은 참가인이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거나 이 사건 복무규정에 원고들이 어떤 부분에서 기준에 미달하였는지를 고지 받고 합당하게 불복할 수 있는 이의제기나 소명 등의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복무규정은 평정 결과 75점에 미달할 경우 3개월의 기간을 부여한 후 다시 평정을 거치도록 정하고 있고, 참가인은 복무규정이 정한 3개월보다 긴 6개월의 준비기간을 원고들에게 부여한 뒤 2차 실기평정을 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이 사건 특강을 통하여 원고들이 본인 연주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단원들을 퇴출시킴으로써 수준 높은 공연의 질을 유지할 필요성에 더하여 전문 예술인으로서 스스로 기량을 연마하고 유지하여야 하는 이 사건 교향악단단원들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보면, 참가인으로서는 원고들의 기량 부족을 지적하고 원고들에게 자신의 기량을 연마할 상당한 기간을 허여하는 것으로 단원으로서의 근무능력 개선을 위한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였다고 할 수 있고, 그 나머지는 어디까지나 단원 개인들의 책임일 뿐이며, 참가인이 원고들에게 반드시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도록 기량 향상을 위한 레슨 등을 반복적으로 실시하여야 하거나 실기평정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근무평정의 경우 전체 20점이 출결상황 10점, 근무실적 점수 10점으로 나뉘며 근무실적 점수는 다시 지휘자가 배점하는 5점과 부단장 근무평정 점수 5점의 합산으로 구성된다. 출결상황 10점과 부단장 근무평정 5점의 경우 객관적 수치에 따라 평정이 이루어지게 되고, 그 총 배점, 구성항목 및 비중 자체는 적정하며, 각 항목별 구체적 점수 부여 방식 역시 특별히 자의적이라거나 불합리하다고 볼 사정은 없으므로, 그와 같은 기준이 부당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머지 지휘자 배점 5점의 경우, 작품 및 업무에 대한 이해도, 연습 및 공연에 임하는 태도 및 기여도, 협력적 소통 능력 등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거쳐 이루어지는데, 인사평가의 본질상 정성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이는 사용자 입장에서 평가할 수 있도록 불가피하게 반영되어야 할 필요적 부분이므로 그 자체로 자의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교향악단에 있어 지휘자의 역할과 권한을 고려할 때 전체적인 관점에서 단원 개개인의 역량과 적합성을 가장 잘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지휘자이므로 지휘자에 의한 평정을 반영할 필요성 또한 인정되는 점, 지휘자 평정 점수가 5점으로 그 비중이 비교적 작은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복무규정이 마련한 근무평정기준 역시 공정성과 객관성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부단장 근무평정 점수 5점은 공연 횟수, 직책점수, 근속년수에 따라 자동으로 산정되는데,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참가인에 의하여 결정되는 공연 횟수에 따라 점수가 차등 배분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단원들의 실력에 따라 공연 횟수 또한 어느 정도 비례할 것으로 보이는 점, 그에 따른 점수의 최대 차등이 전체 100점 중 0.5점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위와 같이 평정기준의 객관성 및 공정성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실기평정은 평정기준에 따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각 실기평정의 평가위원들은 전원 이 사건 교향악단 외부인들로 관내 이외 시·도립 예술단의 지휘자, 교수 등 전문적 식견과 평가 능력을 갖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심사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원고들은 평정위원들이 이 사건 지휘자로부터 유·무형의 압력을 받아 원고들에게 부당한 점수를 부여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지휘자는 실기시험장에 입장할 수 없었고, 평정위원들에 대하여는 핸드폰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외부와의 연락도 차단하였으므로, 이 사건 지휘자가 실기평정을 위하여 입장하는 단원들을 지켜봤다는 사정만으로 실기평정에 관여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원고들 주장을 뒷받침할 별다른 사정이나 근거가 보이지 않는다. 설령 평정위원들에 대한 이 사건 지휘자의 유·무형의 압력이 있었다고 가정하여 보더라도, 블라인드 방식으로 심사하는 외부 평정위원들이 원고들 또는 이 사건 지회 소속 단원들을 특정하여 저조한 점수를 부여하는 것 또한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1차 실기평정 과정에서, 원고 K를 포함한 3명이 호른 고음파트(High Horn)를, 원고 L를 포함한 2명이 호른 저음파트(Low Horn)를 각 연주하였다].② 평정위원들의 의견 기재를 보면, 평정위원들은 표현력, 연주력, 음정, 리듬, 박자, 음색의 조화, 음율의 안정성, 음악에 대한 이해도 등을 다면적으로 고려하여 원고들의 실기능력을 평가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각자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에 차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예술적 평가의 재량 내에 속한다 할 것이다. 다만, 채점표상 전형위원의 의견을 필히 기재하여 달라는 요청이 있었음에도 일부 위원의 경우 구체적 평가 이유를 기재하지 않았으나, 위와 같은 요청은 채점표에 기재된 권고사항에 불과할 뿐이고, 그 의견 기재 자체가 채점의 효력요건이라고 볼 근거도 없다. 또한 해당 위원이 원고들에게 각 부여한 점수들 역시 다른 위원들과 유사한 경향을 띠고 있는 점을 아울러 고려하면, 점수에 의한 채점이 이루어진 이상 구체적 의견 기재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그 채점 자체에 어떠한 문제가 있다거나 그 점수 부여가 불공정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한편, 원고들에 대하여 구체적 의견 기재를 하지 아니한 위원은 1차 실기평정의 위원 C인데, 그 평정위원이 원고들에 부여한 각 점수는 모두 전체 위원들 중최저점에 해당하여, 원고들의 실제 정기평정 점수 산정에 반영되지도 아니하였다).
이 사건 2차 실기평정 위원들이 이 사건 1차 실기평정 위원들과 전원 다르게 구성되었음에도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각 실기평정 위원들과 이 사건 특강 강사의 평가의 취지가 대체적으로 유사하였으며, 2018년 평정 과정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평가가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원고 L에 대하여는 일관되게 '음정이 불안하다'는 취지의 평가가 이루어졌고, 2018년 정기평정에서도 실기평정 과정에서 '음정, 박자 등 모든 면에서 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 등을 받아 2차 실기평정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원고 M의 경우에도 '소리 자체가 나오지 못한다', '음정 불안', '소리를 내는 데 문제점이 많다'는 등의 평이 이루어졌던바, 원고 L, M의 경우에는 이 사건 교향악단 단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기량이 객관적으로 상당히 부족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고, 단지 원고들이 이 사건 해촉 이전까지 공연에 출연하였다거나 장기간에 걸쳐 재위촉되어 왔다는 사정만으로 위와 같은 평가가 부당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 K의 경우에는 실기평정 과정에서 어느 정도 이 사건 교향악단 단원으로서의 기량은 충족한다는 취지의 평정이 대체적이고, 다른 원고들에 비하여 더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근무평정을 포함한 전체적인 합산 점수의 부족으로 인하여 해촉된 것이다. 오히려 원고 K의 실기평정점수에 비추어 볼 때 실기평정 자체는 연주실력이 객관적으로 반영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원고들은, 80점을 기준으로 원고 K의 실기평정 점수는 2018년 68.35점에서 2020년 62.13점으로, 원고 M의 실기평정 점수는 2018년 60.80점에서 2020년 53.07점으로 대폭 하락하였고, 위 원고들의 실기평정 점수가 예전에 비해 6~7점 가량 일제히 떨어진 경향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2020년 실기평정 결과가 원고들의 연주 실력을 객관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L의 실기평정 점수는 2018년 53.33점, 2020년 54.67점으로 오히려 상승하였는바, 원고들이 주장하는 경향성을 인정할 수 없다. 평정위원의 구성이 변경되고 연주 곡, 연주 환경이 매년 달라지는 이상위와 같은 점수 변동은 통상적인 변동 범주 내라고 봄이 상당하고, 연도별 평가 점수의 등락은 위와 같은 실기평정의 본질적 특성이므로 2018년 실기평정 결과와 2020년실기평정 결과에 차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공정성이 흠결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근무평정이 공정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우선 이 사건 근무평정 점수 총점 20점(출결상황 10점 + 근무실적 10점) 중 출결상황 점수와 관련하여, 원고 L, M에 대하여는 만점인 10점이 부여되었고 원고 K에 대하여는 감점 5점(경고 1점, 감봉 3월 4점)을 반영하여 출결상황 점수 5점이 부여되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경고 처분에 대하여는 확정판결이 존재하고, 감봉 3월 처분에 대하여는 원고 K 스스로구제신청을 취하하였으므로, 위 감점 5점 역시 정당한 근거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이 사건 근무평정 점수 중 근무실적 점수와 관련하여 참가인은 원고 K에게 7.4점, 원고 L에게 7.0점, 원고 M에게 7.0점을 각 부여하였고,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지휘자가 부여한 점수는 모두 3.0점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지휘자가 원고들에게 부당하게 낮은 점수를 부여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20년 평가대상 단원 71명에 대하여 이 사건 지휘자가 부여한 평정 점수 평균이 3.62점, 최저점이 1.0점인 점, 3.0점 이하의 점수를 받은 단원이 30명인 점을 고려하여 보면, 위 3.0점이라는 점수가 자의적인 평가가 개입되어 객관적으로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큼 낮은 점수라고 보이지 아니한다(설령 이 사건 지휘자가 원고들에게 5점 만점을 부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재위촉 기준인 75점에 미달한다). 원고 K의 경고 처분과 관련하여 확정판결이 존재하고 참가인 조사 결과에서도 이 사건 지휘자의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는 등 (갑 제33호증의 6 참조)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지휘자가 원고들을 부당하게 괴롭히고 그 연장선에서 이 사건 근무평정을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한편이 사건 지휘자가 원고 K 등을 무고 등 혐의로 고소하기도 하였으나, 그와 같은 사정은 이 사건 해촉 이후의 사정이어서(갑 제33호증의 7 내지 10 참조), 고소 등으로 인한 갈등이 이 사건 해촉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도 없다. 결국 원고들의 추측 외에 이 사건 지휘자가 원고들에게 부당하게 낮은 점수를 부여하였다는 점에 관한 객관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들은, 예능단원으로서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 대한 사무단원 배치 가능성을 검토하였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나(원고들 2022. 10.18. 자 준비서면 14쪽 참조), 교향악단 단원과 사무단원 사이의 담당 업무와 직분이 전혀 다르고, 그 선발 과정도 구분되어 상호 대체가 어려우므로 원고들에 대한 사무단원으로의 배치가 고려되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또한 원고들은 신뢰관계에 반하거나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기도 하나(원고들 2022. 10. 18. 자 준비서면 14~17쪽 참조), 정기적 평정에 따른 재위촉 여부는 불확실한 것이고, 원고들로서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원고들이 장기간 이 사건 교향악단에서 근무하여 왔다는 사정만으로 정기평정이나 해촉 과정에서 어떠한 배려가 필요하다였다거나, 이 사건 해촉이 신뢰관계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음은 자명하다.
소결
이 사건 해촉은, 그 근거가 되는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졌고,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도 해당하므로, 정당하다. 이와 같이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원종찬(재판장) 오현규 김유진
1원고 L에 대하여 2차 실기평정이 이루어졌고, 원고 L는 2차 실기평정에서 각 85점, 79점, 79점, 79점, 76점을 받아 실기평정점수 63.2점, 총점 80.7점을 받았다(갑 제44호증의 3).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